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398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1.11 17:56
조회
323
추천
5
글자
8쪽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DUMMY

일단 당황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결혼 상대가 마황자야?”


마사는 이번에도 한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응? 강하니까.”


“......”


강해서...?


“강한 마족과 결혼해야 내 아이도 강하지.”


“......뭐냐 그 황당한 논리는.”


왠지, 이해가 갈 듯 하면서 이해가 안가는 묘한 상황이다. 아니, 말을 꺼낸 당사자가 조금만 나이 들어 보이고 정말로 ‘서큐버스답게’ 생겼다면 별로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 그러고 보니 마황자님은 죽었다고 했지.”


......마음속으로 정해둔 결혼 상대가 죽었는데 겨우 반응이 그거냐?


“그럼 누구를 골라야 하지?”


“......아니, 저기...”


뭐라고 말려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라드. 라드가 마황자님을 죽였었나?”


잠깐, 여기서 내가 죽였다고 하면 마사의 상대가 나로 바뀌게 되는 건가?


‘어쨌거나 사실을 말해야겠지?’


“아니. 자르칸데.”


“그래? 우웅......”


그런데 왠지 자르카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왜? 자르카는 싫어?”


마족이 아니라서 그런가?


“혼족이잖아.”


“혼족인게 뭐?”


“혼족은 원래 이종족과의 사이에서는 자손이 태어나지 않아.”


“......그래?”


“한마디로 자르카는 자손을 만들 수 없다는 얘기야. 그러니까 소용없지.”


나는 지금까지 자르카가 괜찮은 여자 만나서 혼혈이기는 하지만 혼족을 퍼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그게 안 된다는 건가?


‘그럼 자르카가 죽으면 정말 멸족이네?’


“저기...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은 결혼을 무슨 말의 품종 교배하듯이 고르는 마사의 태도를 고쳐야 할 것 같은데.


“흐음......”


하지만 마사는 왠지 밭에 심을 종자를 고르는 눈빛으로 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뭐, 뭐야 그 눈빛은?”


“......역시 약간 모자라지만 이걸로 해야 하나...”


......갑자기 화나네.


“그럴 거면 차라리 파리아를 고르지 그래?”


“천족은 싫어.”


그래도 개인 취향이 있다는 건가.


“마력과 성력의 반발로 자손이 터무니없이 약할 거야. 실제로 마계에 몇몇 혼혈마족 중에 천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가장 약한걸.”


“......”


취향이 아니라 또 자손 문제였군.


“저기 마사... 넌 자손만 강해지면 아무나 상관 없는 거야?”


“응.”


아니 무슨... 뭐라고 혼내야 할 것 같은데.


“흐으응... 역시 용족도 안 되겠지?”


“그렇겠지.”


성전에서 용족들의 피해가 꽤 커서, 용족들은 마족이라면 이를 갈고 있는 실정이었다.


“할 수 없네. 역시 모자라지만...”


그 눈빛은 도대체 뭐냐고.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모자라다는 거야?!”


“솔직히 마황자님보다 약하잖아.”


“그거야......”


또 말문이 막힌다.


“하아...... 됐어.”


마사가 먼저 말을 끊었다.


“어차피 이 몸으로는 결혼할 수도 없는걸.”


“......”


가장 큰 것을 잊고 있었군.


“......”


또 얼굴이 어두워진다.


‘일단 달래야 하나...’


“하지만, 그 몸은 그 몸 나름대로 좋은 면이 있지 않아?”


“......?”


“성별을 가리지 않고 유혹할 수 있잖아.”


“......응?”


마사는 잘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마사의 유혹능력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친하게 다가오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인 것 같은데.”


“......응.”


뭐... 물론 내가 생각한 것이라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맞는 것 같았다. 여성이라도 거리낌없이 다가와서 친하게 지내게 되니까. 예전에 신예와 신아가 그랬듯이.


“그러니까, 나중에 마사가 커서 진짜 서큐버스답게 변한다면 여성을 유혹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왜?”


“그거야... 원래 어린 아이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되어 있으니까.”


진짜인지는 묻지 마라. 나도 지금 마사를 달래려고 대충 말하는 거다.


“그래?”


마사는 그런가, 하고 믿는 것 같았다.


“그럼 조금 더 이 모습으로 있어도 되겠네.”


“그렇지. 그리고 급하게 결혼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응.”


휴우... 어떻게 설득한 것 같았다.


“......아무렴 반신이니 어느 정도는 오래 살겠지. 급할건 없는 거네.”


뭐야?!


-뿌오오오!-


내가 마사가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있을 때, 마사가 몸을 일으켰다.


“그럼 난 이만 들어가서 잘래.”


“아, 응.”


마사는 밑에 벗어 놓아둔 신발을 찾는 것 같았다.


‘잘 안보이나?’


할 수 없이 내가 집어주니 마사는 고맙다는 듯이 한번 웃고 신발을 신었다.


“......얼마나 머무를 거야?”


“글쎄? 신예 생일 끝나고도 조금 있다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자세한 것은 신아와 신예가 상의해서 알려주겠지.


“......라드.”


“응?”


지금 보니 마사의 얼굴이 다시 진지해져 있었다.


“내일은 저 문어를 잡을 생각이지?”


“아마 그래야 겠지.”


“......”


마사는 계속해서 남서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조심해.”


“응?”


아까부터 계속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 근처에는... 신을 죽이는 병기가 숨어 있어.”


“아, 그래... 뭐?!”


신을 죽이는 병기?


“설마 신살검을 말하는...”


“아니.”


아니, 그렇게 딱 잘라 말하면 내가 무안해지잖아.


“마족들이 만든, 투신이 끼어 들었을 경우를 가정한 병기.”


“......”


그런게 있었나?


“물론 시간을 맞추지 못해 버려진 상태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무슨 병기인데?”


내 물음에 마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잘 몰라. 그건 카론이 담당해서 같은 마계공작인 나한테도 알려주지 않았거든.”


“그래?”


신을 죽이는 병기라......


‘뭐, 완성되지 못했다니 상관없겠지.’


-뿌오오오!!!-


저 문어 좀 어떻게 빨리 해야겠는데 말이다.


-뿌오오! 뿌오오! 뿌오오오!!-


“......”


역시 나 혼자라도 잡아야 할까...


‘여기서 별의 힘을 사용한다면...’


잠시 문어를 상대로 몇 가지 기술을 생각해보았다.


‘아마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겠지?’


별의 힘은 일단 제외.


“그럼 역시 그냥 에페레오스로 베어야 하나...”


“뭘 베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만나는 사람이 많아.


“신아? 아직 안 자고 있었냐?”


“자다가 깬 거야.”


신아는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것이 아마 숙취로 고생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신아가 16살... 턱걸이로 성인이구나.


“괜히 마셨어... 우욱.”


약간 위험해 보인다.


“속이 안 좋구나.”


“응......”


“잠시 여기 앉아서 쉬고 있어.”


“알았어...”


털썩.


마사가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신아가 앉았다.


‘.......’


많이 컸다. 주변 인물들 중에서 가장 많이 변한 신아이기에 왠지 예전의 내 동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해야 할까?


‘아니, 가장 많이 변한게 아니라 다른 인물들은 다 변하지 않았지.’


여신, 자르카, 파리아, 아세아, 시드린이 변할리 없지 않은가.


“후아... 바깥 공기 쐬니까 조금 나아진 것 같네.”


“그럼 다행이고.”


“......”


신아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왜?”


“왜 오빠는 3년 간 별로 변한게 없어 보여?”


“그거야......”


그러고 보니 신아는 굉장히 변해 있었다. 예전에는 ‘여자아이’에서 지금은 ‘소녀’... 아니 ‘숙녀’에 가깝게 진화되어 있다고 말하면 될까.


“나야 이제 반신이니까.”


왠지 말해놓고도 기분이 씁쓸하군.


‘이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건가?’


“......반신이니까?”


“응.”


“......그래...”


지이익... 지익...


“......그럼 나보다 먼저 죽을 일은 없겠지?”


“응?”


내가 잘 못 들어서 되물었지만 신아는 대답을 해 주지 않고 의미 없이 발로 바닥을 긁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의 균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2) 12.01.13 257 5 12쪽
21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1) +1 12.01.13 250 11 12쪽
215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0) +1 12.01.12 247 5 9쪽
214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9) +2 12.01.12 265 6 9쪽
»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1 12.01.11 324 5 8쪽
212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7) +1 12.01.10 241 5 9쪽
21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6) 12.01.10 238 6 8쪽
21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5) +1 12.01.09 270 7 10쪽
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9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8 6 10쪽
20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2) 12.01.03 251 6 8쪽
20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 12.01.02 292 6 11쪽
205 4th 03. 가족(13) +1 12.01.02 271 7 10쪽
204 4th 03. 가족(12) 12.01.01 252 6 9쪽
203 4th 03. 가족(11) +1 12.01.01 305 6 11쪽
202 4th 03. 가족(10) +1 11.12.31 261 6 9쪽
201 4th 03. 가족(9) +1 11.12.30 259 8 10쪽
200 4th 03. 가족(8) 11.12.29 284 6 9쪽
199 4th 03. 가족(7) 11.12.28 293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4 6 9쪽
197 4th 03. 가족(5) +1 11.12.27 271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4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1 8 6쪽
194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9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6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5 8 16쪽
190 4th 02. 사막여행(3) +1 11.12.23 280 9 11쪽
189 4th 02. 사막여행(2) 11.12.22 259 6 10쪽
188 4th 02. 사막여행(1) +2 11.12.22 279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