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분에 보이지 않아.
"..."
"또라이."
간결하게 나와서
"?"
당황하지 않았어.
"간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
리네는 그 한마디만을 남긴 체
면회실을 나섰다.
"..."
하.
"여전히 이상한 녀석이야."
크론의 답이자,
이건 안심의 한숨.
내심 그려지는 웃음으로
화면을 전환한다.
"흐음~"
눈을 부릅뜬다고
집중이 되는 건 아니지만
집중을 하는 기분.
그런 얄팍한 마음가짐으로 하는 시작.
"나이 먹고 탐정 놀이라.."
나이.
18살.
성인은 아니더라도
10년보다 8살이나 더 많으니까
나름 많이 살아온 기분.
그건 지난 10년이 길었기 때문일까,
아님 네가 커 보였기 때문일까.
"..."
기왕 하는 거.
"그래."
"크론..."
"..."
"덕분에 지루하진 않을 거 같네."
비슷한 안정을
다시 느낀다.
계획을 지우고.
다시 흰 종이.
이때까지 뭐 한 거냐고 혼을 내도.
흰색으로 칠했다고 하면 그만이야.
다들 시작은 깨끗한 것으로 생각하니까.
지저분한 시작은 예측하지 못한 거겠지.
"다시 칠해볼게."
누가 알았겠어.
빨리 지우라고 구박받았던
그 낙서들이
"네 낙서가 묻어있는 이곳에서.."
가장 순수하게 즐긴
"내가 가장 원했던 색을."
작품이었던 것을.
- 작가의말
고품격의 갈색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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