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쌀먹충은 탑에서도 쌀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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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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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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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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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

DUMMY

“이봐요 학생! 그러지 말고 빨리 사과드려요!”

“그래 맞아! 경찰한테 함부로 그러는 거 아니야!”


걱정이 담긴 우려가 커지자 조태식의 어깨가 절로 올라갔다.

그때 누군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신발을 사기 위해 기다렸는데 이변이 생기자 열이 받은 사람처럼 보였다.


“근데 저 사람 경찰 맞아? 경찰복도 안 입고 있는데?”

“그래! 무슨 경찰이 저렇게 불량해!”


한번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자 맞장구 치는 이도 등장했다.

그들은 경관 옷도 입지 않고 최하급 가죽옷을 입은 조태식을 믿지 않았다.

사실 벌써 탑에서 지낸 지 꽤 시간이 된 지금에 와서는 지구에서 가져온 복장을 그대로 입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흐흐. 그럴 줄 알았다.’


조태식은 히죽 웃음을 지으며 주머니 한쪽에서 경찰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그러자 불만 가득하던 시민 하나가 허리를 쭉 펴고 자세를 바로 했다.

똥 씹은 것 같던 표정도 순식간에 달아나고 새로운 표정이 자리했다.

누가 봐도 조태식을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조태식은 그 변화에 만족스럽게 웃었다.


‘크. 이 맛에 경찰 노릇 한다니까.’


그런데 사실 조태식은 경찰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전 경찰이었다.

뇌물수수와 횡령 혐의로 해고 당해버렸지만.

그는 경찰복을 벗고 난 이후에도 공권력이 주던 강한 힘을 잊지 못했다.


‘한번 이 맛 들이면 평범하게는 못 살지.’


경찰을 은퇴하고 난 뒤에도 취미 삼아 거리를 돌아다니며 자경단 역할을 했다.

경찰 신분증 하나만 들이대면 삐딱하게 그를 쳐다보던 시민들도 금세 고분고분해졌다.


‘현역 시절에 하나 더 만들어두길 잘했지. 이거까지 반납했으면 어쩔 뻔했어.’


그날도 조태식은 경찰 신분증을 들고 자경단 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겸사겸사 자신이 잡은 범법자들에게 수고비 정도는 뜯어주면서.


그러다가 하늘에서 탑이 처박히고 도망칠 정신도 없이 그대로 납치당해버렸다.


‘이 거지 같은 곳에선 주민들이 경찰이 뭔지 알지도 못하니 원···.’


하지만 한국인들은 이 경찰 신분증만 내밀면 다리를 벌벌 떨며 조태식을 받들었다.

덕분에 아직 어떤 사냥이나 채집도 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조태식이었다.


오늘도 어디 돈 뜯어낼 거리 없나 길가를 쏘다니던 조태식은 탑 1층에서 소리를 빽뺵 지르는 아줌마를 보고 돈 냄새를 맡았다.


‘애새끼 하나 윽박질러주면 쏠쏠하게 벌겠구만.’


이번에도 평소처럼 공권력의 힘을 보여주고 달달하게 수고비를 챙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이 싸가지 없는 젊은 놈은 어쩐지 반응이 다르다.


“당신 경찰인데 뭐 어쩌라고?”

“무, 뭐 이 새끼야? 여기 경찰 공무원증 안 보이냐고! 뒤지고 싶어?!”


조태식이 아무리 얼굴을 험상궂게 하고 경찰 신분증을 내밀어도 재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기 사람들 납치당하고 죽어 나갈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뭐? 경찰? 당신 장난해?”


재호는 화가 났다.

그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가장 싫어했으니까.

제 권력만 누리려 하고 의무는 지키지 않는 쓰레기들.

사채업자들이 가족들을 협박하고 살해 협박을 할때도 경찰들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았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가족들을 똥통에서 건져낸 건 재호 그 자신이었다.


게다가 조태식이 실제 경찰인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었고.


“경찰 장비 하나 없이 달랑 낡아빠진 신분증 하나 들이밀면 내가 그냥 넙죽 믿을 줄 알았어?”


재호는 공격적인 태도로 조태식을 몰아붙였다.


“어차피 지금 여기 공권력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야. 어디 한군데 잘못되기 싫으면 짜증 나게 하지 말고 꺼져.”

“이, 이 씨벌놈이···!”


지금은 사람들이 예전 체제와 권력에 복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야만과 폭력에 익숙해지고 나면 그것도 끝이다.

눈앞의 사람이 경찰이건 대통령이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온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력과 골드만이 권력의 척도가 될 것이었다. 

그러니 재호는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자! 오래 기다리셨죠? 다시 장사 재개하겠습니다! 사이즈가 어떻게 되세요?”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고 부들대는 조태식을 뒤로하고 재호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손님들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장사를 시작한 그였다.

조태식은 어깨를 부들부들 떨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잠시 뒤.

조태식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두 명의 문신남을 데리고 돌아왔다.


“야이 싹 바가지 없는 새끼야! 감히 어르신을 건드려?”


조태식이 뒷골목에서 포섭한 깡패 두 명이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재호를 두들겨 패고야 말겠다는 조태식의 의지가 느껴졌다.

재호는 슬쩍 곁눈질로 깡패 두 명을 살폈다.


‘특수한 아이템이나 장비는 없다.’


“당신들은 뭡니까?”

“당신들? 어째 말투가 좀 띠껍네? 이런 싸가지 없는···.”


덩치 큰 문신남은 재호에게 다가와 가슴을 쭉 펴고 들이밀었다.


그 모습에 절로 헛웃음이 피식 나왔다.

탑이 진짜 세상이 된 지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인 협박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장담하건대 이들은 아직 탑 5층도 벗어나 보지 못한 애송이들일 것이다.


‘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가?’


여태껏 골드를 버느라 탑 1층도 클리어해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재호는 탑의 규칙을 받아들였고 저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 차이가 낳은 결과는 매우 컸다.


재호는 깡패 두 명 앞으로 다가갔다.


“뭐야? 뭘 꼴아봐? 그렇게 본다고 뭐가 달라질 것···!”

“!!!”


가볍게 오른손과 왼손을 이용해 두 놈의 멱살을 들어 올렸다.

가뿐히 덩치 큰 성인 남성 두 명이 허공에 떠올랐다.


“으어엇! 뭐야 이게!”

“이 개새끼가!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


두놈은 내려가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재호가 단단한 손아귀로 조이자 숨이 막혀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다음 재호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남자 두 명을 야구공처럼 멀리 던져버린 것이다.


부웅.


철퍽!


늪지 진흙 한가운데로 떨어진 두 사람.

그곳엔 이미 집주인이 살고 있었다.

사람의 살냄새를 맡은 구렁이들이 마구 달려들어 그들의 맨살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끄악!”

“아악! 살려줘!”


순식간에 온몸에 달려드는 구렁이들을 보며 재호는 코웃음 쳤다.


“흥! 엄살 부리기는.”


어차피 1층 구렁이의 수준으로 사람은 죽지 않는다.

기껏해야 겉 피부가 좀 상할 뿐이었다.


“흐, 흐어어 미친!”

“무슨 저런 괴물이···!”


더 이상 구렁이에게 당하고 싶지 않았는지 두 사람은 가까스로 늪지 위로 기어 올라왔다.

그리고 겁먹은 표정으로 재호를 보더니 헐레벌떡 중립지대로 달아나버렸다.


이제 남은 건 입을 쩍 벌리고 당황한 조태식 하나다.


“하, 학생? 뭔가 오해가 좀 있는 것 같은데 말이야.”

“오해? 무슨 오해?”

“가까이 오지 마! 이 씨벌놈아! 이거 안 보여?!”


붕! 붕!


조태식이 허공에 녹슨 단검을 휘둘렀다.

재호는 당황하지 않고 딸기 사슴 가죽을 하나 꺼내서 손아귀에 둘러맸다.

이내 칼을 찔러진 타이밍을 노리고 훅 들어가 조태식을 후려쳤다.


퍽!


“악!”


복부를 얻어맞은 조태식은 칼을 놓쳤다.

재호는 천천히 다가가서 조태식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이후 쌀가마니를 던지듯 그를 늪지 한가운데에 던져버렸다.


철퍽!


“끄아아악! 아악! 아파!”


쉬이익.


구렁이가 피 맛을 보고 몰려들자 조태식은 아까 두 놈처럼 가까스로 늪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상태창을 불러내서 중립지대로 도망을···.


“어딜 도망가려고 그래?”


[전투 상황에서는 도망칠 수 없습니다.]


“뭐, 뭐야! 이거 왜 안돼!”


조태식은 중립 지대로 달아나기 위해 계속 시도했지만 같은 메시지만 떠올랐다.

푸른 탑이 재호와 조태식의 갈등을 전투 상황으로 인식한 탓이었다.


퍽!


다시 재호가 조태식을 걷어차 진흙에 빠트렸다.


“으아아악! 죽여버리겠다!”


다시 기어 올라온 조태식, 이번에도 재호가 발로 걷어찼다.


퍽.


“야 이 개새끼야! 이제 그만 좀···!”


퍽.


“어억! 잠깐 대화를···!”


퍽.


이 과정을 몇 번 거치자 그의 몸에서 멀쩡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빨 자국이 빼곡히 자라난 조태식은 고통의 눈물을 흘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죄송해요! 경찰도 아닌데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뭐, 대충 그럴 것 같았어. 앞으로 눈에 띄면 죽는다.”


완전히 좌절한 조태식을 보니 이쯤 되면 충분히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들었다.

재호가 더 이상 그를 걷어차지 않자, 조태식은 허겁지겁 중립지대로 달아났다.

처음에 시비를 걸던 아줌마도 어디론가 도망쳐버렸기에 재호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자, 오래 기다리셨죠? 다시 장사를···.”

“세상에 어떻게 사람을···! 좀 너무한 거 아니에요?!”


하지만 이곳에도 아직 탑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재호는 더 힘 뺄 것 없이 아주 간단한 대응을 했다.


“그럼 남 장사하는 데 방해하고 무력 행사를 하려는데 가만히 두고 봅니까? 당신한테는 안 팔 거니까 가세요.”

“왜, 왜 이래요! 그냥 놀라서 한마디 한 거에요! 나 그거 없으면 앞으로 쫄쫄 굶어야 해요! 제발···.”

“역시 그렇죠? 자 다시 시작할게요! 270 사이즈부터 모시겠습니다!”


사건이 진정되자 다시 재호의 신발은 불티나게 팔렸다.

사람들은 신발을 구매하면서도 인상 좋아 보이는 저 청년이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머리에 똑똑히 기억하게 됐다.


*

“자!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 늦었네. 오늘 꼭 샀어야 했는데!”


재호는 행복한 얼굴로 장사를 마무리했다.

아쉬운 표정의 사람들이 터벅터벅 돌아갔다.


“하하! 오늘도 다 팔았어! 이 속도면 금방 부자 되겠는데?”


이틀 동안 준비해 온 60켤레를 전부 팔았다.

무려 36골드에 달하는 수익이 재호의 손에 떨어진 것이다.


이제 그의 총재산은 약 63골드.

숙식비와 신발 재료 값을 제외하면 그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일 테지만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이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점이었다.


“그냥 목돈만 챙기려고 시작한 건데 장사가 너무 잘되네? 바로 집에 가서 다음 단계 골드 러쉬 보상부터 확인해 봐야겠어.”


행복한 얼굴로 골목길에 들어선 재호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그의 뒤를 밟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재호는 뒷골목을 여러 번 돌며 혹시 우연이 아닐까 테스트 해봤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재호의 뒤에 붙어있었다.


“흠···조태식 이 양반. 생각보다 더 끈질기잖아?”


아까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원한을 품은 모양이다.

이렇게 외진 골목까지 따라 들어올 정도면 재호를 해하기 위해 따라오는 게 분명했다.


“무슨 자신감일까? 아까 그렇게 망신을 당했으면서?”


뒤따라온 미행은 하나.

상대가 조태식이라면 발견한 즉시 그대로 들어서 던져버리면 끝이다.


아니면 혹시 조태식이 청부 살인이라도 의뢰한 걸까?

아무리 그래도 여기 소환자들은 거의 다 한국인들인데 벌써 청부살인 업체까지 등장했을까?


“예상이 안 되네.”


재호는 몇 번 더 골목을 돌다가 사람이 없는 막다른 길로 향했다.

이내 반대로 뒤를 쫓는 미행을 향해 달려 나갔다.


“!!!”


로브를 뒤집어쓴 젊은 남성이 갑자기 튀어나온 재호를 보고 당황했다.

재호는 그자를 잡기 위해 튀어 나갔지만, 괴한은 마치 그림자 같은 발놀림으로 벽을 타고 물러났다.


재호가 감탄했다.


“설마 그림자 발걸음? 그거 저층에서 잘 안 뜨는 희귀 특성인데?”

“흐흐. 역시 네놈도 타오판 유저였구나. 죽어!”


괴한이 단검 하나를 꺼내 재호에게 휘둘렀다.

재호는 가까스로 검을 피한 뒤, 괴한을 붙잡아 무력화시키려 했지만 이미 벽을 타고 물러난 뒤였다.

오거의 근력은 재호의 힘을 강화시켰지만, 그게 민첩성이나 반응속도를 강화시킨건 아니었다.


‘이거 좀 힘든데? 하필 기동성이 좋은 그림자 발걸음을 가지고 있어서···.’


괴한은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듯 단검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녹색을 띤 기운이 단검 날을 물들였다.


‘저건 분명 [중독 날붙이]였나?’


단순한 c급 스킬에 불과했지만,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스킬이다.

재호가 상대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독 날붙이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굉장히 불리한 싸움이 될 것이다.


‘상대 몸놀림도 평범하지 않아. 몇층까지 오른 놈이지?’


괴한은 재호를 향해 중독 날붙이를 던졌다.

계속 단검을 주시하고 있었기에 재호는 간신히 단검을 피할 수 있었다.


“큭! 쥐새끼 같은 놈!”

“이야! 대단한데? 대체 몇층까지 오른 거야?”

“훗. 15층이다. 너 같은 놈은 상상도 못 할 하이 랭커지.”


‘고작 그거 올라가 놓고 하이 랭커는 무슨. 웃기고 있네.’


하지만 1차 소환사들 사이에서 벌써 저 정도까지 올라간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에서 하이 랭커라는 괴한의 말은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왕 괴한이 입을 연 김에 재호는 더 캐물어 보기로 했다.


“대체 왜 갑자기 이러는 건데? 내가 너한테 못 할 짓이라도 했어?”

“못 할 짓? 당연하지! 병신 같은 짓을 했으면서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은!”


그렇게 말한 괴한은 품에서 재호가 만든 가죽 장화를 꺼냈다.


“네가 이딴 물건을 뿌려버린 탓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그러니까 무슨 일?”

“이놈이고 저놈이고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잡놈들이, 이 신발 하나 때문에 계속 상층으로 올라가고 있잖아!”

“뭐?”

"늪지 지대에서 도태됐어야 할 쓰레기 놈들이 이놈이고 저놈이고 탑을 오르고 있어! 소환사들 능력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다 너 때문이야!"

"하...."


재호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 사이에도 괴한은 억울한 일을 토로하듯 침을 튀겼다.


“너도 타오판 유저면 이곳이 강자 독식 사회라는 사실쯤은 알아야지!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 개나 소나 탑을 쳐 오르면 우리 권력이 약해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


그러니까 지금,

남들보다 먼저 탑을 올라가고 싶은데 밑에서 올라오는 놈들 때문에 불만이라는 소리네?

계속 랭커로 남고 싶은데 저 신발 때문에 사람들이 자꾸 올라오니까 원인 제공자를 죽이러 온 거고?


‘그건 그냥 사다리 걷어차기 아닌가?’


어느 정도 상황을 인지한 재호가 열이 뻗쳐서 주먹을 꽉 쥐었다.


“고작 그거 때문에 사람을 죽이려 들어?”

“씨발 그럼 니가 어쩔 건데! 여긴 경찰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약육강식의 세계라고 이 병신아!”


휙!


괴한은 그리 말하며 단검을 던졌다.

재호는 간신히 몸을 틀어 단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듯 괴한은 단검 하나를 더 꺼냈다.


“흐흐흐,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데 실컷 즐겨야지. 남들도 다 똑같이 강해지면 무슨 소용이겠어?”

“사람을 죽여 본 적은 있고?”

“다, 닥쳐! 원래 처음은 다 어려운 법이야!”


아까부터 다리를 벌벌 떨면서 눈알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누가 봐도 긴장한 모습이다.

재호는 혀를 차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얌전히 돌아가. 나도 누군가를 죽인다거나 그런 끔찍한 일은 하고 싶지 않···.”

“주욱어어어!!!”


단검을 들고 달려오는 괴한.

비도술이 먹히지 않자 직접 칼을 찌르려는 모양이다.

재호는 벽을 타고 달려오는 괴한을 보고 생각했다.


‘저 녀석을 이기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내가 진다는 말은 아니지.’


오거의 힘을 오른팔에 전부 깃들게 한다.


‘닥치는 대로 벽을 부수고 이 길로 위병한테 달려가야지.’


50층 대 유저도 이기지 못하는 게 위병이다.

저런 놈은 순식간에 순살 당할 것이다.


‘위병한테 걸리면 넌 사형이야 사형! 제대로 꼰질러주마.’


벽을 부술 준비를 하던 그때,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피슉!


돌연 재호의 가슴팍에서 황금빛 궤적 하나가 튀어 나가더니 그대로 괴한의 가슴팍을 뚫어버린 것이다.


“커어어억!!!”


괴한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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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다리 걷어차기 +1 24.09.02 74 6 16쪽
5 황금충 24.09.01 76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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