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드는 천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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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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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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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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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 배우 사용법(3)

DUMMY

그 말을 들은 양경민은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이 튀어 나왔다.


‘뭐야. 이자식은 왜 이리 자신 만만해?’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갔다.


다른 이 또래의 대학생이 그랬다면 좆도 모르는 새끼가 대가리만 컸구나 하며 무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첫 만남 때 이미 느꼈다.

이 녀석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진짜 감독이라는 사람들은 이런가 하고.


그러나 자존심이 있지 여기서 어떻게 넙죽 ‘네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러겠나?

이미 첫 인상부터 밀린 양경민이다.

계속해서 저 어린 녀석에게 끌려다니고 싶지 않다는 반항심이 끌어 올랐다.


양경민은 무시하듯 대꾸 햇다.


“그런 일 없을 거니 걱정 마세요.”

“아무렴요. 그럼 제일 좋은 거죠.”

“아무튼 고생하셨고 늦었는데 조심히 가시고 연락할게요~”


그렇게 양경민은 손을 흔들어 주고 돌아 섰다.


* * *


신민지와 연기 미팅을 마치고 나와 진영이는 C&P 건물을 나왔다.

밖에는 제법 시간이 흘러 늦은 밤이 되었다. 하지만 빌딩 창문들이 밤을 수놓는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돌아가는 데 진영이가 넌지시 말했다.


“근데 너 그 매니저 새끼한테 한 말 뭐야?”

“어떤 거?”

“신민지 연기 니가 해결해 준다며.”

“그랬지.”

“뭔데? 무슨 문제인지 알겠어?”

“대충 짐작 가는 게 하나 있어.”


내 말에 진영이는 호기심이 불타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뭔데? 뭔데?”


진영이는 기대감을 반짝이며 물었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확실한 답을 할 순 없다.


“일단 양매니저한테 연락이 와야지. 내가 틀릴 수도 있으니까.”


물론 틀리진 않을 거 같지만.


“연락이 안 오면 어떡해?”

“뭐 안 오면 연기가 늘었다는 거니까 그것도 나름 괜찮을 거지.”

“그 매니저가 안 할 수도 있잖아. 딱 봐도 건들 건들 한 게 아주 양아치 같던데? 그냥 짬때리거나 나 몰라라 하면 어떡해?”

“그럼 어쩔 수 없는 거지.”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내 예상으로는 연락이 올 거 같다.

방금 전에 그에게 불안을 심어 줬으니까.


‘양경민이 양아치끼는 다분하지만 그래도 매니저로 완전 쓰래기는 아닐 거야.’


만일 그랬다면 지금 제일 잘나가는 신민지를 옆에서 맡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담당 연예인이 나아지지 않는 발연기를 하며 고생하는데 가만 놔둔다?

진작에 회사에서 퇴출이다.


‘그 녀석을 믿고 기다리는 게 달갑진 않구나.’


편안하게 졸업영화를 찍으려던 내 계획이 어그러진 느낌이다.


원래 늘 계획 대로 되지 않게 인생이다.

그러나 그 끝에는 결국 계획한 것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것도 인생이기도 하다.


* * *


그날 이 후 나는 일단 신민지는 보류로 놔두고 다른 프리 프로덕션(준비과정)에 몰두 했다.


사실 대학생 단편 작업은 감독이 혼자 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수업들을 과감히 재끼고 오로지 영화 준비에 몰두 했다.

뭐 어차피 영화판 갈 때 성적표 들고 가는 거 아니잖아?


일단 시나리오를 다듬으면서, 지금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

바로 스테프들을 모았다.

사람이 있어야 일을 시키지!


진영이와 함께 학교의 야외 카페테리아에서 정리 중이었다. 그때 황남건과 마주친 그 장소에서.


대학 단편 과정에서 스테프를 구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일 잘하고 성격 좋은 애들을 추려서 연락한다. 그리고 스테프좀 해주세요~ 하고 부탁한다.

그럼 끝~!!


그 역할은 빨빨거리고 여기저기 끼어들기 좋아하는...

좋게 말하면 사교성 좋은?

진영이가 하고 있었다.


“어 그래그래 내가 또 연락 줄게 고맙다~!”


진영이는 전화를 끊고는 작성중인 스테프 명단에 체크를 했다.


“야 얼추 다 구했다. 우리 민지 여신님 덕분에 애들이 그냥 오케이다.”

“그래? 괜찮은 애들로 했어?”

“당연하지 새끼야. 흘러도는 소문과 다수의 증언을 통해 검증된 애들로만 픽했지! 그나 저나 너 밥값 술값 좀 깨지겠다?”

“괜찮아 제작비 지원 받았잖아.”


학교 내에서 스테프을 구할 땐 보통 페이를 주지 않는다.

그 대신 품앗이 하듯 상대방 영화를 찍을때 도와주거나, 맛있는 밥과 성대한 뒷풀이로 보답을 했다.


“이제 중요한 자리만 남았네.”

“그래 니가 신중하게 구한다 그래서 아무한테도 연락 안 했다.”


지금 얘기하는 중요한 자리는 스테프 중에서도 감독이란 이름이 따라 붙는 자리들.

촬영감독과 미술감독, 조감독이었다.


원래 장편영화 현장에서는 거기에 음향감독, 조명감독에 무술 감독에 CG감독 까지 더 많다.


하지만 학생 단편에서는 조명을 전문으로 할 만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보통 촬영감독이 조명까지 같이 본다.

음향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단편에서는 붐 오퍼레이터 정도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감독’이란 네이밍이 좀 웃기다. 비슷한 위치지만 누구는 실장, 기사고 누구는 감독이다.

물론 중요도에 따라 그러는 거 겠지만...

그래도 다 같이 고생하는 처지다.

어차피 주는 돈이 다를 텐데, 이름으로 차별을 둘 필요가 있나 싶긴 하다.


진영이가 정리 중인 스테프 명단을 보여주며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점찍어 둔 사람이라도 있어?”

“일단 조감독은 말야...”


진영이는 신중하게 내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내가 할 거야.”

“잉?”


예상 외의 대답에 진영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뭔 소리야? 너 연출해야지?”

“걱정마 현장에서는 연출부들 움직이게 할 거고 준비나 그런 건 내가 다 할 수 있어.”


진영아 너는 모르겠지만 내가 현장에서 진행한 회차만 해도 몇백 회차다.

폭발 장면, 차 충동 장면, 추락에 불 나고 물에 빠지고 안 찍어 본 게 없다...

그런 것에 비하면 학생 영화 3회차 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진영이는 계속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내가 괜찮다고 강하게 밀고 나가자 알겠다며 받아 들였다.


“그리고 미술감독은 외부에 돈 주고 사람 쓰자.”

“이얼 크게 나가는데~”


학생 영화는 늘 돈이 없기에 미술을 그냥 감독이 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할 것도 없기에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미술감독을 쓰면 디테일 적인 부분에서 크게 차이가 많이 난다.


그리고 나는 제작비 천만원이 있으니까!!!


그래서 영화인들의 구인구직 사이트인 무비 메이커란 사이트를 통해 구하기로 했다.


“됐고 이제 제일 중요한 촬영감독이 문제인데 말야...”


촬영 감독 얘기가 나오자 진영이가 한숨을 쉬며 혀를 찼다.


“안 그래도 언제 말해야 하나 했다.”

“왜 문제 있어?”

“너도 알다 시피 우리과에서 촬영 잘하는 애들은 황남건이랑 친하잖아. 그래서 누가 우리 영화를 하겠다 할지 모르겠다.”

“걱정마. 걔들 안 쓸 거니까.”

“누구 점찍어 둔 애가 있어?”

“응.”

“누군데?”

“정호영이라고 2학년 후배야.”

정호영이라는 이름을 듣자 진영이는 누군지 몰라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전 삶에서 이 친구와 접점이 있거나 친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기억하는 이유는

우리과 출신 중 촬영감독 입봉을 한 친구는 이 친구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독립영화에 저예산이긴 하다. 그러나 그 감독이 영화판에선 비쥬얼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런 사람이 촬영감독으로 픽 했다면 실력으로는 보증이 된 셈이다.


“걔 잘 하냐? 처음 듣는데?”

“니가 말한 황남건 따가리들 보단 나을 거 같은데?”


걔들은 학교 다닐 때는 입만 살았지 막상 졸업하고는 현장으로 가는 애들은 없었다.

촬영 일은 한다고 들어보면 방송국이나 인터넷 강의 촬영, 웨딩 촬영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 촬영감독에 비하면 아쉽긴 하잖아!


“근데 걔는 어떻게 알았냐? 나도 잘 모르는 애를?”

“응? 아 그게 말야... 우연히 걔가 찍은 거를 봤어. 근데 잘 찍더라고.”


이 놈이 이런 질문을 할 줄 몰라 대충 생각나는 데로 대답했다.

아 거짓말이 너무 서투른데?


“그래? 잘 찍어? 그럼 좋지!”


이놈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 투로 밝게 웃으며 넘어갔다.

단순한 새끼...


“야 근데 또 문제가 있다.”

“뭔데?”

“이건 소문이긴 한데 기자재 조교 하는 형 있잖아. 민기형.”


그놈 역시 황남건의 따가리 중 하나인데 조교의 지위를 남용하는 못 된 새끼였다. 자기와 친한 애들에게만 좋은 장비를 주고 싫어하는 애들에게는 고물 같은 장비를 주었다.


무슨 학교 조교 새끼가 학생들에게 갑질이냐 싶지만...

예체능 쪽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그 선배가 왜?”

“그 형이 너를 안 좋게 보는 게 있어서 장비를 안 주려 한다 뭐 그러더라고.”


대충 들어보니 연락하는 그 은지라는 후배를 통해 들은 얘기 인 듯 했다.

그래도 계속 연락하는 거 보니 잘 되나 보다 축하 한다 진영아~!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괜찮아. 살다보니까 그런 새끼들 꼭 있더라.”

“늙은이 같은 소리 하네. 너 나랑 동갑이야. 새끼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대충 좀 알아들어.”

“아무튼 니가 제작비 지원을 받았지만, 장비를 외부에서 빌리면 몇백은 깨지잖아.”

“그야 그렇지.”

“하 뭐 박카스라도 사들고 기자재 실에 가야하나 모르겠다. 아니면 교수님한테 얘기 해 볼까?”


진영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말해봤자다.

박교수야 앞에서 허허 웃으며 ‘잘 해야지~’ 한마디 할 거고.

조교는 앞에서만 ‘죄송합니다’ 하고 뒤에서는 더 치졸한 수작을 부릴 것이다.


그리고 또 더 큰 문제가 있다.


“교수도 나 싫어 할 걸?”

“엥? 왜?”

“글쎄다. 뭔가 나한테 꿍한게 있나?”

“하~ 이 새끼는 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길래 사방이 적이야?”


그게 왜 내 잘못이야...

지들이 황남건 1등 만들어주려다 못해서 그런거지.


일단 장비 문제는 나중 일이니까 넘어가고, 주요 스테프들을 정리부터 했다.


미술 감독은 사이트에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경력도 있고 만나보니 마인드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은지를 통해 정호영에게 연락을 했다. 둘이 동기 사이였기에 서로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

은지 후배가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는 데?


촬영감독으로 같이 하고 싶다 하니 시나리오를 보고 생각해 보겠다며 답이 왔다.

그 말에 진영이가 기분 나쁜 듯 툴툴 거렸다.


“뭐야 새끼가 선배가 부탁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 해야지 뭘 보고 결정해!”

“당연한 거야 짜식아. 자기가 촬영할 작품인데 신중히 검토 해야지. 학생영화라고 그렇게 하는 거 안 좋아.”


내 지적에 진영이는 민망해 괜히 헛기침을 했다.


“근데 얘 진짜 괜찮냐? 들어보니까 친구도 많이 없고 맨날 사진이나 찍으러 돌아다닌 다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거 말고도 촬영감독 지망이라고 하는 데 맨날 이렇게 비싸게 굴어서 애들이 잘 찾지도 않는데.”

“오히려 좋아!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어휴 꼴통 새끼. 그래 니 영화인데 누가 터치하냐 니 맘대로 해라~”


그렇게 촬영감독을 제외하고 기초 공사라 할 수 있는 스테프 모으기를 마무리 했다.


그 후 장소 헌팅과 시나리오를 다듬으면서 필요한 조 단역 배우들을 뽑았다.

무비 메이커 사이트를 통해 나이대가 있는 단역배우들을 뽑았고, 젊은 나이대의 배역은 연극과 동기들에게 부탁했다.


내 영화는 여주인공 원탑 이기에 다른 배역들의 중요도는 적었다.

그래도 소흘이 할 수 없었기에 연극과에서 배우를 하는 친한 사람들에게 비싼 술을 사 맥이면서 꼬셨다.


그렇게 하나하나 순조롭게 준비를 마쳐 갔다.

주연 배우 만 빼고...


* * *


신민지와 미팅을 하고 대략 한 달여 뒤

오늘도 저녁에 진영이와 회의 겸 진행 사항 체크를 하고 있었다.


“장소는 그렇게 픽스하고, 미술 감독님이랑 이번 주 소품 체크 일정 잡아. 그리고 장비 차량 어떻게 됐어?”

“어 스타랙스 두 대 일정 맞춰 렌트 해 놨어.”

“그리고 그날 촬영 장소 말고도 분장이랑 의상 할 공간, 배우 대기실 까지 있어야해. 우리가 배우가 유명세가 있으니까.”

“쓰읍... 차에서 대기 하면 안 되나? 걔네 차 진짜 좋은 거 탈텐데.”

“절~~~대 안 돼. 배우랑 현장이랑 단절 시키지마. 정 안되면 의상 분장실에서 대기 시켜.”

“알겠어. 하 이 새끼 원래 이렇게 까다로운 새끼였나?”


그렇게 하나하나 준비 된 것과 준비할 것을 나눠 체크를 해갔다.


“촬영감독은 연락 왔어. 일단 긍정적인데 한 번 만나서 얘기 좀 하고 결정하고 싶데.”

“드럽게 오래 걸렸네. 야 이렇게 하면서 걔를 써야 하는 거냐?”

“대신 콘티 관련 해서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 놨데. 그럼 시간은 훨씬 단축 할 수 있어.”


그때 진영이가 나를 가만히 바라봤다.


“왜 또 뭐 사고 쳤어?”

“아니 너 좀 이상한거 같아서.”

“뭐가?”

“작년엔 안 그랬잖아. 촬영 전날까지 소품 구하러 다니고 촬영 날 준비 안 되서 빵구 나고 시간 지연되고...”


이새끼 자꾸 아픈 과거를...

그때는 병아리 수준이었잖아!!


“그때 그랬으면 지금은 달라 져야지.”

“하... 완전 프로 같은데...?”


같은 데가 아니라 프로 였다!!


그때 였다.

전화 벨이 울리고 액정에 반가운 이름이 떠있었다.


“누구야?”

“신민지 매니저 양경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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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발연기 배우 사용법(6) 24.09.17 39 5 13쪽
13 발연기 배우 사용법(5) 24.09.16 43 6 14쪽
12 발연기 배우 사용법(4) 24.09.15 41 4 11쪽
» 발연기 배우 사용법(3) 24.09.14 44 4 14쪽
10 발연기 배우 사용법(2) 24.09.13 45 4 13쪽
9 발연기 배우 사용법 (1) 24.09.13 49 4 12쪽
8 1등의 혜택 혹은 페널티(2) 24.09.12 5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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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의 승리(2) 24.09.10 6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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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니가 그렇게 영화를 잘 찍어?!! 24.09.08 7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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