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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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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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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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날의 오후(2)

DUMMY

그날 배지현의 따귀 사건 이후 남은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 됐다.


이선화는 마음속의 걸림돌이 사라진 듯 예전의 연기 실력을 뽐냈다.

나는 그녀가 자신에 연기에 대해 물을 때 마다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코맨트를 해주었다.


배지현 역시 아에 컷이 나면 와서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감독을 앞에 두고 나에게 그러는 게 민망하긴 했다. 하지만 최감독은 그 때마다 알아서 자리를 피하거나 딴 짓을 하곤 했다.


그 덕에 두 배우는 마지막 회차까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모든 촬영이 마치면 끝~!!!!...

이 아니라 후반 작업에 들어갔다.


영화는 편집의 예술이라고 불릴 만큼 후반 작업이 중요하다.

그 말은 뭐냐?

내가 또 좆빠지게 일해야 한다는 거다.

씨발 최감독 개새끼...


나는 편집기사님과 편집본을 같이 보며 방향성에 대해 논의 하고 있었다.


“35씬에서 6번 컷은 빼도 될 거 같은데요. 그리고 12씬은 차라리 뒤로 빼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래야 관객들이 보면서 궁금해 하지.”


내 말에 편집기사가 동의 한 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12씬은 나도 동감. 근데 35씬 꺼는 못 빼 감독님이 그 씬에서 협찬 물품 나온다고 무조건 넣으래.”


에휴 씨발 어쩐지 그날 찍을 때도 난리 치더라.

내용과 별로 상관도 없는 시계를 클로즈업하고, 조명을 치라 그러고...


하지만 어쩌겠나 감독이 까라면 까야지.


나중에 듣고 보니 그 시계 협찬을 받아온 곳이 제작사 대표의 지인 회사였다고 한다. 영화 내용보다 높은 분들의 기분을 더 중시하는 최감독이니 만큼 충분히 그럴 만 했다.

하긴 그러니까 대표들이 최감독을 쓰는 거지.


그때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최감독이 편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감독님 오셨어요?”


최감독은 대충 손을 흔들어 우리 인사를 받고는 뒤쪽 쇼파에 털썩 앉았다.

아 새끼 또 술쳐마시고 왔네.


“편집본 잘 나왔냐?”

“예 뭐 괜찮은 거 같습니다. 이번 편집본으로 블라인드 시사(개봉 전 미리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고 평점을 매기는 시사.)진행하면 될 거 같아요.”

“야 괜찮은 걸 뽑지 말고 재밌는 걸 뽑으라고 관객 몇백만아니 천만 들수 있는 걸로!!”


그럼 지가 잘 좀 하던가...


무시하고 계속 작업을 하려는 데 최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됐고. 강일이 나와봐 담배 한 대 피자.”

“저 안 피는 거 아시잖아요.”

“새꺄 감독이 피자면 펴야지 말대꾸는 얼른 나와!!”


하 저 씹...

아니다 뭐 저러는 거 한두 번 인가...


그냥 뒤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최감독을 따라 갔다.

그는 나를 데리고 편집실 건물 뒤편의 흡연 구역으로 갔다.


가운데 원통형 재떨이에는 지난 밤 야근의 전사들이 열심히 쌓아올린 꽁초탑이 만들어져 있었다.

최감독이 그곳에 가래침을 뱉고는 입맛을 다셨다.

저거 또 아쉬운 소리 할라 그러는 구나.


“너 나한테 보여준 시나리오 그거 진짜 니가 쓴 거야?”

“당연하죠! 남의 걸 보여드렸겠어요?”

“아니 혼자 썼냐고 누구랑 같이 쓰거나. 뭐 의논을 했거나 그런 거 없어?”

“저는 다 쓰기 전까지 남한테 시나리오 안 보여줘요.”

“그래 뭐...”

“어떠셨어요?”


내가 쓰래기 최감독 밑에 있는 이유.

그가 능력이니 인성이니 다 쓰래기지만 영업력은 국내에서는 탑급이다.


어느 정도인지 영화판에는 이런 말까지 있었다.


‘최정한 감독의 술잔을 받기 전엔

그는 나의 아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내 잔에 그가 술을 가득 채워 줬을 때

그는 내 가족이 되었다.’


말처럼 그는 술자리에서 사람을 녹이는 재주가 있었다.

그 덕에 여러 제작사는 물론 엔터사장, 투자사, 방송국 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게 아니었다면 영화를 드럽게 못 찍는 그가 어떻게 지금까지 감독을 하고 있겠는가.

게다가 나를 만난 후로 흥행도 되면서 잘나가는 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래서 나는 그를 통해 제작사든 투자사든 뚫어서 감독 입봉을 하려 했다.


그 얘기를 들은 최감독 역시 흔쾌히 승낙했다.


‘그래 너 내 밑에서 조감독해봐. 하나 성공시키면 내가 만들어 줄게!!’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약속을 했건만...

하나가 두 개가 되고 이번이 벌써 세개 째다.


최감독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 하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그리고는 툭 한마디 던졌다.


“괜찮더라. 초고인데도 딱히 많이 손 볼 것도 없을 거 같아.”

“아... 감사합니다. 진짜 노력했어요. 자는 시간 밥먹는 시간 줄여가면서 썼습니다!!”

“근데 말야...”


최감독은 괜히 분위기를 잡으면서 진지하고 무거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이거 제작사 대표님들이랑 투자사 팀장들한테도 보여줬거든?”

“그러셨어요? 저한테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이 새끼가 왜 지맘대로 시나리오를 돌려?


“그 분들도 재밌다고 하더라고.”

“진짜요?”


감사합니다!!

이때를 위해 니 밑에서 더러운 꼴 참았나 보다!!


“근데 말야...”


하... 씹... 또 뭐야...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하듯 최감독의 한마디에 내 기분이 날뛰었다.

그리고는 이어질 말은 내 기분을 냉탕에 처박았다.


“다들 신인 감독에게 맡기기엔 좀 부담스럽다 하시더라...”

“예? 아니 예산도 많이 안 드는데요...”

“야 인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신인들이 좀 부족한 면이 있으니까...”

“감독님 아시잖아요. 제가 감독님 보좌하면서 많이 배웠고 또 곧 잘한 거... 그리고 감독님께서도 그러셨잖아요. 감독 해도 되겠다고...”

“내가? 그건 그냥 너 힘내라고 한 말인가보지. 그리고 야 내가 볼 땐 너 아직 한참 부족해 감독이 쉬운 줄 알아?”


하... 싸늘하다...

불안한 예감이 가슴에 날아와 꽃힌다.


역시나 그 다음말은 비수처럼 날아 들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거 내가 찍을게.”

“예? 안 됩니다!!”


자연스레 내 목소리가 커졌다.

커질 수 밖에 없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선을 한참 넘은 거 잖아!!


하지만 이놈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야 강일아. 너 이거 니가 못 찍어. 좋은 시나리오 서랍에서 썩힐래? 그러지 말고 내가 다음 영화 이걸로 잘 찍어볼게, 그 다음에 내가 너 바로 감독 데뷔 시켜준다!!”

“감독님 그 말씀 지금 세 번째세요.”

“인마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지. 이번에 진짜야. 내가 약속하마!!”


그 말도 세 번째다 이 개새끼야!!


더 이상 최감독 손에 놀아 날 순 없다.


“죄송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가 어떻게든 찍을 겁니다”

“야 너 내가 이렇게 얘기하는 데도 그럴 거야?”

“죄송해요. 안 됩니다.”


최감독은 끈질기게 나를 회유 하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확신이 들었다.

더 이상 이놈과 엮이면 안 되겠다고.


내가 요지부동이자 최감독은 짜증을 토해 냈다.


“새끼 고집 드럽게 쎄네. 너 그렇게 융통성 없으면 감독 못 돼!!”

“죄송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

“어휴 됐다 됐어. 그럼 오늘 저녁에 술이나 한잔 하자.”


* * *


그날 편집실 일정이 다 끝나고 최감독이 나를 부른 곳은 청담동의 술집이었다.

그것도 엄청 비싼~


‘이 새끼가 나한테 이렇게 비싼 술을?’


분명 속셈이 없이 나한테 이럴 놈이 아니다.

아직도 내 시나리오에 미련이 남아 술자리에서 꼬시려는 게 틀림 없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 여러번 다짐했다. 그렇게 정신 무장을 단단히 하고 안으로 들어 갔다.


하지만 최감독은 의외로 시나리오 얘기는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자랑과 왕년 스토리를 들어주느라 곤욕이었지만...


하지만 그때 모자를 푹 눌러쓴 누군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 왔다.


“어 왔어~ 미래의 한류 스타~!”

“안녕하세요~”


누군가 했는데, 모자를 들어 올리자 배지현의 얼굴이 보였다.


“감독님~ 조감독님~~ 잘 지내셨죠?”

“지현씨가 여긴 웬일이에요?”

“어? 조감독님이 저 찾으셨다면서요?”


그때 최감독이 끼어 들었다.


“야야 그게 뭐가 중요해 우리가 다시 모인게 중요하지 얼른 앉아 한 잔 해야지!”


이 새끼 또 나 팔았구만.


배지현 입장에선 촬영 내내 나한테 도움을 받았으니 안 나오기도 힘들었겠지...


최감독은 얼굴에 헤벌쭉한 미소지으며 술병을 들었다.


“지현아 뭐 마실래? 위스키? 꼬냑? 아니다 내가 최고의 비율로 말아줄게!”


그러면서 최감독은 독주를 섞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행실이 안 좋은 최감독이다.

그런데 술에 취한다면?

미친 진상과 개 진상이 믹스되면서 미친 개 썅 진상이 탄생하는 것이다.


불안한 예감은 적중하는 예감이라는 듯 최감독은 나와 배지현에게 술을 맥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많이 마셨다 싶어 좋게 거절을 하려 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안 권하면 그게 어디 진상이겠나.

더군다나 배지현은 감독에게 잘 보이려해서 그런지 열심히 받아 마셨다.


“야이 새꺄. 너 꼬추 때라. 여자애도 이렇게 마시는 데 남자 새끼가 약해 빠져가지고.”


이런 강권하는 분위기에 워낙 독주라 나도 머리가 어질하게 술이 들어와 버렸다.


그러던 중 최감독의 핸드폰이 울렸다.

중요한 사람인지 썩은 동태 눈깔 같던 눈이 또렸해 졌다.


“예 대표님 충성!! 아이고 괜찮습니다.”


최감독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자 우리에겐 잠시 틈이 생겼다.


“오늘 최감독님이 너무 과하시네요. 빨리 매니저님 불러서 들어가는 게 좋겠어요. 뭔일 날지도 모르니까요.”


배지현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최감독의 손버릇은 그의 수많은 진상짓 중 대표적인 하나였으니까.


그래서 어떻게 이 자리를 마무리 할까 논의하는 데 최감독이 돌아 왔다.


“야 나 없는 동안 또 니들끼리 마신 거 아니지? 같이 마셔!!”

“감독님 많이 드신거 같은데 이만 들어가시죠? 저도 내일 편집실 또 와야 해서 들어가보려고요.”

“무슨 소리야? 나 안 취했어? 그리고 감독이 안 갔는데 어디 조감독이 먼저가?”


목소리만 들어도 취한거 다 알겠다...


최감독은 가겠다는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진상짓이 더 심해지려 했다.


배지현이 곤란해 하는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조감독님 저희 매니저 오면 차로 감독님 모셔다 드릴 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하아... 괜찮으시겠어요?”

“네 괜찮아요. 저희 매니저 거의 다 왔데요.”


그때 나는 그냥 최감독 그 새끼를 안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배지현에게 그를 맡기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이땐 몰랐다.

이게 재앙의 시작이었는지...


* * *


-띠링띠링띠리리리링~


그 술자리가 있고 며칠 뒤.

나는 계속되는 후반 작업 강행군으로 늘 새벽에 들어와 쓰러지듯 잠들기 일수 였다.


그날도 그렇게 골아 떨어져 있는 데 벨소리가 나를 흔들어 깨우듯 울려 퍼졌다.

나는 비몽사몽 눈을 감은채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아 또 무슨 문제로 나를 찾는 건가...


“조감독님!!”

“뭔데 아침부터...”


걸려온 전화는 같이 촬영 했었던 연출부 동생이었다.


“아침은 무슨 벌써 열한시인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배지현 뉴스 봤어?”


배지현 이름이 나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걔 뭐 사고 쳤어? 음주? 아니면 학폭? 아님 연애? 아씨 영화 망했네!”

“아니 아니 미투했어. 성추행 당했데!! 영화 감독한테!!”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올게 왔구나 싶었다.

그래 그 지랄을 하고 사는 데 평생 걸리지 않을 수 없지...

최감독 잘가라 배웅은 안한다~


하지만 얼마 뒤 갑자기 기자가 우리집 앞에 찾아왔다.


“얼마 전 배지현씨 출현한 영화 조감독 김강일씨 맞죠?”

“예 맞는데요.”


최감독 얘기 물어보러 왔구나.

하지만 이어진 말은 내 귀를 의심케 했다.


“배지현씨 성추행하신거 인정 하십니까?”

“예? 무슨 소리세요?”

“부인하시는 거에요?”

“당연하죠. 저 그런 짓 한 적 없어요.”

“하지만 본인이 직접 폭로 했는데요?”


기자는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몇분 전에 올라온 특종 기사가 떠 있었다.


‘미투 폭로 여배우 배지현, 성추행 가해자는 감독이 아닌 조감독!’


기사 사진 속에는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하는 배지현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침통하다는 표정으로 최감독이 앉아 있었다.


* * *


기사가 올라간 후 마치 누군가 조정이라도 하듯 내 신상이 퍼졌다.

그러자 온 세상은 나를 질타 했다.

아무리 진실을 외쳐봐도 공허한 메이리 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경찰에 체포,

재판에 넘겨졌다.


나는 너무나 억울해 배지현을 만나려 했다.

쉽지 않았지만 나를 믿어주던 소수의 영화판 사람들 덕분에, 그녀가 촬영 중인 세트장의 대기실에서 겨우겨우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해 졌다.


“지현씨 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내가 성추행이라뇨.”

“대체 무슨 생각으로 오신 거에요? 이상한 짓 하면 소리 지를 거에요!”

“저는 단지 진실이 알고 싶어요.”


내 간절한 모습에 배지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정말 그것 뿐이에요? 녹음이나 촬영을 하지 않는 다 확인시켜주면 알려 드릴 게요.”


나는 대체 어찌 된 일인지 너무나도 궁금했기에 그녀의 제안을 승낙했다.


그날 역시나 최감독이 배지현을 성추행 했었다.

그 사실을 언론에 알리려는 데 최감독과 함께 방대표라는 사람이 같이 왔다고 한다.


그들은 주연급 배역을 줄 태니 폭로 내용을 바꾸라고 제안 했다.

배지현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조감독님이 저한테 그러셨잖아요.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그런거 따질 때가 아니라고.”

“그래도 이건 아니지. 남의 인생을 박살 냈는데!”

“정말 미안해요. 이렇게 까지 될 줄 몰랐어요. 하지만 제 나이 곧 서른이에요. 아시잖아요. 저 같은 여배우가 그전에 뜨지 못 하면 어떻게 되는지...”


배지현은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 눈물 어색하다...


그때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왔다.

씨발 저거 제목 내 시나리오잖아...


그리고 그 작품의 감독은 최감독이었다.


* * *


그 후로 3년이 흘러 나는 무죄를 받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가진 돈은 변호사비와 생계로 다 날렸고 영화 일도 못 한다.


배지현이 인기를 얻어 갈수록 인터넷과 sns에는 주기적으로 내 신상이 떠돌았다.

유튜버니 뭐니 하는 놈들도 찾아오고...

몇 번이나 죽어버릴까 고민했다.


‘나는 무죄지만 여전히 죄인이구나.’


하루하루를 술에 취해 지내는데,

문득 틀어놓은 티비에 영화 시상식이 하고 있었다.

생방은 아니고 재방 같았다.


“각본상 최정한~!!”


여우주연상 후보인 배지현이 자리에서 최감독의 수상에 박수를 치고 있었다.


와... 내 시나리오로 지금 상을 받고 있네.

저년은 주연상 후보고...


“이 영화를 위해 가장 많이 힘써주신 분이 있습니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방대표님...”


술기운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최감독의 수상소감이 시끄러운 소음처럼 들려 왔다.


나한테 말하고 있는 건가?

지금 저거 나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여긴 나밖에 없는데 씨발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아... 그래 알겠어.


그렇게 나는 방을 나왔다.


* * *


나는 도망가는 최감독을 쫓아가 멱살을 잡았다.

이 새끼를 잡느라고 건물 옥상까지 좆빠지게 뛰었다.


최감독은 공포에 질려 나에게 빌었다.


“아냐 아냐 내가 그런거 아냐!! 나는 시키는 대로 한 거라고!!”

“무슨 개소리야 이제와서.”

“진짜야!! 방대표가 시킨 거라고!! 니 시나리오 뺏으려고!!”

“뭐?”

“니가 시나리오 안 넘긴다니까 방대표가 계획을 짠 거야. 적당한 여배우 하나 엮어서 미투로 걸자고!”


순간 나는 멍해졌다.

그럼 배지현이 말한 건 뭐지? 처음엔 최감독을 지목했잖아?


“걔는 처음에 조연 준다 했는데 주연 달라고 나를 지목한 거였어. 나중에 주연으로 시켜준다니까 다시 원래 대로 한 거고.”


아주 씨발 년놈들이 쌍으로 지랄이구나.

둘 다 불태워 버려야 하는데...


그 순간이었다.


-퍽!!


뒷 통수에 강한 충격이 느껴지며 눈앞이 반짝였다.

간신이 힘을 내 돌아보는 데 어떤 남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리곤 정신 차릴 세도 없이 내 몸이 흔들렸다. 내 양쪽 다리를 잡은 두 사람은 옥상에서 나를 던져 버렸다.


-쾅!!


온몸이 바스라지는 충격과 함께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이게 내 인생에 엔딩이라니...

이런 베드 엔딩이 또 어딨을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떨어진 날 보며 놀라 소리를 질렀고, 몇몇은 카메라로 날 찍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뭔가 이상한 게 보였다.


‘뭐지?’


사람들 사이로 한 어린 소년이 슬레이트를 들고 있었다.

형 옷을 입었는지 커다란 셔츠에 어두운색 마이, 화가가 쓸법한 갈색 베레모를 쓴 소년은 나만큼이나 굉장히 이질 적이었다.


그 소년는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슬레이트를 쳤다.

그리고 짧게 중얼거렸다.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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