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군주(Univers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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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지누
작품등록일 :
2013.01.02 23:53
최근연재일 :
2013.02.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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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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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만능군주(universalist) - 12

DUMMY

마주하고 있던 기우가 멈춘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을 받은 순간 번쩍이는 광원과 함께 사라져버린 승훈.

그 이후로 세상의 시간은 완전히 멈춰버렸다.


@ @ @


‘우리 집?’

승훈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주변 환경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그것도 그나마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그때로 말이다.

‘미친……. 캡슐 고장인가?’

그러나 이것이 과거의 기억일 뿐이라는 사실을 승훈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아니,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추억에 빠져들기에 승훈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로그아웃].’

그래서일까? 승훈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판게아 온라인]에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명령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즐거운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아픈 기억들을 떨쳐 버리려는 듯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아마 과거에 빠져 괴로워해봐야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깨달음이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든 것이었으리라.

“인간이란 참 재미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가장 행복했던 때가 가장 잊고 싶을 때라니……. 제가 원한 게 아니라 본인의 무의식이 이런 환경을 만든 것이니까 절 원망하진 않으시겠죠?”

하지만 승훈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다시 눈을 떠야만 했다. 알아듣기 힘든 말을 하는 누군가가 지금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존재일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데……. 게임시스템에 무슨 이상이라도 생긴 겁니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너무나도 뻔한 것이었기에 승훈은 따지듯이 눈앞에 나타난 남자를 쏘아붙였다. 마치 당장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하지 못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투로 말이다. 과거의 상처와 마주한 승훈은 더 이상 미소가 아름다운 청년이 아니었다.

그러나 남자의 반응은 승훈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으니.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셨군요. 음……. 우선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그것이 이해를 하시는데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전 신(神)입니다. 영어로는 GOD이라고 하지요.”

‘미친놈.’

솔직히 이런 상황에 ‘그렇구나. 신이로구나.’ 라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뜸 누군가 와서 신(神)이라고 한다고 해서 그걸 믿는 다는 건 똑같이 살짝 맛이 갔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바.

승훈이 태도가 ‘더 지껄여 보시지’ 라는 상태가 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욕을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신(神)인데 생각을 읽는 권능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뇌파에 반응하는 가상현실 게임이니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충분히 타당한 것이네요. 그런데 초자아 컴퓨터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은 조금 오버 같은데요.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하지만 조금 삐딱했던 태도는 남자의 혼잣말이 계속 될수록 차츰 변해갈 수밖에 없었으니.

‘세뇌를 당한 건가?’

생각을 읽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아무리 다른 답을 찾아보려고 노력 해봐도 그냥 남자가 신(神)이라는 사실이 스스로 납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승훈.

이유를 설명할 순 없지만, 승훈은 이내 미친놈으로 보이던 존재가 진짜 신(神)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래서일까? 승훈은 판게아라는 또 다른 차원이 존재하고, [판게아 온라인]은 단지 그 세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대일 뿐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쉽게 이해가 됐다. 아니, 받아들여졌다. 납득이 갔다.

그러나 딱 한 가지는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타협의 여지는 전혀 없는 겁니까?”

과연 자신이 왜 차원이동을 해야 하는 걸까? 아니, 무조건 신(神)의 의지에 의해 차원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굳이 이런 번거로운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이런 의문에서 시작 된 생각은 자신에게도 선택권이 있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기에 승훈은 신(神)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었으니.

“네, 타협은 없습니다. 단지 지금 생각하신대로 차원이동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

상대방 역시도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승훈은 히든 클래스로 전직을 결정해야 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또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만 대답해 주십시오.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끝입니까?”

하지만 리셋 하면 그만인 [판게아 온라인]과 차원이동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가 아니던가.

이미 마음은 가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미련이 남아 마지막 질문을 던지는 승훈.

아마 미지의 세상에 대한 호기심보다 현실에 대한 애정이 더 컸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었으리라.

‘[판게아 온라인]으로도 충분한데 뭐!’

아니, 어찌 보면 인생의 암흑기를 지나 이제 겨우 햇볕 짱짱한 곳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입장에서 굳이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조금도 없는 상황이 아니던가.

사실 지금의 행동은 더 많은 정보를 달라고 때를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삶의 경험이 알려준 지혜가 맞는 것이라면 이런 경우엔 아쉬운 쪽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법이었으니 말이다.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런 행동을 하시는 건 좀 야비하네요. 하지만 그 정도는 알려드리죠. 죽어도 끝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지혜가 옳은 것이었기에 승훈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판게아에 있는 동안 현실… 앞으로는 지구라고 하겠습니다. 지구의 시간은 딱 1초만 흐를 뿐입니다. 그리고 지구의 육체가 아니라 현재 [판게아 온라인]의 캐릭터인 채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정신과 시간의 방?”

“만화를 참 좋아하시나 보군요.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것도 지금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말이다. 그러나 9개가 있어도 1개를 더 얻어 10개를 채우고 싶은 게 사람의 욕심이 아니던가.

“이것 하나만 대답해 주시면 바로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보상은 없나요? 이미 정해진 조건들이 나중에 막 바꾸고 그러는 건 아니죠?”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해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질문을 던지는 꼴이라니. 하지만 그 모습이 그리 밉지 않게 보이는 건 질문의 내용들이 나름 타당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판게아 온라인]과 같습니다. 전 정해진 조건만 제시할 뿐, 그 안에서 선택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건 모두 당신의 몫입니다. 이제 결정하십시오.”

그러나 신(神)은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저 이제 결정을 내려한 할 때라는 사실을 주지시킬 뿐이었다.

“네. 가겠습니다.”

그리고 만족스럽진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모두 얻은 승훈은 차원이동을 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이건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신(神) 역시 서로에게 원하는 답변을 모두 얻자마자 승훈을 판게아로 보내버렸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도 없이 이런 일을 벌이는 존재를 어찌 신(神)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제발 불쌍한 인간들을 구원해 줄 영웅이 되어주십시오.’

살짝 지쳐 보이는 얼굴로 승훈이 사라지고 없는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스스로를 신(神)이라 칭하는 남자.

이 모습만 놓고 보자면 신(神)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존재는 아닌 듯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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