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Steps From Hell Part I
집밖에서 지낸지 몇 년이 되었고 여전히 이 집안의 아들이고 형제다. 비록 하인 신세이기는 해도 언젠가는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은 언제나 에드워드가 하인 신세로 지내기를 바라고 있었다.
무심한 다음날 집안의 노예들이 양털을 깎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에드워드는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양털을 깎는 일을 도와야 하지만 굳이 에드워드가 하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한참을 동쪽으로 나온 에드워드는 적당한 곳에서 멈춰섰다. 적당히 큰 돌을 두 개 겹쳐 놓은 후 작은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허리에 차고 있는 돌팔매를 꺼내든 에드워드는 줄의 가운데 가죽 부분을 돌을 얹었다.
왼손으로 두 개의 줄을 팽팽하게 눌러 당긴 후 줄을 쥔 오른 손을 원을 그리며 돌렸다. 적당한 감각으로 줄 하나를 놓았다. 빠르게 날아간 돌멩이는 표적을 크게 빗나가 맞았다. 다시 돌을 들어 돌팔매를 쳤지만 아래쪽에 맞았다.
“신이어 황야에서 길 잃은 양처럼 방황하고 있는 신의 하인을 찾아주소서. 신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세 번째 돌팔매로 표적한 겹친 돌의 위쪽 부분을 정확하게 맞췄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윗돌이 뒤로 넘어갔고 에드워드는 이럴 때 몹시 기분이 좋았다. 양몰이 개라도 함께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날은 혼자였다.
“신이어. 제 영혼을 소생하소서. 만인들아. 너희 손뼉을 쳐라. 승리의 목소리로 신께 외쳐라. 지존하신 신께서는 두려운 분이시다. 네가 공연히 손에 칼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니······.”
그것이 언제였든 묻어줄 사람도 남아 있지 않는 사악한자들이 큰 도시의 길바닥에 누워 쌓여 있었다. 이 모습을 증언할 수 있는 노인들은 과거의 영광을 자랑스러워하며 현재의 슬픈 그림자를 지우려 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에드워드는 너무나도 작고 보잘 것 없는 슬픈 그림자일 뿐이다. 신의 눈은 어디든지 있어 악인과 선인을 지켜보고 계신다. 에드워드는 자신이 이런 처지가 된 이유를 알고 있었다.
‘나는 형제들에 비해서 키도 작고 몸도 작아서 싸움을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아버지는 형제들이 가문을 크게 일으켜 세우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들 농사일보다 다들 말을 타고 창을 다루고 검을 휘두르며 도끼를 사용하고 방패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배웠다. 그런데 에드워드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랐다.
이제 보통 체격을 갖췄지만 어릴적부터 작고 마르고 약하고 지나치게 평범했다. 굳세지도 못하고 무예도 무엇이든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8살에게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변하지 않는 것은 에드워드는 8살 때부터 양을 몰았고 농사일을 했다. 지금 다른 형제들은 지금 에드워드가 자신의 세상이라고 알고 있는 이스트 위크의 영주 앞에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나서려 하고 있었다.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에드워드는 양을 훔쳐간 약탈자 둘을 죽였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에드워드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돌과 공기, 헛된 희망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해질 무렵 돌아오니 노예들이 오늘 해야 할 양털을 거의 깎아 놓았다. 다들 지쳐 있었지만 아무도 에드워드가 동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부러 구유에 소금물을 타서 부어주는 일을 했다.
털을 깎아 본래의 작은 몸뚱이를 가감 없이 드러낸 양들이 부끄러워하다가 달려와 맛있게 핥아 먹었다. 양들에게 소금을 먹인 에드워드는 하인들이 건초를 가져와 붓는 것을 돌아 본 후 저택 근처에 있는 창고에 마련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창고 옆에는 축사가 있어 돼지와 닭 같은 것들을 함께 키우고 있다. 세 명 정도 나란히 누울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적어도 개인 공간을 갖지 못한 노예들보다는 훨씬 사정이 좋았다. 형제들이 입었던 것이지만 옷도 두 벌이나 더 가지고 있다.
물론 체격 차이가 있어 줄여야 했지만 남루한 옷 한 벌이 전부인 노예들 보다는 훨씬 사정이 좋았다. 잘게 자른 밀짚을 넣어 만든 침대 시트에 누워 있으니 가축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피와 생명을 탐하는 벼룩, 빈대 같은 것들이 친구하자며 찾아왔다.
벼룩, 빈대를 잡아내며 예전에 아버지가 했던 말을 기억했다. 아버지는 벼룩과 빈대 같은 것들이 오크 같다고 했다. 오크 족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도 오크 족을 본 사람들이 있었다.
다들 공통적으로 오크 족은 일그러진 얼굴과 벌어진 입, 검은색, 푸른색, 하얀색 피부색을 가진 족속들이라고 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평생 씻지 않아 한번 맡으면 그 악취와 상처에서 배어나오는 검은 피였다.
하나같이 오크 족은 피와 생명을 가득 담은 인간의 고기에 대한 지독한 갈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직접 보지 않아서 이런저런 단편적인 것만 알고 있지만 평생 오크 족을 마주 보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잠깐 뒤척이던 에드워드는 식사 시간을 알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왔다. 가족들과 같은 식탁에 앉고 싶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에드워드는 홀로 음식을 받아먹었다. 노예들은 주인의 자식인 에드워드와 함께 앉는 것을 몹시 거북해 했다.
이곳저곳에도 누구와 함께 할 수 없으니 에드워드는 그냥 주방 노예들에게서 음식을 받아 혼자 적당한 곳에 앉아 먹는 것이 편했다. 보리죽과 맥주 한 컵 장작에 구운 양고기가 전부이기는 하지만 오늘 하루를 보상하기에 충분했다.
곱게 간 소금으로 치아를 닦은 에드워드는 어느새 해가 저물자 작은 등잔을 켜 놓았다. 가만히 시트 아래에 넣어 둔 낡고 헤진 책을 꺼내들었다. 형들이 돌려 본 책을 몰래 가져와 읽는 것이기는 했다.
그렇기는 해도 글을 읽고 쓰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 이렇게 책을 보는 것이다. 이 시대 글자라는 것은 각각 고유의 소리가 정해진 기호를 조합해 세상 모든 언어를 만들어 내는 예술이다.
쉽다면 몹시 쉽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배우지 못해 글을 읽는 것은 물론 쓰는 것은 감히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산 위에서 시간이 날 때 마다 작은 나뭇가지를 들고 흙바닥에 글자를 연습하고 소리 나는 대로 글을 적어왔다.
그 덕분에 이제 일상적인 대화는 자연스럽게 글로 읽고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에드워드가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하는 것이 귀족들이 사용하는 대화였다. 해박한 사전 지식이 없는 보통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온통 은유법과 비유법으로 가득 차 있는데 배움이 없거나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은 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게만 여길 뿐이다. 여기에 대화 자체가 노래와 같아 운율까지 맞춰야 하니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지금 에드워드가 읽는 책은 영웅인 로버트 멜빌의 일대기였다. 해리퍼드 왕가를 세운 로버트 멜빌은 이곳 로타르 왕국 곳곳을 누비며 사악한 마법사 왕에게 대항해 싸웠다. 바로 이 글에서 종종 나오는 묘사가 바로 귀족들의 대화다.
에드워드로서는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무슨 옛일을 인용하는데 그 일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 조금도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다. 마치 수수께끼를 내는 것 같은 대화가 이어지니 지식이 없는 에드워드는 추리할 뿐이었다.
여러 차례 다른 형들이 이런 귀족들의 대화를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그 자리에 끼어들 수는 없었다. 어차피 에드워드는 양몰이 개 다섯 마리를 행정관과 기사로 삼아 남의 것이 될 양들을 통치하는 왕이다.
에드워드 자체가 법이고 에드워드 자체의 목소리가 평민이나 노예의 것이 될 수 있고 왕의 고귀한 음성이 될 수 있었다. 절반 정도 책을 읽어 본 에드워드는 눈도 아프고 잠이 쏟아지니 다시 책을 숨겨 놓고 자리에 누웠다.
벼룩과 이가 따갑고 간지럽게 했지만 그냥 함께 하는 친구들이다. 다만 하나 눈썹을 깨물거나 사타구니를 기어 다니며 물어뜯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내일 시트와 담요를 햇볕에 잘 말려 두겠다고 생각한 에드워드는 간신히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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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그치고 나니...황사와 미세먼지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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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傲江湖’님...소드 맛스타 좋지요. 어쨌든 마법검이라도 나와서 걸리는 것은 모두 슥삭 거리고 그러면 쵝오겠죠...ㅋㅋㅋㅋ...그나저나 저 작가넘은 오늘 간만의 주간 휴무라서...군산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본래는 짬뽕이나 한그릇 먹으로 갔는데 다시 돌아와야 해서 그냥 군산에 도착해서 이름없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했습니다. 돌아왔는데 일은 해결되어 있고...쩝...
그나저나 내일부터 몹시 추워진다고 하니...건강 조심하시구요. 아프심 안됩니다...
●‘血天狂魔’님...에드워드 이놈...말씀대로 이리저리 여자도 좀 만나고 그래야죠...물론 전작 토마스 롱포드처럼 어리석지는 않을 것입니다. 돈도 모으고 권력에도 오르고 말이죠. 물론...돈, 권력이 모아지면 뭐...이놈도 당연히 여자하고 우하우하 하는 것이죠. 글쿠 뻐꾸기는 전작 모트 옴므 힐의 주인공인 토마스가 실컷 당하지 않았습니까? ㅎ.ㅎ;
●‘Momonga’님...아! 이번 글은 모트 옴므 힐에서 토마스 롱포드가 시드머스 섬 점령하고 아웃벨로 돌아간 후 딱 50년 이후입니다. 토마스 사후 40년이죠. 그때 토마스와 같은 나이 대에 있던 사람들이 70세 전후가 되어 있죠.
어쨌든 간에 전작 모트 옴므 힐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지역이 이번 편에서 스토리가 전개될 것입니다. 에드워드라는 녀석을 중심으로 말이죠. 전작에서 자주 지적된 캐릭터의 허접한 부분들을 이번에서 좀 보완하기도 할 것입니다.
행동이나 대화도 살짝 이해가 쉽게 설명을 덧붙이고 말이죠. 지나치게 친절하도록 하지 않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이제 에드워드를 보고 암걸리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해보겠습니다...^__^; 물론 주인공 보정은 결코 무시할 수 없죠...^^
●‘hotroad'님...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수가 얼마되지 않으면 이리저리 읽어보다 찾아뵐 수 있지만 편수가 많은데 앞 부분에 댓글을 달아 주시면 댓글이 달린지도 모르고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라서 말이죠...웅...
그나저나 화승총...음...저 작가넘의 정신의 발전이 아직은 발전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 부분은 부디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비적)(부비적)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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