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새글

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8.21 14:10
최근연재일 :
2024.09.20 15:41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246
추천수 :
0
글자수 :
78,339

작성
24.08.21 15:40
조회
2
추천
0
글자
7쪽

그걸로 되는 거야.

DUMMY

[1999년 12월 28일]


그날은


눈을 감아도


생각이 없어지지 않았어.


꿈인 건가.


그 정도로 이상했으니까


아일이 해준 이야기는.


"..."


그런 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살아있는 걸까.


"아일..."


이야기의 시작은


아일의 기억이 남아있던 그 시점부터.


쌀쌀한 사람들


갈려 나가는 추위.


그 위에 놓인 한 여아.


태어나 처음으로 버려진 날.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첫 기억.


그러다 만나게 된 새로운 가족.


친구.


그러나 마을을 침략한


라이한 부대에 의해 주민 전원이 사망.


그곳에서 두 다리의 절단과


한쪽 시력의 영구적인 실명.


그렇게 시작된 지옥.


"..."


한동안 진행된


다리 없는 생활.


그건 더 이상 인간으로의 취급도


생명으로의 가치도 없이.


그저 장난감에 불과했다.


여러 곳에 굴려지고


셀 수 없을 정도로


강간.


이렇게 표현해도 되는 건가.


정도를 넘어서도 그 너머가 있다는


쓰레기 같은 현실.


차라리 그러기만 했으면.


더욱 심한 건 불문하고 찾아오는 고문.


돌멩이로 얻어맞는 게


철제 도구들이 가져다주는 차가움보다 더 나았었다.


토 나올 정도로 더럽혀져 그곳에서 버려졌을 때.


다시 한번 던져진 바닥.


그곳에서 만난 건


아일의 상사.


그녀가 대장으로 부르는 사내다.


그렇게 아일은 라이한 소속의


군인으로서


부여받은 기계 다리와 함께


훈련을 받아


지금의 아일이 되었다.


그리고 처음 만난 동료가


바로 로브.


"..."


아일에겐 그녀가 정말 소중했나 봐.


그녀의 죽음 이후에


아일은 모든 임무를 거부했으니까.


미치지 않은 게


아니 이미 미친 건가.


아일이 들려준 이야긴


여기까지.


그리고 마지막엔


의미 불명의


시 같은 말까지.


"왜 내 얘기는 하지 않은 걸까."


당연한 의문.


그런데


일단 들어온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것까진 생각할 여유가 없어.


그렇게 다시 임무에 나선다.


"..."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항상 했던 임무들이


아일에겐 전부 트라우마였구나.


하고.


털썩.


다시 그 집.


"..."


"오늘은 혼잣말 안 하네..."


아일은 어제 이후


오늘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어제 모든 걸 말한 것이 그 이유일까.


아직 더 듣고 싶은 게 있는데.


나에 관해선 그 어떤 것도 말해주지 않았어.


그렇게 침울해하고 있던 때.


덜컥.


"!!"


"어?"


그녀가 본 것은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아일의 모습.


일상복까진 아니지


저 정도면.


...


그러네.


분홍색의 드레스.


과하지 않아서 보기 좋았다.


"예쁘다.."


밖으로 나온 속마음.


그도 그럴게


정말 예뻤으니까.


그리고 이동.


"어디 가는 거지?"


라며 뒤에 붙여둔 발.


직관적인 말로 미행.


"..."


침묵하고


진지해진 얼굴.


밝아진 옷과 다르게


분위기는 너무나 차가워.


리스의 허접한 미행에도


눈치채지 못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같은 생각의 연쇄는


세절기에 넣고 갈아버린 장면.


그 둘은


마치 처음 본 사람처럼


그저 지나치는 생명처럼


둘은 다른 만화에 있는 듯했다.


띠링.


"어..."


아일이 들어간 그곳.


이전에도 한번 봤었던.


물론 리스는 처음.


어서 오세요.


이걸 생략하고 투기.


"체리 에이드 한 잔 주세요."


"네."


"디저트 카페네..."


"아일이 커피를 좋아했던가?"


내심 옮은 혼잣말.


자연스러운 거니까.


넘어가자.


쪼옥.


빨려오는 알갱이에 생기가 없다.


"..."


어쩐지 허전한 게.


바닥에 깔린 체리 조각들이


위에서 숨 쉬고 있는 장식용 체리를 질투해.


그걸 느끼고 먼저 먹어버린 그녀.


"흐음."


이제서야.


"맛있네."


다시 한번 에이드를 쳐다보며.


"마지막..."


쭈욱.


뒤로 넘어가지 않는


나무 의자.


그럼에도 뚜둑 소리가 나기까지


밀어붙여 보는 허리.


디스크란 놈은 꼭 괜찮다가 오니까.


적어도 오늘은 생관 없을 거야.


기분 좋은 스트레칭.


까먹어버리는 스트레스에게


먹일 해독제 같은 녀석.


"..."


...


점으로 이어지는 생각.


아일의 시선은 카페의 창문.


투명하다.


근데.


분홍색 빛깔이야.


쓰윽.


시선을 내리고.


"옷 때문인가?"


처음 입어본 드레스를 본다.


그리고 돌린 옆에는


인테리어용 전신 거울이.


"..."


그곳에서 처음 마주한


내 모습.


맨날 보던 얼굴을 익숙하지만


그 밑은 도저히 자신이라 믿을 수 없었다.


씨익.


"괜찮네."


근데 싫지만은 않아.


"아."


쿵.


두드리는 노크 소리.


시익.


조금은 옅어진 미소로.


"리스도 입어보면 좋을 텐데."


"..."


"정말 잘 어울릴 거 같아."


다시 나를 보며.


"나보단 말이지."


띠링!


퇴장의 소리는 활기차다.


달라진 공기의 온도는 올라가도


식도를 얼리고 지나간 녀석이


배 속에서도 버텨주고 있어서.


그 쩌는 햇빛의 더위가


오히려 상쾌했다.


"흐음~"


어라.


분명 이런 기지개를


폈던 기억이.


"?"


그랬었나?


금방 돌아간 사고.


이젠 별다른 감흥이 없다.


"(나왔다!)"


사냥감을 주시하는 맹수처럼


치타같이.


아.


맞다.


치타는 사실 맹수가 아니라네.


맹수라고 하기엔 순하고


착한 녀석들이라.


근데 달릴 땐


또 달리는 놈들이라.


마치 비유.


리스와 너무나 닮아 있었어.


"뭘 먹었을까..."


띠링.


"어서 오세요."


분명 들린 인사 소리.


카운터 언니를 앞에 두고


어색하게 보고 잇는 자리.


아일의 자리.


"아!"


이제서야 상황 파악.


"어..어 아 아. 초코,,,"


"초코 라때로 주세요!"


리스가 고민한 이유는


라때가 무엇인지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다.


커피는 먹어본 적이 없어.


다들 막았으니까.


나쁜 건 줄 알았어.


근데 아일은


그리고 다른 어른들은


종종 그리고 매일 먹던데.


"..."


자리로.


당연히 그곳.


궁금했던 음료.


쪼옥.


별 상관없이 빨아들인


음료.


언니니까.


남도 아니라.


"!"


"체리 맛이네?"


조금 남았던 알갱이들의 도움.


"아일은 체리 맛을 좋아하는구나..."


정보 획득.


"..."


계획에 사족을 붙이면 안 된다고


그렇게나 경고했건만.


그랬지만.


운다.


아이들이.


몇 년의 시간 동안


전해지는 통증.


이상하다.


난 어른이니까.


아프지 않아도


아프면 안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안해.


후회하고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서.


하하.


농담이고


난 이미 정상이 아니야.


이미 너희들은 기계야.


그녀가 정한 고철 더미.


곧 있으면 폐기 처분될.


그럴.


그런.


...


이야기가 길어지는 날에는


항상 비가 왔다.


마음도 늘어지는지


근데 비는


투둑.


항상 끊어지며 내리니까.


구멍 뚫리는 몸.


생각.


그래 결국 너.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끝난 오늘


난 위로를 받았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Resistance.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6 ⁻ 콜드블루. NEW 5시간 전 0 0 4쪽
75 ⁻ 덕분에 보이지 않아. NEW 8시간 전 0 0 2쪽
74 ⁻ 달려있었어. 24.09.19 2 0 2쪽
73 ⁻ 의 우울. 24.09.19 2 0 2쪽
72 ⁻ 역시 귀찮더라. 24.09.18 2 0 2쪽
71 ⁻ 웃어줘. 24.09.16 5 0 2쪽
70 ⁻ 아그작. 24.09.14 6 0 2쪽
69 ⁻ 단면적의 가격. 24.09.13 5 0 2쪽
68 ⁻ 어디까지나 말장난. 24.09.12 6 0 2쪽
67 ⁻ 범인. 24.09.10 5 0 3쪽
66 ⁻ 소녀들. 24.09.09 6 0 2쪽
65 ⁻ 않은 세상. 24.09.05 6 0 1쪽
64 ⁻ 어째서야. 24.09.01 7 0 1쪽
63 ⁻ 언제나 재밌다니까. 24.09.01 5 0 1쪽
62 ⁻ 생각보다 빛났어. 24.08.30 6 0 1쪽
61 ⁻ 아닌 거 같기도. 24.08.28 8 0 1쪽
60 ⁻ 그 뒤편엔. 24.08.25 7 0 1쪽
59 [ 역원의 이야기. ] 24.08.23 12 0 1쪽
58 네가 웃은 결말. 24.08.21 9 0 7쪽
57 정말 듣고 싶던 말이야. 24.08.21 7 0 8쪽
56 빛나지 않던 돌. 24.08.21 6 0 3쪽
55 그래서? 24.08.21 2 0 5쪽
54 세개가 빛나길, 어제도 물어봤어. 24.08.21 4 0 1쪽
53 갈라진 세계, 이건 누구의 편이야. 24.08.21 2 0 5쪽
52 이젠 알겠네. 24.08.21 2 0 8쪽
51 남아있는 글라스의 생기. 24.08.21 3 0 4쪽
» 그걸로 되는 거야. 24.08.21 3 0 7쪽
49 기록자들의 사견. 24.08.21 4 0 5쪽
48 불문. 24.08.21 3 0 2쪽
47 여운이 남는다면 그걸로 되는걸까. 24.08.21 3 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