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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슬
작품등록일 :
2017.10.07 16:49
최근연재일 :
2017.11.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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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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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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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

DUMMY

“그러니까.. 적어도 전지전능이란 힘을 얻었으니 무력으로는 약한 축에 들었던 그 여자를 쉽게 이겼어야 했다는거지?”

“그렇지.”

“힘을 쓰는 방법도 몰랐던 상태에서?”

“물론.”

“면도날이라던가 최면에 빠진 사람들은?”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겠지?”


민호는 신아의 호쾌하고 빠른 답변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볼을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왜? 그냥 죽으라고하지?”

“이렇게 살았으면 된거지. 남자가 뭐가 이렇게 쪼잔해?”

“쪼잔하다니! 아!”


민호는 점차 신아의 의도대로 대화가 흘러간다는 생각에 심호흡을 시작했다. 그리고 침착함을 되찾으며 신아를 보았다.


“또 이렇게 흥분하게 만들어서 대충 말을 넘기려고?”


민호의 그 말에 신아가 입을 삐죽였다.


“하여간 눈치는 참 빨라요. 그래도 내 덕분에 힘을 어떻게 다루는지 조금은 깨우쳤을 것 아니야.”

“전혀. 그건 기적이었어.”

“헤에? 거짓말도 그 정도면 수준급이네?”


오늘따라 집에 돌아가는 길은 너무도 길었다.

민호는 신아가 운전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민호는 먼저 멱살을 잡고 공격을 날려도 승산이 얼마 되지 않음을 잘 알았다.


‘상대는 신의 대리자라고 자.칭.하는 녀석이니까.’

“자칭이 아니라 진짜야.”

“...”

“아무튼 생각해봐. 네가 최면을 어떻게 깨 부쉈는지.”


민호는 신아의 이야기에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기억해내기는 싫었지만 정체하고 있다간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 때문이었다.


“나는 분명..”


민호는 양팔이 선생님들에게 잡히고 학생들이 다리를 붙잡은 것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하지만 동시에 떠올릴 수 있었다.


“간절함?”

“정답이야. 기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간절함이 필요한 법이잖아? 간절하지 않다면 신의 힘을 끌어낼 수 없다는거지. 특히 너의 힘은 말이야. 잘 알고 있잖아?”


민호는 신아의 그 말에 콧대를 주물렀다.

신아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느 사이에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가는 기분이었다. 그에 정신을 바짝 차린 민호가 신아를 보았다.


“그 테스트라는 것은 무슨 의미였어? 1차라면 2차도 3차도 있을 것 아니야.”

“쯔.. 그냥 잊어주면 어디 덧나?”

“내 생명이 걸린 일인데 허투루 들을 수 있겠어?”

“뭐.. 그렇긴 하네. 그러면 답해줄게. 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야. 네가 힘을 잘 다룰 수 있는지 나는 끝없이 너를 시험할 생각이거든. 그러면 너는 도태되던가 앞으로 나아가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거야. 도태가 뜻하는건 당연히 죽음이지.”

“..그렇겠지. 그러면 그 시험은?”

“당연히 비.밀.”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어라. 뭐.. 그런 뜻이네.”

“맞아.”

“이번엔 다른 질문. 너.. 나랑 장유진과의 싸움. 지켜보고 있었지? 최이지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야.”

“집요하기는..”

“정답? 아니면 땡?”

“정.답.이.야.”

“아까 날 돕기 위해 왔다지 않았어?”

“경쟁자.. 즉 조각들의 싸움에는 절대 개입할 수 없어. 그리고 네가 위험하다고 돕는 것은 돕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네 성장을 방해하는 일일 뿐이지.”


민호는 신아의 답변에 복잡한 심정을 담아 숨을 토해냈다.


“아무튼 내 선택으로 이 미친 경쟁에 끼어들었으니 알아서 살아남아야한다는거지?”

“바로 그거야. 걱정하지 말라니까? 네 곁에는 승리의 여신인 내가 따라다닐테니까.”

“싸움에는 개입할 수 없는 승리의 여신 말이지?”

“빙고!”


민호는 신아의 활기찬 답변에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


“후우.. 이제 좀 편하네.”

“나는 네 옆방에서 쉴테니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불러. 그냥 내 이름을 부르거나 생각하면 알아서 나타나 줄테니까.”

“수업은? 뭔가 가르쳐 준다며.”

“오늘은 쉬어. 그렇게 시달렸는데 말이야. 이미 네 정신은 이미 한계야. 이 이상이라면 너는 미치게 될거야.”


민호는 집에 돌아와 침대에 드러누우며 신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민호가 보기에 벽에 기대어 팔짱을 낀 신아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검은 머리카락은 윤기가 흘렀고 눈은 총명하게 빛났다.

또한 얼굴은 물론 몸매까지 나무랄 곳이 없었다.

하지만 민호가 보기에 신아는 괴물이었다.


‘그런데 나는 왜 저 녀석이 친근하게 느껴지는걸까..’


민호는 신아가 인간이 아님을 알았고 그녀가 가진 힘이 남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처음 만남부터 지금까지 민호는 신아에게 말을 놓고 있었다.

또한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더욱 편하게 대하고 있었다.


“뭐..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실례라고 말하고 싶지만.. 네 기준에선 틀리지 않으니 넘어주겠어.”

“내 속마음을 그만 좀 읽으면 안될까?”

“싫으면 네가 알아서 막아보던가? 네 힘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니까. 쉽잖아?”

“쯔..”


민호는 신아의 이야기에 할 말이 없다는 듯 침대에 바로 누워 천장을 보았다.


“아무튼 네 생각에 답해주자면 그건 네 힘 때문이야.”

“내 힘 때문이라고?”

“맞아. 나는 신의 파편이야. 그리고 장유진. 그녀는 신의 조각이지. 반쪽이라고는 하지만 진짜 신의 힘을 가진 네가 그녀와 나에게 끌리는 것은 본능이라고 할 수 있어. 하나가 되기 위한 본능인거지.”

“본능이라.. 그렇게 들으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네.”

“뭐라도 된 것 맞아. 너는 따지고 보면 신의 반쪽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만큼 너는 남들과 다른 입장에서 출발을 했다는거야.”


민호는 신아의 이야기에 피식하고 실소를 흘렸다.


“이 힘이라면 경쟁자들을 놓칠 일은 없겠어. 그리고 생각해보니 경쟁자들이 내 비밀을 알게 된다면 눈이 돌아가 날 쫓아다닌다는거잖아?”

“물론이지. 그러니까 오늘은 푹 쉬어. 과부하로 머리가 펑! 하고 터져버리기 싫으면.”


민호는 신아가 양손으로 머리가 터지는 듯한 동작을 취한 후, 벽을 통과해 옆방으로 건너가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에 민호가 천장을 보며 숨을 토해내었다.


“진짜 미치겠네..”


그룹에서의 경쟁, 그 패배는 사회적으로 죽음을 당할지언정 목숨의 위협을 당하지는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목숨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그만큼 그룹에서의 경쟁도 쉽게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신의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기본이 목숨을 걸어야했다.

그리고 최후의 승자는 신이 되었다.

죽거나 모든 것을 가지거나.

모 아니면 도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유진을 떠올렸다.


“학교 전체에 최면을 걸었다라.. 그걸 직접 봐버린 이상 믿지 않을 수도 없잖아? 심지어 가족들도 신아가 내방까지 따라 들어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어. 최면의 일종이겠지?”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자리에 그대로 엎드렸다.


‘미친 짓이야.. 정말로 미친 짓이지.. 목숨을 걸고 서로 죽고 죽이는 경쟁이라니.. 현대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그리고 이런 힘이 아직도 세상에 밝혀지지 않았다고?’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기계적으로 팔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했다. 장유진. 그녀와 달리 신체적으로 뛰어난 이가 경쟁자일 수도 있다.

그리고 능력이 살인에 특화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민호는 몸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민호는 시간이 흘러 비 오듯 땀이 흐르는 것에 우뚝 몸을 멈춰 세웠다.


‘그런데..’


민호는 반쯤 팔을 굽히고 버티며 몸이 떨리는 것에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그 떨림은 결코 무리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민호의 몸을 떨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앞으로 목숨을 걸고 살아야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며 민호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 민호의 표정은 무언가 크게 기대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이렇게 기대가 되는거지?”


민호는 무섭고 두려울수록 활력이 도는 것에 입가의 미소를 더욱 짙게 만들었다.


---


“민호야!”

“아! 지석아.”

“오늘은 괜찮아 보이네?”

“응? 뭐가?”

“어제는 하루종일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았거든. 무슨 일 있었어?”


민호는 지석의 이야기에 얼굴을 손으로 쓸었다.

그리고 말없이 웃으며 지석의 대답을 넘겼다.

하지만 민호는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경계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 찾아와 자신을 죽이려 한 유진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거기있어?’

[물론이야. 창문을 봐봐.]


민호는 신아의 이야기에 교실의 창문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 몰려있는 여학생들과 창가로 선 검은 고양이를 볼 수 있었다. 검은 고양이는 여학생들이 귀엽다며 꺅꺅 거리고 있음에도 쿨하게 무시하며 민호를 보고 있었다.


[봤지? 이 누나가 항상 지켜봐줄테니 걱정 말라고.]

‘누나는 무슨..’

[내가 지구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아마 지구의 모든 역사를 다 꿰고 있었을거야. 그 정도면 이해했어?]

‘시끄러워. 그러면 누나가 아니라 조상님이지.’

[쳇! 하루만에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 어제의 긴장 백배였던 모습은 어디로 간거야? 재미없어.]


민호는 신아가 그렇게 이야기하며 창가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여학생들은 신아가 떠나가는 것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에 민호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흘렸다.


‘저 고양이가 괴물인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민호의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에 민호를 보던 지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석은 조례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민호에 대한 관심을 접고 몸단장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반 전체의 남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민호는 반 학생들의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안타깝다는 듯 속으로 혀를 찼다.


‘최면술사. 그놈이 다시 나타날리 없지. 그렇게 호되게 당했으니까 아마 내 빈틈을 노릴거야. 아니면 내게 관심을 끊고 떠났다던가..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어떻게 되신거지? 설마 최면으로 정말 사표까지 내게 만든 것은 아니겠지?’


민호는 담임 선생님이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유진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랬기에 최면이 풀린 선생님이 지금쯤 어쩌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곧 민호의 표정이 굳었다.


‘잠깐만.. 선생님은 이곳에 계시지 않았으니 최면이 풀리지 않은거 아니야? 그러면 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민호는 유진의 최면으로 인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고 생각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때, 교실의 앞문이 열렸다. 그리고 등장한 정장차림의 선생님이 교탁 앞으로 섰다.


“모두 좋은 아침이예요! 이제 출석을 불러볼까요?”


민호는 교탁으로 선 선생님의 그 말에 표정을 굳혔다.

그리고 자신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짓는 유진.. 아니 최이지 선생님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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