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그작.
"그래서?"
"계획이 뭔데."
하핫.
그 말을 기다렸다.
설명하는 건
그 대상이 완전한 내 것일 때
가장 큰 재미를 가진다.
그래
마치 신난 아이처럼.
"부수자!"
"???"
응?
잠깐 멈추는 게...
"일단 지난 흔적을 지우는 게 먼저야."
"어지럽게 섞인 배경은 지저분하니까."
맞지.
시작은 언제나 백지.
그게 시작의 좋은 점이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그거야?"
어이없다는 듯 한 리네.
"애초에 내 건물이니까."
약간 비웃음이 섞이며.
"부수는 것도..."
...
잠깐 멈추고
"뭐.. 알겠지?"
"..."
쯧
"재수 없어..."
친한 친구의 저런 모습은
언제나 쉽지 않다.
"작별 인사할 기회를 줄게, 리네."
"...뭐."
"그렇게까지야..."
눈을 감고 웃으며 가벼운 제스처를 취했다.
"그래?"
흐음.
건물로 뒤돌아보며.
"후회할 텐데."
"흥. 안하거ㄷ..."
!
"리네."
어.
다르다.
직감적인 감정.
리네를 부르는 크론의 목소리는
확실히 평소와 달랐다는 것.
그리고
"이건 나의 첫 번째 물감이야."
손에 든 무언가.
다만.
좋은 기분은 아니었어.
"뭐.. 뭐야..!! 그건!!"
띡.
모든 건 한순간에.
마치 물에 퍼지는 물감처럼
찰나의 속도로 잠식하는 불행,
그리고 건물의 파편.
"윽..!!"
삐이이이이~
시간이 멈추는 게 아니라
뇌가 멈추는 것도
우린 정지라고 이해했다.
들린 것은
귀가 찢어질 듯한 폭발음.
화면을 뒤덮은 화염 구름.
순간에 만개했다 사라진다.
남은 건 흑백색의 흔적.
무너진 가문에
흐르는 흙먼지.
비장한 눈으로
그 그림을 그려보았다.
거리는 딱 중간 지점.
"!! 크론..!!"
"..어디야!!!"
말 그대로 앞 보이는 상황.
그건 가려진 시야를 뜻하는 것.
간신히 보인 건
"!!"
세상 처음 보는 진지한 네 표정.
- 작가의말
당황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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