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erior Struggle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요개
작품등록일 :
2013.01.31 09:36
최근연재일 :
2021.11.10 22:29
연재수 :
226 회
조회수 :
587,258
추천수 :
10,871
글자수 :
1,513,856

작성
15.05.09 19:32
조회
927
추천
18
글자
16쪽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3)

DUMMY

깨어난 뒤로 꼬박 닷새를 갇혀 있었다. 그 꿈을 꾸고 나서 한시도 지루했던 적이 없었던 내게, 닷새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고 무료한 지옥이었다. 심유환은 물론이고 심하령 역시 푹 쉬라는 말을 시비를 통해 전할 뿐 나를 찾아오지는 않았다. 만약 사흘째 심하령의 서신을 받지 못했다면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닷새가 지나고, 나는 또 다른 서신을 받고 차츰 장원을 벗어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후우......”


한층 서늘해진 바람을 맞아 앙상한 몸이 부르르 떨린다. 무공을 잃었다는 것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슬슬 어두워졌으니 산책도 이젠 끝이다. 슬슬 몸도 피곤해졌으니 돌아가야지.

그렇게 몸을 돌리며 적막한 숲길을 되돌아가니 다시금 잡생각이 관자놀이를 두드렸다. 서신에 나와 있던 일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이따금 두통까지 느껴진다.


“아직도 평도를 추스르고 있다니....”


오히려 코앞에서 벌어진 일이어서일까? 어마어마한 격전이 갖는 의미와 여파는 도무지 마음에 와 닿지가 않는다. 나무만 만지작대던 통에 숲을 보지 못한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숲길이 끝나고 언덕 아래로 평도의 전경이 떡하니 펼쳐진다. 산중에 위치한 이 장원은 돈 많고 나이 든 졸부가 쓰기 딱 좋을 위치에 있었다. 종종 산책을 나와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평도를 내려다보며 회한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취미가 될 것 같았다.


“다들 바쁘겠지.”


요즘 부쩍 고독을 느끼는 건 딱히 다른 이들이 찾아오지 않아서가 아니다. 한 이(二)할 정도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더 큰 이유는 내가 저들과는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도를 추스르고 다시 세상에 우뚝 서려 하는 이들은 말 그대로 별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다.


“아....”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에 저항하려는 듯 평도 곳곳에서 노랗고 벌건 불빛이 하나둘 모습을 보인다. 시간이 흘러 세상에 어둠에 잠기는 것은 말 그대로 순리이며 천명. 저 불빛은 그런 운명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당장 더 불빛 사이로 쳐들어가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아직 그림자도 보이지 않을 미증유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다시 나를 정련하고 또 연마하고 싶었다.


“제기랄.”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심하령은 서신을 통해 내가 무리해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못을 박았다. 족히 한 달을 요양하라는 말을 해 두고, 그다음에 무공을 되찾든, 무엇이든 하자고 했었다.

그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내 몸은 일개 범부만도 못한 수준에 있었다. 차츰 좋아져서 멀리까지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너무 더디다.

무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판국에 대체 언제까지 몸이 멀쩡해지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아니, 무공을 되찾는다는 것이 가능하긴 한 걸까?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건 사실 절망적인 사실을 전해주기 어렵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무도(武道)는 여기까지였다. 이제는 누가 말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단념할 때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휘이잉.


다시 찬바람이 불어오며 온몸에 소름이 돋고 저절로 기침이 새어나온다. 기침을 이기려 몸을 굽혀 보지만, 나약해질 대로 나약해진 몸은 영 기력이 없다. 그렇게 연신 기침을 하던 중, 입을 가리던 손을 바라보았다.


말라붙은 묘목처럼 빼빼 마른 팔과 그 못지않은 손가락. 더할 나위 없는 의욕과 노력이 담겨 있던 나는 온데간데없었다.

돌연 웃음이 나온다. 왜 그리도 심유환이며 심하령이 나를 욕했는지 알 것 같다. 터무니없는 우행이었다. 고집과 고집이 만들어낸 결말은 겨우 이런 것임을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신념을 자신에게 강요하던 나는 마침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아니야!”


돌연 화가 치밀어 올라, 저 아래 내려다보이는 평도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호심몽에서 내질렀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아직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다른 이가 준 것이 부서졌을 뿐, 나라는 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꽃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고 말았다. 천하제일의 둔재에게 그나마 주어진 것은 수많은 희생과 고뇌를 제물로 바쳐버린 무재(武才)뿐이라는 사실을.


정신없이 산을 내달려 내려왔다. 얼마 뛰지 못해서 그만 비탈길에서 미끄러져 정신없이 굴렀다. 그러나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보다 큰 두려움이 닥쳐온 탓이다.


“아아아!!”


마지막으로 의지를 불태울 외침을 내질러 보았다. 무공을 되찾지 못하더라도 다른 길도 있을 것 같았다. 문영 역시 무공 없이 강호무림을 종횡하였고, 심하령 역시 힘을 앞세워 일을 처리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그렇게 나도 다른 길이 시작될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로.


그게 가능했을까?


“끄으으....”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정말로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해 보겠다고? 만약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될지도 모른다. 노력한다면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에 이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정도에 머무를 수는 없었다. 궁극이란 경지가 주었던 미주는 너무나도 달콤했고, 앞으로 다가올 위협은 너무나도 거대해서 어지간한 수준으로는 손도 쓸 수 없었다. 둔재 하나만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준은 진작에 벗어났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다면, 진작 무공을 버리고 다른 길을 찾아서 멜븐의 몸을 차지하거나 토리나를 죽게 하거나 파천마제에게 휘둘리지도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나보다 더 훌륭한 검사, 소렌이 엠펠로니아와 황제와 빙룡을 물리치고 온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었다. 나는 분수에 맞지 않는 일에 맞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밤중까지 바깥에서 헤매다, 죽을 용기조차 사라진 나는 결국 엉망이 된 몰골로 장원에 돌아왔다. 그런 사실이 더욱 마음에 안 들지만, 마음이 한 방향으로 굳지는 않아, 그저 습관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도 공자님께서!”


“꺄악!”


놀란 시비나 하인을 무시하며 방문을 열고 몸을 들이밀었다. 모든 것을 잊고 잠들고 싶었다. 침상이 흙과 먼지 따위로 엉망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좋다. 그러나 차디찬 공기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방에 이상한 온기가 감돌고 있었다. 침상 옆에 마련된 작은 다과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주위에서 일어서는 두 사람을 발견했다.


“대협께서 오셨군요.”


아무 연고도 없는 양요평에게 숱한 가르침을 내려 주었던 자. 홍산검객 금정하와 벽상의 주인인 벽정문이 방 안에 있었다. 절로 몸이 움직여 포권을 취한다. 이것은 숭고한 의지를 불태운 이들을 향한 경의였다.

소매의 주름에 붙어 있던 흙이 부스스 떨어지며 깔끔한 바닥이 더러워진다. 한편 내 몰골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포권을 쥐며 내 경의에 화답했다.


“아니, 그 모습은 대체 어찌 된 영문이신가?”


벽정문이 옷에 묻은 흙먼지와 피를 쓸어내며 물었다. 고급스러운 비단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던 그는, 이내 시비가 더운물과 수건을 가져와서야 내게서 떨어졌다.


“산책하러 갔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추태를 보여 죄송합니다.”


“허어..... 면전에서 할 말은 아니나 그 말이 사실인 모양이군. 자네 정도 되는 이가 산책을 하다가 넘어진다니.”


무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군. 어떻게 알았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를 찾아왔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벽정문이 위로의 말을 이어가려던 차에 금정하가 헛기침을 하며 벽정문의 말을 막았다. 나는 그저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그저 포권을 풀 뿐이었다.


잠시 후, 옷이며 얼굴을 정리해준 시비가 나가고 아예 주안상이 차려졌다. 주안상을 청한 뒤에야 문득 의구심이 든다. 내가 술을 마시고 싶었던가? 아, 그건 아니군. 벽정문이 좋은 술을 들고와서 자연스레 내가 주안상을 청한 모양이다.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세 사람은 술 한 잔씩을 마시고 주안상에 손을 대고 있었다.


“세상에 양요평이 도 공자였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하하하, 그때 사위 삼고 싶었다는 말은 잊어주시게. 반은 농담이었으니 말이야.”


“죄송합니다. 두 분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하! 그게 무슨 말씀인가? 이 벽 모는 그런 것 따위에 연연하는 그릇이 아니야. 안 그런가 정하?”


벽정문은 상가의 사람답게 대화를 주도할 줄 알았고, 반응이 시원찮아도 대화를 이어가는 재주가 있었다. 새삼 부럽다. 나도 저런 재주가 있었다면 무공에서 눈을 돌려 다른 길을 찾았을지도 모르건만.


“헌데 두 분께선 어쩐 일로 갑자기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한참 쓸데없는 이야기를 듣다가 뜬금없이 나는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정말 애송이였다면 이것은 큰 무례였을 테고 두 사람도 아랑곳하지 않았겠지만, 우습게도 나는 아직 이 술자리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어리석게도 사람이란 현재보다는 과거의 그림자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려나?


“하하, 그거야 일세의 영웅과 술잔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내 오늘을 위해 한 달이나 시간을 들여 좋은 술을 구했지. 물론 소천검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부디 받아주시게.”


벽정문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영웅이라. 좋은 허울이다. 두 사람은 아마 선택을 하기 위해 왔을 것이다. 일기당천을 패퇴시킨 영웅이 앞으로도 영웅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영웅와 인연을 이어가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말씀은 감사드립니다만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결코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무공을 잃었습니다.”


충격적인 선언이 되리라 생각했다. 무성한 소문을 인정했으니 두 사람도 멋쩍어하며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절반만 맞았다. 벽정문이 멋쩍어하는 반면, 금정하는 술잔에 가득한 술을 단번에 들이켤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알고 있네.”


금정하의 반응이 돌아온 것은 술을 한잔 더 들이켰을 때였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절로 술잔이 기울여진다. 금정하는 어느새 비어버린 내 잔에 술을 채워넣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지. 자네와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온 것이 맞아. 무림을 떠들썩하게 하는 천의검문의 소문주와 연을 맺기 싫어하는 자가 어디 있겠나? 더욱이 벽가는 천의검문이나 심상으로부터 이를 취하겠다는 각오까지 하고 왔지.”


“어허, 자네. 그렇게 대놓고 욕을 하면 사람이 민망하지 않은가?”


노회한 생강. 벽정문은 아직도 넉살을 부리며 오히려 그 사실을 흐리고 있었다. 술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냉정해진 머리가 그 사실을 의식하고 벽정문을 경계하게 만든다. 한편 금정하가 다시 술잔을 비운 다음 말을 이었다.


“그러나 명백히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야. 나나 정문이나 저열한 이익을 위해 온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야.”


금정하는 애매한 존칭조차도 붙이지 않고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고 알량한 위로를 전하려는 것도 아니야. 아니, 오히려 이 꼴을 보니 차라리 훈계를 한번 해 주겠다.”


금정하가 느닷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검을 뽑아들었다. 차디찬 술잔이 갈라지며 향긋한 술이 주안상 위에 흩뿌려진다. 벽정문이 술이 확 깬 표정으로 일어섰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검이 술잔만을 부술 뿐 나를 해하지 않으려 함을 알아서? 모르겠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 이보게 정하. 술이 과했는가?”


벽정문이 뒤늦게 금정하를 말리고 금정하는 이를 못 이기고 검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그 노기가 거두어지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금정하의 목소리는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천고의 기재였기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고작 한 번의 실패로 주저앉았으리라 확신하고 늦게나마 온 것이다. 생각대로군. 소천검은 강했지만 역시나 강호 경험이 별로 없는 애송이야.”


천고의 기재? 그렇게 보였겠지. 그러나 나는 다시 일어날 능력이 없는 둔치였다. 그것을 모르는 이들에게 이제 알려 줄 때가 되었군.


“천고의 기재가 아니라면 어떻습니까? 사실 아무짝에도 형편없던 자가 이제 그 분수에 맞게 쓰러진 것이라면요? 남이 준 것을 영위하다가 스스로 일어설 줄 모르게 된 이라면요!”


무엇이든 그러했다. 무공에 익숙해진 것도 혼돈이며 알 수 없는 것이 작용한 결과다. 정녕 내 의지가 이끌어낸 결과는 아니었다. 정말로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일어서야 할 때 내 어리석음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녕 그리 생각하는가!”


금정하의 검이 다시금 번쩍인다. 멀리서 노성을 듣고 달려오는 이들의 발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나는 피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날 줄도 모르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챙!


금속성과 함께 주안상이 통째로 잘려나간다. 문을 열고 들이닥친 호위무사들이 화들짝 놀라서 병장기를 빼 든다. 벽정문이 황망한 눈으로 오랜 벗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잡아라!”


호위무사들이 달려들어 금정하를 넘어트린다. 그러나 금정하는 고수. 호위무사들을 단박에 떨쳐내고 그는 다시 내 목에 검을 들이밀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모든 이들의 움직임이 멎었다.


“왜 피하지 않는가?”


“피할 수 없었겠지요.”


“그렇다 해도 두려움조차 없구나. 그건 어째서인가?”


어째서인지는 안다. 그러나 인정할 수 없었을 뿐. 취기가 돌아서일까?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게 그 사실을 입에 올려 보았다.


“일기당천을 거꾸러트린 자가 그렇게 느린 검에 맞아 죽으리라 생각하겠습니까?”


벽정문이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잔뜩 움츠러들어 있던 내가 맹랑한 소리를 내뱉은 것에 놀랐으리라. 그것은 금정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정하는 천천히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는 팔뚝에 묻어 있는 술을 본능적으로 한차례 핥았다.


“맛있군요.”


호위무사들이 내 눈치를 살피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손짓하여 경계를 늦추게 하고, 나는 아예 술병을 집어들었다. 완전히 맛이 들렸군. 술을 즐긴 적은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끌린다. 이걸 마실 때는 괴로운 느낌도 조금은 옅어진다. 토리나가 죽었을 때 새로운 힘을 얻지 못했다면 진작 술꾼이 되었겠어.


“아, 아무렴. 비싼 술이니 말이야.”


벽정문이 더듬거리며 잽싸게 자기 술잔을 들고 그것을 들이켰다. 이 묘한 상황 속에서 맨정신으로 있기란 너무 힘겹겠지. 잠시 정적이 흐른다. 뱃속에 불덩이가 들어찬 양 취기가 돈다. 금정하는 한참이나 나를 내려다보다가 차분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에게서 취기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정도무인의 절도만이 느껴질 뿐.


“보게.”


금정하가 빈 술잔을 내밀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술을 그에게 따라 주었다. 금정하가 술잔을 입에 가져대며 웬걸 빙그레 웃는다.


“아직 자네는 소천검이야.”




감상이나 비평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작가의말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6 혼연무객
    작성일
    15.05.09 19:37
    No. 1

    바로 뜨길래 왔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물론 댓글을 작성후에 추천도 꾹 눌러줘야지 제맛이죠!


    내공을 잃어도 수련한것과 경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라는 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늘희망
    작성일
    15.05.09 21:03
    No. 2

    잘보고갑니다~
    근대 마지막쯤에 호위기사가 벽정문을 쓰러뜨리고 벽정문이 고수라 떨쳐내고 주인공목에 검을 들이미는개 아니라 금정하아닌가요?? 벽정하는상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요개
    작성일
    15.05.09 21:19
    No. 3

    에구 착각했네요 ㅋㅋ 고쳐둡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스킨크
    작성일
    15.05.11 00:05
    No. 4

    사실 일보후퇴가 아니라 100보쯤은 되는 거 같은데 101보를 나아가야 하는 상황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아침기상
    작성일
    15.05.11 18:51
    No. 5

    재밌게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nferior Struggle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01 8. 등하불명(燈下不明) (2) +7 15.10.04 825 15 14쪽
200 8. 등하불명(燈下不明) (1) +9 15.10.01 916 13 20쪽
199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6) +8 15.09.22 845 11 20쪽
198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5) +5 15.08.07 831 16 14쪽
197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4) +9 15.06.28 944 23 12쪽
»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3) +5 15.05.09 928 18 16쪽
195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2) +4 15.04.26 858 16 14쪽
194 7. 일보후퇴(一步後退)하면 이보전진(二步前進)하라. (1) +5 15.04.11 976 24 18쪽
193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13) +6 15.03.31 1,057 20 14쪽
192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12) 15.03.27 924 15 12쪽
191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11) +2 15.03.24 751 26 13쪽
190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10) 15.03.20 845 17 11쪽
189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9) 15.03.17 790 14 18쪽
188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8) +2 15.03.13 830 15 14쪽
187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7) +3 15.03.10 843 17 11쪽
186 1. Superior Progress : 암중의 음모 +3 15.03.06 902 17 12쪽
185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6) +4 15.03.03 811 17 15쪽
184 외전 1. Superior Progress : 흑마법사 +1 15.02.27 670 10 15쪽
183 외전 1. Superior Progress : 라스탄트 공습 +4 15.02.24 585 12 14쪽
182 외전 1. Superior Progress : 회동(會同) +2 15.02.20 763 17 11쪽
181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5) +4 15.02.17 813 22 13쪽
180 외전 1. Superior Progress : 대접전 +5 15.02.13 754 14 17쪽
179 외전 1. Superior Progress : Highest Overwhelm +4 15.02.10 779 14 20쪽
178 외전 1. Superior Progress : 깨달음. 그리고 비극. +5 15.02.06 713 14 14쪽
177 외전 1. Superior Progress : Before Dawn 15.02.03 654 14 20쪽
176 6. 북천(北天)의 망령(亡靈) (4) +7 15.01.30 863 15 14쪽
175 외전 1. Superior Progress : 변화 +4 15.01.27 693 15 18쪽
174 외전 1. Superior Progress : 모든 게 처음이었다. +6 15.01.23 683 13 24쪽
173 외전 1. Superior Progress : 소렌이 나아갈 길 +6 15.01.20 727 10 17쪽
172 외전 1. Superior Progress : 폰테일 공작의 고뇌. +4 15.01.13 748 14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