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군주(Univers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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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지누
작품등록일 :
2013.01.02 23:53
최근연재일 :
2013.02.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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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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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만능군주(universalist) - 9

DUMMY

아마 지금 기우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스스로의 한계에 힘들어하고 있는 운동선수가 기존의 틀을 뒤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괴물을 만나서 느끼는 희열이었으리라.


하지만 이건 오직 기우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었으니.

“앞으로는 미리 알려주는 시간에 접속하라고 들었는데……. 오늘부터 함께 게임하기로 한 것 아니었나요?”

“…….”

승훈은 지극히 현실적인 말로 기우를 멈칫하게 만들었다.

“저도 빨리 강해지고 싶기는 한데…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어요. 무언가를 얻었으면 그만한 값어치를 해야 하는 법이잖아요.”

“…….”

그리고 연이어진 결코 반박하기 힘든 말로 기우를 합죽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물량이 거의 없기에 중고캡슐마저도 7000만원을 훌쩍 넘어가고, 한 달 사용료 150만원마저도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비록 말은 이렇게 하고 있었지만, 승훈의 눈빛 안에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아마 이런 것이 바로 확실한 기회임을 느꼈으면서도 경제적인 현실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는 우리네 젊은이들의 고달픈 현실이었으리라. 가진 자는 그것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을 얻는 결코 공정하다 할 수 없는 이 세상의 현실 말이다.

“혹시 회사랑 어떤 조건에 계약했는지 알려줄 수 있냐?”

“…….”

그러나 기회임을 알면서도 포기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기우의 너무나도 진지한 태도는 오히려 승훈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회사 쪽에서 이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네. 그냥 계약을 맺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었던 건가?’

아니, 너무나도 적은 정보만으로 섣부른 대응을 하는 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멍청한 짓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승훈은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다. 결국 이런 경우엔 아쉬운 쪽이 먼저 입을 열게 확실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뻔한 방법에 바로 넘어올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 머리 굴리지 말고, 서로 솔직해 질까?”

“대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저도 바라던 바입니다.”

“그 안에 능구렁이가 수십 마리는 들어있는 것 같다.”

“그런가요?”

이런 면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닮아있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속내를 털어놓는 것뿐이었다.

“몇 명 못 버티고 도망가 버리더니……. 정말 제대로 된 놈 하나 물고 왔네. 아! 미안. 내 말투가 좀 그런 편이니까 이해해라.”

“저보다 한참 형님이신데요. 뭐! 편하게 대해 주십시오.”

“하하하! 언제 시간 되냐? 회사에서 게임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밖에서 한 번 만나자.”

“저야 매일같이 압구정동에 있는 일식집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언제든지 찾아오십시오.”

“그래? 잘 됐네. 난 양재동이다. 한가한 시간이 언제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시간 전엔 제법 한가합니다.”

“오케이. 010-8529-XXXX가 내 전화전호다. 이따 게임 끝나면 전화해라.”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너 24살이라며. 겨우 12살 밖에 차이 안 나는데……. 너무 그렇게 깍듯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냐?”

“네, 형.”

그리고 시원시원한 성격 덕분에 승훈은 비록 바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모든 면에서 잘 통하는 형님 한 명을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아직 시간이 있는 것 같으니까. 아까 했던 이야기 좀 더 나눠보자. 난 조력자로 계약을 한 게 아니라 군대 졸병 부탁으로 한동안 도와주고 있는 입장이라서 회사사정을 잘 몰라. 아니, 관심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거다.”

“어! 형도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우연히 연이 닿아서 [판게아 온라인]을 시작하게 됐어요. 회사사정은 저도 잘 모르고, 한 달 등록은 되어있는 상태니까. 남은 10일 정도 상황을 봐서 다음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고 하던데요.”

“그래? 아! 그래서 기범이가 너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본 거구나. 잘 됐네. 결국 너도 계약에 묶여 있는 건 아니고, [판게아 온라인]에 접속하는 것만 지원받고 있는 상태라는 말이지?”

“그렇기는 한데요……. 솔직히 아는 분이 배려해주셔서 [판게아 온라인]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상황이 변했다고 해서 신의를 저버리고 싶지는 않네요.”

“하아! 네 말이 맞다. 나도 그 놈의 정이 뭔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마찬가지니까.”

게다가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찌 보면 둘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입장이 아니던가. 모든 면에서 잘 통하는 성격에 공감대까지 형성 된 둘이 금세 친해지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단지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눈앞의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을까?

어느 순간 대화가 끊긴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머쓱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판게아 온라인]을 계속 하고 싶다면 일명 따까리라 불리는 조력자 노릇을 꼭 해야 한다는 변함없는 현실이 둘을 이리 만든 것이었으리라.

“담판을 짓자!”

“네?”

“회사랑 담판을 짓자고.”

“자신 있으신 거죠?”

“역시……. 말이 제대로 통하는데. 자세한 설명은 통화로 해줄게. 바로 출발할 테니까. 일단, 접속종료 해라.”

“네.”

그러나 이것저것 다 따지면서 현실에 안주하려고 해봐야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살아가야 할 뿐이지 않던가.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그런 사실을 공감한 두 사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접속을 종료했다. 하지만 당장 회사를 찾아간 둘은 조금 허망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병장님. 시간을 좀 더 달라는 말인가요? 그렇게 하세요. 며칠 있으면 세계 투어가 시작되니까. 제대로 게임할 시간도 없을 거예요.”

회사의 총괄 매니저 기범은 너무나도 수월하게 부탁을 들어줘서 굳건한 의지로 가득한 두 남자를 순식간에 뻘쭘하게 만들어버렸다.

아니, 당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조력자로서 승훈의 위치일 뿐이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 @ @


작가의말

이후에 나름의 사정을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그냥 삭제해 버릴까, 말까를 고민중입니다.

아무래도 빠른 전개가 좋겠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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