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8,251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15 13:08
조회
452
추천
11
글자
9쪽

Extra Stage 9

DUMMY

"나는 말이지......."


조르륵...


어두운 방에는 그녀의 목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


"......"


뒤에 서 있는 노년의 사내는 그저 묵묵히 서 있을 뿐이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한 걸까?"


그의 대답을 기다린 것은 아닌 듯, 그녀는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 다시 내밀었다.


"가주님. 더 이상은..."


"......"


그의 거절에도 그녀는 조용히 그의 눈을 주시할 뿐이었다.


"......"


쪼르르...


결국 할 수 없이 다시 잔을 채워주는 노인과, 그 모습을 보며 비틀린 웃음을 짓는 그녀였다.


"언제나 나는 매번 뒷전이었지..."


"......"


진심이 아니다. 노인은 그녀의 말이 그저 자신을 상처 입히고 싶은, 의미 없는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주님. 많이 취하셨습니다."


"아, 아. 그래. 취했어."


이번에는 천천히 술로 입술을 적시는 그녀였다.


"하지만 취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걸... 알지?"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못 드리는 겁니다'


노인은 빈 술병을 쟁반에 얹고 몸을 움직였다.


"응? 어디 가려고?"


"술병도 비었으니 이제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그래?"


그녀는 별 감흥이 없는 듯, 다시 천천히 잔을 입에 가져갔다.


'역시... 할 수 없는가?'


노인은 몸이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가주님은 분명히 망가지고 만다'


저런 상태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그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다. 노인도 꽤 강자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하니까.


"이 모습을 전대 가주님이 보시면..."


꺼내서는 안될 말. 절대로 남의 입에서 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 나왔다.


파직.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잔이 깨져나갔다.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다만 그녀의 기운에 깨져버린 것이다.


꿀꺽.


노인은 침을 삼키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상관없잖아. 그런 녀석."


하지만 의외로 반응은 격렬하지 않았고, 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쟁반에 놓여있던 수건을 가져왔다.


"닦으십시오."


"고마워."


스윽. 스윽.


그녀는 수건을 다시 건네주고 손을 휘둘렀다.


"나가봐."


"......알겠습니다."


노인은 나가는 도중에도 계속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끼이익...


텅.


문이 닫히고 방은 정말로 완벽한 어둠에 덮였다.


"......"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까지 그 독한 술을 한 병이나 마셨음에도, 그녀는 쉽게 취하지 않았다. 단지 약간 들뜬 기분이 들뿐이었다.


'이 몸... 불편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적당히 수련할 걸'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창문으로 다가갔다.


차악.


커튼이 열리고 밝은 달빛이 방으로 스며들어왔다.


"......"


그녀는 창문 아래에 놓여있는 편지를 들었다.


[신아에게


우리는 지금 '그'를 부활시킬 계획을 실행하고 있어


물론 그 대신 이 세계가 부서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는 동의한 일이야


이 일에 네가 함께 했으면 좋겠어


추신. 티엘이랑 마사는 잘 있지?]


아주 짧은 편지였지만, 그녀는 그 편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우습네......"


화륵.


그녀의 손에 하얀 기운이 맺히더니 편지에 불이 붙었다. 허공에 하얀 불꽃에 불타오르는 편지의 조각이 흩날렸다.


달칵.


그 편지의 조각을 옆으로 치우며 그녀는 편지의 옆에 놓여있던 보석의 파편을 들어올렸다.


우우웅...


보석은 달빛을 받아 빛을 내며 떨고 있었다.


"......그건 녀석의 의지가 아니야."


쩍.


그녀가 손에 힘을 주자 보석이 반으로 갈라졌다.


"......"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반으로 갈라진 보석을 입으로 가져갔다.


'이걸로......'


꿀꺽.


"!!!"


그녀의 금발의 머리카락과 녹색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탈색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우리는... 하나야...!'


그녀는 굉장히 고통스러운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표정은 기뻐 보이기도 했다.


덜컹!


"신아!"


"무슨 일이야?"


이곳에서 분출되는 힘을 느꼈는지 마사와 티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신아...?"


그리고 둘은 새롭게 변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전의 그와 같은, 하얀빛을 내뿜는 머리카락과 눈동자로...


"마침 잘 됐네."


쩌억.


그녀의 손위에 놓인 반쪽의 보석이 다시 반으로 갈라졌다.


"......우리가 막자."



“도와주시죠.”


그녀가 내민 것에 그는 당황했다.


“아니... 이게 무슨...”


“에페레오스의 조각입니다.”


“......”


이제는 빛을 잃어버린 부러진 검, 그녀는 그것을 가져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 어떻게... 나는 이걸 합칠 수 없어.”


“합칠 필요는 없어요. 그냥 위쪽 날에 손잡이만 달아주면 됩니다.”


턱.


그녀는 위쪽 검날을 내버려두고 아래쪽 손잡이가 있는 곳을 잡았다.


“하지만 그러면 길이가...”


“길이도 상관없어요.”


그녀가 원하는 것은 윗 부분이 사선으로 갈라진 검의 아래쪽과 손잡이가 달린 검의 위쪽 날이었다.


“......여기는 어떻게 알았지?”


“그거야 간단하죠.”


그녀가 뒤로 손짓하자 문에서 한 소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티엘. 인사해.”


꾸벅.


티엘의 눈은 붉은색을 띈 투명한 눈동자로 변해 있었다. 보석을 또 반으로 나누어 눈에 흡수한 것이다.


“이 아이가 있는 이상, 도망가도 소용없어요.”


“......”


그는 당혹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왜 너의 요구를...”


“당신이 벌인 일이니까.”


“뭐?”


“당신이 그때 이카온을 도와 그 어린 소년을 균형자 이카온으로 바꾸는데 협조했고, 그 이카온이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어찌 들어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사실 그에게는 정확한 말이었다.


“......어떻게 그 일을 알고 있는 거지?”


그는 균형자를 위해 어린 소년을 제거한 것을 마음에 걸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윽. 스윽.


그녀는 말없이 티엘의 머리만 쓰다듬었다.


“아무리 휘둘러도 부러지지 않는 손잡이를 달아줘요.”


그녀의 요구에 그는 말 없이 검의 윗부분을 보았다.


“......너는... 이걸로 뭘 할 생각이지?”


“아...”


그녀는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용사가 한번 되고 싶다고 해 두죠.”


“......”


대장장이는 무거운 표정을 짓더니 검의 윗날을 들고 작업장의 문을 잡았다.


“3일 뒤에 오게.”


“내일 오죠.”


“......”


그녀의 타협하지 않겠다는 말투에 그는 말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텅.


문이 닫히고, 그녀는 티엘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마사가 벽에 기댔던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벌써 끝이야?”


“그래. 티엘의 정보가 꽤 도움이 됐어.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갔다.


“네 정보도. 카레시안.”


“......”


붉은 머리의 용족은 무언가를 괴로워하는 표정이었다.


“어째서 그런 표정이지?”


“......로드를 배신한다는 느낌이 드는군.”


“이젠 로드도 아니잖아?”


“......”


카레시안은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차피 용족도 세계가 멸망하는 것은 싫다고 결정했고. 그리고... 너도 네 아기를 죽이기는 싫지?”


“......”


그 말에 카레시안의 인상이 찌푸려졌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미 그녀는 용족조차도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으니까.


“그런데 신아. 아무리 우리의 두 배를 가졌다지만 그래도 너무 강해지는 것 같은데?”


마사의 물음에 그녀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두근. 두근.


심장 박동에 맞춰, 무언가 딱딱한 것이 뛰고 있었다.


‘그가......’


속마음은 숨긴 채, 그녀는 말을 돌렸다.


“세계가 도와주고 있으니까.”


“아......”


그 때, 티엘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싶었다.


“티엘?”


“......세키가 유온을 치러 가고 있어.”


티엘의 말을 들은 그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런... 빠르네.”


그녀는 예상 밖이라는 표정이었다.


“설마하니 투신을 먼저 칠 줄이야...”


“왜?”


“투신이 없다고 세계가 붕괴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사실 생각하자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내버려둬도 상관없지.”


“그런데 왜 치러 가는 건데?”


“나중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그렇겠지.”


여하튼 지금의 상황이 그녀는 기분 나쁜지 뒤쪽을 바라보았다.


“카레시안. 그가 공정을 끝내면 그것을 가져와 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빈 왼쪽 검집을 가리켰다. 오른쪽 검집에는 에페레오스의 아래쪽 부분이 꽂혀 있었다.


“......”


카레시안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무언의 긍정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르카와 아세아가 집으로 왔어.”


“아, 그래?”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몸을 옮겼다. 이곳은 수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게다가 마사의 능력이라면 순식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의 균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빛의 균형자 에피소드 맛보기 +1 12.02.08 747 0 -
공지 간단한 캐릭터 소개 +2 11.10.16 2,056 1 -
공지 이 작품은 타 사이트에 연재되어 있는 작품을 재연재하는 중입니다. +8 11.09.25 3,165 3 -
334 Extra Stage(end) +7 12.03.18 637 7 13쪽
333 Extra Stage 17 +3 12.03.18 479 10 10쪽
332 Extra Stage 16 +3 12.03.18 450 9 8쪽
331 Extra Stage 15 +2 12.03.17 392 5 10쪽
330 Extra Stage 14 +1 12.03.17 433 13 9쪽
329 Extra Stage 13 +3 12.03.16 449 7 14쪽
328 Extra Stage 12 +1 12.03.16 350 6 12쪽
327 Extra Stage 11 +2 12.03.16 472 15 9쪽
326 Extra Stage 10 +4 12.03.15 467 11 9쪽
» Extra Stage 9 +2 12.03.15 453 11 9쪽
324 Extra Stage 8 +3 12.03.14 459 13 9쪽
323 Extra Stage 7 +3 12.03.14 437 12 9쪽
322 Extra Stage 6 +2 12.03.14 485 11 10쪽
321 Extra Stage 5 +2 12.03.14 514 12 8쪽
320 Extra Stage 4 +3 12.03.13 530 11 11쪽
319 Extra Stage 3 +3 12.03.13 470 10 10쪽
318 Extra Stage 2 +1 12.03.12 487 9 10쪽
317 Extra Stage 1 +2 12.03.12 393 5 12쪽
316 Epilogue +7 12.03.11 548 8 6쪽
315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0) +3 12.03.11 535 12 9쪽
314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2 12.03.11 628 10 11쪽
313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8) +4 12.03.10 378 9 15쪽
312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7) +2 12.03.10 460 11 13쪽
311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6) +3 12.03.10 439 12 14쪽
310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5) +2 12.03.10 497 10 11쪽
309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1 12.03.09 491 8 12쪽
308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3) +2 12.03.09 388 6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