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Make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2,500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07.01 13:00
조회
999
추천
12
글자
12쪽

59화-용(Dragon)(3)

DUMMY

“귀찮은데.”


드래곤과 싸우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과 얽히는 것 자체가 귀찮을 뿐. 점점 자신이 원했던 평온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냥 탑에 박혀버리면 편할 것······어?”


“으, 으응. 으으으.”


“어? 야, 괜찮아?”


“으, 으으응응. 으응.”


“이봐?”


입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건가 하고 들여다 보았지만 여전히 눈에 빛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신음을 흘리는 걸까?


“이봐, 정신 좀 차려봐! 이봐!”


“으응, 으으으, 으윽. 학!”


호흡이 막히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예감이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모두 피해!”


“예?”


“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가솔들을 보며 더 이상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곧 시작 될 터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분명 강력한 그런 것이!


천좌 12성

영역 구분형 술식

아커페이션(occupation)

아인즈식 변형

추방(追放)


“마스터?!”


“마스터!”


마력이 감싸는 것을 느낀 그들이 불렀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어차피 이 방의 밖으로 추방한 것 뿐이니 공간의 미아가 된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터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찰나의 순간 안에 일어날 ‘무엇인가’를 안정적으로 막아내는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이곳으로 온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더러 무지막지한 힘이 날뛰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 뒤의 있을 일은 더 끔찍하다. 분명 마룡이 탄생하고 말 테니까.


“제기랄.”


몇번이나 한 말 같지만 어째서 이 세계라는 것은 자신에게 이다지도 불친절한 것인지 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헉, 허억, 큭, 커어헉.”


이제는 몸까지 떨기 시작하는 소녀의 모습이 초조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분명 엄청난 사태가 덮칠 것을 알고 피할 재주도 있음에도 막기 위해 기다리는 것은 분명 자신이 인간이라는 뜻이라 자위해 보았자 이미 꼬인 심사가 풀리지는 않았다.

도대체 이 꼬마는 어째서 어른들 말을 들어먹지도 않고 밖에 나와서 이런 돼먹지 못한 일을 벌이는 걸까.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이 말썽꾸러기를 재워버리고 보호자에게 던져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재웠다가는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그 측은지심이 편한 길을 박고 있었다.


‘아, 제기랄.’


분명 마법사는 계산적인 존재다. 철저하게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술식을 따라 철저하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어떻게 생겨먹은 일인지 자신은 터무니 없이 높은 곳에 올랐건만 이성적으로 변하기는커녕 예전보다 더 감성적으로 변한 기분이다.


‘아아아아, 제기랄.’


무슨 일이 닥칠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바로 그때 마침내 징조가 보였다.


“학! 아아! 아아악! 꺄아아아아악!”


“무슨?!”


마나에 일부 영력마저 실린 비명이 터져 나오는 바람에 반응할 시간조차 가지지 못했다. 그 탓에 제법 큰 충격이 들어왔지만 한가하게 통증을 감상하고 몸을 살필 겨를이 없다.


“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고통을 담은 비명. 그리고 갈라지는 피부. 폭풍을 일으키며 소녀에게 흡수되는 막대한 마나까지. 그가 기억하는 수많은 마도서 중 제법 여러 곳에서 다루었던 이 현상이 가리키는 것은 단 하나다.


“젠장! 갑자기 웬 성장이야!”


헤츨링에서 성룡으로 자라는 성장. 본래는 백여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야 할 작용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금 이곳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백년. 백년의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헤츨링의 몸은 두배 이상 급격히 자라고 그보다 많은 비율의 마나를 끌어당겨 하트에 축적한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 과정이, 시간이 압축되어 한 순간에 이루어지려 하고 있다.


“젠장! 젠장! 깨어나면 두고 보자!”


이대로 두었다가는 분명 사달이 나고 말 터다. 입으로는 끊임 없이 투덜거렸지만 이미 그의 감각은 최고조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천좌 18성

공간 차폐형 술식

아인즈 자작

밀폐(密閉)


천좌 17성

에너지 은폐형 술식

아인즈 자작

불감(不感)


연계발동

밀실(密室)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감추기 위해 공간을 격리한다. 그리고 부족한 마나를 조달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의 구멍을 만든다.


천좌 16성

공간 연결형 술식

채널링(Channeling)

아인즈식 변형

개문(開門)


천좌 15성

술식 보강형 술식

아인즈 자작

보좌(保佐)


천좌 17성

술식 고착형 술식

아인즈 자작

고수(固守)


연계발동

사통팔달(四通八達)


“크으.”


다른 곳의 공간을 연결해 급하게 마나를 끌어 당기고 있지만 무리다. 대충 어림 짐작으로 계상해 봐도 백년이라는 막대한 시간 동안 이루어질 마나의 흡수가 순간에 일어난다면 어지간한 출력과 양으로는 감당이 돼지 않는다.


‘어쩌지?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지금 이대로 간다면 이곳을 격리하고 있는 마법을 지탱하고 있는 마나까지 흡수될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라! 생각해! 나는 마법사다. 생각하는 자다! 방법을, 방법을 생각해 내는 거다!’


지금 열린 공간 연결의 숫자는 대략 120여개. 하지만 이제 그곳들의 마나도 바닥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다른 곳을 열기 위해서는 일단 지금의 연결을 닿고 마법 수용량을 비워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순식간에 끝이 날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젠장, 빚지고는 살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여기서 마나를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 하지만 그가 익힌 마법의 근원, 포이멘은 몸에 마나를 쌓는 종류의 학파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동원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그것이 영혼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 할지라도.


천좌 26성

인과 왜곡형 술식

아인즈 자작

신용대출(信用貸出)


지금 그가 발현 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술식이 사용 되고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따라 하늘의 문이 열렸다.


-너는 누구지?


“알게 뭐야! 지금 엄청 급하다고! 어서 계약이나 해!”


-너는 누구지?


“제기랄! 제기랄! 빨리 하라고! 내 이름은 ‘아인즈 에르(Ange el)’, 아인즈 에르다!”


-그래, 아인즈.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무엇 때문에 이 천칭의 문을 열고 이 나를 부른 것이냐?


너무나도 나른하고 평온한 그 목소리가 지금의 자신을 놀리는 것만 같아 결국 열이 솟구치고 말았다. 애초에 그는 그다지 평화로운 성격은 되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닥쳐! 닥치라고! 지금 생고생하는 거 안보여? 격은 뒀다가 엿 바꿔먹었냐! 들었잖아! 틀림없이 들었잖아! 들었으니까 나온 거 아니야! 수락할 거면 빨리 수락하라고! 아니면 꺼져!”


지금 그는 농담으로도 안녕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열린 공간의 마나가 바닥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제로 끌어 모으고 있고, 계속해서 술식의 균형과 유지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게다가 지금 상계와의 연결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법적 수용능력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대로 1분만 더 지나면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상태에는 관심이 없는 듯 목소리는 여전히 느긋했다.


-후훗, 재미있는 아이로구나. 비록 그 태도가 무례하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지상에서 나를 부르는 이가 나온 만큼 너에게 힘을 실어주도록 하마.


목소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앞 공중에 한장의 서류가 나타났다. 뭔지 모를 재질로 이루어진 종이에 무슨 뜻인지 모를 글로 쓰인 문장들. 하지만 그는 읽을 수 있었다. 한번도 보지도 알지도 못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아인즈 에르(이하 을이라 칭한다.)는 작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의 마나를 빌려가 한달이 지나기 전에 갚도록 한다. 갚지 못할 경우 본 채권자(이하 갑이라 칭한다.)가 판단하기에 합당하다 생각되는 것으로 지불을 변제한다.


제법 많은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요점만 정리하자면 이 정도였다. 내용을 모두 파악한 아인즈는 이내 소리쳤다.


“계약한다! 계약한다고! 어서 마나나 내놔!”


-계약체결


그의 선언과 함께 서류에 별을 받친 지팡이를 날개가 감싼, 아인즈의 마법 인장이 찍히고 말려 봉인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아인즈의 몸 안으로 대금이 지불되기 시작했다.

쿠우우웅.


“크윽, 제기랄! 이런 건 좀 섬세하게 결정 같은 걸로 내려달란 말이다.”


그 무지막지한 마나의 파도에 신음을 흘리며 불평을 했지만 이런 형태가 가장 다루기 편하다는 것 정도는 그도 충분히 알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한가하게 결정화된 마나를 풀어헤칠 여유 따위는 없을 테니까. 그저 통증에 엄살을 부린 것이다.


“자아, 아가씨. 사람을 이 정도로 애먹였으면 곱게 일어나서 치료비나 지불하라고. 이쪽은 평생 안 해본 일을 하면서 미칠 듯이 힘드니까.”


지급된 마나 덕분에 되도 않는 농담을 내뱉을 정도로 여유가 생기기는 했지만 지금도 상당히 아슬아슬한 것은 마찬가지다. 마나는 문제가 없지만 이제는 물질로 구성된 육체가 말썽이다.


“그래, 왜 안 그러나 했다.”


사실 지금까지 소녀의 육체가 버티고 있는 것도 처음에 발현한 마법의 효과 덕분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신을 잃은 꿈꾸는 소녀를 위한 마법.

한창 자라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를 위한 마법은 다시 짜야 한다.


천좌 18성

치유형 술식

리커버리(Recovery)

아인즈식 변형

급속회복(急速回復)


천좌 16성

치료형 술식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아인즈식 변형

생사신의(生死神醫)


황도 7좌

단타스나의 나뭇가지

희망의 씨앗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


황도 18좌

함브로이아의 제단

치유와 회복의 제(祭)

테라에 피에타스(Terrae Pietas)


연계발동

완전회복의 주문

네버 다이(Never Die)


마법이 발동하는 순간 소녀의 상태는 급격하게 호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인즈에게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커헉!”


계약으로 끌어온 마나는 어디까지나 그때 닥친, 소녀의 성장에 필요한 만큼의, 딱 그 정도의 양이었다. 하지만 아인즈가 지속적으로 마나가 소모될 수 밖에 없는 치유주문을 발동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끄아아아! 제기라알!”


소녀-손상과 회복을 반복하는 중에 성장해 이제는 소녀라고 하기에 민망한-의 몸이 회복되는 만큼 마나 역시 부족해지고 있었다.

몸이 원하는 대로 마나를 끌어 모으려 하고는 있지만 가장 많은 마나가 응집되어 있는 마법의 경우에는 아인즈의 장악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


“아아악! 이런 거지 같은 경우를 봤나!”


그의 몸에서 대량의 마나가 방출되어가고 있었다. 포이멘이 아무리 마나를 쌓지 않는다 해도 격이 높아지면 질수록 사소한 호흡 한번에, 행동 한번에 마나가 그의 매력에 모여들어 몸에 자연스럽게 쌓이게 된다.

아인즈의 경우 기간은 짧았지만 백일 동안 하늘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명상을 한 바 있는 몸. 그의 몸에는 은연중에 많은 마나가 쌓여 세포를 활성화 시키며 숨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물론, 그 정도라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마나는 잘 응집하는 성질이 있었고 그 탓에 본래 그의 신체를 유지하고 있던 근본마나마저 딸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mage Mak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9 88화-일상(1) +2 16.09.02 707 11 12쪽
88 87화-Recall(3) 16.08.28 730 11 12쪽
87 86화-Recall(2) +2 16.08.27 768 8 12쪽
86 85화-Recall(1) +1 16.08.26 888 10 12쪽
85 84화-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4) +2 16.08.25 821 9 12쪽
84 83화-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3) +2 16.08.21 891 11 12쪽
83 82화-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2) 16.08.20 846 11 13쪽
82 81화-꿈과 현실. 가상과 실재(1) 16.08.19 781 10 14쪽
81 80화-COMA(3) +4 16.08.14 853 11 12쪽
80 79화-COMA(2) 16.08.13 796 11 12쪽
79 78화-COMA(1) 16.08.12 901 13 12쪽
78 77화-에르 가(El 家)(6) +2 16.08.07 869 12 12쪽
77 76화-에르 가(El 家)(5) 16.08.06 764 10 13쪽
76 75화-에르 가(El 家)(4) +3 16.08.06 988 12 11쪽
75 74화-에르 가(El 家)(3) +4 16.08.05 847 12 12쪽
74 73화-에르 가(El 家)(2) 16.07.31 813 12 12쪽
73 72화-에르 가(El 家)(1) 16.07.30 834 12 12쪽
72 71화-포착(捕捉)(5) 16.07.29 786 13 12쪽
71 70화-포착(捕捉)(4) +3 16.07.24 1,001 16 12쪽
70 69화-포착(捕捉)(3) 16.07.23 780 17 12쪽
69 68화-포착(捕捉)(2) 16.07.22 854 13 12쪽
68 67화-포착(捕捉)(1) +2 16.07.17 915 13 12쪽
67 66화-Rosis-Fillias-Polleo-Moles ta-Haeresis(4) +3 16.07.16 992 13 12쪽
66 65화-Rosis-Fillias-Polleo-Moles ta-Haeresis(3) +2 16.07.15 913 11 12쪽
65 64화-Rosis-Fillias-Polleo-Moles ta-Haeresis(2) 16.07.10 1,075 14 13쪽
64 63화-Rosis-Fillias-Polleo-Moles ta-Haeresis(1) 16.07.09 946 13 12쪽
63 62화-용(Dragon)(6) +2 16.07.08 990 13 11쪽
62 61화-용(Dragon)(5) +2 16.07.03 866 16 11쪽
61 60화-용(Dragon)(4) 16.07.02 890 13 11쪽
» 59화-용(Dragon)(3) 16.07.01 1,000 1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