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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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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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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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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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있다면 기회는 절로 굴러들어온다. (1)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요즘, 난리도 아니라니까요. 그 때 만약, 달리지 않고 결국 문이 닫혔다면 그대로 우리 길드 문도 닫혔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등골이 오싹 하군요.”


베인은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과장 섞인 몸짓과 말투에 레드너는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한 듯 짤막한 웃음을 뱉어낼 뿐이었다.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던 베인은 흡족한 미소를 얼굴 위에 그렸다.


“뭐, 그렇게 겸손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야 알려진 모험가도 아니고 이 길드도 레베트에서 작은 편에 속하니까요.”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레드너는 어깨를 으쓱이며 테이블 위에 올려 진 찻잔을 집어 목을 축였다. 슬슬 잡설은 그만하고 본론에 들어갈 때. 베인 또한 그의 생각을 읽었는지 서성거리는 것을 그만 두고 레드너의 반대편에 의자를 끌어 앉았다.


대화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베인의 태도에 레드너는 가벼운 미소를 흘렸다.


“의뢰한 물량에 한 50%정도는 완성이 되었습니다. 따로 배달은 하지 않아서 따로 사람을 보내 가져가야 될 것 같군요.”


“벌써 50%입니까? 그 상황을 듣고 저는 좀 더 늦어질 줄 알았는데.”


베인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감탄했다.


“그러니까. 결국 제 시간보다 빨리 제작이 완료 된 거라는 건가요?”


“예. 뭐 상황으로 봐서 그럴 것 같네요.”


“허.”


베인은 어이없어 헛웃음을 무심코 내뱉었다. 상상 이상이었다. 세피르 대장간의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오픈 하루 만에 일주일치의 예약이 전부 들어찼다는 기막힌 소문은 빠르게 레베트에 번져나갔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베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저야. 빠르게 나오면 좋죠. 뭣보다 길드원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허어, 제 검이 그리 기다려진답니까?”


레드너는 베인의 말을 듣고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베인은 레드너가 확인차 묻는 대답에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피르 대장간의 소문 이외에도 그 대장간에서 파는 검의 성능 또한 준수하다고 소문이 나있는 상태였다. 기다릴 만하다. 기대 할 만하다.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허, 그렇군요.”


레드너는 어색하게 웃었다. 대화가 길어지고 있다. 레드너는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그린 채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 대화를 했지만 본제는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레드너는 찻잔을 테이블 위에 다시 내려놓았다.


“자, 슬슬 본제에 들어가 볼까요. 저를 부른 이유. 따로 상황 보고를 듣기 위해서 부른 것은 아니죠?”


레드너가 순간 날카로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정곡이었는지 베인이 짤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레드너와 마찬가지로 차를 한 모금 넘기며 목을 축인 뒤 입을 열었다.


“저희 길드와 한 번 계약을 맺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베인은 굳은 표정으로 레드너에게 간청하듯 물어왔다. 레드너가 길드와 계약을 한다면 그 누구보다 빨리 그의 장비를 받을 수 있고 수리도 요청 할 수 있다. 적어도 타 길드와 이야기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의 장비를 독점 할 수 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베인은 상상을 하면서 침을 꿀꺽 넘겼다. 약소 길드에서 한 순간에 중소 길드로 도약이 가능 할 지도 모른다. 돈이 없이 목검을 쥐고 있는 길드원이나 낡은 가죽으로 몸을 보호하는 길드원들을 레드너의 장비로 갈아입힌다면 적어도 더 성장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때 그냥 조금 더 맡겨 볼 걸...’


베인은 처음 자신이 레드너를 만나 의뢰를 맡겼을 때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이 의뢰를 마친 뒤 다시 이런 많은 수량의 의뢰를 맡기려면 시간이 꽤 흐른 뒤에나 가능하리라.


‘계약만 한다면...!’


바로 의뢰를 추가해서 맡길 수 있다. 그런 것들을 떠올리며 베인은 다시 한 번 호소하는 표정으로 레드너를 응시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레드너는 아직까지 답이 없다. 그가 입을 닫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베인이 조급 해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재촉하지는 않았다. 레드너가 입을 열 때 까지 베인의 입이 열리는 일은 없었다.


“계약이라.”


이내 레드너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 소리에 베인이 움찔거렸다. 이내 레드너는 대답을 하기 위해 정면으로 베인을 바라본 채 입을 열었다.


“계약은 죄송합니다.”


그의 또렷한 대답이 베인의 귀를 강타했다.




- - -




“의뢰를 맡기고 싶은 데요!”


“죄송합니다. 오늘 예약은 더 이상 받지 않습니다!!”


세라는 보다 큰 목소리로 문 밖에서 들려오는 물음에 답을 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모험가 몇 몇은 안타까운 탄성과 함께 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일주일 만에 다시 오픈한다 해서 와봤지만 헛수고였다.


오늘 오픈 한 것은 맞았다. 다만, 오픈한지 5시간 만에 예약이 꽉 차버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많았지만 문이 열리는 경우는 없었다. 세라는 안타까워했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아.”


문 앞에 쪼그려 앉은 세라는 짧은 숨을 들이 내쉬었다. 하도 사람이 문을 두드려 대서 간이 의자를 입구 앞에 세워놓기까지 했다. 왠지 모르게 누군가 다시 문을 두드릴 것만 같다. 그런 불안감이 세라를 문 앞에서 쪼그리게 만들었다.


-쾅쾅!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세라는 굽힌 무릎을 펴며 항상 하던 말을 내뱉었다.


“영업 끝....”


“세라. 나야.”


그런 세라의 말을 밖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가 막아 세웠다. 레드너다. 세라는 급히 깨닫고는 문의 잠금을 해제했다. 이내 미닫이문이 열렸고 초췌한 몰골의 레드너가 힘겨운 발걸음으로 대장간의 안으로 들어왔다.


“허어.”


레드너는 앓는 소리를 길게 빼며 입구 앞에 놓인 간이 의자에 털썩 앉았다. 작업실까지 내려 갈 힘이 없었다. 그 사이, 세라는 다시 문을 잠그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레드너를 내려 봤다.


“오늘 몇 곳 돌아다닌 거야?”


“하아, 정확히 23곳.”


레드너의 대답에 세라가 혀를 내둘렀다. 레베트에 그렇게나 많이 길드가 있단 말인가. 모든 레베트의 길드가 레드너를 부른 것은 아닐 테니 저 숫자보다 많은 길드가 있다는 생각을 한 세라는 아득함을 느꼈다. 어째서 그리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는지도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그래서, 전부 계약관련이었어?”


“어, 길드를 위해서 장비를 만들어 주면 더욱 큰 보수를 준다고 해서.”


“거절했어?”


“거절했지.”


“하아.”


레드너의 대답을 들은 세라는 일순간 안도했다. 원래 자신이 가려했었다. 하지만, 부름을 받은 사람이 ‘레드너’라는 이유로 그는 자신을 말리고 손수 길드 장들을 만났다. 혹시나 이상한 대답을 하거나 덜컥 손을 잡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레드너, 아직 오픈 한지 별로 되지 않았어. 이런 상황에서 계약은 독이 될 뿐이야.”


“알고 있어.”


계약하면 이로운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이로운 점을 얻는 것에 비해서 잃는 것이 너무 크다. 무엇보다 계약을 한 길드가 의뢰의 우선순위가 되어버리니 기존에 의뢰를 맡겼던 사람들은 2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1순위의 의뢰를 처리하다보면 2순위의 의뢰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으며 그건 신뢰도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초반은 신뢰도의 싸움이다. 초반을 넘어서 중반 그리고 후반을 바라보면 초반에 쌓는 신뢰도를 무시 할 수 없다.


“수고했어. 원래 내가 가도 됐을 텐데.”


세라는 레드너의 뒤에 서 가볍게 레드너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다독였다. 굳이 그가 고충을 토로하지 않더라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기가 센 길드장이라면 고작 대장장이가 자신의 권유를 무시했다고 큰 소리로 소리쳤을 것이며 절박한 길드장이라면 그의 거절에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끈질기게 늘어졌으리라.


“됐어. 내가 갔어야 하는 게 맞으니까.”


세라의 자책을 일축시킨 레드너는 세라의 다독임을 받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냥 앉아있을 시간은 없다. 진행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았기에 급한 발걸음으로 그는 작업실로 향했다. 지금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세라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훑었다.


너무 일이 많다.


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마 그를 막아 세우더라도 그는 망치를 쥐고 일을 하리라. 세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짤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에 오픈 할 때는 더 의뢰를 줄여 보는 수밖에 없다.


세라는 그렇게 다짐하며 간이 의자를 치웠다.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돕고 싶다. 그런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의자를 남은 공간에 치울 때 쯤 누군가 다시 미닫이문을 두드렸다. 잊어버릴 만하면 찾아온다. 세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 끝났....”


“라티스. 레베트 제 1의 길드의 길드장인 라티스. 레베트의 최상위 위원 라티스.”


“예....예?”


세라는 자신의 말을 끊고 들려오는 이상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티스. 라티스. 그 이름을 중얼거리던 세라의 두 눈이 점차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레베트에 있다면 그 이름을 모를 수가 없다.


세라가 혼란에 빠진 와중 문 밖에서 중후한 신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맨 처음 문 밖에서 말을 건 사람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


“그 라티스가.”


“계약을 위해.”


“레드너를.”


“만나러.”


“왔다.”


문을 열어라.


그 중년의 신사는 말을 끊어 말하면서 결국은 그런 뜻을 담아내고 있었다. 세라는 마른 침을 삼키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문의 잠금을 풀며 미닫이문을 열어 재꼈다. 곧 두 명의 호위 기사를 달고 온 중년의 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한 뒤 쓰고 있던 중절모를 살짝 들어 올리며 세라에게 인사를 남긴 뒤 대장간의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잠시 멍 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라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라티스가, 그 라티스라면.’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녀는 우선 라티스와 그의 호위 기사에게 자리를 안내한 뒤에 작업실로 향하는 층계를 밟았다. 급하게 내려가느라 발을 헛디딜 뻔 했지만 세라는 그것에 신경 쓰기보다 먼저 레드너를 불렀다.


레드너는 망치를 두드리다가 급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세라를 돌아보며 행동을 멈췄다. 그 뒤, 세라의 상황 설명을 전해들은 레드너는 망치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는 급히 층계를 밟고 올라갔다.


‘계약? 계약이라고?’


라티스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다. 레베트에서 제일 큰 모험가 길드를 운영 중이며 2차 심사에도 총 심사를 맡았던 사람 아닌가. 풀이 너무 커졌다. 그제야 마음 깊숙이 깨달은 레드너는 빠르게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섰다.


“어, 이거. 내 검을 부러트린 레드너 아닌가.”


라티스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레드너는 심호흡을 하며 그 자리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오늘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주말에는 역시 시간이 잘 나지 않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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