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쌀먹충은 탑에서도 쌀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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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25
최근연재일 :
2024.09.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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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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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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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황금충

DUMMY

[태초의 황금충이 소환자에게 귀속됩니다!]


번쩍!


“오오오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황금빛이 사방을 물들였다.

어찌나 찬란하고 아름다운 빛인지, 그 빛은 재호를 통과하는 걸 넘어서 여관 벽을 뚫고 그 너머를 향해 나아갔다.


“그래 그거지! 벽을 뚫고! ···응?”


“이게 뭐야!”

“악! 씨발 내 눈!”


쿠당탕거리는 소리와 함께 옆방 사람이 욕지거리를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벌컥!


그들은 객실에서 뛰쳐나오더니 빛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외딴 구석에서 홀로 빛을 내뿜고 있는 재호의 방이었다.


“아저씨! 지금이 몇시인데 이래! 당신 뭐 하는 거야!”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당신 여관 주인한테 다 말할 거야!”


재호는 한숨을 내쉬고 일단 소환된 황금충을 집었다.

엄지손톱 크기의 황금충이 눈을 뜨고 재호를 바라봤다.


“이거 설마 살아 있는 건가? 이런 아이템 게임에서도 본 적이 없는데?”


여전히 밝은 빛이 나오고 있었기에 일단 황금충을 이불 밑에 집어넣었다.

약간 빛이 새어 나왔지만, 아까보다는 나았다.


쾅 쾅!


그리고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재호가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험상궂은 인상의 남성 두 명이 어깨를 쫙 핀 채 노려보고 있었다.


“뭐야 당신이야? 야밤에 이딴 짓을 해? 어디 한군데 부러지고 싶어?”

“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이런···!”


빠드득.


그때 나무가 빠개지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두 남성은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눈에 보인 것은 재호의 손아귀가 여관 문고리를 과자처럼 짓 이기고 있는 장면이었다.


“히, 히익! 죄송합니다! 여기 주민이신 줄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냥 돌아갈게요!”


그들은 표정이 싹 변해서 방으로 돌아갔다.

저런 괴력을 낼 수 있는 건 중립지대의 주민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호도 그제서야 자신이 문고리를 박살 냈던걸 깨닫고 당황했다.


“이런! 포션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힘 조절이 안 되잖아···.”


재호는 슬쩍 복도를 살피고 망가진 문고리를 다른 방 문고리와 교체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살금살금 걸음을 옮기던 와중에 여관 주인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말았다.


“······.”

“밤 중에 투숙객들을 다 깨우질 않나. 이제는 기물파손까지 해?”

“죄, 죄송···.”


한창의 실랑이 끝에 결국 재호는 가죽 장화 하나를 주인에게 제공하는 조건으로 간신히 용서받을 수 있었다.

여관 주인이 쓴소리를 뱉었다.


"조심하라고. 여관 벽에 어느 정도 방음 마법은 걸려있어도 다른 걸 막아주는 효과는 없으니까."

"...예 암요. 잘 알겠습니다."


한숨을 내쉰 재호가 방으로 돌아왔다.


“후, 영 재수가 없네. 하필 그때 딱 마주쳐가지고!”


그는 황금충을 마저 살피기 위해 이불을 들쳤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도 침대 위에 황금충은 존재하지 않았다.


“뭐야? 없잖아! 그 반짝거리던 놈이 어디로 간 거지?”


설마 도망이라도 간 건가 싶어 방을 뒤지던 재호는 자신이 아무렇게나 놓아두었던 주머니가 꿈틀거리는 걸 발견했다.

그 주머니는 다름 아닌 재호의 피 같은 돈을 모아둔 주머니였다.


“···설마 아니지? 진짜 아니지?”


불길한 마음에 주머니를 확 열어본 재호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재호가 열심히 벌어온 골드 사이에 황금충이 고개를 처박고 입을 오물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게 같은 입이 움직일 때마다 골드가 조금씩 사라졌다.


사각. 사각.


“악!”


재호는 재빨리 황금충을 주머니에서 빼냈다.


부웅.


황금충이 어쩐지 아쉬운 것 같은 소리를 냈다.

황급히 돈주머니를 살펴본 재호는 경악했다.


“이 돼지 새끼가! 그새 7골드나 처먹었잖아!”


어쩐지 아까보다 껍질에서 건강한 광택이 도는 것 같은 황금충이었다.


조그만 얼굴로 재호를 바라보는 황금충.

황금충은 아직 모자란다는 듯이 돈주머니 쪽으로 가려고 발버둥 쳤다.


“이제 보니 완전 꽝이잖아! 뭐 이딴 보상이 다 있어!”


열이 뻗친 재호는 창문을 열고 황금충을 멀리 던져버렸다.


“저리 꺼져! 다시는 오지 마!”


보상으로 저딴 역귀가 나올 줄이야.

재호는 없어진 골드가 너무 아까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훗날 아무리 골드를 많이 벌더라도 오늘 잃어버린 골드가 마음속에 틀어박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물 몇방울로 베개를 적신 재호는 간신히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으음···. 음?”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어째서인지 몸에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이상함을 느껴 옷을 벗고 살펴보니 가슴팍에 누런색 뭔가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그건 어제 던져버린 황금충이었다.


“!!!”


기겁한 재호는 황금히 돈주머니부터 살폈다.

설마 자는 사이에 이 날강도가 자신의 골드를 전부 먹어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경황이 없는 탓에 어제 인벤토리에 넣어뒀어야 하는 걸 까먹은 탓이다.


“멀쩡하잖아?”


27골드하고도 33실버.

어제 저 녀석이 먹어 치운 실버와 골드를 제외하면 그대로이다.

그는 우선 소중한 돈주머니부터 잘 여며 갈무리했다.


“이것도 인벤토리에 들어가면 좋을 텐데.”


톡 톡.


손가락으로 몇 번 건드리자 황금충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것도 잠시, 움직일 생각이 없는지 다시 잠잠해진 황금충이다.


“잠을 자는 건가?”


그러고 보니 묘하게 어제보다 껍질의 광택이 진해진 듯한 느낌이 든다.

밤새 나가서 먹이라도 찾아다닌 게 아닐까?

한참 황금충을 들여다보던 재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이건 대체 무슨 보상인지 감도 안 잡히네.”


태초의 황금충.

탑에서는 아이템 앞에 붙는 수식어에 따라 아이템의 등급이 달라진다.

조잡한, 단단한, 정교한, 신성한, 불패의, 전설적인 등등···.

하지만 재호도 태초라는 수식어는 난생처음 보는 단어였다.


“80층 이상 공략한 하이 랭커들한테도 이런 아이템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그렇다면 타오판이 아닌 진짜 탑에만 존재하는 아이템이라는 걸까?


어제는 잠시 이성을 잃어서 황금충을 내쳐버렸지만, 이제 그럴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번 재호의 돈을 건드린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그만큼의 값어치를 해야만 한다.


“내 돈을 빨아먹은 이상 넌 이제 영원히 내꺼다.”


재호가 사악하게 웃었다.

불길함을 느낀 황금충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재호는 오늘치 신발 작업을 위해 방에서 나섰다.

오늘과 내일은 통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모레부터 장사를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늘어난 수요에 맞춰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 애도 좀 태우고 말이야.”


충분히 물량부터 준비할 생각에 오늘은 제법 많은 가죽을 구매할 생각으로 모피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재호는 모피상 주인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예? 도난 사건이요?”

“이 일대가 아주 싸그리 털렸어요!”


그건 바로 어젯밤 이 일대에서 대대적인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는 말이었다.

모피상은 흥분한 얼굴로 침을 튀겼다.


“얼마나 비열한 녀석인지. 한 번에 돈을 들고 튀면 탄로가 나니까 집집마다 아주 조금씩 골드를 훔쳐 갔다나 봐요. 그 새끼만 생각하면 내가 아주···!”


어쩐지 감정이 듬뿍 담긴 모피상의 말투.

재호는 혹시나 해 물었다.


“혹시 아저씨도 도둑질당하셨어요?”

“···어쩐지 오늘따라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했는데 글쎄! 마누라 몰래 구석에 짱박아둔 비상금이었는데 그 망할 놈이 3골드나···! 대체 그 작은 금고를 어떻게 알고 털어갔는지 원! 작은 구멍 하나 남겨두고 골드만 싹 사라졌다니까요!”

“작은 구멍이요?”

“그렇다니까요! 꼭 벌레 한 마리 정도 들어갈 수 있을법한 크기의···.”


재호는 갑자기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가슴팍에 붙어서 곤히 자고 있는 황금충과 이번 사건이 연관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모피상이 얼굴을 붉히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아무튼! 지금 그 도둑놈 하나 잡겠다고 중립지대가 다 난리예요.”

“주, 주민들이 순찰이라도 하고 있나 보죠?”

“암요! 주민뿐만 아니라 위병들도 다 같이, 그 자식 하나 잡겠다고 담합을 했죠. 이제 금방 잡을 수 있을 겁니다.”

“···!”


재호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주민들은 최소 30층 이상의 힘을 지닌 실력자들이다.

게다가 위병들은 그런 주민들보다 두배 이상 강한 괴물들이고.

그 괴물들이 도둑 하나를 잡겠다고 마을을 뒤지고 있다고?


‘괘, 괜찮아. 이 아저씨도 도둑맞은 게 고작 3골드라잖아? 다 해봤자 얼마 안 되는 소액일 거야.’


그러나 이어진 모피상의 말에 재호의 기대가 산산이 부서졌다.


“소액이요? 행! 그 망할 놈이 그렇게 조금 조금씩 뜯어서 어젯밤에만 50골드를 넘게 훔쳐 갔어요!”

“!!!”

“쯧쯧. 탑에 꼼짝없이 갇힌 사람들 돈을 그렇게 훔쳐 가다니. 무슨 그런 양아치가···.”


자신의 재산에 두배 정도 되는 금액이 나오자 재호는 혼절할 지경이었다.

어쩐지 뭔가 광택도 번쩍거리고 껍질도 더 단단해진 것 같더니 밤새 도둑질을 했을 줄이야.


‘아니지! 이 녀석이 도둑질을 했는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기적적으로 3일 차에 [양상군자] 특성이나 [빠른 손] 스킬을 습득한 소환사가 저지른 일일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100퍼센트 확실하다.


‘이건 어떤 못된 지구인의 잘못일 거야. 주머니 사정이 궁한 한국인이 마을 사람들의 재산에 손을 댄 거지.’


혀를 쯧쯧 찬 재호가 황급히 모피를 가지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재호는 자꾸 떠오르는 불길한 생각을 잊어버리기 위해 열심히 작업에 몰두했다.


*

계획한 대로 재호는 이틀 동안 작업에 몰두했다.

이번에는 여유가 좀 생겨서 사이즈까지 다양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물량이 채워졌다고 확신한 재호는 탑 1층으로 향했다.

꽤 양이 많아 꽤 묵직한 보따리였지만 오거의 힘을 얻은 덕에 무겁지 않았다.

굳이 물건을 인벤토리에 넣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신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조금이라도 홍보를 하기 위해서.


“자 오늘도 열심히 일해 볼까?”


재호가 늪지에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왔다! 이봐! 나도 그 신발 하나 줘! 내가 제일 먼저 줄 섰어!”

“제가 다음이에요! 저는 두 개 주세요!”


그새 입소문이 난 것인지 아침부터 기다리던 사람들이 인의 장막을 둘러 재호를 감쌌다.

하루 동안 신발을 만들며 구매자들을 애타게 만든 보람이 있었다.


아마 첫날부터 신발을 사고 싶었지만 60실버를 모으느라 바삐 움직였던 사람들도 대열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신발을 받자 감격스러운 얼굴로 얼굴을 감싸 쥐는 사람들도 몇 명 보였기 때문이다.


“크윽! 나도 샀다! 나도 이제 드디어 밥벌이할 수 있어!”


재호는 어쩐지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부자가 된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현실은 싸구려 가죽을 기워 붙여서 비싸게 파는 악덕 장사치였지만.


‘모두가 좋아하고 만족하면 그게 명품이지 다른 게 명품이야?’


안 그래도 사람들이 명품이라는 단어에 더 꽂히는 것처럼 보여서 이번에는 황금 마크를 더 공들여 새긴 재호였다.

탑에 소환된 한국인들이 언젠가 자신이 만든 마크가 새겨진 신발을 전부 신고 다니는 상상을 해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으흐흐. 그러면 대체 돈이 얼마냐. 서울에 커피숍뿐만 아니라 건물을 세울 수도 있겠는데?’


“야!!! 이 양아치 같은 놈아 너 딱 걸렸어!”


재호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하이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싸움이라도 난 건가 의아한 표정을 짓던 재호에게 갑자기 어떤 아줌마가 성큼 다가왔다.

미간이 좁고 입술이 얇아 표독스러운 인상을 주는 사람이었다.

아줌마는 당황한 재호의 표정을 보자마자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이 양아치 자식! 어제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드디어 찾았네!”

“예? 아줌마 저 알아요? 갑자기 왜 그러세요?”


재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자신은 탑에 소환된 이후 누구에게도 나쁜 일은 하지 않았다고 장담했으니까.


‘···아닌가? 조금은 나쁜 짓 했을지도.’


하지만 맹세하건대 눈앞에 보이는 아줌마에게 나쁜 일을 한 적은 없었다.


“모르는 척을 해? 하! 진짜 웃기는 사람이네!”


아줌마가 재호의 눈앞에 진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들이밀었다.

얼마나 험하게 다뤘는지 여기저기 해지고 뜯긴 신발이었다.

발목 부분에 확실히 골드 마크가 새겨져 있는 재호표 신발이 맞았다.


“이거 봐! 여기! 신발이 다 망가졌잖아! 내가 어제 4층 갔다가 이거 때문에 악어한테 물려 죽을 뻔 했어! 대체 어떻게 책임질 거야!”


재호는 신발을 받아서 자세히 살펴봤다.

신발 밑창에 붙여둔 늪지 악어 내장에 이빨 자국이 송송 뚫려 있었다.


재호의 머릿속에서 상황이 그려졌다.

4층에서 돈을 벌기 위해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악어에게 발을 물려버린 아줌마.

간신히 도망쳐 신발만 망가지고 발목은 건진다.


하지만 신발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진흙을 막는 효과가 전부 사라졌다.

무려 60실버나 주고 산 신발이 무용지물이 돼버린 것이다!

어? 화나네? 어? 열받네?

그러던 차에 자신을 열받게 한 재호가 등장한다.


‘뭐야 그냥 흔한 진상 아줌마였네.’


재호는 차분한 말투로 아줌마를 진정시켰다.


“일단 진정하세요. 혹시 몬스터에게 공격이라도 당하시진 않으셨나요? 신발이 망가져 버리면 효과가 사라지는 건 당연···.”

“야!!!”

“엇! 깜짝이야!”


아줌마는 재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그리고 뾰족해진 눈으로 재호를 노려보며 소리 질렀다.


“내가 지금 너한테 그런 말 들으려고 여기 온 줄 알아?! 니가 신발을 대충 만들어서 내가 죽을 뻔했다고! 게다가 어제 일도 못 해서 쫄딱 굶었어! 어떻게 책임 질거냐고오오-!”

“그럼 60실버짜리가 평생 갈 줄 아셨어요? 이게 무슨 영험한 효과가 있는 아이템도 아니고 당연히 훼손되면 효과가 떨어지죠.”

“하! 이렇게 발뺌하시겠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이 양아치 자식! 이럴 줄 알고 내가 누굴 데려온 줄 알아?!”


아줌마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자 누군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반삭 머리에 날카로운 눈썹을 가진 중년의 남자였다.

그는 재호를 보더니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이보시오. 사기를 쳤으면 사과를 드려야지 태도가 그게 맞는 거요?”

“예? 뭐라고요?”

“판매자가 소비자한테 적반 하장식으로 그러면은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거 모르냐고?”

“하, 진짜···.”


남성의 말에 재호는 똥 씹은 표정으로 침을 뱉었다.

한창 성황리에 잘되던 장사가 방해받아 기분이 더러웠다.

재호가 당신이 대체 뭔데 지랄이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남성이 비웃으며 말했다.


“나 울산 경찰청 형사과 3팀 조태식 경위요.”

“!!!”


재호는 그 말을 듣자 얼굴이 파리해졌다.

상대가 경찰이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혹시라도 어젯밤 황금충이 저지른 만행을 눈치채고, 경찰이 일부러 접근한 게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설마 위병들이랑 합동 작전이라도 펼치는 건가?’


조태식은 그런 재호의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상대가 자신의 신분 때문에 겁먹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아주머니한테 보상하시고 피해 지원금도 드리쇼. 안 그러면 확 체포해버릴라니까.”


조태식이 보상 운운하는 소리가 들리자 재호의 마음이 조금 차분해졌다.

결국 그게 목적이었나?

황금충과 관련된 일이었으면 이런 식으로 접근했을 리도 없겠지.


‘진짜로 신발 관련해서 찾아온 모양이네.’


근심이 사라지자 재호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어깨가 조금 올라가고 고개를 뻣뻣하게 든 재호가 고압적인 말투로 변했다.


“경찰? 그래서?”

“뭐요?”

“당신 경찰인데 뭐 어쩌라고?”


경찰 앞에서도 당당한 그 태도에 좌중이 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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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는 쌀먹충이 아니다 24.09.03 56 3 16쪽
6 사다리 걷어차기 +1 24.09.02 73 6 16쪽
» 황금충 24.09.01 75 7 16쪽
4 골드 러쉬의 선물 +1 24.08.31 84 6 15쪽
3 늪지의 기적 24.08.30 96 4 12쪽
2 쌀먹은 날먹이 아니야 24.08.29 105 6 16쪽
1 게임에서 돈 벌지 말고 제발 나가서 일을 해 +1 24.08.28 126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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