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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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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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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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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 배우 사용법 (1)

DUMMY

우리를 본 신민지가 반가워 하며 다가 왔다.


“감독님 이렇게 일찍 어쩐 일이세요? 아직 미팅 시간 한 시간 남았는데, 혹시 시간을 잘 못 알려드린 거 에요?”

“아뇨 그런건 아니고. 그냥 준비도 할 겸 일찍 왔어요. 근데 민지씨도 일찍 오셨네요?”


당연히 약속시간이 다 돼서야 나타 날 줄 알았다.

일정을 잡으려 할 때 마다 바쁘다며 난리를 쳤으니까.


“아~! 그건 말이죠...”


신민지는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제가 뭐 하고 있었게요?”


그녀의 질문에 주변을 둘러봤다.

연습실에는 그녀 혼자가 아니었다.


매니저인 양경민 말고도 30대 쯤의 마른 체구의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꽉 쪼매서 올린 사과 머리에 화장기 없는 하얀 얼굴, 동그란 금테 안경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어딘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인상의 소유자 였다.

요가 강사나 영업직 하면 딱 이 겠는데?


신민지와 그 여자 두 사람 다 편한 복장을 하고 있는 걸 보니 감이 왔다.


“연습 하고 계셨나봐요.”

“무슨 연습이게요~?”

“댄스 연습?”


하지만 그러기에 땀을 흘린 느낌이 없었다.

신민지는 귀엽게 검지 손가락을 흔들었다.


“땡 정답은 연기 연습 중 이었지롱~ 여기는 제 연기 선생님이세요!”


신민지는 나 잘했지~! 하는 얼굴로 뒤에 서 있는 자신의 연기 선생님을 소개 했다.


그 연기 선생님은 미소와 함께 나를 향해 작게 고개를 숙였다.

나도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오호라 연기 수업을? 내 입장에선 완전 땡큐지!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지금부터 잡으면 바로 잡을 수 있을지...


그때 연기 선생님이 신민지를 향해 말했다.


“그럼 감독님께 인사도 나눴으니 저희는 수업을 계속 해볼까요?”

“네 선생님! 감독님, 죄송하지만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나와 진영이는 수업을 방해 하지 않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갔다. 양경민도 우리를 따라 나왔고 함께 1층에 위치한 카페로 갔다.


커피를 기다리며 양경민에게 물었다.


“엄청 바뻐서 스케줄 하고 있을 줄 알았는 데 연기 수업 받을 시간도 있네요?”

“바쁜 거 맞고 그 사이에 끼워서 하는 거에요. 회사에서도 민지도 원한 거니까요.”

“연기 수업은 언제부터 했어요?”

“얼마 안 됐어요. 아무튼 이것 때문에 스케줄 맞추기 힘들어 죽겠어요.”


양경민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툴툴 거렸다.

그때 양경민의 뒤로 한 40대 남자가 지나가다 그를 알아보고 다가 왔다.


“양경민이 너 여기서 뭐해? 민지는?”

“앗! 남실장님 안녕하십니까! 지금 민지님 연기 수업 중 이십니다. 방해 된다고 나가 있으라 그래서...”

“이 자식이 그런다고 매니저가 담당 옆을 떠나? 안 보이는 데 찌그러져 있어야지.”

“예 죄송합니다. 당장 가겠습니다!”


양경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남실장이 앞에 있는 우리를 보며 물었다.


“누구야?”

“아 그게... 제 아는 동생들인데 지나가다 잠시 들렸습니다.”


뭔 소리야 하는 데,

양경민이 남실장 보이지 않게 뒤로 절박한 손짓을 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니 일단 그 장단에 맞춰 주었다.

나는 진영이를 툭 치며 일어나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내가 받아 주자 양경민이 쿨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향 후배 놈들인데 어찌나 강남강남 하면서 한 번 와도 되겠냐고 해서 말입니다. 커피 한잔 사주고 있었습니다. 촌놈 쌔끼들~ 하하하”


남실장이란 자는 우리를 쓰윽 훑어 보고는 고개를 까닥이며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는 양경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업무 시간이니까 일에 지장 없게 해.”

“예 걱정 마십쇼!”


남실장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양경민이 한숨을 쉬며 앉았다.

그리고는 나온 커피를 무슨 물처럼 쭈욱 빨아 들였다.


“뭔 상황이에요?”


내 질문에 양경민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씨발 원래 오늘 민지 연기 연습 시간인데 내가 선생님이랑 얘기 해서 감독님 만날 시간 좀 뺀 거 에요. 이거 위에 들키면 큰일 나니까 조심 좀 해줘요.”


새끼 그런 노력을 했다고? 의외인데?


그는 내 생각을 눈치 챘는지 괜히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뭘 또 그렇게 보나. 민지가 하고 싶어 하니까 매니저로써 한 거지 뭘~ 아니 그쪽 좋으라고 한 거 아니야 오해하지 마요.”


그러더니 양경민은 혹시 또 남실장 같은 사람들에게 혼날까 연습실로 내려가겠다 했다. 연기 연습이 끝나면 연락을 주겠다 하고.


그래서 카페에서 기다리는 데 약속 시간이 되자 바로 연락이 왔다.

다시 연습실로 내려가니 신민지 이전처럼 밝게 웃으며 우리를 반겼다.


“감독님~ 오래 기다리셨죠!”

“아뇨 저희가 일찍 온 건데요 뭘.”


그때 옆에 있던 진영이는 기회를 노리는 승냥이처럼 앞으로 나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민지씨! 두 번째로 뵈니까 더 좋네요~ 하하하”


자신있게 인사 했지만...

신민지는 누군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 했다. 진영이가 시무룩해 하자 내가 대신 소개 했다.


“그때 같이 왔던 제 영화 피디입니다.

“아 맞다 맞아!! 그때 뵜었는데 죄송해요...”


그녀의 한마디에 다시 시무룩한 얼굴이 활짝 펴진 진영이였다.


“아휴 바쁘신데 그럴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하하하!!”


단순한 놈...


신민지의 뒤에 있던 양경민이 핸드폰 시계를 바라보며 우리의 대화를 끊었다.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니고 얼른 하시죠. 민지 내일 또 새벽부터 샵 가고 해야 하니까.”

“에이 오빠 저는 괜찮아요. 연습생 때부터 단련된 체력 알잖아요~!”


그러면서 신민지는 자신의 건강함을 과시하듯 팔에 근육을 만들어 보였다.

힘을 줘 봤자 여리고 하얀 팔이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냐~ 이쁘기만 한데


“시나리오는 보셨죠?”


내 질문에 신민지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 뭉치를 흔들었다. 꼬깃꼬깃한 그 종이들은 내 시나리오 였다.

열심히 본 듯 하니 뿌듯하구나.


“그럼 가볍게 리딩부터 해볼까요?”

“예! 좋습니다!”

“처음 하는 거지만 너무 드라이 하게 하실 필요 없어요. 대신 민지씨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살려서 해주시면 되요!”


신민지가 의지를 불태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긴장 했는지 그녀의 어깨가 굳어 있는게 보였다.


“그냥 편하게 하시란 얘기에요. 민지씨 앞에서 있어 보이게 말하고 싶어서 어렵게 말했네요~~ 하하하”

“아~ 예 알겠습니다!”


약간 분위기를 풀자 그녀의 굳어진 어께도 내려갔다. 내가 지문을 읽고 그녀가 대사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가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가 연기를 하면 할 수록 마음속의 근심이 점점 드리워 졌다.


‘이거 좋지 않은데...’


예상은 했지만...

막상 직접 보니 험난한 가시 밭길이 펼쳐진 기분이었다.


첫 번째 리딩을 끝내고 이후에 몇 번 더 해봤다.

하지만 역시나...

발연기 였다.


신민지의 연기는 뭐랄까...

국어 책을 읽는 느낌은 아니었다.

나름 감정을 넣어서 하긴 하는데...

초등학생이 책 읽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자기가 하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흉내를 내는 것만 같았다.


옆에 있는 진영이가 복화술 하듯 입을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야 어떡하냐? 옛날 니 연기보다 더 심각하다.”


새끼가 아픈 기억을...


그때 눈치 빠른 양경민이 기류를 감지 하고 나에게 슬쩍 다가와 말했다.


“처음 하는 거라 좀 어색 한 데 이제 수업 받고 있으니까 금방 늘 꺼에요.”


나는 대답 없이 미소만 지어주었다.


‘그 연기 안 늘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전 삶의 신민지를 떠올렸다.


* * *


내 기억 속 신민지는 드라마로 첫 데뷔작을 찍었다.

그 작품이 발연기의 첫 스탭이었다.


사람들은 처음이니까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작품에도 여전히 발연기를 펼쳤다.


한 작품, 한 작품 나올 때 마다 아이돌로 얻은 인기가 크게 떨어져 나갔다.

대신 악플러들과 안티가 쌓이는 건 덤이었다.


그런 신민지가 아이돌로 써 수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그 길은 지독한 가시밭길이었다.


예전에는 본업이 아이돌이니까 어느 정도 이해를 했줬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배우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연기가 나아지지 않자, 가혹할 정도로 비난이 쏟아졌다.


‘연기... 꼭 해야 하는 거니?’

‘ㅅㅂ우리집 강아지도 저거 보단 잘한다.’

‘근데 진지빨고 말하면 얘는 외모 말고 장점이 뭐야?’

‘그 외모도 어린 애들한테 밀림 ㅅㄱ’


팬들은 그런 그녀를 안타까워 했다.

아이돌로 그냥 행복하게 살면 되지 왜 연기를 하냐면서...


그럼에도 신민지는 연기를 포기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를 감싸던 팬들도 지쳐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그런 신민지는 예전 아이돌 시절 만큼 큰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는 듯 작은 작품에도 출연했다. 독립영화나 단편도 가리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배역도 마찬가지 였다.

예쁜 캐릭터가 아님에도 출연했고, 망가지거나 거칠고 힘든 건 물론 작은 배역도 마다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인지 신민지의 연기는 나아지질 않았다.

세상은 그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녀의 도전을 응원하지 않았다.


그녀의 연기에는 악플과 조롱이 딸려 왔다. 코미디언들과 연예인들은 그녀의 연기를 따라하며 웃음거리로 삼았다.


최고의 아이돌로 빛나는 신민지는 없었다.

조롱거리로 전락한 신민지가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더 이상 신민지를 티비나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어 졌다.

마지막으로 들려온 소식은 어떤 나이 많은 사업가와 결혼을 한다는 기사 였다.


기사의 사진에는 예전의 찬란하던 빛을 모두 잃어버린 신민지가 있었다. 그저 빈 껍데기처럼 웃으며 웨딩드래스입은 그녀가 있었다.

그 모습은 어쩌면 그녀 인생에 제일 훌륭한 연기처럼 보였다.


* * *


나는 다시 한번 리딩을 마친 신민지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들어가는 속을 쓰리구나...


“고생하셨어요. 물이라도 한잔 마시면서 잠시 목 좀 축이세요.”

“감독님~ 어떠셨어요?”

“음... 일단 오늘은 처음 해본 거니까요. 몇 번 더 연습해 보면 익숙해 질 거 같아요. 그 동안 캐릭터에 대한 얘기도 나눠 보고요.”


신민지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 웠다.

그런 그녀를 보니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 저 열정이 독이 된 게 아닐까...


‘이전 삶에는 이 무렵 어땠었지?’


그때는 사실 신민지를 별로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연기 못하는 배우에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신민지가 발연기다라는 거 말고는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신민지를 데리고 영화를 찍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그때 황남건이 신민지를 데리고 영화를 찍었어. 하지만 그건 상영도 못하고 묻혀 버렸지.’


내가 기억하는 건 C&P와 SJ 쪽에서 영화를 보고는 패닉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개하는 건 안 되겠다 싶었는지 영화 자체를 못 틀게 막아 버렸다.


그들은 이게 처음 하기도 했고, 어린 대학생의 미숙한 연출력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업을 받고 연습을 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쉬면서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 신민지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근데 얘는 왜 그렇게 연기를 못 하는 걸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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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발연기 배우 사용법(5) 24.09.16 43 6 14쪽
12 발연기 배우 사용법(4) 24.09.15 41 4 11쪽
11 발연기 배우 사용법(3) 24.09.14 44 4 14쪽
10 발연기 배우 사용법(2) 24.09.13 45 4 13쪽
» 발연기 배우 사용법 (1) 24.09.13 50 4 12쪽
8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2) 24.09.12 57 4 13쪽
7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 (1) 24.09.11 57 4 13쪽
6 0%의 승리(2) 24.09.10 67 4 14쪽
5 0%의 승리(1) 24.09.09 68 5 13쪽
4 니가 그렇게 영화를 잘 찍어?!! 24.09.08 73 4 13쪽
3 하늘이 준 기회 24.09.07 7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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