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쌀먹충은 탑에서도 쌀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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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유
작품등록일 :
2024.08.2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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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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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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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먹은 날먹이 아니야

DUMMY

[S++급 특성 발현!]

[골드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당신에게 푸른 탑이 특별한 가호를 내립니다!]

[고유 특성] : 골드 러쉬!(S++) - 당신은 보유한 재산만큼 업그레이드됩니다! (단계 : 10골드, 20골드, 50골드, 100골드, 500골드, 1000골드···)


“골드 러쉬라는 특성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고유 특성도 S급이 최대 아니었나?”


언제든지 돈을 벌기 위해 타오판에 존재하는 모든 스킬과 모든 특성을 꿰뚫고 있던 재호였다.

하지만 보유 골드만큼 사용자가 업그레이드된다니.

이해하기 힘든 특성이었다.


게다가 재호가 진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따로 있다.


“아니 십년 동안 온종일 골드나 캐고 다녔는데 또 그 짓거리를 하라는 거야?”


그것도 이딴 애매한 특성을 위해서 그런 짓을 해야 한다니.

벌써부터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재호였다.

그때 또 다른 상태창이 떠올랐다.


[탑을 정복한 소환자가 등장하면 지구인들은 탑에서 획득한 모든 것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능력이건 골드건 간에.]

[세계를 위해 욕망하세요.]


‘어, 그러니까 타오판에서는 골드가 전부 순금으로 이루어졌다는 설정이었으니까.’


만일 지구로 돌아가서 순금을 전부 현금으로 환전한다고 치면···.


“미친!!!”


굳이 골드가 아니어도 특수한 능력이나 아이템은 넘친다.

지금, 불투명하던 재호의 앞길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작은 옷 가게나 카페 따위를 차려서 소소하게 먹고살려는 재호의 인생 계획이 완전히 뒤바뀐 순간이었다.


재호의 머릿속에서 번개가 마구 터져나갔다.


“이거 완전히 나를 위한 기회잖아!”


재호가 조증 걸린 사람처럼 헤벌쭉 웃었다.

옆에 있던 아저씨는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자리를 피해버렸다.


하지만 재호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얼마나 재호를 혐오하던 유저들이 많았던가.

제발 게임은 게임으로 즐기고 현실을 살라던 게이머들.

이제 드디어 그들의 염원을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나도 이제 현실을 살아야지!”


자고로 궁극에 도달한 쌀먹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에서 돈을 버는 법이었다.


“이게 현실이고 직장이지! 현실에서 쌀먹을 한다! 얼마나 건실하고 멋져!”


탑에 존재하는 모든 골드.

싸그리 긁어모은다. 남김없이.


재호의 두 눈이 선명한 황금색으로 불타올랐다.


*

번쩍!


각성의 과정이 끝나자 1만명은 순식간에 다른 공간으로 워프 됐다.

타오판에서 흔히들 시작의 마을이자 초심자 구역으로 부르는 중립 지대였다.

말이 마을이지 실제로는 1만명을 전부 수용할 수 있을법한 커다란 도시였다. 


“우와아 이게 다 뭐야? 설마 아까 그 미친놈이 했던 말이 진짜인가?”

“여기 누구 경찰 없어요?! 뭐라도 좀 도와주세요!”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소환된 사람들은 마을에 존재하는 주민들을 찾아서 따졌다.

자신들을 곤란하게 만든 원흉을 찾아내기 위해서.


“이봐! 당신들 뭐야! 아까 그놈이랑 다 한패지?”

“야 이 씨벌놈아!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그들 중 일부는 주민에게 머리를 들이밀며 위협적인 태도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꽈직!


수박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문신남의 머리가 순식간에 터졌다.

비인간적인 무력을 선보인 상점 주인은 손을 털며 콧방귀를 뀌었다.


“흥! 어디 아직 탑에 올라보지도 못한 초심자 주제에! 날 이기려면 최소 20층 대 까지는 정복하고 와라.”


당연하게도 먼저 탑에 입주한 주민들은 이제 막 소환된 지구인들보다 강자였다.

이런 일이 마을 곳곳에서 벌어지자 사람들은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저씨 제발 저 집에 보내주시면 안 돼요? 엄마한테 혼난단 말이에요.”

“제, 제가 가진 돈 다 드릴게요. 저만이라도 여기서 나가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


애원도 해보고 빌어도 봤지만, 그들은 탑을 오르라는 한마디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또 일부는 마을에서 뛰쳐나가 멀리 도망가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마을을 둘러싼 딱딱한 격벽이 그들의 시야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여기가 시작의 마을! 게임 그대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했다.

마치 탑에 대해 굉장히 익숙한 것처럼 신속하게 움직이는 자들이었다.

조금 전 아자젤에게 타오판에 대해 묻던 남성도 재빨리 마을의 중심으로 이동했다.


“크흐흐. 이건 기회야. 아직 사람들이 탑에 대해 파악하기 전이면 내가 빠르게 치고 올라갈 수 있어!”


그는 마을 중심에 위치한 제단에 올라서더니 제단을 호위하는 위병들을 재촉했다.


“이봐! 빨리 마법진을 작동시켜! 탑을 등반할 거다!”


그러자 푸른 빛이 남성을 감싸 탑 1층으로 안내했다.

으슥한 곳에 숨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 탄식을 뱉었다.


“이런! 역시 저놈도 타오판 유저였나? 내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 역시 남성의 뒤를 따라 탑의 1층으로 향했다.


타오판을 플레이했던 유저들, 

남다른 눈치로 빠르게 그들을 따라 1층으로 향하는 사람들,

또 멋모르고 그냥 그들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본능적으로 탑 위로 향했다.

탑에서 층수는 곧 권력을 의미하는 법이었으니까.


그들이 무한 경쟁의 각축장에 도입했을 무렵, 재호는 그들과는 다른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왜! 왜 안 해주는 건데!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하잖아!”

“이런 미친놈을 봤나! 이 답답한 녀석아! 그게 네 목숨줄이라고!”


마을 외곽 상점에 입장한 재호, 그는 지금 상점 주인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대는 중이었다.


*

번쩍!


중립 지대로의 소환이 끝났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할 무렵 재호는 빠르게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 타오판과 똑같아. 그럼 내가 해야 할 일도 타오판이랑 같겠지.”


그는 인벤토리를 열어 안에 담긴 물건을 살폈다.


[횃불 2개]

[생수 1L]

[최하급 가죽옷]

[최하급 가죽 장화]

[최하급 목검]

.

.

.

아주 단출하게 이루어진 물건들 뿐이었다.

타오판을 시작한 뉴비에게 주어지는 기본적인 스타트 물품에 불과했다.


재호는 그런 것들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인벤토리 가장 아래까지 내려가고서야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기본 특성 개화 주문서]


“역시 이게 있어야지!”


재호는 인벤토리에서 특성 개화 주문서를 소환했다.

기본 제공 아이템 중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물건!

그는 손에 들린 주문서를 바로 발동시키···지는 않고 갑자기 어디론가 뛰어갔다.


“분명히 이 근처에도 상점 하나가 있을 텐데, ···있다!”


그는 외진 곳에 있는 인적이 드문 잡화 상점 하나를 찾더니 바로 입장했다.


“커어어, 커어어, 컥 .”


안에는 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 한명이 코를 골며 조는 중이었다.

얼핏 보기엔 그냥 할 짓 없는 동네 노인처럼 보여도 지금 이곳에 소환된 지구인 중에 저 사람의 주먹 한 방을 막아낼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재호는 알고 있었다.


‘탑을 오르다가 실패한 행성의 주민···이라는 설정이었지?’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중립 지대를 중립 지대로 만들 수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서 상점 주인이나 하고 있는 저 노인 역시 한때는 생명을 불태워가며 탑을 등반하던 도전자 중 한명이었다.


“이봐요! 일어나봐요!”

“으, 응? 뭐야?”


하지만 재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인의 단잠을 깨웠다.

이렇게 낭비하는 1분 1초가 곧 골드다.

이런 곳에서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하음. 뭐야? 벌써 소환자들이 입주했나? 근데 아직 가지고 있는 돈도 없을 텐데 여긴 무슨 일로 왔어?”

“물건을 사러 온게 아닙니다. 팔러왔어요. 그 전에 질문이 하나 있는데, 혹시 탑 1층이 늪지 지대 맞나요?”

“그건 맞긴 한데 왜···.”


와르륵.


재호가 망설이지 않고 인벤토리 안의 물건을 전부 쏟아냈다.


“여기 있는 이것들 다 팔게요.”


순간 노인의 눈이 찡그려졌다.


‘기본 지급 아이템을 다 팔아? 빈털터리 신세에 이게 없으면 안될 텐데?’


이제 막 탑 등반을 시작해도 모자랄 판에 그것들을 전부 팔아넘긴다?

노인이 알기로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오직 한 종류밖에 없었다.

당장 눈앞에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는 도망자들.


‘아직 첫날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탑 등반을 포기한 건가?’ 


당장 손에 들어올 골드로 오늘을 견뎌낼 생각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안전한 선택으로 보여도 결국 언젠가 소환자들은 깨달을 것이다.

탑에 안전한 공간이란 없단 사실을.

그나마 인간 대접이라도 받고 싶다면 결국 탑을 올라가야 한다.


‘나도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었지.’


노인은 눈앞의 청년이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아서 안타까웠다.


“이봐 청년. 내가 긴말은 안 할 테니 잘 들어. 때로는 피하지 못하는 고난도 있는 법이야. 꾹 참고 탑을 오르다 보면···.”

“시간 없으니까 빨리 돈으로 바꿔주세요.”

“아, 그러니까 잘 들으래도! 지금 이러는 게 잠깐은 좋아 보일지 몰라도 말이야! 결국에는 언젠가···.”

“아 글쎄 빨리 해달라니까요! 손해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끄응.”


도무지 어른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청년이었다.

노인이 인상을 찌푸리고 다시 설득을 시도하려 할 때 재호가 무릎을 ‘탁!’하고 쳤다.


“아! 맞다! 제일 중요한 걸 깜빡했네! 이것도 팔게요!”

“아니 그러니까. ···응? 이건?”


재호가 주머니에 넣어뒀던 뭔가를 꺼냈다.

그러자 노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특성 개화 주문서잖아! 이런 미친! 너 이게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지 알고 있는 거냐!”

“예 암요. 잘 알지요. 그러니까 가격 좀 더 쳐주실 수 있겠네요?”


노인이 눈을 뒤집고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다.


“안돼! 이것만은 안된다고! 언젠가 네가 탑에 다시 등반하게 될 때 이 순간을 뼈저리게 후회할 거다! 특성 개화 주문서만은 절대 그냥 날려 먹어선 안된단 말이다!”

“아니 왜 이러시는 거예요! 이건 어르신한테도 나쁘지 않은 거래잖아요!”

“안돼! 절대 안 돼! 이건 상점에서 다시 구매할 수도 없는 물건이라고!”


재호는 당황스러웠다.

이제껏 게임 속 상점 주인들은 이런 잡스러운 말 없이 바로 물건을 사고팔았기 때문이다.

게임이 현실이 되고 나니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이야.


“돼요!”

“안돼!”

“된다니까!”

“안···!”

“돼!!!”


결국 재호는 한참의 실랑이 끝에 노인에게서 돈을 받아낼 수 있었다.

전부 합쳐 8골드하고도 60 실버가 조금 안 되는 거금이었다.

노인은 상점을 나서는 재호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허어··· 결국 이렇게 되는구먼. 정말 안타까워. 젊은이들은 왜 이리도 젊음을 낭비하는지···.”


재호는 상점을 나서자마자 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


“에이씨!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


물론 재호도 알고 있다.

이 시기에 특성 개화 주문서가 얼마나 귀중한 물건인지.


기본 특성 개화 주문서는 계정마다 하나씩 주어지는 기본 물품이지만 소환자들에게 누구보다 중요한 물건이다.

처음 특성 주문서에서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육성 방향을 정하기 수월했으니까.

게다가 특별한 스킬이 없다고 해도 [차력사]나 [승부사]와 같은 준수한 특성이 나와준다면 1층에서 10층까지는 손쉽게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근데 내 목적은 그게 아니라고.”


기본 특성 하나를 날려 먹는 일이었지만 재호는 후회하지 않았다.

이런 손해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어디 그럼, 이쯤에 모피상(毛皮商)이 있었던가?”


재호는 몬스터 가죽을 다루는 모피상을 찾아 입장했다.

모피상 주인이 재호를 보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헹! 소환된 지 한 시간도 안 된 놈이 여기는 왜 찾아와? 당장 꺼지지···.”

“여기요.”


재호가 골드를 내밀자 그의 얼굴이 싹 바뀌었다.


“환영합니다. 고객님. 으흐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딸기 사슴 가죽 있죠? 그거 있는 대로 다 주세요. 참! 꼭 무두질 된 거로만 주셔야 해요.”


딸기 사슴은 6층 부근에서 서식하는 동물이었다.

이제 막 탑에 입장한 소환자가 알 길이 없는 동물이라는 뜻.

하지만 모피상은 그런 것 따위엔 관심이 없는지 창고로 가서 가죽을 꺼내왔다.

군말 없이 거래하는 그를 보자 재호는 기분이 살짝 좋아졌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예? 뭐라고요?”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혹시 늪지 악어 내장도 취급하나요?”

“그 냄새 나는걸 왜···? 물론 구비되어 있긴 합니다.”

“좋네요. 그것도 다 주세요.”


재호는 마지막으로 가게 한쪽에 비치돼 있는 바늘과 실 묶음을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


“혹시 저것도 파는 건가요?”

“아, 저건 파는 게 아니라 제 마누라 겁니다. 원하시면 그냥 서비스로 드릴게요.”

“그럼 혹시 가위는···.”

“에라 기분이다! 쓰던 것도 괜찮으시면 그냥 드리죠. 뭐!”


재호가 거금을 지불하자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뜻밖의 수익을 얻은 재호는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재호의 뒷모습을 본 모피상이 실실거리는 웃음을 지었다.


“첫날부터 이게 웬 호ㄱ···아니 웬 귀인이냐 으흐흐.”


딸랑.


“여보. 나 왔어요. 혹시 여기 있던 가위랑 바늘 못 봤어요?”

“그걸 왜 나한테서 찾아!”

“이상하다 그게 어디로 갔지···.”


가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아내를 애써 무시하는 모피상이었다. 


*

재호는 인적이 드문 구석을 찾아 모피상에서 얻은 가죽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딸기 사슴 가죽 한장을 바닥에 깔더니 털썩 주저앉았다.


“이것도 진짜 오랜만이네. 예전에 붉은 탑이랑 녹색 탑에서 플레이할 때 잠깐 했었지 아마?”


타오판이 서비스되던 시절, 붉은 탑은 중국 서버, 녹색 탑은 미국 서버였다.

굳이 푸른 탑에서만 활동하지 않고 다양한 서버에 접속했던 이유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재호와 같은 쌀먹 유저를 발견하면 꼭 pk를 걸곤 했으니까.


“하여간에 남이 성실하게 일하는 꼴을 못 봐요 아주.”


과거를 추억하던 재호는 몸을 한번 풀더니 실과 바늘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서걱. 서걱.


무두질 된 딸기 사슴 가죽을 적당한 발 사이즈로 오린다.

이어서 가죽 가장자리를 따라 송곳으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발등을 감싸는 반원형의 부분에 주름을 잡아 사람의 발 모양에 맞게 만들었다.


척.


익숙하게 손에 바늘을 쥔 재호는 튼튼한 린넨 실을 이용해 가죽을 꿰매기 시작했다.

가죽 가장자리를 위아래로 통과시키며 용수철 모양으로 이어 붙였다.

소위 바느질 기술에서 휘핑 스티치로 불리는 감침질 방식이었다.


휘릭. 슥. 슥.


발가락 부분부터 시작해서 뒤꿈치 방향까지 빠른 속도로 바느질한 재호는 뒤꿈치와 발목 부분을 보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겉으로 보기에 꽤 멋진 가죽 신발 하나가 금세 만들어졌다.


“좋았어! 아직 실력 안 녹슬었는데?”


사실 보기에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낯선 과정이었다.

바느질 공장을 다니거나 바느질에 흥미가 있지 않은 이상 재호처럼 뛰어난 손놀림으로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재호처럼 빠른 속도로 바느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드물었다.


하지만 재호는 할 수 있다.

그는 타오판에서 쌀먹을 하기 위해 직접 바느질 기술까지 독학으로 공부한 사람이었으니까. 


“쌀먹은 날먹이 아니다 이 말이야!”


그는 누구보다도 쌀먹에 진심인 남자였다.

재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만든 신발을 내려다봤다.


“이게 내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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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인계동 사거리 연합 +1 24.09.08 28 3 13쪽
11 100골드 보상 +1 24.09.07 29 2 13쪽
10 신발 장수 24.09.06 33 2 13쪽
9 사실 날먹이 맞아 24.09.05 43 2 14쪽
8 안녕, 캐시 파머99 24.09.04 44 2 16쪽
7 나는 쌀먹충이 아니다 24.09.03 56 3 16쪽
6 사다리 걷어차기 +1 24.09.02 73 6 16쪽
5 황금충 24.09.01 76 7 16쪽
4 골드 러쉬의 선물 +1 24.08.31 84 6 15쪽
3 늪지의 기적 24.08.30 96 4 12쪽
» 쌀먹은 날먹이 아니야 24.08.29 106 6 16쪽
1 게임에서 돈 벌지 말고 제발 나가서 일을 해 +1 24.08.28 126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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