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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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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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1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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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DUMMY

‘아아... 괜히 돌아왔나 봐’


레어에 돌아오고 나서 시드린과 바로인레스는 나를 거의 죽이려 하고 있었다. 치사하게 자기들은 일도 안 하면서.


“이건 또 뭔데?”


“지난번에 다니언이 보내 온 게론 황궁의 보물입니다.”


또 하나 훔쳤나보네.


“알았어. 대충 넣어 놔.”


“알겠습니다.”


일이라고 해 봐야 다른 용족들이 주는 보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안 끝나는지. 솔직히 난 보물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있으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지.


“그리고 이건 제가 드리는...”


“알았어. 넣어 놔.”


“그리고 다음 것은...”


이거 서서히 짜증나기 시작한다.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아직 반도 안 끝났습니다.”


“일주일이나 일했는데?!”


“당연합니다. 로드께서 지금까지 한번도 보물을 확인하지 않으셔서...”


바로인레스의 여유로운 얼굴이 이렇게 미워 보인 적이 없었다.


“하아아... 그냥 보물들 확인 안하고 넣어 놓으면 안 될까.”


“안 됩니다! 로드의 레어에 엉성한 보물을 넣어 놓는다면 그것은 용족 전체의 수치!”


‘그런 보물 같은거 필요 없는데’


그런데 이런 말을 꺼냈다가는 용족답지 않다느니 어쩌면서 교육을 먼저 하자고 하겠지. 그랬다가는 괜히 시간만 더 잡아먹는다.


“하여간 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반짝거리기만 하고 필요도 없는거...”


눈앞에 놓여 있는 팔찌를 들어보았다. 아무런 기능도 없는, 그냥 쇠붙이.


“우우웅...”


라드 보고싶다. 이번에 만나면 당황하지 말고 치료주문 외워줘야지.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은 안 할거야.


“그리고 다음은 카레시안이 보낸...”


“그냥 넣어 둬...”


정말, 그냥 알아서 넣어두면 좋을 텐데... 왜 굳이 확인하는 거지... 나도 기계적으로 대답만 하고 있는데.


“아세아님...... 이거 알인데요.”


“어?”


알이라니?


“크흠... 카레시안과 제 여식 사이에서 출생한 알입니다.”


“그런데 이걸 왜...?”


우와... 나 용족의 알은 처음 봤어.


“이름을 지어 주셔야죠.”


“응? 이름?”


“네.”


“그건 카레시안이나 바로인레스가...”


“원래 로드께서 이름을 지어주시는 겁니다.”


은은한 녹색을 띄는 알의 모습은, 지금까지 본 어떤 보물보다도 예뻤다.


“으음... 음...”


그런데 무슨 이름을 지어주지...


“지금 지어주시는 이름으로 여룡이 될지, 남룡이 될지가 결정됩니다.”


“에?!”


“그래서 이름선택이 중요한 것입니다.”


바로인레스는 뭔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으음... 카레시안은 뭐래?”


“씩씩한 아들이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제 여식은 귀여운 딸을...”


“완전히 반대네. 바로인레스는?”


“손자가 좋겠습니다.”


“전 여자애가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결정이 나려고 하는데 시드린이 갑자기 끼어 들어서 의견을 말했다.


“시드린. 이 아이는 자네와 상관없네.”


“그냥 그렇다고요.”


“에에......”


뭐가 좋을까...


“티엘이 라드랑 노는거 보니까 되게 귀엽던데...”


나도 모르게 본심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렇죠? 역시 여자애가 예쁘고 귀엽죠?”


시드린은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재촉하고 있었고, 바로인레스는 알게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우웅... 바로인레스...”


“로드의 뜻대로...”


카레시안과 바로인레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럼... 레아시드로 할래.”


내 말이 끝나자 알에서 뿜어지던 은은한 녹색 빛이 강해졌다.


“그럼 카레시안에게 보내고 오겠습니다.”


바로인레스는 왠지 엄청난 불만인 표정으로 레어에서 나갔다.


‘왠지 미안한데...’


그래도 내가 로드가 된 이후 처음으로 태어나는 아기인데, 너무 간단하게 정해 버린게 아닌가 생각된다.


“깐깐한 늙은이도 나갔겠다, 조금 쉬실래요?”


시드린은 어느새 손에 찻잔과 주전자를 들고 있었다.


“응.”


쪼르르...


오랜만의 휴식. 시드린이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보물이 가득 찬 레어로 시선을 돌렸다.


‘엄마의 보물은 거의 없네...’


새로 들어온 보물들에 묻혀서 엄마의 보물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아세아, 혼자서도 잘할 수 있지?-


“하아.......”


잘해도 힘든걸.


[아세아...]


“응?”


머릿속으로 라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으로 와 줄 수 있겠어?]


“나 지금 바쁜데...”


[부탁이야]


“......”


두근.


왠지, 드래곤 하트가 두근거렸다.


“아세아님?”


“......”


“아세아님! 어디 가세요?!”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모르겠다.


‘꼭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하아... 하여간 티엘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니까.”


자르카는 계속해서 투덜거리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어쨌거나 오늘 물어봐서 내일 들려도 된다고 하면 다 데리고 와야지.”


입은 투덜거리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별로 싫은 표정이 아니었다. 그도 사실은 라드의 일이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터벅.


“응?”


자르카는 한참 들떠서 올라가다가, 산 중턱쯤에 이르러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뭐지... 이건...’


불안한, 너무나도 불안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과거에 그의 종족이 멸망하던 그 때와도 같은 기운이.


후웅-


그의 몸이 거대한 그림자에 덮였다. 자르카는 당연히 하늘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


하늘을 바라본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뭐냐... 이건...”


그곳에는.......


“캬아아악!”


하늘을 덮은 엄청난 수의 차원파괴자들이 몰려 있었다. 과거 균형자들이 파괴자를 부르기 위해 하늘을 갈랐을 때보다 더 많은 수준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게다가 언제 나타났는지, 그의 근처에서도 땅을 지나다니는 차원파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 중턱에 있는 그의 집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뭐야 도대체!”


채앵!


자르카는 급하게 카오틱 블레이드를 뽑아들고 뛰기 시작했다.


‘빨리 데리고 나가야 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라드가 있는 곳으로 차원파괴자들이 몰리고 있었다. 그것도 산을 거의 덮을 정도의 수가!


찌릿. 찌릿.


자르카의 등에서 따가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에 넘쳐나는 차원파괴자들로부터 약간씩이기는 하지만 혼돈의 힘을 느껴 잠들어 있던 힘이 활성화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응?”


산 중턱의 집을 향해 급하게 달려가던 도중, 자르카는 익숙한 붉은 머리카락의 청년 둘과 녹색 머리카락의 청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파리아! 세키! 마황자!”


그들은 지난번에 집을 떠났던 그들이었다. 자르카는 정말 반가운 표정으로 그들이 서 있는 자리의 앞으로 갔다.


“큰일이야! 지금 엄청난 수의 차원파괴자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주변을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자르카는 너무 급한 마음에 설명까지 하고 있었다.


“그래... 아마도 두 가지 목적으로 모인 것이겠지.”


그런 자르카를 보며 카시드는 너무도 침착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뭐?”


자르카는 마음이 다급했지만 그보다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먼저기에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고 그들의 앞에 서 있었다.


“하나는 새로운 고귀한 존재의 탄생을 축복하거나...”


“......”


어째서일까. 자르카는 그 순간 본능적으로 그 때 보았던 보석의 날개를 떠올렸다.


“아니면... 고귀한 존재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잠깐. 그 고귀한 존재라는게...”


스릉.


그 순간, 카시드와 세키, 파리아가 무기를 뽑아들었다. 아니, 그들은 지금 각각 집행자, 관찰자, 수호자였다. 카시드라는 이름의 마족도, 세키라는 이름의 뱀파이어도, 파리아라는 이름의 천족도 아니었다.


“우리가 존중하는 것은 그의 선택.”


카시드의 눈동자는 왠지 흐릿하게 죽어 있었다. 파리아의 눈빛은 조금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곧 카시드의 눈처럼 죽어버렸다.


“네가 개입하면 안 된다.”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자르카는 왠지 불길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또...!’


어차피 카시드, 세키는 적으로 시작된 관계. 언제 배신한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파리아! 나는 올라 갈 테니 네가 맡아 줘!”


자르카는 파리아를 추호도 의심하고 있지 않았다. 분명히 자르카 자신보다 더 라드를 위하는 존재니까.


채앵!


그러나 위로 뛰어 올라가던 자르카의 걸음을 막아선 것은 파리아였다.


“......파리아?”


채앵! 지지지직...


파리아는 딱딱한 표정으로 레쥬사를 휘둘렀고, 자르카는 뒤로 밀려났다.


“파리아! 지금 뭐 하는 거야!”


자르카는 왠지 모르겠지만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믿고 있음에도 말이다.


“......수호자의 운명에 따라.”


“......”


그러는 동안, 불길한 기운은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너희들이 막아봐야...!”


채앵!


자르카는 카오틱 블레이드를 거칠게 휘둘러 파리아를 떨쳐냈다.


“난 가기만 하면 돼!”


파앙!


공격을 하려고 했던 것처럼 속인 자르카의 기습적인 달리기는 성공해서 마황자의 찌르기도 피해내고 그들에게서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휘릭-


“?!”


부웅-


“세키!!”


쿠웅!


그러나 네리스에 의해 발목이 잡히며 다시 원위치로 떨어졌다.


“크윽...”


‘지금, 이런 장소라면...’


그런 다급한 상황에서도 카시드는 주변에 떠도는 파괴자의 기운을 느끼며 생각했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둬야 하는 것이다.


‘저 녀석도 파괴자와 맞먹는 힘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물론, 그의 몸 안에 기운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이 장소에서 극한에 가까운 혼돈의 힘을 사용한다면 일시적으로 파괴자와 동류의 기운을 뿜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질이나 위력은 파괴자와 비교도 안 되게 약하겠지만. 그러나 티엘의 경우에서와 같이, 파괴자의 힘은 아무리 약하더라도 일반적인 공격으로 뚫을 방법이 없었다.


“파리아! 어째서 네가!”


치잉!


허공에서 카오틱 블레이드와 레쥬사가 엉켰다.


“......”


파리아는 자르카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파리아!”


채앵!


결국 자르카는 파리아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는지 본격적으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런... 이거 위험하군.”


지금, 수호자는 흔들리고 있었기에 잘못하면 자르카에게 밀릴 가능성도 있었다.


“관찰자.”


집행자의 말에 관찰자는 네리스를 얇은 줄의 형태로 뽑아냈다. 만약의 경우 그를 낚아채기 위함이었다.


“제발...!”


자르카는 더욱 커져 가는 불안감에 소리지르고 있었다.


“나를 보내 줘!!”


까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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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Extra Stage 17 +3 12.03.18 478 10 10쪽
332 Extra Stage 16 +3 12.03.18 450 9 8쪽
331 Extra Stage 15 +2 12.03.17 391 5 10쪽
330 Extra Stage 14 +1 12.03.17 433 13 9쪽
329 Extra Stage 13 +3 12.03.16 449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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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Extra Stage 11 +2 12.03.16 472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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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Extra Stage 5 +2 12.03.14 514 1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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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Extra Stage 2 +1 12.03.12 487 9 10쪽
317 Extra Stage 1 +2 12.03.12 393 5 12쪽
316 Epilogue +7 12.03.11 548 8 6쪽
315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0) +3 12.03.11 534 12 9쪽
»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2 12.03.11 628 10 11쪽
313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8) +4 12.03.10 377 9 15쪽
312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7) +2 12.03.10 459 11 13쪽
311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6) +3 12.03.10 439 12 14쪽
310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5) +2 12.03.10 497 10 11쪽
309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1 12.03.09 490 8 12쪽
308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3) +2 12.03.09 388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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