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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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최근연재일 :
2016.02.22 13:39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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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48
추천수 :
55,008
글자수 :
246,269

작성
16.01.06 15:02
조회
29,018
추천
883
글자
8쪽

7. 친구야, 미안하다!

DUMMY

빽빽하게 자라난 나무들 때문에 근처에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몹이 한 마리도 없는 이곳을 오는 플레이어들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

‘올라가볼까.’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했지만 이곳이 맞았다.

회귀 전, 100레벨 넘었을 때는 세트 아이템을 맞출 생각에 이곳을 자주 찾아왔었다.

‘역시, 여기가 맞구나.’

회귀 전에 이곳을 왔을 때는 던전이 이미 발견된 뒤였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언덕을 올라가는 길이 등산로처럼 좌우에 로프가 연결되어서 쉽게 올라갔었다.

자꾸 헷갈리는 것도 거기서 오는 차이였다.

하지만 언덕 정상 부근으로 올라가는 순간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확신이 생겼다.

‘저기야!’

입구가 무성한 덩굴로 가리어져 있었지만 몇 번 와본 적이 있기에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입구를 가리고 있던 덩굴이 모두 제거된 순간 그토록 고대하던 시스템 메시지가 연속해서 들려왔다.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던전, 기이한 곤충의 소굴을 발견했습니다.

-확인결과 2급(출입 제한: 최소 90레벨 이상) 던전으로 드러났습니다.

-던전의 발견 사실이 대륙 전역에 공개가 됩니다.

-던전을 최초로 발견한 공로가 인정됩니다.

-던전을 발견한 공로로 명성이 500 부여됩니다.

-모든 스텟이 10 증가합니다.

-최초 발견에 따른 특별 보상으로 레벨이 올라갑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이번에도 모든 스텟이 10씩 올라가는 구나.’

짐작했던 것처럼 모든 스텟이 10씩 올라가는 것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던전 발견에 따른 레벨 보상은 7레벨에 불과했다.

짐작이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경험치 보상은 어떤 식으로든 축소가 되는 것 같았다.

‘어쨌든 94레벨이니까 잘하면 오늘 중으로 100레벨을 달성해서 새로운 공격스킬도 얻을 수 있겠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한번에 35개나 쌓인 스텟 포인트를 체력과 마력에 집중한 수열은 던전에 들어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에서 진동이 느껴진 것은 그때였다.

“여보세요.”

-수열아, 게임 중이냐?

스마트 워치는 본인 인식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지만 게임 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가상현실 외부와의 소통이었다.

쉽게 말해서 스마트 워치만 착용하고 있으면 글로벌 월드를 하고 있는 중에도 자유로운 통화가 가능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현실과 똑같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보니 게임 속에서도 스팸에 시달려야 하는 맹점이 있었다.

특히 글로벌월드를 전문적으로 하는 작업장에서 골드나 아이템을 판매하는 전화나 문자가 수시로 왔다.

“응.”

-너도 징그럽다. 그 망한 게임이 볼 게 뭐가 있다고 계속 붙잡고 늘어져? 그냥 나처럼 글로벌 월드나 해.

“또 뭔데?”

-나와라.

“왜?”

전화를 걸어온 이는 박남수였다.

녀석은 고등학교부터 대학 중퇴까지 찌질한 삶을 함께 걸어온 하나뿐인 소울 메이트였다.

그래서 아마겟돈도 함께 할 뻔 했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으로 과감하게 캡슐을 질렀던 자신과는 달리 결단성이 부족한 녀석은 지르지를 못했다.

남수와의 차이는 그때부터 났다.

자신이 아마겟돈에 빠져 있는 동안 버림을 받은 녀석은 그동안 알바를 전전하며 돈을 모았다.

그리고는 아마겟돈을 함께 하자는 자신의 사악한 유혹에 심하게 흔들리더니 엉뚱하게도 글로벌 월드를 초창기에 시작했다.

회귀 전에는 그게 둘의 운명을 크게 갈랐다.

아무튼 제법 고렙이 된 녀석은 예전에 자신이 아마겟돈을 함께 하자고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월드를 함께 하자며 염장을 질러댔다.

‘인마, 나도 글로벌 월드 시작했다.’

남수는 여전히 자신이 아마겟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마음 한편에서 글로벌 월드와 관련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거렸다.

하지만 글로벌 월드 얘기를 하다보면 스텟이 폭발한 것부터 시작해서 업그레이더까지 얘기할 것 같아서 꾹 참았다.

또, 회귀 전처럼 녀석을 망치게 될까봐 두려웠다.

‘자식, 그때는 고마웠다.’

도경민과 태풍을 상대로 싸움을 할 때 자신을 유일하게 도와준 이들이 남수와 그가 부 길마로 있는 허리케인 길드였다.

하지만 도경민과 태풍을 상대하기에는 허리케인의 힘이 너무 미약했다.

결국 허리케인 길드는 해체를 했고 남수는 애써 키운 캐릭터를 삭제했었다.

‘이번에도 그 꼴을 당하게 할 수는 없어.’

-오늘, 고등학교 모임 있잖아?

“그게 오늘이냐?”

-그래, 빨리 씻고 나와. 네가 좋아하는 은수도 온다.

은수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과거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은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남학생의 우상이었다.

자신도 그녀를 좋아했던 많은 남학생 중의 하나였는데 운이 좋았는지 어떤 계기로 친해져서 졸업 이후에도 인연이 이어졌다.

아울러 아마겟돈 초창기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게임방송을 하는 그녀와 여러 차례 접촉하며 그녀의 방송에도 몇 번 출연했다.

그러나 아마겟돈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그녀와의 만남은 자연스레 끊어졌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기 BJ인 은수와 자신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자격지심에 스스로가 멀리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실, 오늘 하는 모임도 친하게 지냈던 몇몇 친구들의 모임이었고 회귀 전의 자신은 그녀를 멀리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이 모임을 은근히 기다렸었다.

‘맞아! 그때가 이맘때였구나. 그리고 난 모임에 나갔었어.’

회귀 전에는 은수를 보고 싶은 마음에 나갔었다.

아니, 은수를 떠올린 순간 모임에 나가고 싶은 강한 충동을 지금 이 순간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처절한 자신의 미래를 아는데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가 없었다.

“남수야, 미안하다.”

-뭐가?

“난 못 나간다.”

-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네가 그리 좋아하는 은수도 오는데 그깟 아마겟돈 때문에 모임에 안 나오겠다는 거야?

“아마겟돈 때문에 그러는 것 아냐.”

-답답한 새끼, 내가 모를 것 같아? 헛소리 말고 나와. 내가 이런 말까지 안했는데 은수가 요즘 도경민이 만나는 것 같더라.

“은수가 도경민을 만난다고?”

-그래. 방송 때문에 은수가 도경민을 몇 번 만났는데, 도경민이가 계속해서 들이대나 보더라고.

여기서 도경민의 이름을 듣게 되다니 기분이 더러웠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도경민이가 은수에게 들이대고 있다니 더더욱 열이 뻗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자신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하루빨리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했다.

막말로 다시는 그런 수모와 치욕을 안 당하기 위해서도 실력을 기르는 것이 먼저였다.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하루빨리 강해져야 하는 지금의 자신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또는 여자란 존재는 사치에 불과했다.

“남수야, 못 간다.”

-야! 왜 그래?

“할 일이 있다. 친구들에게는 네가 내 대신 사정설명을 해줘.”

-무슨 사정?

“지금은 못 가지만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그때는 나갈게. 먼저 끊는다.”

-짜샤, 헛소리하지 말고 나와.

“친구야, 미안하다!”

마지막의 미안하다는 말은 회귀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사과였다.

반면 그 사실을 모르는 남수는 그 뒤로도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예 스마트 워치를 무음으로 돌려버린 수열은 남수의 전화를 무시하고 던전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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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8. 공자님의 진정한 신분은 무엇입니까? +28 16.01.07 28,815 897 7쪽
» 7. 친구야, 미안하다! +31 16.01.06 29,019 883 8쪽
21 7. 친구야, 미안하다! +25 16.01.05 29,546 84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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