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쌀먹충은 탑에서도 쌀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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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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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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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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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돈 벌지 말고 제발 나가서 일을 해

DUMMY

쌀먹충.

게임 내 재화를 판매해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다크 게이머를 비하하는 말이다.


일반적인 게임에서 쌀먹충을 좋아하는 유저는 없다.

이들은 게임 내 시세를 망치거나 신규 유저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등 게임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그건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가상 현실 게임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목: 쌀먹충 시발놈들 다 죽었으면 좋겠다.]

[작성자: huka135]

[내용: 하라는 게임은 안 하고 하루 종일 노가다만 하는 게 재밌냐? 제발 게임은 게임으로 즐기라고 이 미친놈들아. 게임 재화로 쌀 사 먹고 돈 버는 게 정상이야? 제발 나가서 일을 해. 그래 너 말하는 거다. 캐시 파머99 이 씨발놈아. 내가 이번 년 안에 이 개새끼 찾아서 죽여버리고 만다.]


[댓글 수 - 142개]

[rororo42: 캐시파머 저 새끼가 진짜 악질인 게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온종일 대장간에서 주문서 노가다만 하더라. 주문서 작해서 지가 쓸려는 것도 아니고 쌀먹 하려는거임;;]

[티티rex2: 게임이 직장이냐? 대체 운영진은 뭐하는거임? 저 새끼 하나가 게임 경제 다 말아먹고 있는데 당장 계정 정지시켜라.]

[ㄴ rororo42: 이 게임 운영자 소통 안 하는걸로 유명한데 모름? 캐시 파머가 아이템 값 다 떨구고 있는데 신경도 안 씀;; 이 새끼 때문에 지들 매출에 영향 가는지도 모르는 듯.]


캐시 파머를 욕하는 글이 게시판에서 끊이질 않았다.

그건 수많은 쌀먹충들 중에서도 캐시 파머가 게임 내 경제를 박살 낸 악질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ㄴ 작성자 - huka135: 제발 캐시 파머 신상 제보 좀;; 이 새끼 때문에 내 투구값도 십 오만원이나 떨어짐.]

[ㄴ rororo42: ? 그걸 님이 어케암? 현금가는 거래 사이트 이용자들만 아는 거 아님? 이 새끼도 쌀먹충이었네 ㅋㅋㅋㅋㅋㅋㅋ]

[ㄴ 티티rex2: 진짜 환장의 콜라보다 쌀먹충이 쌀먹충을 까고 있네 걍 이 겜은 망해야 될 듯 ㅇㅇ]

[ㄴ 작성자 - huka135: 아니 근데 솔직히 이 게임 유저들 다 잠재적 쌀먹충 아님? 캐시파머가 그중에서도 제일 독한 미친놈이라 욕하는 거고;; 니들도 다 똑같잖아.]

[ㄴㄴ rororo42: 미친 개소리 하고 있네.]

[ㄴㄴ 헤게머니123: 와 쌀먹충들은 마인드가 다르다 그냥.]

[ㄴㄴ 보이스하우싱: 캐시파머 족치기 전에 너는 내가 조진다. 앞으로 40층 위에서 절대 내 눈에 띄지 마라. 확 죽여버릴 거니까.]


누가 쌀먹충이고 누가 정상 유저인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인터넷 속.

캐시 파머99, 금재호는 자신의 부모님 안부를 묻는 댓글들을 보고 뒷머리를 긁었다.


“와 이 자식들 누가 들으면 내가 게임 망친 주범인 줄 알겠네. 운영자가 업데이트 안 해서 유저 줄어드는 게 내 잘못이야? 한마디 해야겠다.”


[ㄴ 캐시파머99: 아니 솔직히 내가 그렇게 잘못한거임? 에어컨 빵빵한 데서 게임하면서 편하게 돈 버는 건데 꼬우면 님들도 하셈 ㅋㅋ 딱 200만원만 투자하면 님들도 평균 스펙 뚫고 쌀먹 가능함. 오픈 채팅 문의 ID:cash998...]


재호가 자연스럽게 영업을 시도하자 무수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ㄴㄴ rororo42: 와 이 새끼는 여기서도 쌀먹각을 보고 있네 너는 진짜 인정한다.]

[ㄴㄴ 로만틱기사: 야 이 씨발놈아 너 어디 살아 이런 미친···]

[ㄴㄴ 피자먹자고: 제발 내 소중한 게임을 망치지 말아주라 ㅠㅠ]


평소 재호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유저들이 튀어나와 한마디씩 댓글을 남겼다.

전부 오래전부터 재호와 마주친 적이 있었던 초기 유저들이었지만 재호를 옹호하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그중 한 댓글이 재호의 눈에 띄었다.


[ㄴㄴ 파피론스: 게임은 현실이 아니야 제발 현실을 살아.]


재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 나한텐 이게 현실이라고.”


재호는 돈이 없어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십여년 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재호의 집안은 단번에 풍비박산이 났다.

잘나가던 중산층 집안이었던 재호의 집은 그 길로 달동네 촌구석에 처박히고 말았다.


‘야 엄마한테 들었는데 이재호 집 사업 망해서 완전 거지 됐다는데?’

‘뭐? 그럼 학교 다닐 돈도 없는 거 아니야?’

‘몰라 아무튼 잘됐다. 그 새끼 평소에도 재수 없어서 싫었는데.’


당연히 재호는 학교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친구들에게 재호 같은 사례는 재미있는 놀림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재호는 등교를 거부하고 방으로 틀어박혔다.

어머니께서 헐값에 팔려고 했지만 온몸으로 막아낸 게임 캡슐과 함께.


‘아줌마! 이자는 갚아야 할 거 아니야!’

‘죄송해요. 이달 말까지는 갚을 테니까 제발···.’


사채업자들의 험악한 목소리를 피해 재호은 가상현실 속에 틀어박혀 살았다.

캡슐 속에선 엄마 아빠의 싸우는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됐으니까.


[역대급 퀄리티의 RPG 게임 타워 오브 판타지 출시!!!]


그 무렵 전 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기대받던 타워 오브 판타지가 출시했다.

끝을 알 수 없는 디테일과 숨겨진 요소들로 호평받은 가상 현실 게임, 줄여서 타오판.

당연히 인터넷 폐인이었던 재호은 타오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얼마 안 가 큰 충격을 받았다.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게시판에서 한 유저의 골드 구매 게시글을 봤던 게 원인이었다.

재호는 호기심에 그동안 모았던 골드를 전부 거래해봤다.

세계적인 관심을 끈 게임이었던 만큼 골드 당 현금 비율이 나쁘지 않았다.


‘예 거래 감사합니다! 바로 입금해드릴게요!’


그렇게 손에 쥐어진 돈 3만원.

재호는 정말 오랜만에 치킨을 시켜 먹었다.

그 순간 재호는 타오판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이건! 돈이 된다···!’


그 길로 재호는 학교를 때려치웠다.

남들이 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우고 세계사를 공부할 때, 재호은 타오판의 원리를 공부하고 시스템에 파고들었다.

타오판이 앞으로 더 많은 인기를 끌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도, 아니 투자였다.

그리고 재호의 타오판에 대한 공부는 거의 연구를 방불케 했다.


‘중층 구역에서부터 골드 소비가 확연히 줄어들잖아? 이유가 뭐지?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


타오판에 인생을 바친 게이머는 많았지만, 재호처럼 독하게 돈을 버는 방법만을 연구한 유저는 드물었다.

남들이 탑 공략에 몰두할 때, 재호은 어떻게 하면 시장 경제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을지 파고든 것이다.


결국 재호의 선택은 틀리지 않음이 증명됐다.

5년이 지났을 때 집안의 모든 빚을 갚을 수 있었고, 8년이 지났을 때는 원래 살던 집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게임기를 부숴버릴 거라고 협박하던 부모님도 어느 순간 재호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재호에게 게임은 게임이 아니다.

재호에게 타워 오브 판타지는 직장이자 학교이고, 사회이며 현실이었다.

그 때문에 게임 밸런스가 망가지지 않았냐고?


“게임 수명이고 뭐고! 내가 먼저 살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그렇게 10년이 지난 지금, 비록 타오판의 인기는 사그라들었지만, 재호의 수입은 아직 쏠쏠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가 보인다.

타오판을 즐기는 유저들이 ‘탑신병자’나 ‘탑숭이’로 불리는 걸 보고 재호는 이 게임에 희망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내가 게임 경제를 살짝 건드린 건 인정해. ···근데 어차피 그거 아니었어도 망할 게임이었어.”


부진한 업데이트, 사악한 결제 유도와 미친 난이도, 경쟁 게임의 등장.

또 몇몇 유저들이 일으킨 흉악한 사회 범죄까지.

얼마나 게임이 악독한지, 외국 유저들은 재호를 찾아 죽여버리겠다고 해커를 구하는 놈들도 있을 지경이었다.


물론 재호는 지금 멀쩡히 살아있지만.


“이 게임도 이제 슬슬 끝물인가?”


사실 저번 주에 이미 보유한 골드와 장비를 상당수를 처분한 재호였다.

약간의 재산만 정리하고 나면 이제 재호의 계정은 빈털터리가 된다.

재호는 속옷만 입은 자신의 아바타를 보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다.


“고마웠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아.”


살기 위해 쌀먹을 했다지만 재호는 항상 그 과정을 즐겼다.

즐거운 추억을 선물해준 일터에서 이제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그래! 나한테 큰 도움이 되어준 게임인데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행동이나 하고 떠나자!”


재호는 일생일대의 큰 결심으로 타오판에 첫 현질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른 19만 9천원짜리 패키지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어후. 미친 왜 이렇게 다 비싸.”


[아이템 강화 망치 패키지 98,000원]

[설날 특선 스페셜 헤어 쿠폰 89,000원]

[플래티넘 자르마의 망치 145,000원]


기본 10만원을 훌쩍 넘는 유료 아이템들을 보다 보니 오금이 다 저렸다.

근검절약이 몸에 밴 재호의 입장에서 기함할만한 일이었다.


아래로.

아래로.


드르륵.


스크롤을 내리던 재호에게 딱 적당한 캐시 아이템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일반 헤어 변경 쿠폰 4,000원]


재호는 눈을 질끈 감고 구매 버튼을 클릭했다.


딸깍.


“휴, 진짜 뿌듯하다. 나도 이렇게 타오판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는구나.”


재호는 보람찬 마음으로 게임을 종료했다.

그리고 헬스장에 가기 위해 게임 캡슐에서 내렸다.


그때였다.


쿵!!!


갑자기 세상이 무너지는 큰 소리와 함께 엄청난 진동이 재호를 덮쳤다.


“윽! 지진인가!”


재호는 재빨리 책상 밑에 들어가서 다리를 웅크리고 지진에 대비했다.

조금 지나자 더는 충격이 느껴지지 않았다.


“휴, 살았···.”


번쩍!


그리고 재호의 신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

정신을 차린 재호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천장에 박힌 거대한 눈동자였다.

마치 인간의 가죽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모든 것을 파헤친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섬뜩한 눈동자였다.

재호는 그 눈동자를 보고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거 꼭 타오판 시작 지점에 있는 선별의 눈이랑 똑같이 생겼네.’


탑에 도전하는 소환자의 능력을 파악해준다는 선별의 눈.

타오판을 시작한 모든 유저는 튜토리얼에서 선별의 눈에게 능력을 부여받고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한다.


“이게 무슨···?”


주위를 둘러보자 재호와 똑같이 멍을 때리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보였다.

얼핏 둘러봐도 족히 수천 명은 넘는 사람들이 이 광장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선별의 눈을 보고 입을 헤 벌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여기 어디야! 당신들 뭐야! 신고해버린다!”

“악! 씨발! 뭐야!”

“엄마! 엄마 어딨어! 말 좀 해봐!”


납치? 감금? 아니면 몰래 카메라라도 찍는 건가?

재호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냈지만 켜지지 않았다.


지잉.


그때 천장에 박힌 선별의 눈이 커지더니 붉은빛을 발사했다.

붉은빛에서 작은 덩어리가 모습을 보이더니 점점 커졌다.

이내 덩어리는 사람의 형태를 갖추더니 거대한 천사의 형상으로 변모했다.


“저, 저 사람 좀 봐요! 키가 아파트만해요!”

“이거 영화 촬영 중인가요? 특수분장인가?”


그리스 전통 복장같이 신성한 느낌을 주는 옷을 입은 천사.

하지만 어쩐지 피곤함에 찌든 회사원의 얼굴.


그 천사가 사람들의 공중에 발을 딛고 서더니 입을 열었다. 

작은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도 모두의 귀에 명확하게 들렸다.


“어후 귀찮아. 왜 항상 1층 튜토리얼은 나한테만 시키는 거야. 내가 할 일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진짜.”


천사는 불평을 몇 번 내뱉고 뒷머리를 긁적였다.


“예 뭐, 안녕하십니까. E-97, 지구 행성의 1차 소환사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저는 ‘푸른 탑’의 담당자이자, 1차 소환사 여러분들을 안내하기 위해 찾아온 천사 아자젤이라고 합니다.”


똑같다. 

타오판의 튜토리얼과 완전히 똑같다.

천사의 생김새는 다르지만 천사가 내뱉는 말이나 단어들이 게임과 일치했다.


“야! 이 시발놈아! 여기 어디야!”

“미치겠네 진짜. 나 지금 매각 주문 내리고 왔다고! 빨리 집에 보내줘!”


“조용.”


천사의 한마디에 초자연적인 힘이 주위를 휩쓸더니 주위가 조용해졌다.

재호가 슬쩍 입을 열어 뭐라도 말을 해보려 했지만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기하다니까. 어떻게 매번 이렇게 반응들이 똑같은 거지? 자 이제부터 한 번만 보여줄 거니까 잘 보도록 하세요.”


따악!


아자젤이 손가락을 튕기자 모두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우주에서 날아와 지구에 꽂힌 10개의 탑.]

[그중 너희들이 있는 이곳은 한국에 꽂힌 ‘푸른 탑’이며 정확히 1만명의 사람이 소환되었다.]

[너희들은 이번 소환의 1차 소환자들이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지구인들이 탑으로 납치될 것이다.]


[소환자들의 목표는 단 하나. 탑을 오르는 것.]

[만일 정해진 시간 안에 탑을 끝까지 정복하지 못한다면, 너희 종족은 모두 탑에 흡수되고 지구는 멸망한다.]

[1차 소환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지구를 위해 힘내주길 바란다. 이상 끝.]


‘미치겠네. 이거 진짜 타오판 설정이랑 똑같잖아. 로그아웃은 왜 안 되는 거야!’


재호는 자신이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싶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하다.


아자젤이 말했다.


“자 지금부터 정확히 10명만 질문을 받겠습니다. 손을 들어주세요.”


그 순간 무수히 많은 오른손이 올라갔다.

아자젤은 한숨을 내쉬더니 그중 몇몇 사람들을 골랐다.

그의 손가락질을 받은 사람들만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신 지금 무슨 권한으로 이러고 있는 겁니까? 나 아는 사람이 변호사인데 당신 콩밥 먹을 준비···.”

“저 이거 몰래 카메라 같은 거죠?”

“탑을 오르라니 그게 정확히 무슨 소리예요?”


아자젤은 귀찮은 얼굴로 그들의 질문에 답해줬다.

하지만 대부분은 집에 보내달라는 의미 없는 질문뿐이었다.


그때 한 청년이 손을 벌떡 들고 질문했다.


“저, 이거 타워 오브 판타지랑 설정이 똑같은 것 같은데요? 아, 그러니까 그게 뭐냐면···.”


재호는 청년의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였다.

안 그래도 궁금하던 내용이었으니까.

처음으로 의미 있는 질문이 나오자 아자젤이 흥미를 보였다.


“예 뭐 맞습니다. 이번 행성에서는 침공을 시작하기 전에 시험판이라도 운영해보자고 라파엘이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가장 익숙한 게임의 형태로 서비스되었을 겁니다.”


청년이 뭔가 깨달았는지 웃음을 참으며 몸을 떨었다.

아자젤이 말을 이었다.


“라파엘이 그러던데 지구인들은 참 지독하다고 하더라고요. 유저 한명이 단신으로 탑 최고층을 돌파하질 않나, 고심해서 밸런스를 맞춰두면 공략법을 찾아서 바로 뿌려버리질 않나. 운영이라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이라 들었습니다.”


천사가 그렇게 말하더니 히죽 웃었다.


“아, 그리고 어떤 미친놈은 돈 좀 벌겠다고 혼자서 게임 경제를 작살 내버린 놈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큭큭. 라파엘이 그놈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고 깃털이 절반이나 빠져버렸어요. 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애쉬 파마였나···?” 


‘미친! 저거 내 얘기잖아!’


재호가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사람들이 너는 지옥에 갈거라고 손가락질하더니, 결국 이렇게 천사한테 잡혀가는구나!

아자젤이 하품하며 말했다.


“자 대충 궁금증은 해결되신 모양이네요. 아니어도 뭐 어쩔 수 없고요. 모두 분투하시길 빌겠습니다. 그럼!”


거대한 천사의 형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보다 더 거대한 선별의 눈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왔다.

빛은 1만명의 사람에게 쏘아졌다.


지잉-


소위 타오판에서 각성이라 부르는 절차였다.

각성을 거친 인간은 보통 인간은 상상할 수 없는 힘을 얻게 된다.


1만명의 사람들 눈앞에 떠오른 반투명한 창 하나가 떠올랐다.

그들은 히죽거리거나 손을 휘젓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재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재호의 반응은 그들과 약간 달랐다.

상태창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름] : 금재호

[레벨] : 1

[스킬] : 없음

[일반 특성] : 없음

[고유 특성] : 확인되지 않은 고유 특성이 존재합니다.


‘뭐지? 고유 특성은 적어도 50층 대는 넘어야 개방되는 특성인데?’


재호는 표정을 관리하며 고유 특성을 클릭했다.

그러자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숨겨진 특성이 개방됐다.


[S++급 특성 발현!]

[골드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당신에게 푸른 탑이 특별한 가호를 내립니다!]

[고유 특성] : 골드 러쉬!(S++) - 당신은 보유한 재산만큼 업그레이드됩니다! (단계 : 10골드, 20골드, 50골드, 100골드, 500골드, 1000골드···)


“이게 뭔. 내가 대체 언제 골드를 사랑 했다고···.”


설마 게이머 시절에 골드를 긁어모은 것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건가?

푸른 탑에게 뜻밖의 오해를 사버린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오는 재호였다.


"나는 골드가 아니라 현금을 사랑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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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종탑 거주지의 스킨헤드 +1 24.09.09 22 3 14쪽
12 인계동 사거리 연합 +1 24.09.08 29 3 13쪽
11 100골드 보상 +1 24.09.07 30 2 13쪽
10 신발 장수 24.09.06 34 2 13쪽
9 사실 날먹이 맞아 24.09.05 43 2 14쪽
8 안녕, 캐시 파머99 24.09.04 44 2 16쪽
7 나는 쌀먹충이 아니다 24.09.03 56 3 16쪽
6 사다리 걷어차기 +1 24.09.02 74 6 16쪽
5 황금충 24.09.01 76 7 16쪽
4 골드 러쉬의 선물 +1 24.08.31 85 6 15쪽
3 늪지의 기적 24.08.30 96 4 12쪽
2 쌀먹은 날먹이 아니야 24.08.29 106 6 16쪽
» 게임에서 돈 벌지 말고 제발 나가서 일을 해 +1 24.08.28 128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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