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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6.03.16 01:36
최근연재일 :
2016.05.3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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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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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8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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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소울 싱크로 - 6

DUMMY

“여기가 그곳입니다.”

부상자들을 킨과 리프렌에게 맡기고 성기사들을 데리고 납치를 당했던 동굴로 돌아왔다.

“이 안에 주모자가 있습니다. 안은 제 하인들이 처리해놨으니 걱정하지 마시죠.”

“예. 그럼 한번 하인의 실력을 믿어보고 들어가 보죠. 그럼 계속 안내 부탁드립니다.”

케인이 동굴 안을 가리켰다. 끝까지 도발을 하는 것도 잊지 않고서. 짜증나네. 그냥 엎질러진 김에 성깔 드러낼까.

계속되는 심리전에 진저리가 날 지경이다. 이 남자는 단 한 번을 질려고 하질 않으니 이젠 차라리 그냥 내가 포기하는 게 편하겠어.

동굴 안으로 들어서고 한참을 걷자 우리가 지나왔던 갈림길이 나타났다. 분명 우리가 왼쪽을 통해 나왔으니 주모자는 오른쪽에 있을 게 분명하겠네.


잠깐, 이 멍청이 설마···.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다.

우리가 지나쳐온 길에서 레이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 바보 혼자서 동굴에서 뒤늦게 나와 스켈레톤밭을 뚫고 도망갈 곳 또한 없다. 그렇다면 아직 이 동굴 안에 있다는 거다.

“대체 왜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야!”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 다리는 생각이라는 걸 할 여력도 주지 않고 계속 굴려 앞으로 달렸다. 지금 당장은 생각을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게 훨씬 나았다.

“이 멍청이, 그러면 누가 좋아한다고!”

제 딴에는 용기내서 한 거겠지. 누구나 발상은 할 수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게 힘든 거다. 그런 면에선 레이크의 용기는 가상하다.

하지만 레이크가 한 건 용기가 아닌 오기다. 그리고 오기가 부르는 결과가 어떤지도 잘 알고 있었다.

“이 바보천치. 어쩐지 너무 일이 잘 풀린다 했어. 그 정도의 파괴력과 수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자가 그리 쉽게 도망가도록 놔두지 않았겠지.”

숨 쉬듯 쓰던 마법이 억제 당해 무서웠다 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긴장이 풀린 나머지 너무 맥이 풀려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왜 지금에 와서야 떠오른 것일까. 내 아둔함과 나약함에 입술을 씹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린 끝에 작은 공동 같은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믿기지 않는 광경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레이크?”

얼굴로 보나 체형으로 보나 분명히 레이크가 맞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내 눈에 들어온 레이크의 모습은 예전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손에는 유난히 긴 십자장창을 들고 양팔에는 푸른색의 팔목보호대로 보이는 갑주를 차고 있었다. 쥐어본 무기라곤 고작 목검과 식칼뿐인 레이크가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장창을 들고 있는 게 놀랍기도 했지만 단순히 장비만 끼고 있는 거에 놀란 게 아니다.

날 가장 놀라게 한 것 중 하나는 레이크가 내뿜고 있는 기백이었다. 마치 백전노장이 눈앞에 서있는 것 같은 엄청난 기백이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왔다. 진지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선 채 장창을 쥐고 있는 늠름한 모습은 깐족거리고 불만만 나불거리는 철없는 평소의 모습과는 완전히 상반됐다.

그리고 또 하나. 레이크이 주변이 그의 기백으로 가득 찼다면 이번엔 몸속, 즉 레이크의 신체 내부에서 일어난 변화가 눈에 띄었다.

공허하고 텅 비어있던 레이크의 신체에 이상하게도 정체모를 어떠한 기운이 충만해져있었다. 레이크는 영혼의 본체가 차원을 넘어오면서 알 수 없는 모종의 이유로 사라져 영혼의 잔재로 파악되는 것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영혼이라기엔 잔재만 남아서인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알 순 없지만 본래 영혼이 발해야할 특별한 기운이 그의 몸에선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충만해진 그의 모습은 만약 언데드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일반적인 사람이라 착각할 정도였다.

“이거, 난장판이 따로 없군. 그나저나 저 자는 분명 당신의 하인인데,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있군요. 설마 숨은 전력이었던 겁니까?”

언제 따라붙은 건지 케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하기야 중갑을 착용하고 있다지만 명색이 기사인데 기동성이 딸리면 안 되지.

그리고 케인 역시 내가 느낀 그대로를 느낀 모양이다. 기사라는 지위가 그냥 있는 건 아닌가보다.

“솔직한 말로, 저도 모르겠군요. 무슨 변화가 있던 건지 알 수 없어 진위를 파악해드릴 수 없군요.”

“음, 주인도 모르는 수하의 변화라···.”

케인이 말끝을 흐렸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레이크의 변화에 대해서 알아내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너무나 변해버린 기세를 제외한다면 다치거나하진 않은 듯했다.

그러던 중 이쪽을 눈치 챈 것인지 레이크이 나를 향해 고개를 틀어 이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어째서인지 많이 당혹스러워하는 눈치였다.




★★★★★




아니 대체 쟤는 여길 왜 온 거야!

한창 집중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지는 쪽을 확인하니 안젤라와 성기사인 케인이 보였다. 케인은 그렇다 치고 어째서 안젤라까지 여기에 있는 거냐고! 분명 잘 탈출했을 텐데 다시 돌아온 거야!

[드레이크. 다른 데 정신 팔지 말고 내 목소리에 집중해.]

“아, 죄송합니다.”

그때 머릿속에서 루시우스가 질책에 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있는 알파치노와 루시우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좋아. 다시 설명할게. 내가 말했다시피 네 전투능력은 예전 수준이 아니야. 네 영혼을 통해 너랑 난 내가 살아생전에 쓰던 힘을 공유하게 됐지. 너는 상상도 못할 정도일걸?]

그 말처럼 머릿속은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전투기술들로 채워졌다. 어떻게 기억하는 걸까하는 고민을 해봤지만 딱히 중요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 많은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내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충 보니 간단한 것부터 과연 사람이 소화해낼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까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양이었다. 게다가 걔중에는 상당히 멋있는 기술들도 있어 무술에 대한 선망이 있던 날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러면 제가 이 모든 기술들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어허. 세상이 그리 쉽게 돌아가면 살맛이 나겠어? 네 그 물렁물렁하고 뻣뻣한 몸으론 절대 무리야. 게다가 내가 어떻게 만든 기술들인데 조금만 보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만들겠어? 만약 그렇다면 내가 오히려 섭섭하지.]

하지만 이어지는 루시우스의 말은 ‘역시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세상에 이유 없는 공짜가 없는 그 화려한 기술들을 내가 피땀 흘리는 노력도 없이 소화해낼 리 없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하진 마. 고급기술들은 신체적인 능력의 한계 때문에 어렵겠지만 간단한 초식들이라면 별 무리 없이 해낼 거야. 지금 널 가르치는 선생님이 누구냐?]

은근히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루시우스. 뭐 창에 대해선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자신하는 그의 입장에선 저럴 만도 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나르시시즘을 앓고 있는 자태였다. 뭐, 지금 당장은 그거에 스트레스 받을 것 같진 않다.

“갑자기 날파리가 꼬이기 시작하는군. 뭐, 그건 됐고. 그보다 어떤가? 많은 실험체들이 실패해온 지금 우연치 않게 성공한 케이스인 자네의 소감을 직접 듣고 싶네.”

바로 코앞에 적에게 온 신경을 다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받을 겨를이 있겠나.

알파치노는 내가 영혼과의 융합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어 안달이 나기라도 한 듯 나에게 독촉을 하기 시작했다. 저런 연구정신으로 사회에 공헌했다면 인정받았을 텐데. 참 아쉬운 케이스네. 아군 적군을 떠나서 그의 탐구심만큼은 인정해줘야 할 듯하다.

“별 거 있겠습니까?”

“그래도 기다려준 시간에 대해선 보답을 해줘야하지 않겠나? 내 소중한 시간을 할양해줬는데 그 정도의 배려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 생각하네.”

[초식 그 첫 번째. 창이라는 장점을 이용하여 거리를 두되, 적이 사정거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라.]

알파치노가 요구하는 것과는 다르게 루시우스는 정반대로 내가 수행해야할 초식에 대해 지시를 내렸다. 그의 말에 그가 무얼 원하는지 깨달은 난 알파치노에게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궁금하시면, 몸소 느껴보시죠!”

단지 손에 무기가 쥐었다는 이유 때문일까, 아니면 내 뒤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어디서 샘솟은 자신감인진 모르지만 난 루시우스라는 호환마마를 등에 없고 창을 앞으로 세워 루시우스가 지시한대로 알파치노에게 호기롭게 돌진했다.

내 공격에 알파치노가 연륜과 경험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걸 보여주듯 노련하게 대응했다.

내 멱살을 잡고 벽에 내던졌던 힘은 완력에만 그치지 않았는지 인간이 해낼 수 없는 거리를 점프로 물러나며 나와 거리를 벌였다.

이윽고 충분히 거리가 벌어지자 알파치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의 행동이 단순히 손가락을 튕긴 것에서 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그가 서있던 주변의 지면과 벽면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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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결전 - 3 +2 16.05.26 327 1 12쪽
34 결전 - 2 16.05.23 164 1 13쪽
33 결전 - 1 16.05.20 264 1 12쪽
» 소울 싱크로 - 6 +2 16.05.18 224 2 10쪽
31 소울 싱크로 - 5 +2 16.05.16 268 1 13쪽
30 소울 싱크로 - 4 16.05.13 247 1 13쪽
29 소울 싱크로 - 3 +4 16.05.11 260 2 16쪽
28 소울 싱크로 - 2 +2 16.05.09 276 1 13쪽
27 소울 싱크로 - 1 +4 16.05.05 287 2 11쪽
26 상기(想起) - 10 16.05.03 284 1 19쪽
25 상기(想起) - 9 +1 16.05.03 197 1 13쪽
24 상기(想起) - 8 16.05.02 295 1 14쪽
23 상기(想起) - 7 16.05.02 301 1 11쪽
22 상기(想起) - 6 +2 16.04.27 266 1 13쪽
21 상기(想起) - 5 +2 16.04.24 305 2 11쪽
20 상기(想起) - 4 +3 16.04.13 283 3 12쪽
19 상기(想起) - 3 +4 16.04.08 312 4 13쪽
18 상기(想起) - 2 +3 16.04.07 286 4 13쪽
17 상기(想起) - 1 +3 16.04.06 290 4 13쪽
16 뜻밖의 전개 - 4 +4 16.04.05 352 3 14쪽
15 뜻밖의 전개 - 3 +2 16.04.01 288 2 13쪽
14 뜻밖의 전개 - 2 +2 16.04.01 300 2 13쪽
13 뜻밖의 전개 - 1 +2 16.03.28 329 2 12쪽
12 아이덴티티, 그리고 적응 - 7 +2 16.03.27 353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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