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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해은
작품등록일 :
2024.09.14 15:04
최근연재일 :
2024.09.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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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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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DUMMY

‘노래방이지? 맞아, 수현이 노래 좋아하잖아. 그러니 친구들과 노래방 간거야. 나 없이 클럽은 정말 아니야. 수현아, 대답 좀 해 봐.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고 있다고. 제~~~~ 발.’


그렇게 자기 최면을 걸어 위안으로 삼으려 노력해 본다. 정말 그게 사실인 것처럼.


최선을 기대하고 왔던 상황에서 어차피 최악의 상황으로 변모되었으니 제발 굽이 살피시어 차선이라도 되어주길 간절히 기원한다.


한별은 세상을 잃어버린 표정을 하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방으로 가자. 하.....휴.....”


그놈의 한숨 소리, 땅 꺼지겠다 땅 꺼지겠어. 수현이 한별에게는 세상인데, 세상이 무너지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는 힘없이 발걸음을 뗀다. 지켜보던 병길의 눈에서 불꽃이 튄다. 절친이 저러고 있으니, 울화가 치밀어 버럭


“야! 남자가 칼을 뽑았는데,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나 아산의 카사노바 김병길 죽어도 그냥은 못 들어가.”


갑작스러운 돌변에 근심스럽다. 저 덜떨어진 인간이 또 뭔 짓을 할지 모르니.


“야야, 야 왜 그래? 뭘 어쩌려고.”

“어쩌긴 어째, 배신자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줘야지. 깨닫게 해줘야지. 오늘 꽃들에게 벌침 맛을 제대로 보여줄 테다.”


그리곤 벌이 침을 쏘듯 엉덩이를 격하게 흔들어 댄다.


“이런 쓸모없는 폐기물!”


들고 왔던 애먼 닭 봉투에 화풀이하듯 방에 패대기치고는 한별의 팔을 잡고 막무가내로 끌고 간다.


“야야, 어딜? 어어.”



****

“야~ 호.”

“후~ 훗.”


EDM 음악이 터질 듯 흘러나오고 있는 클럽에서 음악에 심취되어 근본 없이 몸을 이리로 저리로 흔들어 대던 향미가 수현을 보며 웃음 짓는다.


“지지배, 지랄맞게 빼드만 아주 신났네. 클럽 전세 냈네. 전세 냈어! 수현아!!”


알고 보니 전세는 향미가 아니라 수현이 냈다.


수현은 처음 와 보는 별천지에서 음악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남들의 시선은 외면 한 채 자신만의 스웩에 빠져 이래, 저래 흔들어 보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엔 잔망스러운 몸짓, 망측스러운 몸짓, 둠짓둠짓, 아, 꼴 보기 싫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나게 흔들어 댄다.


향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음악 소리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어 보이자, 수현의 귀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한다.


“어때 잘 왔제? 은제 우리가 클럽 와 보나.”

“괜찮을까?”


향미가 말을 걸어오니 그제야 정신 차리고 순간 자신의 일탈이 걱정스럽다.


“딱 한 시간만 놀다 가자. 그럼 모를 기다. 어때 신나제? 오길 잘했제?”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인다.


한별과 병길이 그렇게 세상을 다 잃은 듯 탄식과 실의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수현과 향미는 방의 친구 여섯 명과 함께 향미의 주도하에 짙은 화장을 하고는 클럽에서 춤에 빠져 있었다.


불쌍한 최 한별 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히는 중이다. 아니 이 정도면 이미 발목 잘려 나갔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무아지경에 빠진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춤추던 무리 사이로 10여 명의 남자들이 둘러싸며 점점 좁혀 온다.


그러고는 그중 한 남자가 몸을 밀착시키며 부비부비 같이 리듬을 탄다.


‘드디어! 우~후, 이쁜 건 알아가지고.’


남자들의 접근이 없어 못 내 아쉬워하던 향미는 반색한다. 나름 싸 보이지 않게 빼기도 하고 은근히 남자의 행위를 즐긴다.


역시! 향미는 프로다.


반면 처음 겪는 수현은 남자들이 붙는 것을 눈치채고는 부담스러워한다. 걱정스러워 들을까 봐 손으로 향미의 귀를 가린다.


“향미야! 뭐야 이 아저씨들.”

“왜, 좋은데 그래. 여기서는 남자가 있어야 맛이제. 이기 추억이다.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즐겨. 클럽 오면 다들 이러고 논다.”


향미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하고는 더 격하게 흔들어 댄다. 향미의 말에 다소 안심하고는 수현도 계속 리듬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너무 밀착하는 느낌을 받는 향미


‘왜, 이렇게 붙어.’


급기야 자기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더듬는 느낌이 나자 바로 발끈한다.


“야! 새꺄 어딜 만져!”


소리치며 더듬던 남자를 향해 도끼눈을 날린다. 남자는 흠칫 놀라며 손을 급히 뗀다. 그런데 그게 향미가 소리쳐 놀란 것이 아니었다.


“앗! 어후, 쏴리. 조명 때문에 이쁜 줄 알았는데 떡인 줄 몰랐어.”


사과는 했는데 이건 사과가 아니지 않나. 황당한 소리가 향민의 성난 가슴에 불을 지핀다.


“뭐라고? 뭣 같이 생긴 놈이 뭐라는 거나!”

“아후, 귀 나가겠네. 못생긴 년이 목청하고는, 옆에 이쁜이는 가만있는데 꼭 뭣 같이 생긴 년들이 튕긴다니까.”

“하하하.”


주변에 있던 무리가 동시에 웃어 재낀다. 그때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던 수현이 용기 내어 나선다.


“재수 없어, 향미야 나가자!”


수현과 향미가 급히 나가려 하는데 욕하던 남자가 갑자기 수현의 팔을 낚아채고는 자신의 품으로 확 끌어당긴다.


급작스러운 행동에 이렇다 할 저항도 못 해보고 속절없이 처음 보는 남자 품에 안기고는 화들짝 놀란다.


“뭐뭐, 하는 거예요. 놔주세요!”


빠져나가려 발버둥 친다. 그러나 놔 줄 기색은 전혀 없었다.


“놓으라고요. 저희 고등학생이에요.”

“아~ 하이스쿨, 고삐리면 더 환영이지.”


수현이 뿌리치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남자의 억센 팔 힘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다시 있는 힘을 다해 빠져나오려 몸부림 쳐보지만 치면 칠수록 그 남자는 더욱 거세게 조여 들어왔다.


그때


“야이! 미친 새끼야 안 놔!”


향미가 소리치며 달려 들으려 하자 패거리 중 하나가 향미의 팔을 잡는다. 그리곤


“너희들 영광인 줄 알아.”


수현을 안고 있는 남자를 손바닥으로 가리키며


“이분이 어떤 분인 줄 알아? 알게 되면 오늘 알아서 치마 내린다. 오늘 봉 잡은 줄 알아. 하하하.”


향미가 성적 희롱에 눈이 터질 듯 격노한다.


“뭐!! 이런 양아치 새끼들을 그냥!


향미가 잡은 손을 뿌리쳐 밀어내고는 수현을 잡고 있던 남자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차 버린다.


“아악!”


그 틈을 타 수현을 잡고 인파를 헤치며 클럽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정강이를 얻어맞은 남자는 고통으로 신음하며 오만상을 찌푸린다. 한쪽 발로 총총 이리로 저리로 뛰어다니니 이건 뭔 춤이야? 복고 토끼춤? 주변의 시선이 다 쏠린다.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던지 아무렇지 않을 듯 애써 의연한 척 테이블에 걸터앉는다. 바지를 걷어 올려 패인 자국을 확인하고는 아직도 아픈지 정강이를 매만진다.


“아~으, 저런 쌍년을!”


그러다 좀 전의 이쁜이를 떠올리곤 야한 몽상이 머릿속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지 찌그러져 있던 얼굴이 흉측한 미소의 얼굴로 급변한다.


“하, 볼수록 귀엽단 말이야. 너희들 뭐하냐. 나 이쁜이 마음에 든다. 제일 먼저 잡아 오는 놈에게 이 시계 준다.”


자기 손목에 걸친 명품 시계를 가리킨다. 패거리들은 눈이 뒤집혀서는 쾌재를 부르며 수현과 향미를 뒤쫓는다.


“유~ 호!”


클럽에서 나온 둘은 두려움에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전력으로 내달렸다. 얼마나 정황이 없었던지 남겨둔 반 친구 6명은 어디로 갔는지 살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반 친구들과 찢어지고 얼마나 뛰었던지 숨이 목에까지 차오르자 그제야 멈춰서서 숨을 고른다.


“헉, 헉 괜찮나? 마이 놀랜긋 같은데.”


수현을 위로 한다. 저질 체력 수현은 힘에 겨운지 헛구역질까지 해 입안이 쓰다. 간신히 가쁜 숨을 내뱉어 호흡을 고르고 말을 꺼낸다.


“허억, 아직도 가슴이 뛰네.”

“야, 그건 뛰어와 그런기고. 뭐노, 니 클럽 처음이가? 클럽에서는 이렇게 찝쩍대는 애들 많다.”

“어어. 처음이지. 고2가 나 아직 놀라서 손이 떨려.”


수현은 뛰어와 숨이 가쁜 것도 있었지만 처음 겪는 남자의 추행에 심장의 벌렁거림이 좀처럼 멈추질 않았다.


“아구, 음악 한다는 애가 보기보다는 쑥맥이네. 이런데 자주와 트랜드를 알아야제. 아무튼 어때, 오늘 재밌었제?


고개를 끄덕인다. 수현은 놀란 마음이 다소 진정되자 클럽에서 자신이 흔들어 댔던 춤사위가 머릿속에 떠올라 손발이 오그라들며 몸이 배배 꼬인다.


“킥킥.”


혼자 웃어대며 말한다.


“재밌었어. 재밌기는 했는데... 그나저나 애들은 무사히 잘 나왔으려나 걱정되네.”


조금 전까지는 키득대며 혼자 웃더만, 이제는 친구들의 걱정에,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니 표정이 마치 열대우림 기후처럼 변화무쌍이다.


이번에는 수현의 근심 어린 표정과는 달리 향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피식 웃는다.


“알아서 잘 빠져나왔을 기다. 게네들 얼굴 보면 안심이다. 그냥 아무 위험 없는 안전지대, 바로 그그다. 그러니 걱정마라.”

“뭐? 안전지대, 큭.”


갑자기 반 친구들을 디스하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실소가 터졌다. 이내 친구들에게 미안했든지 정색한다.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말은 그렇게 해놓고 다시 얼굴은 웃음 모드로 변경된다. 그렇게 주고받으며 한숨을 돌리고 나서야 땅바닥으로 향했던 고개를 들어 서로를 쳐다본다.


일시에 못 본 것을 본 것인 양 폭소가 터진다.


“풉으하하하.”

“큽크하하하.”

“하하하, 배꼽이야. 얼굴 좀 봐”

“지, 얼굴은 큭큭큭.”


서로 자기 얼굴은 확인 할 수 없으니 주제 파악 못 하곤 상대방의 얼굴만 보고 박장대소다.


클럽에서 신나게 뛰어놀아 이미 등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흥건해져 있었는데 도망쳐 전력 질주까지 했으니, 얼굴은 땀범벅이 돼 분은 덕지덕지 들떠 있었다.


그뿐이 아니다. 마스카라는 조금이지만 흘러 내렸고 붙였던 속 눈썹은 떨어져 나가려 덜렁덜렁 아, 추하다 추해.


“아차, 가방”


둘은 급히 도망 나오느라 가방을 놓고 나왔다. 그렇다고 지금 가방을 찾으러 갈 수도 없고 화장품과 핸드폰이 있는 가방을 놓고 나왔으니 어쩔 수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 놀라 사고라도 당하기 전에 급히 서로의 거울이 되어 자신들의 윗도리로 대충이라도 정리한다. 그때


“헤이, 프리티걸 왓썹?”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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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발차기 24.09.17 11 0 11쪽
8 윙크 24.09.17 10 0 16쪽
7 개만도 못한 인간 24.09.17 8 0 14쪽
6 병날 24.09.16 12 0 12쪽
5 너랑 하고 싶어 24.09.16 12 0 14쪽
» 클럽 24.09.16 15 0 10쪽
3 환상의 콤비 24.09.15 13 0 13쪽
2 ‘ㅈ됐다!!’ 24.09.15 15 0 13쪽
1 수학여행 24.09.15 23 0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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