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화창
작품등록일 :
2024.09.06 17:45
최근연재일 :
2024.09.18 09: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881
추천수 :
64
글자수 :
90,028

작성
24.09.09 23:00
조회
68
추천
5
글자
13쪽

0%의 승리(1)

DUMMY

“누구세요?”


황남건의 말에 조금 주춤했지만 진영이는 기세로 밀어 붙였다.


“우리? 니가 그렇게 씹어댄 선배다!”


그제서야 다른 여학우들이 우리를 알아보고는 일어나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이 상황에서 인사를 받기는 좀 그랬지만 그래도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반면에 진영이 놈은 방금 전 욕해놓고는 아주 활짝 웃으며 인사를 받아줬다.

참 성격 좋은 놈이다.

아니 특이한 놈인가?


한편 여학우들은 선배들의 험담을 한 것을 걸린 것에 눈치를 보며 전전 긍긍했다.

하지만 황남건은 당당했다.


“왜 남의 얘기를 엿들으십니까?”

“엿듣다니 이 새끼야 니가 그렇게 크게 얘기 하는 데 어떻게 안 들려. 그리고 우리는 니들이 오기 전부터 여기 있었다고!”


진영이의 지적에 황남건은 여전히 잘못한 게 없다는 것처럼 뻣뻣했다.

그러자 더 기가 차서 목소리를 올리는 진영이였다.


“인마 그리고 선배들 씹다가 걸렸으면 먼저 죄송하다 해야하는 거 아냐?”

“표현의 자유 몰라요? 하 진짜 한국 클래스... 프랑스였으면 이런 억압은 상상도 못 할 일 인데.”

“프랑스 놈들은 예의 범절도 없냐!! 거기는 선배들 씹어대도 표현에 자유야?”

“씹은 게 아니라 팩트입니다.”

“뭐?”

“팩트라고요. 실력이 부족한 걸 부족하다 그러지 뭐라 그럽니까?”

“하... 그래 너 잘 걸렸다. 내가 언제 니 콧대 한 번 박살 내고 싶었는데 야 내기 하자. 이번에 누가 1등하나.”


황남건은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저러니까 일본 만화에 나오는 재수없는 캐릭터 같네...


“좋아요. 지면 어쩌실 겁니까?”

“진 사람이 학과 애들 다 있는 데서 머리 숙이고 함부로 말한 거 사과 하기로 해.”

“그럼 선배님들이 지면 애들 앞에서 실력도 없으면서 후배들 욕하고 혼내서 죄송하다 하십쇼.”

“그럴 일이 있겠냐!!”

“저 역시 마찬가지네요. 알겠습니다. 선배님과 내기 기대할게요. 결과는 뻔해겠지만.”


황남건은 벌써부터 승리를 확신 한 놈처럼 재수 없었다.

사실 왜 그런지는 알고는 있다만...


‘진영아 너는 뭘 믿고 그렇게 자신 만만하냐... 에휴’


진영이놈이 내세울 건 제작비 뿐이다.

부모님이 얘가 영화하는 걸 재밌어 하셔서 늘 제작비를 여유롭고 빵빵하게 대주셨다.

그래서 얘 촬영 스탭을 하면 맛있는 걸 많이 먹어 좋다.

하지만 영화적으로는 아쉬운 수준인데...


그러나 진영이가 의기양양하게 한 마디 했다.


“내가 하는 게 아니야.”


그 말과 함께 진영이는 나를 가리켰다.


“강일이가 할 거 야.”


응? 뭐? 뭐라고?!!!

이게 미쳤나???


진영이는 당황한 나를 보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에휴 니가 왜 자신감이 넘치나 했다...


황남건은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


“저분 배우하던 분 아니에요? 미장센이나 컨티뉴티는 아세요?”


하 새끼가...

나는 60회차 이상 촬영하는 장편에서 구르다 온 사람이야.

어디 3,4회차 찔끔 찍어놓고 영화 좀 찍어 봤니 입을 놀려!


하지만 황남건의 주둥이는 계속 돌아갔다.


“연기 못 해서 넘어오셨나본데 영화가 쉬워 보여요? 감독 아무나 하는 거 같습니까?”

“쉬워 보여서 넘어온 거 아니야.”


이게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기어코 한마디 덧붙이게 만드네.


“너야 말로 쉽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장편 영화 하나 못 찍어 봤으면서 뭘 얼마나 해봤다고 입을 놀려?”

“하 저는 영화제도 가본 사람입니다.”

“그래서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프랑스나 유럽영화제는 갔어? 얘기해봐 그래서 무슨 영화제에 갔는데?”


그러자 황남건의 열심히 돌아가던 입이 다물어 졌다.

새끼야 니 수준을 내가 다 아는데 말야.


황남건이 속을 다스리며 깊게 숨을 쉬었다.


“좋습니다. 어디 유치한 내기 한 번 해보죠. 두 분이든 다른 선배들이든 아무나 상관없으니 해봐요. 누가 1등하는 지.”


그때 옆에서 한마디 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던 진영이가 나섰다.


“그래 선배들의 위대함을 가르쳐 줄태니 머리 숙이는 연습 많이 해놔라. 영화과 말고 연극과 연기하는 애들도 다 불러올 태니까!”

“나중에 물려달라고 하지나 마세요.”

“너나 그때 와서 죄송하다 질질 짜지나마.”


황남건은 어이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들고는 나를 한 번 노려봤다.

그리고는 다른 애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진영이는 걔들이 사라질 때 까지 끝까지 자신만만한 서서 그들을 바라봤다.

무슨 승전한 장군 마냥 어께 피고 당당하게 말이다.


그러다 애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를 바라봤다.

진영이는 싸늘한 내 표정을 보더니 바로 패전한 장수처럼 나에게 매달렸다.


“강일아 나 좀 살려줘라!!”

“이 미친놈아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야! 선배가 돼서 후배가 뒷담 까는 걸 듣고도 가만 있냐!!”

“그럼 혼내고 말면 되지! 내기는 무슨 내기야!! 난 몰라 니가 알아서 해.”

“야 너도 한다고 했잖아!”

“그 새끼 말에 대꾸만 했지 언제 내기를 한다 그랬어?”

“친구야 안 돼! 이미 저질렀는데 어떡하냐! 나 좀 살려줘~~”


하 증말 무슨 청춘 만화 속 전개도 아니고 영화 찍는 걸로 뭔 내기는 내기야~!!


나에게 계속 욕을 먹자 진영이는 우물 쭈물 하더니 털어놓듯 말했다.


“아니 저기 은지가 있는 데서 우릴 무시하니까...”

“뭐?”


들어보니 그 은지라는 애는 진영이가 마음에 두고 있는 짝사랑녀 였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대뜸 그렇게 질러버리냐?”

“강일아 너는 할 수 있잖아. 솔직히 내가 봤을 땐 우리과에서 니가 제일 센스 있고 잘 찍어! 너도 저 황남건 재수 없잖아~ 본때를 보여주자!”

“보여주긴 뭘 보여줘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걱정마 내가 도와줄게 내 영화 포기하고 서라도 니 영화 도와줄게!!”

“어휴 미친것아!!”

“제발~~ 나 버리지마~ 강일아~~”


진영이는 아에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걸 복걸 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지나치는 중앙 대로가에 있는 곳이다.

진영이의 통곡에 지나가는 학생들은 우리를 한 번씩 처다봤다.


“뭐야? 왜 저런데?”

“버리지 말라는 데? 둘이 사귀다 해어졌나봐~”

“어머 그렇고 그런 사이야? 우리학교 엄청 깨어있다~”


이 잡 것들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이대로 있다간 학교에 이상한 소문이 퍼질 지도 모르기에 일단 진영이를 진정 시켰다.


“야야 알겠으니까 이것 좀 놔!.”

“진짜지? 한다는 거지? 사랑한다 강일아~!!!”


그 외침에 우리를 보던 시선들이 더 수근 거리기 시작했다.


아 좀 제발 닥치라고 니들 다~~!!!!


나는 진영이의 입을 틀어 막고서는 얼른 자리를 떴다.


아휴 인생 다시 꼬인다~~


* * *


그 일이 있고 나서 두 가지의 변화가 생겼다.


하나는 그때 황남건과 있던 여자애들이 우리에게 꼬박꼬박 인사를 잘 한다는 것.

특히 진영이가 이걸로 싱글벙글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과 내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 이었다.


수업 때나 교내에 있을 때,

우리 과로 보이는 몇몇이 우리를 어처구니 없다는 듯 훑어보고 지나가기도 하고.

뒤에서 이상한 비웃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걔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가 황남건과 친한 선 후배들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악질같은 새끼가 하나 있는데 학과 기자재 조교를 하고 있는 최민기였다.

다른 애들은 뒤에서나 몰래 하지만 그 새끼는 대놓고 우릴 조롱했다.


“야 니들이 남건이랑 비빌 급이 되냐? 선배 망신 좀 그만 시켜라. 그냥 지금이라도 가서 대가리 박으면서 빌어~ 영화 좀 가르쳐 달라고~”


저 놈 역시 입만 살아서 영화는 어때야 된다 말만 늘어놓는 놈이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이런 저런 핑계만 대고 영화를 안 찍는다.

지가 했던 말 만큼 만들 자신이 없었겠지.


그런 뒤숭숭함을 뒤로 하고 나는 시나리오에 매진 하고 있었다. 진영이 놈은 진짜로 자기 영화를 포기 했는지 계속 나를 도와준다며 따라다니고 있었다.


오늘도 우리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업 중인 나와 다르게 이놈은 앞에서 실실거리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그날 인연으로 은지라는 후배와 어ᄄᅠᇂ게 연이 닿았나 보네


“야 너 시나리오 안 쓰냐? 시놉도 겨우 통과한 놈이.”

“새끼야 지금 내가 중요하냐? 니 영화가 중요하지. 신경쓰지 말고 얼른 써. 필요한 거 있음 말하고 커피 더 줄까? 케익하나 먹을 래?”

“너 나중에 또 마감 닥쳐와서 나한테 징징거리지마.”

“그건 걱정말고 그보다 말야...”

“왜?”

“황남건 그 새끼 이길 수 있지?”


이제껏 나보다 자신만만하던 놈이 갑자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다.


“아니 그게 은지가 그러는 데 황남건이 교수님이나 다른 선배들도 인정하고, 영화제에서도 상 받고 그랬던 애라니까.”

“너는 그걸 이제 알고 얘기하는 거야?”

“그래도 나는 니 영화들이 제일 재밌어서 그랬지...”


황남건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지만 굵직굵직한 큰 영화제들은 아니다.

특히 3대 영화제인 전주, 부산, 부천도 아니고. 어워드 개념인 백호영화상, 청상예술대상 같은 메이저 시상식은 당연히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영화제가 엄청 많다.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지역에서 하는 소규모 영화제에서 입상을 한 것이다.

자기도 그걸 아니까 내가 어느 영화제냐 묻는 말에 대답을 못 한것이다.


그리고 황남건의 영화는 어찌보면 코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철저히 영화제의, 그것도 심사위원의 취향에 맞게 설계되다 시피한 영화다.


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

사회적 이슈, 동성애나 소수자 같은 요소를 왕창 때려 박아 만든 영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상을 받거나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진 못한다.

하지만 심사위원이 보기에 이런거 하나 챙겨줘야 하지 않나 싶은 것이다.


그래서 황남건의 시나리오를 이기고 1등을 차지 할 수 있냐고?


내 대답은 이거였다.


“아니.”


진영이의 눈꼬리가 여덜 팔자처럼 축 쳐졌다.


“야 왜 그러냐~”

“1등은 황남건이 할 거야.”

“이 시나리오 다 써 보지도 않고 벌써부터 그런 소리 하냐!!”


칭얼대는 진영이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해주었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걔보다 시나리오를 잘 쓸수 있냐고?

100% 자신있다.


하지만 1등 할 수 있냐고?

불가능 0%다.


진짜 문제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황남건 아버지가 SJ 컬쳐스 임원이야.’


사실 이 산학협력이니 하니 하는 것 자체가 그랬다.

회사 돈으로 지 아들 챙겨주려하는 황남건 아버지의 계획.


‘내가 아무리 잘 한다 한 들 짜고 치는 고스톱을 어떻게 이기냐.’

진영이는 그런 것도 모르고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며 이러쿵 저러쿵 조언을 늘어놨다.


하지만 내가 계속 반응이 없자 특단의 수를 쓴다는 듯 한마디 툭 던졌다.


“안 되겠다. 오늘 소고기 먹고 힘내자.”

“그래! 내가 어떻게든 1등 해볼게!!”


내기... 할 만 한 데?


* * *


향긋한 봄날의 꽃내음이 사라져 가자, 그 자리를 더위를 예고하는 햇살이 채웠다.

정리하면 4월 말,

늦 봄과 초여름 사이라는 말 이다.


다른 대학생들은 중간고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발표의 그날이 되었다.


강의실 안에도 누가 3등 안에 들어 제작비를 받아 갈 것인가로 관심이 뜨거웠다.


“1등은 뭐 남건이가 하지 않을까?”

“그렇겠지. 그럼 2,3등은 누굴까?”

“이슬이도 저번 영화 잘 찍었던데.”

“정민이가 글은 잘 쓰잖아. 졸업하면 시나리오 작가를 한다고 하고”

“맞아 걔도 순위 안에 들 거 같아.”


그렇게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에는 나와 진영이는 없었다.


과거에도 나는 주목받는 학생은 아니었다.

나는 아무래도 연극과에서 넘어왔다 보니 그런 것도 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좀 달랐다.


우리 학교는 최남건 같은 예술적인 색채가 진해야 인정 받았다.

그놈이 인싸라 그런 풍토가 생긴 건가?


어쨌든 우리과 주류들은 늘 술마실 때 마다 하는 말이 있었다.


‘우린 예술을 하는 사람이지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러면서 어떤 것이 영화인지 자기들 끼리 정의를 내리곤 했다.

인간의 본성을 다뤄야 하며, 사회의 약자와 부조리, 세상의 이면을 파고 드는 것,

그것이 영화라 했다.


그 당시 나는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냥 재밌는 영화가 좋다고 했었다.

그래서 뇌 없는 멍청이 취급을 당했지...

진영이도 나와 같은 처지였다.

그 점 때문에 우리가 친해진 것도 있었다.


지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남들도 따라가야해?

자기 재밌는 거 하면 되는 거지.


그렇게 누가 받을 지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박교수가 들어왔다.

그 뒤로 처음 보는 30대 남자가 함께 들어왔다.


‘누구지? 기억에 없는데?’


내 기억에는 이날 박교수 혼자 였다.


박교수가 그 남자와 함께 단상으로 올라가 함께 섰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전설을 찍는 영화감독>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24.09.06 35 0 -
15 발연기 배우 사용법(7) NEW 22시간 전 31 4 12쪽
14 발연기 배우 사용법(6) 24.09.17 39 5 13쪽
13 발연기 배우 사용법(5) 24.09.16 43 6 14쪽
12 발연기 배우 사용법(4) 24.09.15 42 4 11쪽
11 발연기 배우 사용법(3) 24.09.14 44 4 14쪽
10 발연기 배우 사용법(2) 24.09.13 45 4 13쪽
9 발연기 배우 사용법 (1) 24.09.13 50 4 12쪽
8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2) 24.09.12 57 4 13쪽
7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 (1) 24.09.11 57 4 13쪽
6 0%의 승리(2) 24.09.10 67 4 14쪽
» 0%의 승리(1) 24.09.09 69 5 13쪽
4 니가 그렇게 영화를 잘 찍어?!! 24.09.08 73 4 13쪽
3 하늘이 준 기회 24.09.07 74 4 13쪽
2 개 같은 날의 오후(2) 24.09.06 83 4 17쪽
1 개 같은 날의 오후 (1) 24.09.06 108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