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대장장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우어나
작품등록일 :
2016.10.25 20:23
최근연재일 :
2017.04.29 06:32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1,009,197
추천수 :
25,217
글자수 :
304,485

작성
16.11.16 18:30
조회
16,252
추천
417
글자
11쪽

환영 선물. (2)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




DUMMY

“단검이면 되겠지.”


레드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가죽 주머니에 단검의 검신을 꽂아 넣었다. 그가 총 5개의 단검을 만드는 사이, 이미 레드너는 레베트의 다른 3인의 대장장이들에게 선물을 받았다.


레베트의 유일한 마도 장비 제작자인 파무르라고 불리는 사람에게서는 단풍 완드를, 바리쿰에게서는 철제 단검을. 그리고 메리아에게는 철제 도끼를 받았다. 같은 심사 통과자인 게런에게는 오늘 있을 환영회에서 선물을 받으리라.


레드너는 받은 선물을 진열해 놓은 쪽을 보다가 시선을 자신의 작업대로 돌렸다. 작업대 위에는 단검 5개가 놓여 있었다.


“비록 바리쿰의 철제 단검만큼은 아니지만.”


레드너는 자신이 만든 단검 위에 손을 올리며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창을 살폈다. 전부 A랭크의 상등품. 그런 단검들 중 하나는 특별했다. 은은한 빛을 본 레드너는 슬쩍 얼굴에 미소를 그렸다


룩크 마을에서의 제련된 철과 이 레베트에서의 제련된 철의 마나 함유량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났기에 총 5개의 단검 모두 이런 상등품을 뽑아내는 일은 진땀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보람은 있다.


그리고 수확도 있다. 철제 단검을 제작하는 도중 의도치 않게 명품 하나를 제작했다. 그건 조금 특별한 검 집에 넣어 따로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줄 사람은 따로 있지 않은가. 설령 명품이라도 바리쿰의 단검보다 성능이 낮다.


‘제작자에 따라서 장비의 능력치가 갈린다.’


바리쿰의 단검은 예리함이 +5, 그에 비해 레드너가 제작한 명품 단검은 예리함이 +3. 명품을 제작하더라도 바리쿰의 ‘실패작’ 이라고 불리는 단검에 미치지 못 한다. 고작 발 끝에 닿았을 뿐 아닌가.


‘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레드너는 바리쿰의 말을 곱씹었다. 다른 대장장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명품 단검을 받을 사람은 바리쿰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레드너는 네 개의 단검을 가죽 검 집에 꼽아 넣고 자루에 넣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라, 다녀올게.”


미닫이문을 열며 레드너는 물품 정리에 열중인 세라에게 인사 한 뒤 발걸음을 내딛었다. 세라는 잠시 물건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레드너에게 눈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러고는 곧장 그녀는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 - -




매 달 각 분야의 상인들이 모임을 가지는 때가 정해져 있다. 상인들의 합의 하에 그 날짜를 임의로 바꿀 수도 잇었기에. 환영인사를 겸한다는 이유로 저번 달보다 좀 더 빠르게 모임 날짜가 변경되었다.


“크하! 이거. 새파란 친구 두 놈이 새로 들어왔군.”


주점의 구석 자리에 앉아 술병을 따고 있던 바리쿰이 호탕하게 웃으며 환대했다. 그 안에 들어선 레드너는 자신이 제일 늦었다는 것을 확인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거나 한 건 아니었기에 그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까.”


“레드너. 레드너라고 파무르.”


파무르가 표정을 찌푸리며 레드너를 응시하고 있을 때 그의 생각을 읽은 바리쿰이 급히 답을 알렸다. 그제야 파무르의 표정이 풀렸다. 파무르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은 모두 레드너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미안하군. 내가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아뇨, 괜찮습니다.”


레드너는 즉답하며 어느새 손을 인사라도 할 겸 내밀고 있는 파무르의 손을 붙잡았다. 그와 손을 맞잡는 순간 레드너의 몸이 움찔거렸다. 마치 전기가 흐르는 전선에 순간적으로 닿는 느낌.


‘마도 장비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 인가.’


레드너는 어느새 인사를 끝내고 돌아선 파무르의 뒷모습을 보며 아직 저린 손을 쥐었다 폈다.


“자리에 앉는 게 어때?”


“아, 예.”


이들 중 제일 연장자인 바리쿰이 빈자리를 손으로 톡톡 두드리며 권했다. 옆자리에는 심부름꾼을 시켜 철제 도끼를 보내온 메리아가 술잔을 흔들고 있었다. 붉은 단발 머리의 여성. 이름을 듣고 여성일거라고 짐작했던 레드너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


“아, 난 메리아."


메리아는 레드너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리며 짤막하게 인사했다. 그다지 달가운 표정은 아니었기에 레드너도 길게 이야기 하지 않고 짤막한 인사로 대화를 끝냈다. 테이블의 반대편에는 게런과 파무르가 자리하고 있었다.


“레드너입니다.”


파무르와는 이미 인사를 끝냈기에 그 옆에 메리아와 같이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던 게런에게 손을 내밀었다. 인사를 하자는 의미로 내민 손이었지만 그 순간 게런이 지은 싸늘한 표정은 레드너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게런이다.”


게런은 마지못해 인사한다는 투로 레드너의 손을 잡았다. 대화는 거기서 끝이었다. 게런은 다시 조용히 술잔을 기울였다. 순간적으로 보인 게런의 싸늘한 시선을 곱씹으며 레드너는 입맛을 다셨다.


“그래, 다 모였으니까. 준비해 온 것 있나?”


인사가 다 끝났다는 것을 본 바리쿰은 남은 술을 입 안에 털어 넣으며 걸걸한 말투로 진행을 시작했다. 환영회. 그 이면에는 갓 들어온 신입의 수질을 검사한다는 명목도 있었다. 요즘에 라티스가 심사를 시작하며 그 수질은 확 깨끗해졌지만 그래도 전통은 전통이다.


“여기, 준비 해 왔습니다.”


먼저 말을 꺼낸 쪽은 게런이었다. 구석에서 조심스럽게 술잔을 기울이던 그는 –탁 소리와 함께 술잔을 내려놓고는 가죽 주머니에 보관된 단검들을 상 위에 하나하나 올려놓기 시작했다. 총 4개의 크륨 단검.


“오.”


맨 처음 반응을 보인 파무르는 짤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화려한 장신구와 함께 세공이 되어 있었고 그 장신구 들 중 마나 증폭 효과가 담긴 세공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무르는 게런에게 허락을 묻고 그 누구보다 먼저 게런의 크륨 단검을 주의 깊게 훑었다.


“흠, 세공 정도도 좋아. 마나 증폭도 원활하고. 부담도 없고.”


평가가 파무르의 입에서 줄줄 새어나왔다. 그의 평가를 옆에서 듣고 있던 게런은 서서히 미소를 그렸다. 뒤이어 단검을 쥔 메리아 또한 짤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유는 파무르와 비슷했다. 하지만 파무르처럼 큰 흥미는 없어 보였다.


“뭐, 난 보시다시피 둔기 전문이라서. 이런 조그마한 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싸늘한 말투였지만 뭐라 할 수는 없었다. 게런은 내색하지 않고 그런 메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비평이 아닌 것이 어디인가. 게런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런 미소로 게런은 뒤이어 레드너에게 권했다.


“흠.”


레드너는 짧은 숨을 내쉬며 상 위에 놓인 단검 하나를 뽑아 두 눈으로 훑었다. 표면 처리는 깔끔하다. 돋아난 잔가시도 없었고 마나가 새는 부분도 없다. 또한 크륨 자체의 색깔을 변색시키지 않고 그대로 세공했기에 검신의 몽환적인 크륨의 색상이 인상적이다.


다만.


레드너는 게런의 크륨 단검의 끝으로 살짝 자신의 검지를 찔러보며 평가를 마무리 지었다.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을 테지만 굳이 시스템을 호출하지 않았다.


‘예리함이 너무 적은데.’


그런 평가가 레드너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레드너의 검지 끝은 멀쩡하다. 적은 힘이 들어갔기에 그럴 수도 있었지만 적어도 단검의 생명은 예리함. 고작 선물이라 하더라도 본디 단검은 예리함이 생명 아닌가.


“응? 왜 그래. 뭐라도 말 하고 싶은 거야?”


레드너의 미묘한 표정을 캐치한 메리아가 옆에서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까 전에는 없었던 비릿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레드너는 입을 열까 하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뇨, 잘 만들어 서요.”


레드너는 고심 끝에 생각해낸 무난한 평가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레드너가 순순하게 자신의 단검을 인정한다고 생각했는지 게런은 피식 웃었다. 레드너는 굳이 게런의 거만한 태도에 일일히 반응하지 않았다.


“쳇. 그래? 재미없어~”


레드너의 답을 들은 메리아는 혀를 차며 어느새 다시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트러블을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레드너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딱히 레드너는 신입인 자신의 입으로 트러블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


“허 흠.”


크륨 단검을 마지막으로 오래 살펴보던 바리쿰이 길게 헛기침을 빼내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아니, 그가 굳이 주의를 끌기 위해 소리를 내지 않아도 이미 이 테이블에 있는 모두가 그에게 시선을 둔 채였다.


게런은 바리쿰의 평가를 제일 기다리고 있다. ‘명장’ 바리쿰. 대장장이 가문인 게런이 그런 사람을 모를 리가 없었다. 게런은 마음속으로 손을 맞잡으며 좋은 평가를 기대했다. 명장이 본다기에 좋은 재료를 공수해오고 좋은 연장까지 깡그리 구비했다.


‘화덕을 가동한 마나도 최고급.’


게런은 속으로 웃었다. 좋은 평가를 받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곧 마지막까지 주의 깊게 살피던 바리쿰의 손이 내려갔다. -탁. 단검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소리가 묘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누구도 눈치 채지 못 했다.


“어떠십니까?”


파무르가 바리쿰에게 물었다. 어느새 지긋하게 눈을 감고 있던 바리쿰은 파무르의 목소리에 서서히 눈을 떴다. 묘한 싸늘함이 묻어나온다. 바리쿰에 옆에 앉아있던 레드너는 그런 싸늘함을 느껴 몸을 떨었다.


“흐흐, 크흐흐.”


바리쿰의 싸늘함을 느낀 것은 레드너 뿐만이 아니었는지 옆에서 메리아가 손 등으로 입을 감추며 조심스럽게 웃음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게런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뭐지?’


머릿속을 맴도는 의문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곧 해답은 나온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바리쿰의 입이 열렸다.


“흠, 쓰레기야.”


바리쿰은 툭 하고 말을 내뱉었다. 입 꼬리가 올라간 그 표정 그대로 게런의 표정이 굳었다.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망치로 관자놀이를 한 대 제대로 맞은 기분. 지금 짓고 있는 미소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 것인가. 게런의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져갔다.


게런의 머릿속에서 상황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정리하는 사이. 바리쿰의 2차 공격이 들어왔다.


“이건, 쓰레기야. 단검으로 값어치도 못 해. 그저 겉멋만 꾸미기에 치중 해 있고 속은 허당이야.”


바리쿰은 표정 변화 없이 말을 이어갔다. 분노도 기쁨도 섞여있지 않은 무미건조한 표정. 그의 무차별 폭격은 주저 없이 게런의 머릿속을 휘저어 놓았다.


게런의 크륨 단검을 칭찬했던 파무르는 말이 없었다. 그와 같이 칭찬의 말을 전했던 메리아 마저 조심히 웃음을 삼키는 것에서 폭소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이에 앉아있던 레드너는 그저 씁쓸한 표정으로 게런을 응시 했다.


‘뭐, 뭐야?’


게런의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강제로 웃으려 하던 게런의 표정은 이제 흉측하게 일그러지다 못해 아예 울상으로 번졌다. 게런이 만든 크륨 단검의 평가는 엉망진창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재밌게 읽어 주셨다면 추천과 선작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6시 정각에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져버렸네요. 죄송합니다ㅠㅠ 그리고 선작 2천이 다가오고 추천 4000이 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 게런에게 애도를 


제가 미쳤습니다. 게런을 게렌으로 적고 있었네요. 전부 수정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대장장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8) +10 16.11.29 12,545 361 7쪽
40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7) +14 16.11.28 12,994 372 11쪽
39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6) +20 16.11.27 13,323 366 12쪽
38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5) +12 16.11.26 13,465 375 13쪽
37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4) +24 16.11.25 13,689 381 11쪽
36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3) +24 16.11.24 14,322 384 13쪽
35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2) +13 16.11.23 14,507 384 12쪽
34 사과를 잡는 자, 수박을 잡는 자. (1) +19 16.11.22 14,763 392 12쪽
33 실력이 있다면 기회는 절로 굴러들어온다. (2) +24 16.11.21 14,631 386 14쪽
32 실력이 있다면 기회는 절로 굴러들어온다. (1) +19 16.11.20 15,119 409 11쪽
31 오픈. (2) +18 16.11.19 15,186 419 14쪽
30 오픈. (1) +20 16.11.18 16,030 413 11쪽
29 환영 선물. (3) +20 16.11.17 15,871 458 13쪽
» 환영 선물. (2) +30 16.11.16 16,253 417 11쪽
27 환영 선물. (1) +25 16.11.15 17,234 419 13쪽
26 입성을 위한 준비. (9) +13 16.11.14 17,310 446 8쪽
25 입성을 위한 준비. (8) +26 16.11.13 17,408 475 10쪽
24 입성을 위한 준비. (7) +23 16.11.12 17,284 438 13쪽
23 입성을 위한 준비. (6) +29 16.11.11 17,414 447 10쪽
22 입성을 위한 준비. (5) +16 16.11.10 17,457 415 11쪽
21 입성을 위한 준비. (4) +23 16.11.09 17,502 420 9쪽
20 입성을 위한 준비. (3) +14 16.11.08 18,073 443 10쪽
19 입성을 위한 준비. (2) +15 16.11.08 18,301 443 8쪽
18 입성을 위한 준비. (1) +19 16.11.07 19,689 457 9쪽
17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10) +19 16.11.06 20,142 438 8쪽
16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9) +19 16.11.05 20,026 479 9쪽
15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8) +25 16.11.04 20,636 493 10쪽
14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7) +32 16.11.03 20,840 476 11쪽
13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6) +11 16.11.03 20,920 488 11쪽
12 기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5) +13 16.11.02 21,520 47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