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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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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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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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 배우 사용법(4)

DUMMY

양경민에게 전화가 온 걸 알자 진영이는 눈이 커지며 호들갑을 떨었다.


“뭐해? 얼른 받아!”


나는 손을 들어 기다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벨소리는 카페의 음악소리와 뒤섞여 불협 화음처럼 울려 퍼졌다.

그러다 결국 끊어졌다.


진영이는 나를 보며 어처구니 없다는 듯 언성을 높였다.


“야! 강일아 미쳤어? 왜 안 받아?!! 신민지 관련한 거 잖아!!”

“알아.”

“그걸 아는 놈 그러냐!!”

“누가 아쉬운 쪽인 지 확실히 하려는 거야. 그래야 내 말을 듣지.”


내가 신민지의 연기를 고쳐 준다 했지만 그것도 내 말을 들을 때 얘기다.

적어도 양경민은 내 말을 들어줘야 뭘 할 수 있다.


진영이는 계속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걱정마 다시 올 거니까.”

“안 오면?”

“그럼 안 중요한 연락인 거지.”


쿨한 척 쎄게 나갔지만...

연락 오겠지...?

오겠지?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 헤이 거기 거기 그대~~


왔다~!


나는 거봐라는 듯 씨익 웃으며 핸드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네 여보세요?”

“감독님 안녕하세요. 양경민입니다.”


전화를 거는 양경민의 목소리가 좀 가라 앉아 있었다.

전화하기 까지 고민 많이했나 본데?


“예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지난주에 시나리오 수정본 보내 드린 거 민지씨 잘 보고 계시죠?”

“네 아주 걸레가 되도록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또 언제 통화해서 관련해서 얘기 하면 좋겠네요. 저번 통화는 너무 짧았어서.”

“알겠어요. 그건 그렇고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어... 무슨 일로 그러시는 데요?”


핸드폰 너머로 작게 양경민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다 아시잖아요. 그때 괜히 자존심 세우건 미안해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한껏 공손해진 그의 말투에 나도 쓸데 없는 기싸움은 이만 접기로 했다.


사실 나도 이런 거 좋아하는 셩격이 아니다.

기싸움 해서 뭐하나 피곤하기만 하지.

게다가 상황이 그닥 좋지 않은 거 같기도 했다.


“알겠습니다. 민지씨 연기 때문이시죠?”

“맞아요. 그때만 해도 솔직히 연락 드릴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뭐 이렇게 됐습니다!”

“그런 거라면 제가 시간은 어떻게든 맞춰드려야죠.”

“고마워요. 아실진 모르겠지만 민지가 주말에 더 바뻐요. 그래서 미안하지만 평일에 봐야 할 거 같아요.”

“괜찮습니다.”


그렇게 양경민과 일정에 관한 정리를 했다.

진영이는 앞에서 미어켓처럼 목을 새우고 무슨 얘기를 하나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전화를 끊기 전 그에게 넌지시 물었다.


“근데 민지씨 연기가 지금 어느 정도요? 그래도 좀 변화가 있었나요? 제가 그날 이후 보질 못해서...”


수화기 너머로 시름이 잔뜩 느껴지는 한숨소리가 들려 왔다.


“하아...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하나...”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보시기에 어떤지 얘기해주세요.”

“쓰읍 하... 아니 뭐 감독님을 못 믿는 다는 건 아니고 이게 좀 세어나가면 내가 좀 그런게 있으니까.”

“걱정마세요. 민지씨 제 배우에요. 아무에게도 얘기 안 합니다.”

“하긴 그렇긴 하네...”


양경민은 말하기로 결심했는지 속사포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뭐 내가 연기에 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업이 업이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걸 많이 보게 되잖습니까.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연기는 그때랑 똑같은데... 아닌가? 더 나빠졌나? 하 모르겠다. 아무튼 뭐 랄까... 이건 제가 틀렸을 수도 있는 건데...”

“편하게 얘기해 주세요.”


양경민은 계속 ‘쓰읍’ 소리를 내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스러운 듯 했다.


“뭐랄까 참... 그게 너무 자신감이 넘친다고 해야 하나 확신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무슨 뜻이에요?”

“그러니까~!! 이상한 연기를 하는 거 같은데! 또 너무 자신감 있게 하고... 그걸 또 본인이 만족스러워 하니까...”

“흐음...”


양경민은 그간 답답했는지 계속해서 나에게 털어 놨다.


“그러다 보니 내가 잘못된 건가 싶은 생각도 들더니까요! 그래서 내가 선생님한테도 물어 봤어! 근데 처음에 그럴 수 있다고만 하시고 잘 성장하고 있다 하니까 뭐 할 말이 있나... 근데 아무리 봐도 저건 아닌 거 같은 느낌이 계속 들잖아!”

“다른 회사 분들은 뭐라고 안 하세요?”

“그분들이 뭐 제대로 본 건 아니거든요. 민지가 연습 때 누가 와서 보는 걸 싫어 하니까... 아무튼 그냥 다들 처음이고 뭐... 원래 아이돌이 연기까지 잘하기 힘들다 하시죠.”

“그래도 상태가 심각하면 누가 연기 지적이나 그런 건 안 하시나요?”

“어떻게 합니까 제일 잘나가는 맴버인데... 그랬다가 짤려요. 물론 민지가 그럴 사람은 아니지만...”

엔터 회사 마다 분위기가 있다.

C&P같은 경우는 소속 연예인들이 갑 오브 갑인 듯 했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그날 만나서 더 살펴보고 얘기해야 겠네요.”

“좋습니다.”


* * *


신민지를 만나기로 한 날, 나와 진영이는 강남으로 향했다. 오후에는 신민지의 스케줄이 있어 맞추느라 아침 일찍 나가야 했다.


내가 진영이를 데려가려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신민지와 만남을 알고 있는 녀석이 한사코 따라왔다.


“새끼야 내가 피디인데 감독님 옆에 붙어 있는 게 상식 아니냐! 조용하고 들고 있는 커피나 드셔!”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뭐 덕분에 택시 타고 편하게 이동하지~ 커피도 사줘, 밥도 사줘

그래 나로 썬 나쁠 건 없지


오늘 장소는 C&P건물이 아니라 강남 쪽의 한 연기학원이었다.

아무래도 그날 남실장에게 걸린 것 때문에 신경 쓴 듯 했다.


‘이번에도 몰래 하나 보군.’


아마도 신민지가 동의를 받아 이렇게 나와서 나와 미팅을 만들었겠지.

양경민 입장에서는 과감한 행동이다.


도착해 건물 안에 있는 제일 큰 연습실로 갔다. 안에는 신민지와 양경민이 와 있었다.

신민지는 나를 보자 발랄한 강아지처럼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감독님~~!!”


나는 최대한 해벌쭉하지 않으려다 어색한 미소를 띄고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신민지가 오해 했는지 안타까워 하며 입술을 쭉 내밀었다.


“오시느라 힘드셨죠. 아침부터 죄송해요... 제가 시간이 안 돼서...”

“아유 아닙니다. 바쁜데 시간 내주셨는데 감사하죠.”


분명 들어오기 전 까지는 아침 일찍 움직여 좀 피곤했는데...

피로하지 않은 기분이다.

이것이 아이돌의 힘인가?


그때 양경민이 끼어 들었다.


“자 민지 뒤에 일정이 있으니까 얼른 진행 하시죠. 시간이 없어요~”


그 말에 신민지와 가볍게 시나리오 얘기를 나누는 걸로 시작했다.


그 동안 신민지와는 전화로 몇 번 얘기는 했었다.

물론 양경민의 핸드폰으로~

개인 연락처로 연락을 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수정된 시나리오를 보내고 진행 사항을 공유한다는 핑계로 그렇게 나마 잠깐 잠깐씩 얘기를 했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하는 얘기는 이미 다 한 얘기다. 그래도 연기를 하기 전에 이렇게 작품 얘기를 하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다.

긴장을 풀면서, 작품에 대한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나는 최대한 신민지가 긴장하지 않고, 더 편안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칭찬을 섞어 반응 했다.


“그래도 민지씨가 캐릭터나 전체적인 톤에 대한 이해가 괜찮은 거 같아요.”

“그렇죠?! 열심히 했습니당~!”


근데 말대로 너무 자신감 있어 보이는데?


물론 자신감을 넣어주려 계속 긍정적인 반응을 했었다.

그래도 이전에는 좀 겸손한 느낌이었는데 말야...


일단 시간이 없으니 묻어 두고 일단 진행을 하기로 했다.


“그럼 그때처럼 한 번 리딩을 해 볼까요?”


신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목소리를 가다 듬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호흡을 하면서 감정을 추스렸다.


‘이전에는 이런 준비 동작을 안 했는데 나름 배우긴 했나본데?’


그녀가 준비가 된 듯 나를 바라봤다.

내가 지문을 읽기 시작했고 그녀는 연기를 시작 했다.


#1. 건물 복도/ 경비실 .N


주희가 한 빌딩 안으로 들어 간다.

그녀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 유일하게 빛이 밝혀진 곳. 경비실로 향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피로에 쩔어 쾡한 눈빛의 전 타임 경비원이 주희를 바라본다.

경비원은 시계를 한번 보고는 주희를 향해 말한다.


전 경비원 : 또 시간 딱 맞춰왔네 정없이.

주희 : 집이 멀어서요.

전 경비원 : 그럼 더 일찍 나와야지.


전 타임 경비원은 주희의 어께를 치고 경비실을 나간다.

주희는 별 반응이 없이 가방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들릴 듯 말 듯 작게 한숨을 쉰다.

주희는...


“아 씨 피곤해~”


신민지의 말에 순간 당황하며 내가 잠시 머뭇 거렸다.


‘뭐야? 없는 대사를 치잖아?’


내 당혹감과는 달리 신민지는 아무렇지 않게 시나리오를 보며 다음 연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설마 애드립이야? 갑작스러운데?’


일단은 끊지 않고 계속 리딩을 이어갔다.


신민지의 애드립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몇 번이나 시나리오에 없는 대사를 했다.


‘이거 애드립이 아니라 준비해 온 거야.’


애드립은 즉흥 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 터지듯 나온다.

그리고 신민지는 지금 그 정도로 감정이 올라오지 않았다.


물론 그런 애드립을 미리 준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배우가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다

게다가 현장도 아닌 리딩에서 굳이?

한 두 번도 아니고?


뭔가 머릿속에서 의심가던 것이 퍼즐이 맞춰지듯 확신으로 굳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지문을 읽으면서 리딩을 마쳤다.

그 모습을 본 양경민과 진영이는 복잡한 심경을 감추느라 괜히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신민지 칭찬을 바라는 어린 아이처럼 나를 바라봤다.


“감독님 어떠셨어요~!!?”


그녀는 지금 당연히 내가 좋은 반응을 해줄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만큼 지금 연기에 자신이 있어 보였다.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민지씨 이 연기 누구랑 같이 준비하셨어요?”

“네! 쌤이 많이 봐주셨어요.”

“그때 그 연기 선생님?”

“맞아요! 우리 쌤 진짜 진짜 능력자에 좋은 분이세요!”


나는 그때 잠시 마주 쳤던 신민지의 연기 선생님을 떠올렸다.

편안한 인상의 여자였지.


신민지는 연기 선생님에 대한 칭찬을 이어 갔다.


“우리 선생님 되게 따듯하시고 상냥하신 분이에요. 제가 잘 못 해도 하나하나 잘 가르쳐 주시고... 또 어찌나 디테일 하신지 작은 포인트 하나 놓치지 않는 다니까요!”

“하나하나 가르쳐 준다고요? 작은 것 까지?”

“네! 제가 놓칠 법한 것도 다 체크해 주시고요.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셨어요.”

“그럼 그 시나리오에 없던 대사들도...”

“네! 우리 선생님 아이디어세요! 너무 좋으시죠?”


신민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평소라면 귀여운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나와야 했지만...

지금은 미소가 지어지지 않았다.


나는 진중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민지씨.”

“네! 감독님.”

“그 연기 수업 당장 때려치세요.”

“네... 네에에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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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발연기 배우 사용법(3) 24.09.14 4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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