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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슬
작품등록일 :
2017.10.07 16:49
최근연재일 :
2017.11.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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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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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갑자기 무슨 일이야. 오늘은 푹 쉬라며?]

“별건 아니고. 혹시 진성에 조각이 있다는거 알았어?”

[조각? 진성에 조각이 있었어? 대박.]

“몰랐다는거네.”


민호는 유진의 반응으로 그녀의 답변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민호의 중얼거림에 유진이 생각에 잠긴 듯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음.. 그런데 별거 아니지 않나? 진성이라면 대한민국을 가장 선두에서 이끄는 기업이잖아. 그러면 히어로 쪽에서 진성에 스며들어 있을 확률이 높지.]

“만약 히어로가 아니라면?”

[아니라면.. 위험하겠지?]

“하아.. 지금 나는 가족이 걸려있는 일이라고..”


민호는 유진의 너무나도 쿨한 답변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 유진이 말을 이었다.


[일단 지켜보는게 어때? 녀석한테 다가가서 정체를 물을순 없잖아. 정체를 숨긴다며.]

“지금 할아버지를 담당한 경호원 중 한명이 조각이었어. 쉽게 넘길 상황은 아니야.”

[히익! 진성의 회장을 지키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러지. 만약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이렇게 신경쓰지 않았어. 아니.. 그건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지켜봤겠지.”


민호는 성호를 가까이에 둔 조각의 정체가 정말로 궁금했다. 만약 그가 한량과 같은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존재라면 상황은 심각해졌다.

언제 그가 본심을 드러내고 성호의 목숨을 쥐고 무엇을 요구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민호는 그를 만난 이후부터 인석의 가족들의 말도 귀에 들리질 않았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내가 그쪽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말해주기 그렇네.]

“알았어. 그러면 푹 쉬어.”

[쯔.. 그렇게 말해놓고 푹 쉬라는거야? 무슨 일 있으면 연락 줘. 바로 출동할테니까.]

“..그래. 고마워.”


민호는 유진과의 대화를 마친 이후,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그대로 누워버렸다.


“하아.. 진짜 어쩌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또한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민호는 한숨을 푹하고 내쉬며 옆을 보았다.

그런 민호의 눈으로 침대에 앉아 TV를 보던 신아가 들어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글쎄?”

“..너 일부러 말 안했던거지?”

“맞아. 나는 널 감시하고 조각과 힘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주는 일만하면 돼. 나는 분명 조각들 중 너와 가장 친해. 그리고 가깝지. 하지만 내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진 마.”


민호는 신아의 냉정한 답변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곧 쓰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방관자라는거구만..”

“뭐야 삐지지도 않네?”

“처음부터 알고있던 사실이었잖아.”

“그래도 재미가 없잖아.”

“시끄러워.”


민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TV를 껐다.


“아! 야! 재미있었는데!”

“재방송 봐. 정신 사나우니까.”

“본방이랑 재방이랑 느낌이 다르단 말이야!”


민호는 신아의 투덜거림에 바로 앉았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네 방에도 TV 있잖아.”

“쳇! 더러워서 간다! 가!”


민호는 신아가 그렇게 외치며 벽을 향해 걷는 것을 보았다. 민호는 양복을 입은 신아의 모습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경호원으로 있을 생각이야? 시간이 좀 되지 않았나?”

“응?”

“뭐가 응이야? 곧 기사님도 돌아오셔야하잖아.”

“몰랐어?”

“어? 뭐가 있었어?”


민호는 신아의 질문에 무슨 뜻이냐며 그녀를 보았다.

그 시선에 신아가 한숨을 푹하고 내쉬었다.


“원래 운전기사분은 네 둘째 형한테로 넘어갔어. 운전을 좋아해서 운전기사를 두지 않았었잖아.”

“형이 그걸 받아들여?”

“그럼 받아들이지 안 받아들일까?”


민호는 신아의 당당한 답변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또.. 그 능력이야?”

“그렇지. 하지만 너도 항상 이야기 했잖아. 네 둘째형이 운전을 너무 험하게 한다고. 그래서 걱정이라고.”

“..그렇긴했지.”


그런 민호를 보면서 신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된거야.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네 운전기사 겸 경호원을 계속 담당하게 됐어.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나는 이제 보던거 마저 보러 갈거니까 질문은 나중에 해. 나 바빠.”


민호는 신아가 그렇게 말하며 질문할 틈도 주지 않고 떠나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그 뒷모습을 본 민호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뭐.. 이편이 더 낫긴 하겠네. 기사님이 내 일에 휘말리면 안되니까. 아니.. 이게 훨씬 좋은거지. 나랑 상의도 없이 그렇게 결정한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말이야. 아!”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밝은 표정으로 드레스 룸으로 달려갔다.


몇 분 뒤..


‘바스락..’


진성그룹의 오너 일가가 거주하는 저택.

그곳의 넓은 마당에는 작은 수풀 스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수풀 스치는 소리와 가끔씩 들리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는 분명 그곳에 누군가가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소리의 진원지에는 그 어떤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마치 카멜레온이 색을 바꾸듯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복면을 쓰고 눈만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사내.

그는 바로 민호였다.


‘후우.. 이러고 돌아다니까 진짜 도둑 같잖아?’

[네가 고른 옷이잖아? 그래도 정체는 들키지 않겠네.]

‘TV본다며?’

[보던거 다 끝났어. 네 덕에 몇 분은 놓쳤지만 말이야.]


민호는 집의 마당을 돌아다니며 신아와 티격태격했다. 조각이 경호원이라면 경호원으로서 불러내면 된다.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복면과 장갑 등을 찾았었다.

그리고 정체를 완전히 숨긴 민호는 마당의 수풀 속을 돌아다녔다.

민호는 스스로가 자신의 집 마당에서 우습지도 않은 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랬기에 민호는 반드시 상대를 끌어낼 생각이었다.


‘방해되니까 조용히 해.’

[요즘 너무한거 아니야?]

‘쉿!’

[너무해!]

‘집중해야한단 말이야.’


민호는 신아의 그런 투덜거림에 가볍게 짜증을 냈다.

정체를 가리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고, 2층의 방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은신의 힘을 사용해 모습과 기척을 지웠다 드러냈다를 반복하며 마당을 돌아다녔다.

그 때문에 민호의 신경은 잔뜩 날이 섰다.

민호는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죄를 저지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래서 상대가 나타날 거라는 확신도 흐릿했다.


‘그래도 작은 아버지의 가족들이 없어서 다행이야. 만약 그들이 집에서 같이 살고있고 걸렸다간.. 으으..’


민호의 가족은 본래부터 성호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인석의 가족들도 같은 집에서 살았었다.

하지만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인석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가족들을 대리고 집을 떠났다. 민호는 만날 때마다 불쾌한 인석의 가족을 머릿속에서 털어내며 경호원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불편한 식사를 마친 이후, 가족들을 경호하며 집까지 왔던 것을 떠올렸다.


‘분명 경호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별관에서 쉬고 있겠지. 반드시 올거야.’


민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더 기척을 흘렸다.


그로부터 조금의 시간이 더 흘렀다.


‘이걸 어쩐다.. 경호원이라면서 이렇게 나태해도 되는건가?’


시간이 흘러 지칠대로 지친 상황.

민호는 이제 상대를 불러내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다시 민호의 승부욕이 발동되었다.


‘젠장.. 조금만 더 돌아다녀보자. 그리고 안되면 다음을 노려야겠어.’


민호는 자신으로 인해 집이 시끄러워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다시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오늘은 그를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로부터 몇 분이 흘렀다.


“어디서 들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돌아다니기만 할 생각이십니까? 너무 티를 내고 돌아다니셔서 정원사라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왔다!’


민호는 자신의 뒤에서 들린 사내의 목소리에 속으로 크게 환호했다. 경호원의 목소리는 확실하게 기억해 두었기에 민호는 그가 조각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크게 몸을 돌려 그를 보았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고서 양복을 입은 그와 눈을 마주쳤다.

민호의 눈을 마주한 그는 낮게 비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역시 제가 목표였나보군요. 당신을 만나러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저는 서클 히어로의 이태곤입니다. 최근 조각을 사냥하는 자들이 많아졌다더니 당신도 사냥꾼입니까? 제 위치는 어떻게 알았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감시망을 뚫었습니까.”


민호는 태곤의 질문에 주머니에서 넣어둔 못을 쥐었다.

그러자 신아가 의외라는 듯 민호에게 질문해왔다.


[히어로라는걸 알려줬잖아? 그런데도 싸우겠다고?]

‘거짓말일지 아닐지 어떻게 알아. 그리고 실력은 확인해야지. 할아버지를 경호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런데 날 알았다면서 왜 잡으러 안온거야? 경호원들은 다 노나?’

[함정이라도 준비해 뒀었나보지. 그리고 지금 너 화풀이하려는거지? 알고 있었으면서도 안 나타났다고 말이야.]

‘시끄러!’


태곤은 민호가 자세를 낮추자 곤란하단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서클 히어로의 이태곤입니다. 만약 저를 상대하실 생각이라면 따라 나오시겠습니까? 아니.. 부디 그래주십시오.”

‘흥이다!’


민호는 태곤에게 못을 던지며 속으로 그렇게 답했다.

민호는 주머니에서 꺼낸 못이 태곤에게 중구난방 날아가는 것을 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목표 고정!’


타차원의 힘인 듯 발음조차 힘든 힘의 이름이었다.

민호는 그 힘을 한국어로 번역해 속으로 외쳤다.

그러자 사방으로 뻗어진 못이 태곤을 향해 뾰족한 부분을 들이밀며 날아들기 시작했다.


“고작 이겁니까?”


민호는 태곤이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 넣어둔 손을 뽑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이 앞으로 향하며 투명한 막이 형성되는 것을 보았다.

흐릿하게 우윳빛이 도는 막은 너무도 쉽게 못을 튕겨냈다. 민호는 태곤이 자신의 공격을 막은 이후, 무전으로 이쪽으로 오지 말라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방어막이었구나. 그러면 확실히 경호에 나서기 좋겠네.’

“정체를 밝혀주시죠. 한량입니까? 아니면 사냥꾼?”


민호는 상대의 이야기에 검지를 세워 좌우로 까딱였다.

그것을 본 태곤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복면을 쓰신분께 그런 질문은 무의미하겠죠. 그러면 저도 본격적으로 싸워보겠습니다. 이래보여도 제가 경호원이거든요. 사적인 일로 의뢰주의 집에서 소란을 피워서야 되겠습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민호는 태곤의 말을 들으며 주머니에 넣어둔 못을 전부 꺼내들었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높이 던졌다.


“음?”


하늘높이 던져진 못은 마당에 켜진 조명에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뾰족한 부분이 다시 태곤을 향하고 빠르게 쏘아지기 시작했다.


“흠.. 이 정도라면 확실히..”


바닥에 떨어진 못부터 시작해 허공에 뜬 못이 태곤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못은 태곤을 완전히 포위하여 파고들려는 듯 했다. 하지만 태곤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왜 저렇게 여유로운거지?’


민호는 태곤이 여유를 부리는 모습에 그 이유를 몰랐다.

그때, 민호는 순간 자신의 몸 전체가 가볍게 울렁인 느낌을 받았다. 민호는 속부터 시작에 겉까지 이어진 울렁임과 시야의 흔들림에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그제야 민호는 태곤과 자신의 위치가 달라져 있음을 깨달았다. 민호는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못을 보며 눈을 크게 떴고 부릅뜬 눈으로 태곤을 보았다.


‘대체 왜?’

[레슨 3. 힘이란 것은 하나만 가지고 있는 이도 있고 아닌 이도 있다. 힘이라는 것이 직업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으며, 그런 때에는 여러 가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젠장! 그런건 좀 빨리 말해주라고!’


검은 고양이로 화한 신아의 말에 민호는 당황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미 못은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이 날아든 상태였다.


‘바..방어막!’


이대로 있다가는 자신의 공격에 자신이 당한다.

그 생각에 민호는 즉시 태곤의 힘을 떠올렸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등 뒤에 방어막을 설치했다. 평면으로 이루어진 방어막은 민호의 등쪽에 우뚝 버티고 섰다.

그에 민호는 방패에 바짝 붙으며 머리 위로 손을 들었다.


‘죽지만 않으면 돼!’


등의 화상과 끔찍한 고통이 다시금 생각나자 민호는 이가 절로 악 물려졌다. 그리고 등 뒤로 설치한 막에 못이 부딪치며 느껴진 진동에 눈을 질끈 감았다.


“끝이군요.”

‘제기랄! 나도 저 인간이랑 자리를 바꿨어야 했는데!’


방어막을 소환한 이후, 민호는 태곤의 자리 이동 스킬을 사용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다. 민호는 최대한 몸을 웅크려 공격을 받아낼 자세를 취했고 고통을 참기 위해 입술을 질끈 씹었다.


작가의말

한주의 시작이네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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