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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해은
작품등록일 :
2024.09.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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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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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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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

DUMMY

“다음부터는 양보 안 한다. 한별이 단디 챙기라. 내가 언제 업어 갈지 모르니.”


수현은 대답 대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렇게 둘은 향미의 배려로 함께 구급차에 오른다.


구급차 안은 무거웠다. 수현은 걱정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여 죄스러워한다. 한별의 시선을 피해 좁은 구급차 안, 시선을 고정할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인다.


한별의 시선을 피하려 애써 보지만 결국에는 스치는 한별의 눈과 마주하고는 면목이 없으니 바로 고개를 숙이고 만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정수리를 한별에게 대 놓고 까주는 수현이었다.


그런 수현의 행동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모르겠다. 놀랐고 걱정스러워할 수현의 마음을 감싸주고 싶어 어떤 말을 건넬까? 고민 고민 해보지만, 당최 딱히 맞는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다 포기한다. 이럴 땐 말보다는 행동이 낫겠다 싶어 슬며시 손을 잡는다. 수현은 그제서야 숙였던 고개를 들어 금방이라도 쏟아낼 듯한 눈망울로 응시한다.


재빨리 장난기 어린 윙크를 표정을 바꿔가며 연속으로 날린다. 그리곤 부드러운 미소로 마무리 한다.


최선의 선택이었다. 수현은 미안함을 무마하려는 듯 멋쩍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하지만 근심 가득한 표정은 감주치 못하고 얼굴에 그대로 배어 묻어 나오고 있었다.


“마....많이 아프지? 미안해, 나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입가에 담아 두었던 미안함을 간신히 건네고는 다시 고개를 푹 숙인다.


“아냐, 하나도 안 아퍼.”

“거짓말....”


목소리에 침울함이 삭혀있다.


“아아, 아아아!”

“어디, 어디 어떡해.!”


갑작스러운 한별의 호들갑에 수현은 놀라면서도 자기가 어찌할 수 없으니 속만 태운다.


“아아, 아프다. 마음이 네가 울면 내 맘이 아프다고.”

“.... 큭.”

“킥킥.”


이런 제길! 여기가 구급차 안이지. 지네들 사랑 놀이터인 줄 아나, 둘의 사랑 놀음에 쥐구멍을 열심히 파고 있는 이가 있었다.


같이 탄 소방 구급요원. 둘은 키득대다 뭐 씹은 얼굴의 시선과 딱 맞닥뜨리고는 뻘쭘해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다시 웃음이 터진다.


“큭큭”

“키익”


시답지 않은 농담으로 수현의 눈물을 거두려 했던 한별의 시도는 대성공이었다. 둘은 다시 말이 없었다.


하지만 좀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둘의 시선은 서로를 향해 고정돼 있고 각자의 눈 안에는 서로가 들어가 움직이지 않았다.


‘수현아, 걱정하지 마. 아무렇지 않을 거야.”


그렇게 한별은 수현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한별은 응급 진료를 받고 바로 봉합수술에 들어간다.


전신 마취 대신 팔과 손목에만 마취를 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수술 시작 후 4시간 경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수술실로 들어간 지 4시간 12분째가 지나가는 지금도 수술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초 3시간 정도가 걸릴 것 같다고 얘기 들었는데 지체되는 것에 아무런 설명이 없다.


뭐, 간호사든 누구라도 나와야 뭘 물어볼 텐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현은 극도로 불안해하며 1시간 전부터는 복도를 왔다 갔다 앉아 있질 못한다.


똥마련 강아지처럼 수술실을 계속 서성인다.


“정신없다. 앉아라 좀.”


택시를 타고 뒤따라온 향미가 1시간이 넘도록 앉질 못하고 이리로 저리로 방황하는 수현이 걱정이 되어 은유적으로 타박했다.


얼핏 보이는 수현의 낯빛은 잿빛이었고 계속 움직이면서도 두 손을 맞잡거나 손을 움켜쥐는 등 초조해하는 빛이 역력했다.


향미의 타박이 안 들리는 건지 들리면서도 앉을 생각이 없어 무시는 건지 미세한 반응조차도 보이질 않고 계속 배회한다.


걱정스러워 속이 타는 것은 향미도 마찬가지였다. 나지막이


“수현아....”


수현을 부르며 뒤에서 손을 어깨 위로 올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어.... 어”

“괜찮을 기다. 걱증 마라.”


고개를 끄덕여주며 안심시키려 한다. 향미의 위로에 힘들었는지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을 터뜨리며 자책한다.


“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아. 흐흑.”

“걱증마라. 수술 잘될기다. 알잖나? 한별이는 어떤 남자보다 강하는 걸.”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이렇게 됐어. 나만 아니였으면 내가 클럽에 가지만 않았다면, 내가 미쳤었나봐. 흑흑.”


향미의 위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서럽게 울어대니 향미의 마음도 편치 않다.


편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수현만큼이나 극도로 불안한 것이 지금 향미의 심정이었다. 사건의 발단이 어디에서 부터인가?


선생님들의 지시를 어기고 클럽에 간 것이 원인이다. 수현은 계속 가지 않으려 했다. 몇 번의 거부를 향미가 꺾어 버리고는 거의 끌고 가다시피 해서 갔으니, 내색만 안 했을 뿐 수현만큼이나 불안해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한별이 손을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경우이지만 수술 시간이 예상 시간보다 많이 길어지고 있었으니, 그 혹시나가 머릿속에서 자리 잡고는 떠나질 않아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지켜보던 선생님도 안쓰러웠던지


“그래, 수현아, 우리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긍정적으로 되는 거야.”


그리고 수현의 등을 두드리며 다독인다.


마침내 5시간이 넘어서야 수술이 끝났다. 수술 집도의가 환자가 의식이 선명하니 한별에게 직접 수술 경과를 설명한다.


“환자분.”

“네.”

“음.... 지금 MRI 결과도 나왔는데 머리는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 증세로 충격 때문에 약간 부어오른 것 빼고는 괜찮아 보입니다. 다행히 찢어진 부위도 그렇게 크진 않아요. 대략 2cm의 열상이라 머리 부분은 스테이플러로 봉합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선생님, 손은요?”

“좀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잘 됐습니다.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별은 5시간 넘게 수술이 진행되자 진이 빠지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잘됐다는 의사의 말에 그제야 안도한다.


“혹시 운동선수인가요? 팔 근육이나 몸이....”

“네, 유도를 좀 하고 있습니다.”


한별의 대답에 의사는 좀 전과는 달리 낯빛이 어두워지고 호흡을 들이키고 내뱉는다.


“쓰~ 흡, 흠..... 안타깝게도 유도는 앞으로 좀 힘들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반전의 말에 놀라 눈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이 일그러진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손에 박힌 병 조각은 모두 제거했습니다만 상처가 너무 깊어서 인대 손상이 컸습니다. 그나마 신경 손상이 거의 없었던 게 천운이었습니다.”


좀 전에 틀림없이 잘됐다고 하지 않았나. 의사의 설명에 한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수술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도 생각보다 손상 부위가 깊어 지체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 이어놓고 복구는 했는데, 유도면 손을 쥐는 악력이 중요할 텐데....”

“좀 전에는 수술 잘됐다고 하셨잖아요?

“최선을 다했습니다. 깨진 병이 너무 깊숙이 파고들어 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만하길 정말 다행입니다. 자칫했다간 손이 관통될 뻔했습니다.”

“그 그럼, 손을 쓸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건 아닙니다. 치료 계속 받고 꾸준히 재활치료 하시면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다만 유도 같은 강한 악력이 요하는 운동선수의 생활은 앞으론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운동선수인 건지 물어본 겁니다.”

“하....”


한별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튀어나 버렸다. 아무 말 못 하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멍해한다.


“환자분?”

“....”

“환자분?”

“선생님?”


한별은 대답 대신 오히려 되물었다.


“네.”

“지금 이 사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네? 그건 좀 곤란한데 미성년자라서.... 학교 선생님이 보호자로 기재되어 있던 것 같던데 그래서 얘기해야 하는데.”

“부탁드립니다. 선생님이 제 부모님도 아니고 제 개인 일입니다. 환자 정보이니 환자의 동의 없이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아 주세요.”

“흠.... 굳이 꼭 그렇게까지?”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환자분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한별의 강력한 요구에 결국에는 의사의 동의를 얻어냈다. 수술이 끝난 후 병실로 옮겨지기 위하여 대기하는 사이 한별은 혼란스러워했다.


10년을 넘게 한 유도를 이제는 못 하게 됐다는 사실을 하소연조차 할 사람이 없어 ‘내 맘이 어떤 건지’ 그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죄책감에 시달릴 ‘네 맘은 어떨는지’ 혼란스러웠다.


병실로 옮겨진 한별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선생님, 수현, 향미, 병길이 맞이한다. 5시간 만에 마주하는 수현의 눈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눈을 하고 있었다.


죄스러움에 먼저 나서 선뜻 말조차 꺼내지 못함을 한별은 안다. 그러니 한별이 나서 일부러 과장되게 너스레를 떨어대기 시작한다.


“왜, 이렇게 다 왔어? 나 죽었을까 봐! 봐라, 봐라 멀쩡하다.”


그렇다고 모르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임을. 멀쩡하다니? 피를 그렇게 흘리고 봉합수술만 5시간을 넘게 받았는데. 한별의 말에도 병실의 모든 이의 근심 어린 눈빛이 한별의 손에 집중된다.


“멀쩡하대도, 내 걱정은 말고 빨리들 돌아가. 수학여행인데 일정 소화하려면 가서 좀 자야지. 지금이 몇 시야.”


시간은 이미 새벽 5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한별의 말에도 누구 하나 나서 호응해 주지 않고 침울해하자 재차 한별이 나선다.


“정말 괜찮다니깐, 얘네들이 날 뭘로 보고는. 정말이에요. 아무렇지도 않아. 의사 선생님도 수술 잘됐다 하셨어.”


오히려 지금 한별의 태도가 수현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기어이 눈에 고여 있는 눈물이 넘쳐나 흐르기 시작한다. 한별에게 버럭 안긴다.


“수.....수현아.”

“미안해,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 봐.”

“미치다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봐봐, 손가락도 움직이잖아. 붕대만 풀면 아무렇지도 않아. 정말이야.”

“아무 말 마,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수현을 안고 있는 지금 한별은 결심한다. 평생 비밀로 할 것을. 그깟 손, 지금의 보상이면 충분하다. 나, 최 한별 지금 너~무 행복하다.


한별의 행복이 누구에게는 너무 못마땅하다. 그 광경을 눈을 흘기며 고깝게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으니 선생님이다. 표정이 영~ 그러니 기어이


“야~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희 둘...... 응? 떨어지지. 선생님 앞에서 이건 좀....”


그러자 향미가 또 손가락을 모은다. 모아서 힘주어 푹 찌르려 훼인트 액션을 하자, 눈치채고는 잽싸게 피한다.


이럴 때는 누구 못지않은 빠른 눈치다. 선생님의 눈이 째진다. 뱁새 눈을 해가지고는 목소리도 째진다.


“야, 너? 선생님한테 맛 들였어?”


향미와 병길의 눈이 마주한다. 말도 없었는데 사전 약속이나 한 듯이 바로 행동에 나선다. 합심하여 입을 틀어막고는 밖으로 끌고 나간다.


“우욱, 욱욱욱.”


이제 둘만 남았다. 어색한 침묵만이 병실에 가득하다. 역시 이럴 땐 남자인 한별이 나선다.


“아, 자식들이 경찰만 안 왔어도 내가 아주 다 작살을 내는 건데 감히, 누구 여자를 건들고, 지랄이야!”

“푸흡.”


뭐 분위기 나쁘지 않으니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 확실히 너는 내 여자라는 도장을 찍으려는 심산이었다. 수현도 누구 여자란 말이 싫지는 않은 눈치다.


한별은 수현의 반응을 살핀다. 괜찮다. 웃음 지어주기까지. 다른 때 같았어 봐. 어딜, 수현이 이런 말 낯간지러워 질색하니 꺼내지도 못해볼 말을.


“내 여자는 나만 터치 할 수 있어!”


수현의 싫지 않은 반응에 고무되어 한껏 업된다. 이번에는 말에서 더 나가 모션까지, 유도 기술 업어치기를 흉내 내며 손을 꽉 쥔다.


“이것들을 그냥 아아! 아아.”

“움직이지 마, 방금 꿰맸잖아.”


한별은 둘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늘어지는 천근 같은 눈꺼풀을 이겨내지 못한다. 수현은 그렇게 있어 줬고 한별은 긴장이 풀려서인지 바로 잠들어 버렸다.


한별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담임 선생님이 병실을 지키기로 하고 모두 숙소로 복귀한다.


한별은 평소보다 부족한 잠이었지만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밴지라 8시에 눈을 뜨고 아침 회진을 맞이한다.


“잘 잤어요? 얼마 자지도 못했겠네.”


의사는 진료 챠트를 쭉 살핀다.


“손가락 한번 움직여 보세요.”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차례로 움직여 보인다. 힘을 주어 움직일 때마다 통증으로 찌릿찌릿하지만, 다행히 다섯 손가락 모두 무난히 반응해 준다.


“좋습니다. 다행이네요. 생각보다 경과가 좋네요.”


설명이 끝나 돌아서는 의사를 한별이 잡는다.


“선생님?”

“?”

“저, 퇴원하고 싶습니다.”

“예? 수술 결과가 좋다는 거지. 퇴원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녜요. 적어도 일주일은 입원해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선생님, 통원 치료 받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한 번뿐이 없는 수학여행을 병원에서 보내기는 싫습니다. 친구들과 함께하게 해주세요.”

“그 심정은 알겠는데 아직은 무리예요. 상처가 깊어서 예후를 좀 더 지켜보는 게 좋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른 여행은 다시 오면 되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수학여행은 다시 올 수 없잖아요. 한 번뿐입니다. 한 번뿐.”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아픈 손으로 가까스로 검지를 세워 한 번뿐임을 강조한다. 곧이어 왼손도 오른손을 감싸며 애절한 눈빛으로 의사를 바라본다.


누구나 고등학교 수학여행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감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의사도 잊고 있었던 수학여행 때의 기대, 흥분을 한별의 애절한 눈빛을 통해 잠시나마 떠올라 생각에 잠기게 했다.


그러다 결국 한 번 뿐의 수학여행이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는 한별의 눈을 외면하지 못한다.


“음.... 꼭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그 대신 약속하세요. 우리병원이 아니라도 1주일 동안은 매일 통원 치료 받겠다고.”


순간 고통도 잊고 주먹을 꽉 쥐는 한별, 기쁨에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걸 병실인 관계로 참아 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한별은 강하게 주장했지만, 반신반의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본인은 상처의 깊이를 의사는 알고 있기에 퇴원이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말해 보지 않으면 가능성은 0% 아닌가,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는 순간이었다.


“약은 1주일 치 처방해 줄게요. 그리고 필요할지 모르니 진료기록도 받아 가세요. 돌아가서 통원 치료 받을 때 다른 병원에서 필요할 거예요. 명심하세요. 상처가 아물기 전까지는 절대 무리하면 안 됩니다.”

“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기뻐하는 한별을 바라보며 여의사는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흐뭇해한다.



그때 잠시 나갔다 오겠다던 선생님이 들어온다.


“뭐냐? 뭔데 난리야. 의사 선생님이니까 감사하는 마음 갖는 것은 당연한데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뭔데, 연신 감사 인사야. 명심은 또 뭐고?”

“놀라지 마세요. 저 퇴원해도 된대요! 수학여행 일정 소화해도 된대요. 우~ 와! 의사 선생님이 계속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 얼마나 심장 조렸는지 몰라요. 저 한 번뿐인 수학여행을 소독약 냄새나는 병원에서 지낼 것 같아 조마조마했었다구요.”


한별의 반응과는 달리 선생님은 놀라 하지도 기뻐하지도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냥 차갑다. 선생님 반응이 왠지 좀 꼬름하다. 물론 믿고 있던 내가 사고 쳐서 실망하실 수는 있는데 지금, 이 표정은 그쪽은 아닌 것 같고 마치 한심하다는 듯 조롱하는 것 같은데, 왜?


한별은 담임 선생님께서 말씀도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만 보고 있으니, 영문을 몰라 한다. 드디어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그냥, 병원에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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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둘만의 몽상 NEW 20시간 전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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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뽀족한 수 24.09.18 9 0 12쪽
10 내시 24.09.18 10 0 17쪽
9 발차기 24.09.17 11 0 11쪽
» 윙크 24.09.17 10 0 16쪽
7 개만도 못한 인간 24.09.17 8 0 14쪽
6 병날 24.09.16 11 0 12쪽
5 너랑 하고 싶어 24.09.16 12 0 14쪽
4 클럽 24.09.16 14 0 10쪽
3 환상의 콤비 24.09.15 13 0 13쪽
2 ‘ㅈ됐다!!’ 24.09.15 15 0 13쪽
1 수학여행 24.09.15 23 0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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