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학과 진화론자가 졸업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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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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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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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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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논문이 반려됐다.

그것이 말하는 의미는 단 하나였다.

졸업을 실패했다.

남들 다하는 그 졸업을 실패해서 5학년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게 대체 왜 반려된 건데요! 진화하는 장면도 촬영했고 진화 조건까지 찾았잖아요! 그런데 왜요!"


결국 울분을 참지 못한 용호는 5700자에 달하는 항의 메일을 보낸 것과 별개로 직접 지도 교 수님을 찾아가 따졌다.

교수님의 표정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네가 증거라고 제출한 슬라임의 진화는 진화가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게 말이 돼요? 슬라임이 포이즌 슬라임이 되고, 포션 슬라임이 되고, 콜라 슬라임이 되는데 그게 진화가 아니라고요?"

"그래. 여러 교수들과 얘기를 나눴지만 그건 진화가 아니라고 결론이 났어."

"진화가 아니라고요? 그게 진화가 아니면 뭔데요!"

"우리는 그걸 슬라임의 '성장'으로 보기로 했다."

"성장...이요?"


성장.

슬라임의 진화가 아니라 슬라임의 성장이라는 말에 용호의 뇌가 멈췄다.


"그래. 나 개인적으로는 진화 쪽에 의견을 실어주고 싶었지만 다른 교수들이 이것은 단순 슬라임만의 특수한 성장 방식일뿐 진화라고 하기에는 슬라임에게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어. 딱히 마력량이 늘지도 않았고 말이야. 차라리 고블린이 홉고블린이 되는 장면을 촬영했다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여줬을 테지. 그 둘은 비슷한 종이지만 그 차이가 신체능력부터 마력량까지 명확하게 차이가 나지."


하지만 이번에 용호가 진화의 증거로 제출한 슬라임은 그런 명확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섭취한 액체를 내뿜을 수 있다는 것이 특이하긴 했지만 그것을 굳이 진화라고 봐야하냐는 의아한 상황.


"다른 교수들은 진화론에 대한 논문이 아니라 슬라임에 대한 고찰 논문이었으면 칭찬했을 거라고 했지."

"...그럴 시간이 없었잖아요."

"그건... 내가 미안하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용호는 더 이상 교수에게 어떠한 화를 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있는 교수님은 나름대로 자신의 편을 들어주면서 해줄 것은 다 해주신 분이니까.

더 이상 교수님에게 따진다고 해서 반려된 졸업 논문이 통과될 것 같지는 않았고 화풀이도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용호는 무기력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졸업을 못한다는 와중에 다행인 일이 있다면 다음 학기에 쓸 졸업 논문 주제는 정해졌다는 것 정도.

슬라임의 진화...가 아니라 성장을 주제로 한 논문은 오히려 교수님이 제발 좀 써달라고 부탁까지 받은 정도로 좋은 주제였다.

다음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논문을 작성해서 준비해두면 이번 학기처럼 졸업을 못하는 경우는 없을 거다.


...라고 생각했던 게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최용호 학생 맞나?"

"누, 누구세요?"

"아, 나는 이런 사람인데 말이야..."


집에서 우울하게 논문이나 작성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양복을 입은 거대한 덩치의 아저씨와 그의 비서로 보이는 여성이 한 명이 집을 찾아왔다.


"김구한 한국 헌터협회장...님?"


용호의 집을 찾아온 사람의 정체는 다름 아닌 한국 헌터협회의 협회장과 그의 비서였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바로 한국 헌터를 대표하는 사람이자 5년 전까지 한국 S급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던 최강의 헌터 중 하나.

헌터들의 존경을 받으며 어지간해서는 만나기도 어려운 사람이 지금 용호의 집에 찾아와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이다.


"허허. 그렇게 불리는 사람이지.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겠나?"

"그... 협회에서 저는 왜...?"

"잠시 나눌 얘기가 있어서 말이야."


협회장은 사람 좋은 미소로 말했지만 저 둘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알 수 없는 용호는 불안한 마음 뿐이었다.

자신이 헌터는 헌터지만 고작해야 각성만 하면 누구든 의무적으로 취득하는 F급 헌터라 사실상 일반인에 가까운 상태였고, 범죄같은 것에 손을 댄 기억도 없으며 특별히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도 한 적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협회에서 날 찾을 이유는 없었고 높으신 분이 찾아올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집안에 슬라임이 가득하군. 슬라임을 좋아하는 건가?"

"청소도 잘 하는 애들이라 좋아합니다."

"그러면 평소에도 슬라임을 취미로 관찰하거나 하나?"

"아뇨. 얘네는 졸업 논문 때문에 데리고 온 애들이라..."

"그렇군."


도대체 이런 대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높으신 분과 정면에서 나누는 대화는 속이 뒤틀릴 것 같은 긴장감을 줬다.

할 말이 있으면 본론만 빨리 말하든가.

왜 시간도 없는 양반이 사람 불안하게 이런 사담이나 나누면서 운을 띄운단 말인가.


"논문. 그렇지. 자네가 쓴 논문은 인상깊게 봤네. 진화론에 대해서 협회는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말이야."


설마 졸업 논문을 문제 삼으려고 온 건가?

아니, 협회가 고작 졸업 논문 하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리가 없는데?


"하지만 자네가 한 슬라임의 '성장'에 대한 연구는 협회에서 매우 흥미가 있다네."

"...성장 말이죠?"


아직도 저 망할 성장이란 표현만 들으면 속이 울렁거리지만 용호는 어떻게든 참아내며 대화를 이어갔다.


"사실 슬라임이 그렇게 성장한다는 사실은 그동안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사항이라 미안하지만 우리 협회에서 빠르게 연구를 해봤네. 그러더니 재밌는 결과가 하나 나오더군."

"재밌는 결과요?"

"그래. 자네의 실험 보고서에서 슬라임은 무슨 액체든 마시기만 하면 무한으로 그 액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해서 자네가 증거용으로 제출했던 슬라임을 조사했더니 물만 마셨던 슬라임의 세포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네."

"그게 뭐죠?

"바로 줄기세포를 아득히 뛰어넘는 슈퍼줄기세포지. 단순히 사람의 신체 부위뿐 아니라 물질까지 재현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만능세포를 말일세! 이건 의료계에서도 혁신적인 일이야! 치료 마법과 스킬, 그리고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모든 병들을 고칠 수 있고 장애를 고칠 수 있는 세상을 구하는 기술이지!"


협회장은 그 뒤로 액체를 마시지 않아 진화하지 않은 슬라임이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가를 세 시간에 걸쳐 설명해줬다.

실험삼아 도저히 각성 능력과 현대 의학으로 재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흉터를 슬라임의 젤리로 치료한 것, 죽은 신경을 대체하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용호가 가져온 슬라임이 갖고 있던 슈퍼줄기세포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 음... 잘됐네요."

"잘된 일이지."

"그런데 왜 저한테...?"

"우리는 이 기술을 특허로 낼 생각이네. 하지만 이 기술을 특허로 내려면 그 이전에 이런 슬라임의 성장을 찾아낸 그대가 먼저 특허를 내고 논문을 작성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지."

"아, 제가 논문을 먼저 내서 슬라임 관련 특허부터 따라고 오신 건가요?"

"그렇지. 일처리는 쉽게 끝날거야. 내가 말해뒀으니. 자네는 먼저 논문만 써서 제출하기만 하면 돼."


협회장의 말에 용호는 자신을 인정해준 협회장의 발언에 선뜻 기뻐하다가도 문득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잠깐만요. 혹시 논문은 언제까지 제출을...?"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저기 보니 거의 완성되어 가는 것 같군."

"저, 저거는 제 졸업 논문용으로 쓴 논문인데요?"

"그, 미안한 일이지만 그냥 협회에 논문을 제출하면 안되겠나? 자네가 논문을 하루 빨리 제출하는 것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병상에서 일어나고 고통에서 해방될걸세."

"어... 그..."


순간 하얘지는 머리.

본래는 졸업 논문으로 제출할 예정이었던 슬라임의 진화 논문을 미리 내라고?

그러면 내 졸업 논문은?

내 졸업은?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것과 한 사람의 졸업을 비교하면 그 누가 생각해도 전자가 훨씬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조금의 보상 정도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혹시 이 논문을 제출하면 졸업 논문으로 인정해주나요?"

"졸업논문? 아, 그러고보니 이번에 논문 심사에서 떨어졌지. 안타깝지만 협회에서는 그런 권한이 없어서 그건 힘들지만 대신 협회의 연구원으로 들어오는 건 어떤가? 대우도 좋게 해주지."


졸업을 아예 못하는 대신 협회의 연구원이 된다?

그건 그렇게 나쁜 말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기회라면 기회.

애초에 졸업을 하려는 이유도 대학원에 진학해서 몬스터 진화론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싶기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헌터 협회에서 연구자로 채용돼 그곳에서 돈받고 연구를 할 수 있다면 그건 대학원생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선택지가 아닌가?


"그게 정말인가요?"

"그럼. 대신 협회가 내주는 의뢰를 우선해서 연구하게 되겠지만 말이야. 돈은 충분히 줄걸세."

"협회의 의뢰를 우선해야 한다면 제가 원하는 연구는."

"아마 못하게 되겠지. 이래 보여도 협회는 좀 바쁜 곳이라 말일세. 조직에 속하게 되면 조직의 일을 해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아... 그러면 저는 협회 연구원은 힘들겠네요. 저는 몬스터 진화론을 연구하고 싶어서..."


하지만 헌터 협회의 연구원이 되는 건 용호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용호는 단호하게 협회장이 제시한 길을 거절했다.


"안타까운 일이군. 유능한 사람은 많을수록 좋은데 말이야. 어찌됐건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자네가 쓰고 있는 그 논문을 최대한 빨리 투고했으면 하는 바네. 아, 논문 제출할 때는 이쪽 메일로 보내면 우리가 빠르게 처리해주지."

"...감사하네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감사하지는 않았다.

졸업 논문(예정)을 이렇게 내라고 하면 나는 무슨 논문으로 졸업을 하라고 이러는건지.

용호는 협회장의 멱살을 잡고 묻고 싶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빨리 논문을 완성해서 제출할 뿐이었다.


"아, 그리고 이건 협회 차원에서 하는 의뢰인데 들어줄 수 있겠나?"

"의뢰요?"

"자네에겐 간단할 거야. 슬라임을 키우는 일이거든. 우리가 준비한 장소에서 우리가 데려온 슬라임들을 자네가 마나를 먹이며 키울 수 있겠나? 그 실험 보고서에 적혀 있는 내용처럼."

"뭐... 어렵지는 않은 일인데 굳이 제가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0.1마나 이하의 마나를 조절해서 슬라임에게 먹이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 기계도 못하는 일이야."

"그런가요?"


용호는 새삼스레 이 세상의 기술 발전이 참 처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 쉬운 일을 왜 기계도 못하는 거지?


"제가 평생 슬라임만 돌보기에는 좀..."

"평생까지 부탁할 일은 아니야. 우리도 급하게 미세 마나 조절 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니 못해도 그때까지만이라도 부탁하겠네. 보상은 확실히 할테니."

"그런데 준비한 장소는 어디 있는 거죠?"

"크흠. 주소를 알려주지. 저번에 갔던 F급 게이트 [끈적이는 점액]와 멀지 않은 곳이네."


어느 정도 조건을 확인한 용호는 최종적으로 협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여러모로 여건이 좋았던 점도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역시 협회가 제시한 돈이 컸다.


"돈이... 굉장히 많네요?"

"예상보다 많지?"

"네."

"그 돈은 사실 내 부탁까지 들어준다 했을 때 들어올 돈이라네."

"부탁이요?"


협회장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마나를 퍼트려 주변에 마나로 이뤄진 막을 치더니 스윽 어떤 종이를 내밀었다.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이 계약서부터 서명하게."

"...이거 마법 계약서 아닌가요? 어기면 죽게 되는."

"맞네."


소문으로 들어본 적 있다.

인도의 S급 헌터의 능력으로 만든 성사된 계약을 강제하는 마법 계약서.

당연하지만 한 명에 의해 수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보니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이뤄지는 거대 규모의 거래에만 사용되는 물건.

그 물건을 왜 자신에게 꺼내드는 거지?


심지어 그 계약서의 내용은 이제부터 보게 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어떤 형태로든 외부에 유출시킬 수 없으며, 온갖 비밀 엄수에 대한 조항들이 가득했다.

그 비밀을 지킨다면 크게 문제될 거 같은 독소 조항은 조금도 없었지만.


'그런데 이거 나한테 안 통할 거 같은데?'


용호는 본능적으로 이 계약서에 서명을 해도 자신의 방대한 마나가 계약서의 효과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것을 딱히 협회장에게 알리지 않고 일단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여기요."

"생각보다 망설이지 않는군."

"비밀을 유지하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으니까요."

"그런 말을 하고 이제껏 머리가 날아간 이들을 여럿 봤지만... 일단 자네를 믿어보지. 계약의 효력은 지금 꺼내는 물건에 한하는 것이니 조심해서 듣게."


용호가 기밀 유지 계약서에 서명한 직후 협회장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어떤 액체를 상 위로 꺼냈다.


"이 액체를 마시는 슬라임들의 수를 늘려줬으면 하네."

"저, 이 액체는 뭐죠?"

"엘릭서. 그 어떤 병과 부상, 저주라 할지라도 모두 치료해버리는 기적의 물약이지. 10년 전에 나타났던 SS급 게이트에서 나온 3병의 엘릭서 중 한 병이네."

"헙...!"


액체의 정체를 들은 용호가 숨을 삼키며 기겁했지만 그 와중에 엘릭서를 들고 있는 손만큼은 어떤 떨림도 없었다.

자칫 잘못해서 깨지면 그야말로 사고를 넘어선 참사일 테니까.


"이, 이런 중요한 걸 저한테...?"

"이런 중요한 거니 자네에게 맞기는 거지. 우리는 그동안 이 엘릭서를 복제하고 양산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했지만 그 결과 3병의 엘릭서 중 벌써 한 병을 무의미하게 날려버리고 말았네. 나머지 한 병은 만약을 위해 대통령실에 있지만, 이제 남은 희망은 자네뿐이야. 슬라임의 성질이 실험 보고서대로라면 슬라임으로 이 엘릭서도 양산할 수 있게 되겠지."


위가 타들어간다.

협회장의 눈빛에서 미친 압박감이 느껴진다.

말은 부탁이었지만 눈빛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이건 절대 거절해선 안되는 일이었다.


"거기에 엘릭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슬라임을 양산할 수 있다면 자네에게도 보상이 갈 거야."

"보상이요...? 돈을 이렇게 많이 받는데요?"

"물론. 엘릭서는 고작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 보상이 뭐죠?"


하지만 부담감은 부담감이고 보상에 대한 기대는 기대다.

용호는 진한 다크서클과 빛나는 눈빛을 대조시키며 협회장과 눈을 마주봤고, 그런 용호의 반응에 협회장은 아주 만족스럽게 자신의 보상안을 그 자리에서 말했다.


"만약 자네가 5마리 이상의 엘릭서 슬라임을 만들게 된다면 그 중 한 마리는 자네가 갖도록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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