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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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런닝구
작품등록일 :
2015.12.01 15:04
최근연재일 :
2016.02.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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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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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DUMMY

상대는 경제 강국인 일본 재벌가의 자식이었다.

그러나 일본인의 검소함과 현재 대학생의 신분임을 감안하면 용돈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자신도 37만 골드가 넘는 돈을 갖고 있었다.

‘아예 녀석이 못 쫓아오게 통 크게 질러야겠어. 그리고 매입가격이 비싸야 많은 이들이 하루비를 사냥할 거야.’

돈이 아깝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번에 1억 이상 벌었기에 여유가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돈 보다는 시간이 더 아까웠다.

‘개당 400골드면 되겠지.’

400골드면 현금으로 따지면 12,400원이었다.

그 정도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플레이어들이 하루비 사냥에 나설 것 같았다.

‘남자가 지를 때는 지를 줄 알아야해.’

큰소리는 쳤지만 돈 나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왔다.

그래서 마음 한편으로는 50명에 달하는 영지의 기사와 150명의 남은 병사들을 동원해서 사냥을 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젠장, 하루비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사냥을 해?’

하루비의 출현 장소가 정해져 있다면 어찌 해보겠지만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막말로 병사들을 두어 명씩 쪼개서 왕국 전역의 사냥터로 보낸다고 해도 하루비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또 하루비를 잡는다고 해서 심장을 무조건 얻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어쩔 수 없어.’

돈이 아깝기는 하지만 지금은 몇 억 명이나 된다는 글로벌 월드의 플레이어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돈 때문에 업그레이더가 되는 것을 포기하거나 미룰 수 없었다.

아무리 영주가 되고 스텟이 폭발했다고 해도 압도적인 파괴력을 갖고 있는 업그레이더가 되어야만 복수도 할 수 있고 두 번째 삶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었다.

‘지금은 앞만 보고 달려갈 때야!’

큰마음 먹고 매입가격을 통 크게 400골드로 인상시킨 수열은 에틸렌 후작의 영주관사로 들어갔다.

후작이라는 작위를 증명하듯 에틸렌 후작의 영주관사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작은 성이었다.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면 후작님을 모셔오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접견실의 소파에 앉아서 에틸렌 후작이 오기를 기다렸다.

할 일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워서 경매창에 다시 접속했다.

‘자식, 이제는 포기했겠지.’

개당 400골드면 고질라가 포기하고 나가 떨어졌을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고질라는 개당 1,000골드로 매입가격을 대폭 인상시킨 상태였다.

가만 보니 고질라도 자신처럼 수시로 경매창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이런 미친 놈 새끼!’

개당 1,000골드면 자그마치 31,000원이다.

무슨 엄청난 것도 아닌데 하루비의 심장을 개당 1,000골드에 구입하겠다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하루비의 심장이 간절히 필요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빌어먹을 놈, 누가 이기나 해보자!’

피 같은 돈을 이렇게 써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까웠지만 몇 달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더 질렀다.

그러나 자꾸만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1,200골드로 올렸는데 녀석이 따라올까?’

가격을 인상시키고도 확인을 위해 경매창을 닫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분 후, 고질라의 글이 사라졌다.

‘자식, 포기했나 보구나.’

사라진 고질라의 글을 보며 흡족해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고질라였는데 녀석은 하루비의 심장을 개당 2,000골드에 사겠다고 했다.

“허허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왔다.

개당 2,000골드라니, 200개면 40만 골드였다.

그 정도면 이미 자신의 보유금액을 넘어선 상태였다.

‘돈질을 계속해야 할까?’

감당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튀어버린 가격 때문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는 동안 에틸렌 후작이 들어섰다.

재빨리 경매창을 닫고는 벌떡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후작님, 잘 계셨습니까?”

“자작,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그런데 연락도 없이 여기까지는 무슨 일인가?”

“기사를 파견해주신 후작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하하하!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인가?”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후작님의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뭔가를 얻어야 할 때는 머리를 확실히 숙여야 하는 법이다.

특히 상대가 NPC일 때는 더더욱 그렇게 해야 또 다른 뭔가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에틸렌 후작은 자신의 인사에 매우 흡족해하며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말을 토해냈다.

“하하하! 부담 갖지 말게. 그리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 얘기하게.”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언을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조언이라니, 뭔가?”

“영지의 요새에 종군 사제를 파견하고 싶은데 그 과정과 절차를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말로는 과정과 절차를 알고 싶다고 했지만 속마음은 도와달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에틸렌 후작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흠! 자작의 영지는 신전이 없으니 사제가 없겠군.”

“그렇습니다.”

“신전이 없는 영지로 종군 사제의 파견이라, 교단에서 과연 그렇게 해줄지 모르겠네.”

여기 올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종군 사제의 파견을 얘기하면 후작이 걱정 말라며 큰소리를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후작의 지금 반응으로는 그도 자신 없어 하는 눈치였다.

“신전이 있어야만 종군 사제의 파견이 가능한 것입니까?”

“원칙은 그렇다네.”

“원칙이 그렇다면 다른 방법도 있는 것입니까?”

“교단에 신전 건립을 약속하고 성소라고 표현되는 임시 신전을 제공하면 사제들을 파견한다네. 그리고 그렇게 파견된 사제들 중에서 종군 사제를 선발하는 것이고.”

에틸렌 후작의 얘기는 결국 신전을 건립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러기에 신전 건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대략 30만 골드에 해당하는 비용이 문제였다.

‘우리 영지의 상태로는 힘들겠구나.’

니켈의 보고에 의하면 영지의 재정상태가 그리 넉넉지 않아서 여유 자금이 1만 골드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나마 그동안 문을 닫고 있던 영지의 광산이 정상적인 채광에 들어가고 가을에 영지민들에게 세금을 걷게 되면 그때야 자금 사정이 풀릴 것 같다고 했다.

‘광산도 내가 퀘스트를 완료한 덕에 가동이 시작된 건데.’

답답한 마음에 한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이 보기 딱했는지 에틸렌 후작이 다시 나섰다.

“아주 드문 경우이지만 영주의 절실한 마음에 감동을 한 사제들이 스스로 고행을 자초한다고 들었네.”

‘이건가?’

자신은 지금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다면 분명 해결책이 있을 것 같았는데 후작의 얘기가 그 내용인 것 같았다.

“후작님, 어떻게 하면 사제들에게 절실한 제 마음을 알릴 수 있을까요?”

“자비와 풍요의 여신을 믿고 따르는 아네스 교단으로 가보게. 아네스 교단이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신전의 건립과 무관하게 사제를 파견할 수도 있네.”

“아네스 교단이라, 알겠습니다.”

“잠깐만, 내가 편지와 선물을 챙겨줄 것이니 그걸 가지고 가게.”

그냥 가는 것보다는 에틸렌 후작의 편지와 선물을 챙겨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것은 당연했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후작이 편지와 함께 꾸러미를 챙겨서 들어온 것은 그로부터 얼마 후였다.

그런데 꾸러미를 내미는 후작의 얼굴에는 자부심으로 넘쳐났다.

“편지는 대주교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이 들어있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 영지의 귀한 특산물인 보아차이네.”

“보아차요?”

“원래 보아차는 기후가 안 맞아서 우리 왕국에서는 나지 않은 건데 내가 남방의 크레용 왕국에 직접 가서 여섯 잎 보아 차나무를 가져와서 우리 왕국의 차나무와 교접을 시켰네.”

“교접이요?”

“그렇다네. 그래서 여섯 잎은 아니지만 세 잎 보아 차나무를 만들었는데 맛은 거의 똑같다네.”

“그럴 수도 있는 겁니까?”

현실에서 단감나무를 교접한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게임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신기했다.

한편 자신의 질문에 후작은 무척 자랑스러워하며 얘기를 이어갔다.

“세 잎이든 여섯 잎이든 어쨌든 같은 보아 차나무라 맛은 똑같아서 왕실에도 진상을 하고 있네. 대주교가 아주 좋아하는 것이니 무척 기뻐할 것이네.”

‘세 잎이든 여섯 잎이든 어쨌든 같은 보아 차나무라고? 아! 그걸 내가 왜 생각 못했지, 혹시 녀석들도 주는 것 아닐까?’

에틸렌 후작의 얘기를 듣던 도중에 회귀 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러니까 그때는 도경민과 태풍에게 쫓겨서 아예 녀석들이 없는 제4대륙에서 사냥을 할 때였다.

그런데 그곳에는 트윈 헤드 하루비라는 260레벨 대의 몬스터가 있었다.

생긴 것은 완전히 똑같지만 머리가 두 개인 것이 이곳 제1대륙의 하루비와는 달랐는데 그곳의 트윈 헤드 하루비는 서식처가 있었다.

즉, 그곳에 가면 하루비를 원 없이 사냥할 수 있었다.

아울러 지나가는 길에 몇 마리 잡았을 때 심장도 주는 것 같았다.

다만 그게 하루비의 심장이었는지 아니면 트윈 헤드 하루비의 심장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났다.

‘만약 하루비의 심장이라면 대박인데.’

트롤이나 오우거도 트윈 헤드가 있다.

그런데 그 녀석들의 심장은 트롤의 심장이나 오우거의 심장으로 나오지, 따로 트윈 헤드의 심장이라고 구분이 안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트윈 헤드 하루비도 따로 구분 없이 하루비의 심장으로 나올 것 같았다.

‘내 생각대로 된다면 되레 고질라에게 팔아먹을 수도 있겠어.’

###


작가의말

다들 뭐하고 계신가요?

귀성중이신가요?


혹시나 했는데 이번에도 정확하게 예상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약속대로 내일은 오전과 오후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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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55 16.02.07 20,988 809 10쪽
» 18. 녀석이 이번에도 따라올까? +28 16.02.06 21,552 860 10쪽
52 17. 이게 미쳤나? +65 16.02.05 22,263 8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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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6. 이것들 봐라? +33 16.02.02 25,289 909 8쪽
48 16. 이것들 봐라? +47 16.02.01 24,220 801 8쪽
47 16. 이것들 봐라? +30 16.01.31 24,835 823 9쪽
46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24 16.01.30 24,698 872 9쪽
45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38 16.01.29 25,630 842 9쪽
44 15. 답답한 놈, 그렇게 눈치가 없냐? +45 16.01.28 25,952 88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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