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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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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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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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0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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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8)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이렇게 빨리 완성 소식을 받을 줄이야...!’


카를은 회의를 마치자마자 허겁지겁 돌아섰다. 다른 기사들이나 가튼은 그에게 식사를 권했지만 카를은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무언가 홀린 듯이 문을 열었고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식사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다. 카를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부탁 했던 의뢰. 그 의뢰는 길게 본다면 대장장이의 생애 완수 하지 못 할 자신의 부탁. 사실 그 의뢰는 약간 비틀어진 마음으로 그를 떠보려고 하는 셈이었다. 그렇기에 레드너에게 의뢰를 할 때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자신이 들었던 청동 검은 충분히 좋은 품질을 자랑했으니까.


아마 그가 만든 검 중 가장 좋은 품질이리라. 그런 품질의 검보다 좋은 검을 만들어라?


절대로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은 그 어떤 일이라 하더라도 어렵다.


하지만, 그 의뢰를 들은 놈의 표정은 어땠는가? 카를은 발걸음을 계속 옮기며 떠올렸다. 웃고 있었다. 어이없는 웃음? 아니면 패배한 자신의 의뢰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그런 비웃음?


‘아니, 아니야.’


어디 두고 보라는 웃음.


카를은 애써 고개를 가로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고 얼마 지나지않아 세피르 대장간 이라는 간판이 적힌 건물 앞에 섰다.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여기까지 왔기에 땀이 뻘뻘 흘렀다. 미닫이문을 열기 위해 카를은 손잡이에 손을 걸쳤지만 쉽사리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그는 대단 할 지도 모른다. 지금 이 앞에는 자신이 상상하지 못 할 일이 펼쳐질 지도 모른다. 마음을 붙잡자. 카를은 눈을 지긋하게 감고는 몇 번 심호흡을 한 뒤 손에 힘을 주며 미닫이문을 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마자 밖의 햇빛이 내려쬐는 온도와는 차원이 다른 열기가 카를을 덮쳐왔지만 그는 주저 없이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숨이 턱 막히는 열기. 카를은 어쩔 수 없이 철제 투구를 벗으며 마련된 자리에 내려놓았다.


“아, 혹시. 카를이라는 분이신가요?”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려고 했던 카를은 여성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굽힌 무릎을 펴며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낡고 수수한 복장. 이런 열기에도 지치기는커녕 도리에 생기 넘치는 눈빛의 종업원이 자신을 반기고 있었다.


“아, 예 제가 카를입니다.”


카를은 종업원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설령 평민이라도 말이다. 카를은 그러면서 계속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정작 레드너는 이곳에 없었다. 카를은 적은 숨을 토해냈다.


“아, 레드너는 아니, 대장장이 분은 작업실에서 최종 검사를 하고 있어요.”


그런 카를의 눈빛을 읽은 세라가 미소를 머금으며 카를의 궁금증을 풀어주었고 그 뒤 한 마디 더 말을 이었다.


“괜찮으시다면 내려가 보실래요?”


세라는 미소를 머금으며 카를에게 권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카를은 자신의 귓속에 옅은 소리로 망치질 소리가 들리는 것을 깨달았고 이내 세라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를은 별 말 없이 그녀의 뒤를 따라 층계를 밟고 내려갔다. 한층 열기가 두터워진다. 대장간 내부의 열기는 버틸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이 정도의 열기는 카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카를 씨가 오셨는데? 어때?”


세라는 총총걸음으로 작업대 옆 망치를 쥐고 있는 남성에게 다가가 물었다. 레드너였다. 카를은 구겼던 표정을 지우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작업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레드너는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는 카를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꽤 빨리 나와서 놀란 건 아니신지.”


“흠, 흠. 만약 기만이라면 이 마을과의 신뢰는 추락하겠지.”


반쯤 섞인 협박. 이 발언이 어느 정도 레드너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카를이지만 오산이었다. 레드너는 담담한 미소로 발언을 넘기며 망치를 놓았다. 카를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목 뒤로 넘겼다.


그의 담담함을 볼 때 마다 자신의 입이 벌어졌다. 자신이 저 대장장이를 휘두르기는커녕 어느새 자신이 대장장이에게 휘둘리고 있지 않은가. 카를은 입술을 잘근 씹었다. 작업실에 긴장이 내려앉았다.


“세라, 잠시 비켜줄래? 작업대 앞에 있으면 카를씨의 시야를 가리니까.”


“알았어.”


세라는 레드너의 말을 들으며 작업대 앞에서 벗어나고는 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신이 있다면 도리어 방해가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작업실 안에는 카를과 레드너 밖에 없었다.


“이건가?”


작업대 위에 올려 진 평범한 청동 검을 보며 카를은 먼저 눈썹을 씰룩거렸다.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카를은 그렇게 생각하며 작업 대 위에 올려 진 청동 검을 자세히 훑어 이내 손에 들고는 허공에 이리저리 휘둘렀다.


카를은 표정을 완전히 구겼다. 너무 기대가 큰 탓인가? 아니다. 카를은 형용 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이 검은 자신이 예로 들었던 검 보다 좋지 않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쓰레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카를은 욕 대신 가라앉은 말투로 레드너에게 물었다. 전에 저지른 무례도 있기에 섣불리 카를은 험한 말을 내뱉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레드너가 자신을 기만했다고 생각하니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허, 참. 이제 볼 일 없겠군.”


카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들고 있던 청동 검을 작업대 위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몸을 돌리려 할 때. 레드너의 입이 열렸다.


“뭘 멋대로 생각하시는 겁니까. 이건 실패작이고.”


그런 레드너의 말. 몸을 돌아서려던 카를은 움찔했다. 다시 뒤를 돌아 작업대를 살피니 새로운 청동 검이 올려 져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카를은 잠시 멍 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이게, 의뢰하신 아주아주 좋은 검.”


레드너는 피식 웃으며 강조했다. 강조고 자시고 그런 말을 굳이 듣지 않더라도 카를은 레드너가 작업 대 위에 올려놓은 검을 보자마자 몸이 반응했다. 소름이 돋았다. 잠시 정신이 뚝 하고 끊기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카를은 한 발자국 작업대로 다가섰다. 마치 검에 이끌리듯. 검이 자신을 이끌 듯. 카를은 다가가며 이내 검을 쥐었다. 그 직후 카를은 새로운 감각에 몸을 부르르 떨며 검을 집은 손이 움찔거리는 것을 느꼈다.


‘마치, 힘이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검이 품고 있던 은은한 빛이 강해졌다. 카를은 그 검을 두 손으로 붙잡았지만 갑작스레 검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검을 바닥에 떨궜다. 날카로운 소리가 작업실에 울려퍼졌다.


“이, 이런.”


카를은 자신을 질책하며 급히 검을 다시 쥐며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다. 고작 2분? 아니 1분 검을 잡았을 뿐인데 저 검이 자신의 기를 다 빨아들인 기분이다. 카를은 몸을 떨며 빛을 품은 청동 검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만족 하시는 것 같군요. 뭐, 검이 당신을 만족 할지는 모르지만.”


레드너는 비아냥거렸다. 카를은 그런 레드너의 비아냥거림에 반박 할 수가 없었다. 저 검을 받아들일 그런 힘이 아직 자신에게는 없었다. 하지만, 저 검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 이 검...! 나에게.”


“팔아달라고요?”


레드너는 카를의 말을 가로채며 간이 의자에 털썩 앉았다. 레드너의 그런 무례함 따위 카를의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온전히 저 은은한 빛을 품은 검만이 자리 잡고 있을 뿐 이었다.


“그, 그래! 의뢰를 한 쪽은 나였잖아? 얼마면 되지? 충분한 값을 지불하지. 이 마을과의 교류도 충분히 고려 해 볼 마음도 있어!”


쉽사리 레드너의 말이 들려오지 않자 카를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여기서 저 대장장이가 자신에게 이걸 팔지 않고 의뢰를 취소 해 버리면 자신도 어쩔 수 가 없는 일 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저 검이 다른 자의 손에 넘어갔을 때를 상상하니 머릿속에서 절규가 흘러내렸다.


‘절대 안 돼’


카를은 속으로 외치며 그런 상상을 깨부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독한 눈빛이 카를의 얼굴 위로 그려졌다. 설마 이 자를 떠보기 위해서 요청했던 의뢰가 이렇게 자신이 이를 악 물고 설득해야 할 의뢰가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제발! 제발 팔아줘!”


저런 무기는 왕도의 유명한 대장간 에서도 구하기 힘들다. 그런 무기가 이런 변방 마을의 대장간에서 나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카를은 손을 모으며 레드너의 앞에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런 뒤 한쪽 다리를 굽혀 무릎을 꿇었다.


이런 자세는 기사 작위를 받을 때 밖에 하지 않았는데. 설마 이런 자세를 대장장이의 앞에서 하게 될 줄이야...


카를은 온갖 생각에 사로잡히며 입술을 잘근 씹었다.


그렇지만 곧 생각은 일축되었다.


‘저 검은 수치를 짊어지더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


자신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 정도의 성의라면 아마 판다고 하겠지. 카를은 멋대로 짐작하며 레드너의 대답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그가 그토록 기다리던 레드너의 대답이 들려왔다.


무미건조한 말투.


“음, 싫어요.”


단칼에 떡을 자르듯 단호한 대답.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카를은 대답을 듣고도 자신의 귀를 의심 할 수밖에 없었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오늘은 오후에 일이 있어서 오늘 분 먼저 빠르게 올립니다. 그래도 늦게 올리는 것 보다 빠르게 올리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만약 연재 시간 공지를 벗어나 다른 시간대에 올려지는 것이 불편하시다면 말씀 해 주세요.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만 버티면 내일 주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가) 선작 700 그리고 추천이 900이 돌파했습니다. 초보 작가에게 정말 과분한 수치인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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