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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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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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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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th 03. 가족(5)

DUMMY

난 급하게 화제를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근데 저걸 왜 만들었는데?”


“심심했데.”


“......”


정말 혼족은 알 수 없는 종족이야... 이 옆에 있는 이 초식동물도 그렇지만.


“자. 10데콘 내놔.”


“그런 건 그냥 넘어가!”


“쳇.”


내 핀잔을 들은 자르카는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행히 끝까지 따질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건 뭘로 만드는 건데?”


내 물음에 덩치 큰 선원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거야 전씨 가문의 최고 기밀이니 우리야 알 수 없지.”


전씨... 가문?


“그래... 기밀이라고?”


저것만 있으면 중량형 마족도 한방에 퍽! 보낼 것 같은데 말이지.


“마력이 있는 마족에게는 통하지 않겠지만 거대 마물을 상대로는 괜찮은 무기군요.”


아, 정정한다. 마족이 아니라 거대 마물...


“뭐야, 탐나나?”


“응.”


저거 황제한테 팔아먹으면 꽤 받겠지? 가서 신예한테 저것 좀 달라고 해야겠다.


“어디서 사?”


내 물음에 선원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글쎄...? 전씨 가문에서 화약을 파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어서...”


“대상?”


“전씨 가문에 소속되어 있거나 안면이 있는 곳에만 화약을 주지.”


나는 조용히 자르카를 한번 바라보았다.


“자르카. 그만 선실로 돌아가자.”


“응?”


“파리아도.”


“알았습니다.”


우리가 돌아가려고 하자 선원들은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심심한 모양인가 보지?


“내일 이 시간에 또 나와라! 그 때는 내가 이겨주마!”


싫다. 팔목 욱신거려 죽겠구만.


텅!


문을 닫고 난 자르카의 어깨를 잡았다.


“자르카...”


“응?”


“저거 어떻게 만들어?”


혼족이 만들었다고 했으니 알고 있겠지. 저런 것이 있다면 마물소탕에 유용하게 사용 될...


“몰라.”


“뭐? 혼족이 만들었다며.”


“그럼 너는 인간들이 만든 물건 다 만들 줄 아냐?”


“......”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지네.


“그럼 전씨 가문인가? 거기는 어떻게 화약을 제조하는 거야?”


“아마도 그 기록에 써 있는 도와줬다는 인간들이 전씨 가문이겠지.”


“그래?”


고민이네...


“왜. 탐나?”


“응.”


하긴, 신예가 성전 중에 저런 것을 가져올 수 있으면 가져오지 않았을리 없지.


“저거 엄청 위험해. 조그만 불씨 하나에도 펑! 한다고.”


“취급이 까다롭다는 거지?”


“응.”


“그래도 필요할 것 같은데...”


살짝 눈치를 주자 자르카가 잠시 고민하는 것 같았다.


“글쎄... 그 기록이 있으려나...”


“......”


아무리 생각해도 저 화약이라는거 탐난다...


“근데 네가 왜 그렇게 화약에 관심을 보이는 거야?”


“그거야 게론에 꼭 필요한 것 같으니까.”


“지금 병사들로도 남은 마물들은 잘 소탕하고 있잖아. 성전 때도 아니고.”


자르카의 눈빛이 의심스럽게 변했다.


“설마...”


“뭘?”


“설마아......”


자르카는 뭔가 ‘나는 알고있다’라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기분... 나쁘네’


“설마아아......”


“그래! 사실 불꽃놀이라는 말에 홀려서 이런다!”


헛! 실수다!


“......겨우 그런 이유로?”


어쩐지 매우 실망했다는 표정을 짓던 자르카는, 곧 웃음을 터트렸다.


“......”


“푸하하하!! 불꽃놀이래! 불꽃놀이!”


“웃지 마!”


으... 이게 웬 실수야.


“......풋!”


“파리아!”


“흠, 흠.”


파리아는 내 말에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후우... 자르카...”


“풋!”


“......”


차라리 당당하게 웃어라. 자르카처럼......


“크하하... 불꽃놀이래...”


“그만 웃어!”


아니, 생각해보니 저것도 기분 나쁘네!


“크하하...”


자르카는 숨이 넘어갈 듯이 웃고 있었다.


“푸하... 아, 알았어, 내가 특별히 라드 어린이를 위해서 조합법을 찾아볼... 푸하하핫!”


“......”


이거 은근히 짜증나는걸.


“......풋.”


“그만 해!”


대놓고 웃는 자르카보다 파리아가 더 나빠! 게다가 왜 꼭 자르카가 조금 조용해지면 ‘풋’하고 웃는 건데? 일부러 그러는 거지?!


똑똑.


파리아에게 막 화를 내려는 순간 노크소리가 들렸다.


‘칫...’


다시 한번 ‘풋’하는 파리아에게 나중에 두고보자는 눈빛을 보내며 문 밖에 물었다.


“누구세요?”


“케이안입니다.”


‘아니, 자기 방에 들어올 때도 노크를 하나?’


“들어와요.”


끼이익...


문이 열리고 죽기 직전의 상태에서 조금 괜찮아진 얼굴의 케이안이 들어왔다.


“어디 다녀온 겁니까?”


“선장실에 약을 얻으러 다녀왔습니다 가주님.”


아... 선장실에 오면 멀미약 준다고 했었지?


“몸은 괜찮아요?”


“걱정하실 정도는 아닙니다.”


최소한 얼굴색이 파란색에서 벗어나야 걱정을 안 하지.


“누워 있어요.”


“알겠습니다...”


풀썩.


케이안은 사양도 않고 침대에 누웠다.


“늙은 몸을 이끌고 여행하느라 고생이 많군.”


올해로 300대 초반인 자르카가 40대 중반인 케이안에게 하는 말이었다.


‘왠지 굉장히 기분이 묘하군...’


확실히 자르카가 젊어 보이기는 하지만, 나이로 따지면 자르카는 케이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정도의 나이다.


“하던 얘기 계속하시죠.”


케이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파리아에게 화를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리...”


......아니다. 그냥 화약에 대한 얘기나 계속 해야지. 흥이 깨지니까 화내기도 그렇다.


“무슨 일입니까?”


“아니야. 아무것도.”


파리아의 의문스러운 시선을 뒤로하고 자르카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화약을 만들 수 있지?”


“아, 응.”


“저 정도의 위력이 나와?”


“글쎄......”


말꼬리를 흐리는 자르카의 대답은 부정적인 것 같았다.


“저 화약은 그 전씨 가문인가? 거기서 긴 세월동안 개량시킨 것이겠지. 처음 만들어진 화약은 저렇게 강하지 않았어.”


“그건 그렇네...”


그 오랜 세월동안 발전하지 않았다면 이상한 거지.


“하지만 불꽃놀이 만드는 것에는 문제없지.”


“그럼 다행...”


“......”


모두의 시선이 묘하게 변했다.


“아, 아니... 일단 화약이라는 것 자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라고.”


“......”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똑똑똑!


“응?”


화약 얘기만 나오면 누가 문을 두드리는군.


“누구...”


“우리 방이 아닙니다.”


“뭐?”


이렇게 크게 들렸는데?


“오오... 아름다운 레이디. 문을 열어주십시오!”


“이 목소리는...?”


자르카가 나에게 물은 이유는 아마 확인하는 것이겠지. 잘못 들었을 리는 없으니까.


“......선장이잖아.”


“그렇네.”


케이안을 제외한 자르카, 파리아, 나는 문에 찰싹 붙어서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뭐, 이렇게 붙지 않아도 다 들릴 정도로 목소리가 크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붙는 것이 훔쳐듣기의 기본이지!’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음에도 선장은 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뭐야 넌?!”


그리고 아세아의 외침과 함께.


퍼퍼퍽! 퍽! 퍽퍽퍽!


뭔가가 맞는 소리가 들렸다.


“컥! 컥!”


선장도 참... 불쌍하군. 시드린 만나러 와서 아세아에게 맞다니.


“왜, 컥... 왜 맞는...”


“시끄러!”


무슨 일인가 싶어서 문을 열었다.


덜컹! 우당탕!


“켁!”


“......”


내가 뒤에서 문을 미는 덕분에 문에 몸을 기대고 있던 자르카와 파리아가 엉켜 넘어졌고, 서로 동시에 일어나려고 하는 바람에 그들은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라드!”


“......”


둘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한 명이 가만히 있고 한 명이 일어나면 되지...’


바보들인가...


“그럼 실례.”


텅!


“커억!”


“......윽.”


실수다. 습관적으로 문을 닫았더니 둘의 머리가 문에 끼었다.


“야!”


“......아픕니다.”


이건 절대로, 아까 나를 놀려서 이러는게 아니다. 정말이다! 습관일 뿐이다! 그런데 다시 한 번만 하면 안 될까? 윽. 그랬다가는 파리아랑 자르카한테 맞을지도.


퍽퍽!


옆쪽에서는 계속해서 선장이 가벼운 옷차림의 아세아에게 맞고 있었다.


‘안 죽는게 신기하군... 역시 바다사나이야.’


아세아의 힘은 장난이 아닌데 말이다.


“무슨 일인데?”


내가 밖으로 나가 묻자 아세아는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하아... 하아... 응? 뭐가?”


“......지금 선장 때린거.”


“내가 언제?”


발뺌이냐...


“커억......”


선장은 갑판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선장을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 묻는 건데.”


“에...?”


아세아의 표정을 보니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뭐냐 도대체?’


“어머... 깜빡 잠들었다.”


시드린이 약간 감긴 눈으로 안에서 나왔다.


“어라? 아세아님이 깨어 계시네?”


아마도 시드린과 아세아는 안에서 자고 있었던 것 같았다.


“어... 내가 왜 밖에 있지?”


......잠깐, 설마 지금 이게 잠꼬대라고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쯧쯧...”


시드린도 갑판에 널브러져 있는 선장을 발견한 것 같았다.


“쯧... 아세아님이 주무시는데 방해한 모양이네.”


.......설마, 정말 잠꼬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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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8) +1 12.01.11 323 5 8쪽
212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7) +1 12.01.10 241 5 9쪽
211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6) 12.01.10 238 6 8쪽
210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5) +1 12.01.09 270 7 10쪽
209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4) 12.01.04 249 5 10쪽
208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3) 12.01.03 238 6 10쪽
207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2) 12.01.03 251 6 8쪽
206 4th 04. 신을 죽이는 병기(1) 12.01.02 292 6 11쪽
205 4th 03. 가족(13) +1 12.01.02 270 7 10쪽
204 4th 03. 가족(12) 12.01.01 251 6 9쪽
203 4th 03. 가족(11) +1 12.01.01 305 6 11쪽
202 4th 03. 가족(10) +1 11.12.31 260 6 9쪽
201 4th 03. 가족(9) +1 11.12.30 258 8 10쪽
200 4th 03. 가족(8) 11.12.29 284 6 9쪽
199 4th 03. 가족(7) 11.12.28 293 8 9쪽
198 4th 03. 가족(6) +1 11.12.28 304 6 9쪽
» 4th 03. 가족(5) +1 11.12.27 271 9 9쪽
196 4th 03. 가족(4) +5 11.12.26 314 6 9쪽
195 외전 - 페이로나의 하루 11.12.26 321 8 6쪽
194 4th 03. 가족(3) +2 11.12.25 284 7 10쪽
193 4th 03. 가족(2) +1 11.12.25 299 8 9쪽
192 4th 03. 가족(1) +1 11.12.24 276 9 11쪽
191 4th 02. 사막여행(4) 11.12.23 295 8 16쪽
190 4th 02. 사막여행(3) +1 11.12.23 280 9 11쪽
189 4th 02. 사막여행(2) 11.12.22 259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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