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누군가를 지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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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참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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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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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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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변호사(2)

DUMMY

18화 멋쟁이 변호사(2)


우리 넷은 여관 방 안에 둥글게 모여 앉아 있었다.


‘에밀리라니... 내가 아는 그 에밀리가 맞는건가?‘


내가 스켈레톤으로부터 지켜줬던 그 에밀리가 다시 등장 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나머지 셋은 다른 고민에 빠져있었다.


유현주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꾸욱꾸욱 누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누명을 쓴 에밀리를 구출하라니... 도저히 감이 안 잡히네요.“


우리의 검투사 주설연도 답답한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의미없이 주변을 살필 때, 하성태가 자신있게 얘기했다.


“후후후... 그리 어려운 임무는 아닙니다.“


뭔가 길을 찾은 듯한 하성태의 발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됐고, 하성태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지나가는 주민들을 붙잡고 물어보면 될 일 아닙니까? 후후, 에밀리가 누군지 그리고 어떤 누명을 썼는지를 알아내면 나머지는 윤곽이 나오겠지요.”


의외로 옳은 말을 한 하성태에게 나는 칭찬의 의미를 담은 박수를 쳐줬다.


짝- 짝- 짝-.


“옳은 말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앉아만 있어서는 무엇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일단 일어나서 움직이죠.”


동료들은 다른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에 일단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관 방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할 때, 유현주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할 말이 있어요.“


유현주는 하성태와 주설연에게 우리가 6층에서 겪은 임무와, 그 배경이 이 벤스턴 마을이란 것을 설명했다.


”어머, 그럼 두 분은 여기 두 번째 오신거네요? 신기해요! 임무가 이어지는 느낌인걸요~?“


”물론 지금 임무는 6층에서의 임무와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으니 일단은 그냥 알고만 있어주십쇼.“


마지막 대화를 끝마친 우리는 여관 방 밖으로 향했고, 주점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에게 에밀리에 대해 물어 보았다.



*



”예담씨, 생각보다 정보가 많이 나오는데요?“


”맞아요! 이정도 알아냈으면 저희가 할 일은 거의 정해 진 것 같아요! 호호.“


”후후후, 이 몸의 계획인데 완벽 할 수 밖에...“


다시 ‘리자드 하우스’에 모여서 오늘 수집한 정보를 정리 한 우리는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그럼 한 번 상황 정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번 동료들에서도 내가 자연스럽게 리더 역할을 맡았기에 나는 발표를 하듯 모두의 앞에서 상황을 정리했다.


“먼저 에밀리는 마을에서 통칭 ‘마녀‘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에밀리가 마녀로 불리게 된 이유가 과연 무엇이냐?”


동료들은 옛날 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들 처럼 나를 쳐다보며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약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합니다. 저와 유현주씨는 6층에서 마을 주민들을 납치하고 강금한 리자드 소굴을 소탕 한 적 있었죠. 그게 바로 6개월 전 입니다.”


현재 벤스턴 마을의 시간은 6층에서보다 6개월이 흐른 시점이다.


“리자드 소굴에서 탈출한 마을 주민들은 마을로 복귀했고,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영주는 기사와 병사들을 파견해 리자드 소굴을 조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리자드 소굴에 그려져 있던 마법진이 과거 마녀들이 사용하던 제물 마법진과 유사하단걸 알아냈습니다.”


리자드 워리어가 있던 그 방에 그려진 마법진 얘기였다.


“그에 따라 리자드 사건이 마녀의 짓이라고 규정한 영주는 심층 조사를 명령했고, 조사 결과 그 마법진이 에밀리라는 소녀의 짓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결국 에밀리는 영주성에 구금 돼 있고, 3일 뒤 밤에 벤스턴의 중앙 광장에서 공개처형 예정이라고 합니다.“


꽤나 암울한 상황에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고, 유현주는 방법을 찾기위해 질문을 던졌다.


”영주성에 구금 돼 있는 에밀리를 저희가 어떻게 도와주죠?“


주설연은 상당히 평화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저희가 다 같이 영주성에 찾아가서 에밀리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어떻게... 안 될까요...?“


”여기는 수 틀리면 마녀로 몰고가서 물에 던지고 불에 태우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대화로 풀릴 일이었으면 저희가 여기 나타나지도 않았을겁니다.“


나는 처음부터 정보 수집 단계에서까지 의외로 도움이 됐던 쓸모있는 하성태를 쳐다봤다. 우리 둘은 짧은 시간에 꽤나 친해졌고, 형 동생하는 사이까지 발전했다.


“우리 성태는 할 말 없니?”


“예, 형님.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후후후.”


허성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로브를 펄럭이며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영주성에 쳐들어가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희 전력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수준이겠죠. 그렇다면 에밀리에 대한 경비가 가장 약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허성태의 질문을 빋은 주설연은 눈이 동그래지며 대답했다.


”중앙 광장에서 공개처형을 하는 시점이겠네요!”


“후후후, 맞습니다. 저희가 찾아 본 정보에 따르면 이 시대의 마녀 공개처형은 마치 마을 축제와도 같은 개념이라고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몰리고, 시끌벅적하고 모두가 흥분상태겠지요.”


잠자코 듣고 있던 유현주도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했는지 동조하고 나섰다.


”성태씨, 그럼 그 때를 노린다는 말이겠네요. 좋은 생각 같아요. 혹시 더 구체적인 계획도 있으세요?“


자신의 의견이 힘을 얻자 허성태는 양 팔을 쫙 펼치며 힘껏 웃었다.


“후후후후후, 저의 힘은 여기까지입니다. 나머지는 여러분들의 몫이지요. 후후.”


“구체적인 계획은 생각 못 하셨다는거네요.”


가만히 듣고있던 나는 어느정도 견적이 나왔다고 생각했기에 슬슬 내가 나서기로 결정했다.


”후후, 우리 성태야. 나머지는 이 형에게 맡겨라. 현주씨, 설연씨. 이제부터는 이 임무는 제가 집도하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나는 동료들에게 내 머릿속에서 나온 계획을 설명했고,


“하... 좀 무리해 보이긴 하지만 다른 계획이 없으니 어쩔 수 없죠. 좋아요.”


“저도 좋아요! 6층에서의 파티는 좀 엉망이었는데 지금은 제대로 된 동료들 같아서 기대되는데요!”


“후후후, 형님. 계획은 완벽합니다. 어서 결전의 날이 오길...”


동료들 모두의 동의를 받았다.


그 후로 우리는 에밀리의 공개처형까지 남은 시간을 계획을 준비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시간은 흘러 에밀리의 공개처형 당일이 왔다.



***



마을은 축제라도 벌어진 것 처럼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반짝였고, 마을의 젊은 남녀들은 짝을 맞춰 돌아다녔다.

길거리에서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과 술들을 팔았고, 마을의 어린 아이들은 꺄르륵 웃으며 뛰어다녔다.


처형식이 벌어지는 중앙 관장에는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무대가 설치되었고, 밤이 깊어지자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무르익어갔고, 진행을 맡는 사회자는 큰 목소리로 다음 순서를 알렸다.


“다음 순서는, 리자드 워리어를 처치하고 마을 주민들을 구해내는 용감한 기사의 이야기입니다! 모두 박수로 맞이 해 주세요~!“


휘이-!


사람들의 환호와 호응 속에서 리자드 워리어 탈을 쓴 연극 단원과 기사 복장을 한 투구를 쓴 연극 단원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철창속에 갇힌 마을 주민 역할을 맡은 두 명의 연극 단원도 올라왔다.


꽤나 무섭게 생긴 리자드 워리어의 탈을 본 연인들은 서로 더 달라붙으며 사랑을 속삭였다.


“어머어머, 제임스씨. 리자드 워리어가 너무 흉폭하게 생겼어요. 무서운걸요...”


“하하하, 리나양. 걱정말게나. 내가 언제까지도 그대를 지켜줄테니...“


“와아아아! 괴물놈을 쓰러트려주세요, 기사님!!”


”어서 싸워라! 와아아아!”


사람들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했고, 그에 부응하듯 연극은 곧 바로 시작됐다.


물론 리자드 워리어 탈 속에 있는 사람은 나, 강예담이다. 기사 복장을 한 투구를 쓴 사람은 주설연이고, 철창에 갇힌 마을 주민 역할은 유현주와 하성태다.


우리는 마을 축제가 시작되고, 연극 단원들이 마지막 리허설을 마치고 천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천막 안으로 침입했다.


아무 전투력이 없는 연극 단원들을 소리 없이 제압하는건 우리에게 무척 쉬운 일이었고, 연극 단원들이 입고있던 리자드 워리어 탈과 기사 복장을 입은 우리는 무대 위로 당당하게 올라 올 수 있었다.


중앙 광장의 무대에 의자에 앉혀져서 묶여있는 에밀리와 가장 가까이 접근 할 수 있는 사람은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는 연극 단원들이었고, 연극 단원들 대신에 무대에 오른 우리는 에밀리와 열 발자국도 떨어져있지 않았다.


‘기사들은 전부 영주의 호위를 맡고있고, 에밀리의 옆에는 해 봤자 병사 두 명이 전부다.‘


계획대로 일이 흘러가는 것을 확인한 나는 리자드 워리어의 괴성을 내뱉으며 연극을 시작했다.


”크아아앙~“


주설연은 연극용 대검을 꽤나 멋드러지게 다루며 나를 상대했고, 격전 끝에 나는 무대 위에 대자로 쓰러졌다.


“크에에엥...“


털썩-.


”우와아아!! 기사님이 괴물을 쓰러트렸다!!!“


”오오, 리나양. 내가 당신만의 기사가 되리라.“


”제임스, 평생 내 곁을 지켜줘요...”


나를 쓰러트린 주설연은 철창을 열어서 마을 주민 역할로 위장한 유현주와 하성태를 꺼내줬고, 유현주와 하성태는 기사 역할의 주설연에게 감사 인사를 건내며 연극은 끝이 나야했다.


하지만 우리는 연극을 아직 끝내지 않았고, 하성태는 자연스럽게 주문을 외우며 손으로 어둠을 뿌렸다.


“어둠이 빛을 이기리-.”


하성태의 손에서 뿌려진 어둠은 무대 주변을 밝게 비추던 조명들을 모두 깨트렸고, 어두운 밤이었던 탓에 무대 주변은 삽시간에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짙은 어둠으로 물들었다.


“크아아아앙!”


무대 중앙에 쓰러져 있던 나는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고, 에밀리가 묶여있는 의자로 곧장 달려갔다.


나의 돌진에 깜짝 놀란 병사들은 칼을 꺼내들며 나를 경계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사악한 리자드 놈! 아주 끈질기구나. 이번엔 기필코 마무리를 지어주마!“


주설연이 기사가 내뱉을 법한 대사를 말하며 나에게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것도 연극의 일환으로 생각하고는 칼을 다시 집어 넣었다.


“하하, 깜짝이야. 연극 한 번 진짜같군. 하마터면 찌를 뻔 했지 뭔가.”


“자네 그렇게 겁이 많아서 병사 일을 할 수 있겠나? 하하하.”


에밀리를 지키던 병사 둘은 칼을 뽑았던게 머쓱했던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어버렸다.


“크아앙!”


나는 그대로 왼쪽 병사에게 달려들면서 리자드 워리어의 대검 모형속에 숨겨둔 워해머로 병사의 머리통을 내려찍었고, 주설연은 기사의 대검 모형속에 숨겨둔 레이피어로 오른쪽 병사의 허벅지를 깊게 찌르며 제압했다.


“으아아악! 이것들 뭐야!!!”


허벅지를 찔린 병사는 바닥을 굴러다니며 소리질렀고,


“어머! 제임스씨! 저를 지켜주... 제임스?”


“꺄아아아아악! 리나양, 갑자기 집에 급한일이 생겨서 먼저 가보겠네!”


마을 주민들은 혼돈에 휩싸였다.


“현주씨!”


나는 리자드 워리어의 괴성이 아닌, 내 원래 목소리로 유현주를 부르며 의자에 묶여있던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이미 하고 있어요!”


하성태 옆에 서 있던 유현주는 그 짧은 사이에 미리 약속했던대로 에밀리에게 접근해 포박을 풀어주고 있었고 하성태는 계속해서 어둠을 뿌려대며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다 풀었어요! 이제 가요!“


유현주의 외침을 신호로, 우리는 미리 봐두었던 탈출로를 따라서 에밀리를 데리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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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불타는 숲(1) NEW 5시간 전 4 0 13쪽
25 어셈블 24.09.18 5 0 12쪽
24 분홍 머리 루루(3) 24.09.17 5 0 12쪽
23 분홍 머리 루루(2) 24.09.16 8 0 12쪽
22 분홍 머리 루루(1) 24.09.15 10 0 12쪽
21 저울질 24.09.14 11 0 12쪽
20 대련 24.09.13 13 0 12쪽
19 멋쟁이 변호사(3) 24.09.12 11 0 12쪽
» 멋쟁이 변호사(2) 24.09.11 12 0 12쪽
17 멋쟁이 변호사(1) 24.09.10 11 0 12쪽
16 정리 24.09.09 12 0 12쪽
15 벤스턴 지키기(4) 24.09.08 16 0 14쪽
14 벤스턴 지키기(3) 24.09.07 13 0 14쪽
13 벤스턴 지키기(2) 24.09.07 14 0 14쪽
12 벤스턴 지키기(1) 24.09.06 15 0 14쪽
11 세미나 24.09.05 18 0 13쪽
10 자격 24.09.04 19 0 13쪽
9 가입 24.09.03 23 0 13쪽
8 벽 부수기 24.09.02 24 0 13쪽
7 죄책감 24.09.01 25 0 14쪽
6 눈치 싸움 24.08.31 27 0 14쪽
5 맞기 싫어 막기 좋아 24.08.30 27 0 10쪽
4 김칫국 24.08.29 35 0 11쪽
3 고블린 24.08.28 42 0 12쪽
2 간보기 24.08.27 50 0 14쪽
1 프롤로그 24.08.27 6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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