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의 은밀한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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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르까뮈
작품등록일 :
2024.09.09 22:00
최근연재일 :
2024.09.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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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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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의 신부

DUMMY

“엄마···. 엄마···. 엄마···.”

아이의 잠꼬대 간격이 짧아지고 있었다.


-삐···. 삐···. 삐, 삐, 삐···.


기계음 소리도 빨라지며 높아졌다.


“으흠···. 쿠우···. 나쁜 년, 각진 턱 깎느라 얼마나 개 고생했는지도 모르고···. 쿠우···.”


조 원장의 잠꼬대도 심해졌다.


제대한 후 처음 쓴 방독면은 그때보다 훨씬 답답했다.


“후···. 푸···. 팀장님, 이거 필터 뭐에요? 군대 거보다 더 갑갑해요···. 후···. 푸···.”


“후···. 푸···. 성인의 유골로 만든 필터···. 후···. 푸···.”


“유골? 뼛가루? 우욱···.”


혁수는 토할 것 같아서 방독면을 벗었다.


“뭐 하는 거야! 쓰고 있어···. 후···. 푸···.”


팡!


방의 전기가 나갔다.


시끄럽게 울리는 의료기 음도 멎었다.

새카만 어둠 속에서 혁수는 샷건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팀장님! 아무것도 안 보여요!”


“후···. 푸···. 총구 밑 라이트 켜!”


팟!

팀장의 권총 라이트가 먼저 켜졌다.


“앗, 눈부셔!”

켜진 라이트의 강렬한 빛이 혁수 얼굴에 쏟아졌다.

얼굴을 찡그린 채 혁수도 샷건의 부착된 라이트를 켰다.

두 개의 총구에서 쏘는 라이트만 어지럽게 방안을 훑었다.


“아이! 아이 쪽!”

팀장의 라이트가 먼저 아이가 누워있는 침대에 닿았다.


희뿌연 안개가 빛을 맞으며 서서히 바닥에서 일어났다.


“아직 쏘면 안 돼! 아이가 맞는다.”


팀장이 의자 앉아서 졸던 조 원장을 발로 밀쳐서 바닥에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진 원장은 그래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일어나던 안개는 어느덧 사람의 형체를 갖추었다.


그리고 나긋한 여인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는 환영의 신부 미스트라···. 잠들어라. 인간들아···.”


‘아···. 왜 이리 졸리지···.’

혁수의 눈꺼풀이 스르륵 닫혔다.


탕! 탕!


팀장의 권총이 불을 뿜었다.

조준은 정확했다.


총알은 인간 모양의 안개를 그냥 통과해 창문 판자에 박혔다.


“흐억!”


철컥!


졸음이 쏟아지던 혁수가 총 소리에 깜짝 놀라 산탄 총을 장전하며 정신을 차렸다.


“이따위 은 탄환이 날 해칠 수 있을 거 같아? 호호호···.”


“이런! 효과가 없나?”


안개 인간의 팔이 원추 모양으로 길어졌다.


슈 욱!


퍼 퍽!


“큭!”

송곳 같은 팔이 팀장의 오른쪽 어깨를 뚫었다.


“이 괴물 새끼가!”


-펑!


혁수의 샷건이 불을 뿜었다.


콰장창!


샷건의 탄환들이 창문 판자와 유리창을 동시에 날렸다.


유리와 나무 파편이 창밖으로 흩어져 날아갔고, 대신 도시의 밤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미스트라 몸에 난 구멍은 잠시 소용돌이치다 매워졌다.


슈-욱!


퍽!


뾰족한 안개 끝이 혁수의 옆구리를 찔렀다.

옆구리를 찌른 안개 송곳이 등을 뚫고 나왔다.


“아으윽!”


비명과 함께 혁수가 꼬꾸라졌다.

안개 형태의 괴물에게 총탄들은 소용없었다.

미스트라는 둘을 찔렀던 팔을 순식간에 거두었다.


둘은 몸의 난 구멍에서 피를 뿌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안개 인간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크흑! 총이 안 통하면···.”


“뱀파이어들도 물리적 몸은 다 있어···.”


팀장이 피가 흐르는 어깨를 감싸며 일어났다.

허리에 찬 말뚝 벨트에서 한 개를 뽑아 주먹으로 움켜쥐었다.


“혁수, 근처에 있다. 반드시, 놈의 본체를 찾아!”


“하지만, 팀장님 혼자서는!”


“내가 일단 시간을 벌어볼께!”


혁수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서 일어날 수 없었다.


“내···. 내 새끼들, 불쌍한 그놈들을 돌려줘!”

팀장은 피 끓는 절규를 외치며, 아직은 움직일 수 있는 왼손에 움켜쥔 말뚝으로 안개를 휘저었다.


하지만, 허공을 휘젓는 것처럼 안개를 허무하게 통과할 뿐이었다.


푸푸 푹!


미스트라에서 나온 긴 안개 송곳들이 팀장의 배에 박혀 등을 뚫고 나왔다.


“컥!”


송곳들에 꿰인 채 팀장의 몸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팀장니이이이임!”


눈앞에서 당하고 있는 팀장의 모습에 혁수의 분노가 타올랐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연료로 등이 뜨거워졌다.

등에서 생긴 뜨거운 기운이 어깨를 지나 팔로 쏟아졌다.


“아지랑이 년아! 이거나 먹어라!”


凸凸!!!


찬란!


손끝에서 퍼져나오는 빛의 폭발이 방을 순식간에 채웠다.


“성혈의 빛!?”


미스트라가 안개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저번 쾌남 엘리 때처럼 불타오르지 않았다.


“끼아아아아아···.”


외마디 비명 같은 외침을 마친 미스트라는 깨진 창문으로 흐르듯이 빠져나갔다.


팀장을 꿰뚫고 있던 미스트라의 팔들이 빠진 그의 몸이 털썩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욱. 쿨럭!”


쓰러진 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티, 팀장님! 괜찮으세요?”


옆구리를 움켜쥔 혁수가 무릎 걸음으로 팀장에게 다가갔다.


“쿨룩, 쿨룩! 해, 핸드폰 줘. 단축 번호 1번···.”


“핸드폰요?”


“그래···. 내 뒷주머니···. 쿨룩 쿨룩...”

팀장은 말을 토해낼 때마다 붉은 피를 뿜어냈다.


혁수는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1번을 꾹 눌렀다.


“아그리나는 1번, 자동차 보험은 2번···. 명심해···. 쿨럭!”


팀장의 말대로 아그리나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혁수는 지금 위치를 그녀에게 불러줬다.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 있었는지 불과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아니, 어쩌시다가···.”


그녀는 위급해 보이는 팀장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그에 배에 대었다.


“은총이 가득하신···.”

그녀는 작은 입을 움직이며 나지막한 기도를 했다.

그러자 팀장의 몸이 백열전구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으···. 으음···.”


팀장의 거친 숨이 점차 고르게 되고, 신음 또한 가라앉았다.


“됐어요! 자, 이제 혁수 씨, 누워요.”


그런 말 하기 전에 혁수는 이미 누워있었다.


아그리나는 혁수의 셔츠를 거칠게 뜯었다.


투투툭!


셔츠 단추가 사방으로 튀었다.


혁수의 탄탄한 복근이 드러났다.

옆구리 쪽 손가락만 한 구멍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으···. 저는 왜 옷을?”


“제대로 된 치료를 하려구요.”


그녀의 따뜻한 손이 혁수 배에 닿았다.


누워서 혁수 쪽을 보고 있던 팀장은 방금 치유 받은 부위의 옷을 쓰다듬었다.


‘나는 왜 옷 입은 채로···? 그리고, 제대로 된 치료?’


백열전구 같은 따뜻한 빛이 혁수 배에서 퍼져나갔다.


‘따뜻해···. 너무 기분 좋아···. 계속 다치고 싶어···.’


“.....여인 중에 복되시며······.”


혁수는 치료하고 있는 그녀를 지그시 올려봤다.

눈을 꼭 감은 채 열심히 기도를 낭송하는 그녀를.


그녀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툭.

툭.


그녀의 땀방울이 혁수의 단단한 가슴 근육에 떨어졌다.


‘아!’

혁수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애써 눌렀다.


“후유······. 이제 끝났어요.”


그녀가 팔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뒤로 주저앉았다.


“두 분 다 잠시 누워 계세요. 치유도 밥처럼 뜸 들일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밥?”


“뜸?”


“그래도 다행이네요. 어제하고는 달리······.”

어제의 트라우마가 생각났는지 말을 멈췄다.


“하······. 하···. 수녀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상처가 벌써 다 나은 것 같아!”

혁수가 애써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몸이 좋으시네요···.”


아그리나는 거칠게 혁수 옷을 뜯을 때와는 달리, 드러난 근육질 상체를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아, 이런!”


혁수가 뜯어진 셔츠를 끌어모아 가슴을 가렸다.


“그런데 두 분, 퇴치하셨나요?”


“가려, 짜증 나. 얼굴이 잘생기면 몸이라도 나쁘던가···.”

대답 대신 팀장이 자신의 재킷을 혁수에게 던졌다.


“아뇨, 도망친 거 같아요. 저번에는 凸로 타 죽였는데···.”


혁수가 받아든 재킷을 상체에 걸쳐 단추를 채웠다.


작아서 조금 조였다.


“뭐, 아까 그 기술 말고 딴 건 없어? 상스럽게···.”


“그래도 凸 덕분에 우리 산 거잖아요.”


슬쩍 혁수 쪽을 보던 아그리나가 물었다.

“그럼, 다시 나타날 수도 있겠네요?”


“네, 저녁 해지기 전까지 본체를 찾아서 태워야 합니다.”

팀장은 대답하면서 아직도 자는 조 원장을 발로 툭툭 찼다.


“흐음냐···. 쿠··· 납작 코도 겨우 세웠는데···. 빠드득···.”

조 원장은 이 난리 통에도 이까지 갈며 자고 있었다.


이게 미스트라의 마력?


“두 분 다 조심하세요. 어제오늘 제가 너무 힘을 많이 써서 며칠 간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아!”


아그리나가 휘청하며 혁수의 가슴에 쓰려졌다.


“수, 수녀님 괜찮으세요?”

혁수는 본의 아니게 그녀를 안았다.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새처럼 그녀는 혁수 품에서 살짝 바둥대며 빠져나왔다.


“괜찮아요. 아무튼, 전 이만 가볼게요. 그럼 주님의 은총이 있기를···.”


그녀는 한 손으로 머리에 썼던 코쿨라를 확 벗었다.


탐스러운 검은 머릿결이 속박에서 벗어나 찰랑거리며 어깨를 살며시 덮었다.


또각또각 매혹적인 걸음으로 그녀가 방에서 나갔다.


“요물이야···. 요물···.”

팀장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아 참! 사례비.”

마치 잠시 잊었었다는 듯 나갔던 그녀가 다시 들어와 팀장 앞에 섰다.


긴 쌍꺼풀 속의 푸른 눈빛을 팀장에게 쏘아 보냈다.


팀장이 주섬 주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자, 그녀가 냅다 낚아채서 안의 현금을 다 끄집어냈다.


차락!

은행원들처럼 순식간에 지폐를 부채처럼 펼쳐 세었다.


“흠, 남자가 너무 돈을 작게 들고 다니네···. 꼴랑 50만 원이 뭐야. 부족한 50만 원은 계좌로 부쳐주세요. 제 계좌 아시죠?”


그리고 윙크를 하며 사라졌다.


혁수는 이 모든 광경을 취한 듯 바라보았다.


“아그리나······.”


“혁수 씨, 정신 차려!”

팀장이 혁수의 양 어깨를 부여잡고 흔들어댔다.


“앗. 여긴 어디?”

그제야 혁수는 아그리나의 마법에서 깨어났다.


“혁수 씨, 절대로 저 여자를 마음에 둬선 안 돼! 저 여자는···.”


“네? 아, 아니에요. 제겐 미나뿐이에요.”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무튼, 절대 안 되네. 명심하게.”


어느덧 깨진 창에서 환한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들어온 햇살은 아이의 얼굴에 닿았다.


아이는 좋은 꿈을 꾸는지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으음!? 아니, 어떻게 된 거지? 흡혈귀는? 죽였소?”

원장이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으며 다그쳤다.


“그게···. 일단은 혁수 씨가 쫓아버리긴 했는데, 오늘 밤에 다시 올 거요.”


“아니! 댁들 뭐한 거요? 둘 다 무능해 빠져선···.”


혁수가 그 말을 듣자 분노를 터트렸다.


“뭐라고? 무능? 자식이 죽을 뻔한 순간에도 밤새 잠이나 쳐 자고선!”


“잠을 쳐자? 당신 말 다 했어? 잠시 존 거 가지고···.”


“혁수 씨! 진정해. 우린 영업 사원이다. 절대로 고객에게 화내선 안 돼.”


“흠, 이 양반은 그래도 뭘 좀 아네.”


“하지만, 고객이 안 사겠다면야. 물러가는 거지.”

팀장이 원장에게 바짝 다가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아니, 안 사겠다는 게 아니라···. 좀 더 잘해달라고···.”

팀장의 살기에 원장은 오그라들었다.


“제 부하 셋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원장님, 저희가 목숨을 걸고 하는 거 보셨죠. 그래서 아드님이 오늘도 저렇게 살아 있는 거고요.”


“그래! 좋아! 돈, 돈 더 줄게! 괴물 꼭 잡아줘요.”


“돈 따위는 필요 없고요. 딱 두 가지만 주세요.”


“그게 뭔데요?”


“존!중!, 믿!음!”


“존중···. 믿음···. 어떻게 주면 되는데요?”


“아까 그놈 오늘 밤에도 반드시 돌아옵니다. 해지기 전까지 그놈의 본체를 찾아야 하니까, 오늘은 이 집 저희 맘대로 하게 해주세요.”


잠깐 고민하던 원장은 시원스레 답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해요! 우리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아쉬운 아침이 그렇게 흘러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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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 원장 가족의 몰락 NEW 16시간 전 6 0 12쪽
10 부부의 세계 24.09.17 6 0 11쪽
» 환영의 신부 24.09.16 11 0 12쪽
8 첫 번째 특별영업 24.09.15 8 0 12쪽
7 이상한 사무실 24.09.14 8 0 12쪽
6 평범한 신입 사원 연수 24.09.13 6 0 11쪽
5 취업하면 변하지! 24.09.12 10 0 12쪽
4 백 실장의 습격 24.09.11 11 1 12쪽
3 경찰서의 불청객들 24.09.10 12 1 11쪽
2 성혈(聖血)의 빛 24.09.09 14 1 12쪽
1 눈물 그리고 피 24.09.09 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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