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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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최근연재일 :
2016.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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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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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2. 아무렴, 그게 거기에만 있겠어?

DUMMY

쌓여있는 방어구를 하나씩 집어 들며 수리에 들어갔다.

지금 것도 전부 노멀 등급의 아이템인 것이 게임 시스템 상 의뢰가 들어온 NPC들의 아이템인 것 같았다.

짐작이지만 톰슨의 공방과는 달리 판매와 수리의 공간이 분리가 된 것이 이곳에서는 NPC의 방어구만 수리할 것 같았다.

‘수리공간이 다른 곳에도 있나?’

명색이 공방이라면 플레이어도 찾아올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을 상대하는 수리 공간은 따로 있을 것 같았다.

아울러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신도 그쪽으로 옮겨갈 것 같았다.

‘새끼, 뭘 꼴아봐?’

수리를 하다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끔씩 중국인 플레이어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럴 때면 눈알에 잔뜩 힘을 줘서 무섭게 노려봤다.

마땅찮은 시선으로 응시하던 상대는 결국에는 시선을 피하며 모른 척 했다.

‘까불고 있어, 뭣도 아닌 것이.’

상대가 시선을 피할 때면 묘한 쾌감과 함께 뿌듯함이 느껴졌다.

아울러 상대의 반응이 이 정도라면 별 고생 없이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무척 만족스러웠다.

‘방어구 수리도 비슷하구나.’

같은 생산계열이라고는 하지만 제작과는 개념이 달랐다.

그래서 망치질 몇 번이면 수리가 척척 끝났다.

다만 성능개선 스킬을 사용해서 수리를 끝내도 내구도나 성능 개선의 폭이 무기와 비교하면 미미하기만 했다.

‘하다 보면 늘어나겠지.’

무기 수리도 처음에는 그랬다.

그러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그 폭이 올라갔는데 방어구도 그럴 것 같았다.

‘저것들은 일 안하나?’

어차피 해야 할 일이기에 열심히 작업을 하는 자신과는 달리 중국인 플레이어들은 자기들끼리 잡담을 나누며 빈둥거렸다.

물론 일은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성의 없이 마지못해 하는 것으로 보였다.

‘저렇게 할 거면 제작 직업을 왜 선택했을까?’

예전과 달리 중국인 플레이어들의 게임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그래서 랭커 중에는 중국인들도 여럿 있었다.

물론 중국인의 대부분은 즐기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그래서 길드의 규모는 크지만 고 레벨 플레이어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도 전투 계열에 한정되었을 뿐 생산직 클래스에는 유명한 플레이어가 없었다.

이는 글로벌 월드만이 아니라 어떤 게임이든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대충하다가 전직하면 그때는 장비를 팔아서 돈을 벌 생각이겠지.’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글로벌 월드에서도 중국인 플레이어가 만든 장비는 가격이 저렴하다.

그리고 싼 게 비지떡이라고 같은 아이템을 만들어도 어딘가 모르게 품질이 많이 떨어졌다.

‘직업 스텟이나 숙련도에서 오는 차이겠지.’

변함없이 어영부영 하는 중국인들을 비웃으며 작업을 계속했다.

늘 그렇지만 단순한 작업을 반복하는 통에 지루함이 느껴졌지만 그때마다 기지개를 켜며 스스로를 독려했다.

“휴~후! 끝냈구나.”

잔꾀를 부리지 않고 열심히 작업을 한 덕분에 네 시간도 안 되어서 모든 수리가 끝났다.

아직 퇴근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에 콜슨을 만나서 다른 일을 물어볼 생각에 작업실을 나갔다.

“그 자식, 간 거야?”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수리를 이렇게 빨리 하지?”

“수선사라 그러는 것 아닐까?”

“그나저나 그 자식을 이대로 놔둘 거야?”

“왕덕령도 없는데 우리끼리 나서기는 부담스럽잖아?”

“맞아! 장비로 봤을 때는 우리보다는 레벨이 높아보였어.”

“그래서 한국인 한 놈에게 눌러 지내자는 거야?”

“그래도 딱히 방법이 없잖아?”

“바보들, 머리를 쓰면 되지.”

“어떻게?”

“아돌프를 열 받게 해서 저놈을 내쫓게 만들면 되지.”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나만 믿어.”

안쪽에 있던 세 명의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쑥덕거리는 동안 콜슨을 만난 수열은 작업이 끝났음을 알렸다.

처음에는 수열의 말을 믿지 않았던 콜슨은 작업실까지 와서 확인을 했다.

“벌써 작업을 끝내다니 대단하군.”

“수리에 있어서는 수선사의 작업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이리 빨리 끝나다니 그런 것 같네.”

“더 할 일은 없는 겁니까?”

“더 하고 가겠는가?”

“작업할 물량이 있으면 주십시오.”

“날 따라오게. 그전에 작업이 끝난 것부터 치우는 게 좋겠네. 이봐, 거기 세 명도 거들게.”

콜슨의 지시에 중국인 플레이어들도 수리가 끝난 방어구를 옮겼다.

그렇게 몇 번을 왔다 갔다 한 이후에는 아까보다는 조금 적은 양의 방어구가 새롭게 쌓였다.

“이것까지 수리를 끝내면 오늘은 딱히 할 일이 없으니 그냥 퇴근하게.”

“알겠습니다.”

“수고하게.”

기대보다 빠른 작업속도를 보여준 탓인지 수열을 대하는 콜슨의 태도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때까지 엉거주춤 근처에 있던 중국인 플레이어들이 다가온 것은 그 직후였다.

“이봐, 아까 일은 미안하게 됐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함께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인사는 해야지 않을까?”

“아까는 장난이었다고.”

‘자식들, 무슨 꿍꿍이지? 우선은 내가 넘어가주마.’

상대가 알아서 숙이고 오는데 내놓고 거절할 필요는 없어서 인사를 나누었다.

“난 빛나는 별이라는 뜻의 발광성이야.”

“나는 익덕장군이야. 너도 삼국지를 봤으면 알겠지만 장비 장군의 자가 익덕이야.”

“반갑다. 난 양산박이다. 난 102레벨인데 넌 몇 레벨이야?”

“내 이름은 메가우스고, 178레벨이야.”

“178레벨이라고, 꽤나 높네? 앞으로 잘 지내자.”

“나도 원하던 바야.”

중국인 플레이어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 뒤로도 소소한 얘기를 나누었다.

레벨을 공개한 탓인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정확히 말하면 은근히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이전과는 달리 작업을 하는 도중에 몇 마디씩 얘기를 걸어올 때도 있었고 가끔은 웃음도 터졌다.

‘생각보다 물러 터져서 별 문제는 없겠어.’

이 상태라면 중국 플레이어들의 텃세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일이 잘 풀린다는 생각에 작업도 술술 진행되어서 저녁 무렵에는 수리가 끝났다.

“다들 퇴근 안 해?”

“우리도 곧 가야지.”

“난 일이 아직 안 끝났는데 먼저 가.”

“나도 조금 더해야 해, 갈려고?”

“이것 치우고 가야지.”

“우리가 치울 테니까 그냥 가.”

“됐어. 내 일인데 내가 해야지.”

“어차피 우리는 창고를 정리해야 하니까 두 번 일하게 만들지 말고 그냥 가. 그게 우리를 도와주는 길이야.”

“맞아, 이걸 창고에 지금 넣으면 우리가 다시 꺼내야 하니까 그냥 가.”

“그러면 먼저 갈게, 부탁해.”

“알았으니까 걱정 말고 가.”

양산박 일행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수리가 끝난 장비를 창고로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어차피 창고를 정리해야 한다는 말에 작별 인사를 하고는 아돌프를 찾았다.

아까 얘기는 했지만 내일 오지 못한다는 얘기를 한 번 더 하기 위함이었다.

같은 시각, 작업실에 남아있던 세 명은 무슨 생각인지 수리가 끝난 방어구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그 한국 놈은 갔겠지?”

“간다고 했으니까 갔을 거야.”

“다들 알고 있겠지?”

“걱정 마.”

“내가 이 순간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걸 잊었겠어?”

“아! 이왕이면 눈에 드러나지 않은 속 부분을 망가트려.”

“큭큭, 그거야 기본이지.”

“건방진 새끼, 내일 오면 놀라서 뒤로 자빠지겠지?”

“큭큭, 아돌프가 노발대발 하는 상황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웃음이 터져 나와서 못 참겠어.”

“이번 일로 그놈은 아돌프에게 확실하게 찍히게 될 거야.”

“당연하지.”

“다들 시치미 떼는 것 잊지 마.”

“걱정 마. 그런데 그 자식이 보복을 하면 어떻게 하지?”

“내일은 왕덕령이 나오기로 했으니까 그놈도 어쩌지 못할 거야. 왕덕령은 그놈보다 레벨도 높고 대형 길드에 가입되어 있는데 제깟 놈이 어쩔 거야?”

양산박의 계획대로 이들 세 명이 수리가 끝난 방어구를 망가트리는 동안 수열은 아돌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 가실 생각입니까?”

“내일이 입궁이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 많으니 이해를 해주게.”

“물론입니다. 참! 작업이 밀려있던 방어구를 모두 수리했다고 들었습니다.”

“양이 많지 않던데 앞으로는 더 많은 수량을 준비해주게.”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오늘 같은 속도라면 제 예상보다 빠르게 촉매제 제조방법을 배우시게 될 것 같습니다.”

“바라던 바네.”

‘역시 어느 정도의 작업량을 처리해야만 촉매제와 관련한 퀘스트가 부여되는가 보구나.’

아돌프와 몇 마디 나누는 동안 전직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순간이지만 꼬장꼬장한 아돌프 밑에서 고생했을 발록이 떠올랐다.

잠시 후, 공방을 나선 수열은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는 중앙 광장의 출입구로 이동했다.

‘왕도 하바스로 캐릭터를 옮긴 이후에 로그아웃을 해야겠어.’

내일은 왕궁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그리고 왕궁에서의 일이 끝나면 키티의 염원을 풀어주자는 퀘스트를 시작해볼 생각이었다.

즉, 오늘 저녁은 사냥을 통한 레벨 업 보다는 퀘스트와 관련한 정보를 모아야 했다.

또 내친 김에 가이아 여신의 은총이 깃든 성수도 알아볼 생각이었다.

“룰룰룰룰~!”

하바스로 이동하자마자 로그아웃을 했다.

왕궁의 보상도 보상이지만 배팅을 통해서 큰돈을 벌어들일 것을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다.

###


작가의말

양산박 일행의 애도를 빕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1

  • 작성자
    Lv.87 별을먹는별
    작성일
    16.12.17 08:57
    No. 31

    수리한것 건드리는게 이상할게있나? 그냥 고의적으로 내구도 떨어뜨리면되지 딱히 제제같은게 없는게 그래봤자 자기 장사만 안되니까 없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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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28 16.02.06 21,552 86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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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17. 이게 미쳤나? +28 16.02.03 24,181 883 8쪽
49 16. 이것들 봐라? +33 16.02.02 25,290 909 8쪽
48 16. 이것들 봐라? +47 16.02.01 24,220 801 8쪽
47 16. 이것들 봐라? +30 16.01.31 24,835 823 9쪽
46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24 16.01.30 24,698 872 9쪽
45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38 16.01.29 25,630 842 9쪽
44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45 16.01.28 25,952 88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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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4. 새끼, 잘 만났다! +38 16.01.26 28,395 905 8쪽
41 14. 새끼, 잘 만났다! +37 16.01.25 26,443 85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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