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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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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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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아마 저 애들이 이번에 입학한 학생들인 것 같다.’ 그 낌새를 눈치채었는지 반 아이들이 창문을 향해 우르르 몰려왔다.


‘이상하게도 나의 주변에는 없었지만..’


“아 잠깐.. 이봐.. 뭉개진다고.. 그만.. 더 이상은..” 학생들은 그를 못 본 듯 그대로 깔고 지나갔다.


그 때문에 그의 교복이 더러워 지는 것 같지만 나는 그를 못 본척 하기로 하였다.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의리조차 없었다. 나는 잔뜩 1학년들의 모습들을 만끽하였다.


‘드르륵... 탁.’ 갑작스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전과는 다른 소리 둔탁한 음이 아닌 얇고 갸느다랗고 부드러운 소리였다.


학생들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로 갔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밖을 보고 있었다. 옆에서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군가 교실에서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 소리를 무시한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나에게 눈초리를 보낸다.


'1명.. 2명.. 아니 더 많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에게 눈초리를 보내는 것 같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고는 쓰러진 소년을 일으켜 자리에 앉혔다.


무엇인가 접히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래도 기분 탓인 것 같다.


‘그런데 원래 손가락이 저렇게 접혀있던가.. 아무튼..’ 선생님으로 보이는 그 여자는 눈초리가 날카로웠고 어울리지 않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복장은 정장으로 단정해보이는 것 외에는 별 다른점이 없었다.


TV를 키자 방송이 흘러나왔는데 송신이 늦어서 지금에서야 방송이 시작된 것 같았다.


물론 강당안에 있는 학생들은 이미 빠져나간 뒤의 일이지만 TV에 비친 강당에서는 아직 학생이 남아 있었다.


송신시간이 약 15분~20분정도 걸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마 그 학생들도 지금쯤 TV를 보고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입학할 때는 강당에서도.. 자신의 책상에서도 보곤 하였다.


방송에서는 70대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말을 하고 있었다.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들리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그 얇고 희미한 목소리가 더 집중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그 증거로 그렇게 시끌벅적한 교실도 조용해졌고 나조차도 창밖을 보지 않고 TV에 집중을 하고 있을 정도였다.


“여러분 방학은 잘 보내셨는지요? 어느덧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오게 되었습니다.


1학년들은 중학교에서 새학교로 넘어오며 친한친구와 헤어지기도 혹은 같이 입학을 하기도 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친한 친구와 헤어졌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하지는 마십시오.


분명히 좋은 친구가 발견되리라 믿습니다.


2학년, 3학년 여러분들은 낯선 곳에서 온 1학년들을 잘 보살펴주시길 바랍니다.


3학년은 앞으로 다가올 대학교에 대한 압박이 있겠지만 그것을 잘 이겨내고 졸업을 할 수 있으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처음이 마지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짐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되면 그것이 이어져 좋게 마무리가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중간 중간에 벽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주변에 있는 친구.. 혹은 믿을 수 있는 사람,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쩌면 그 문제가 사소하거나 혹은 부끄러운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이상으로 개학식을 마치겠습니다.” 교장은 우리를 향해 인사하였다.


우리는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개학식이 끝나고 앞에 있던 여자가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자 잘들었지요? 만약 여러분들게 곧 졸업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새로운 아이들이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모르는 것이 있으면 도와주거나 해야되요. 알겠지요?”


“네.” 우리는 성의없이 대답하였다 . 이미 우리들의 시선은 이곳이 아닌 창밖을 향해 있었다.


“반응이 시원치 않네요. 아무튼 현재 시간이.. 9시니까 적어도 10시까지는 이곳에 있어야해요. 회의시간에서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했었거든요.”


“에 왜요?”


“너무해요.”


“....” 여러 가지 소리가 세어나왔지만 그 여자는 그것을 다 받아들였다 .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러면.. 우선 청소구역을 정할까요?”


“네..” 아이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소구역은 교실, 복도, 그리고 계단, 화장실 총 4구역이었다.


반의 인원 수는 30명정도여서 적당한 선에서 나누기로 하였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으로 담임이 청소구역을 정하는 것이었다.


교실내에 있는 줄은 총 5줄로 돌아가면서 청소를 한다고 교사는 말했다.


그래도 반발은 약간씩 있었지만 서로 돌아가면서 한다는 말에 어느정도 수긍을 하는 분위기였고, 청소구역은 이렇게 쉽게 넘어가게 되었다.


“자 다음으로는 주번인데 음.. 저는 출석번호 순서대로 하고 싶어요. 물론 여러분들은 친한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러면 친한 친구가 아닌 다른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잖아요?” 그러자 아이들은 수긍을 하는 듯 하였다.


그렇게 주번을 정하는 것도 쉽게 쉽게 넘어갔다.

다음은 가장 반의 문제로 반장과 부반장을 정하는 일이었다.


대부분 반장과 부반장은 1주일 혹은 2주일정도 걸리는 반이 존재한다.


그 사람이 적합한지 아닌지에 관한 것은 며칠 지켜본 뒤에 결정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이미 3학년이 되면 선생님들 사이에 소문은 퍼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1, 2학년때 반장을 하였거나 혹은 괜찮은 아이가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고, 반장의 후보는 보통 반에 여럿이 있었다.


그러나 담임선생의 추천으로 인해 카미야마 시즈카라는 아이가 반장을 맡게 되었는데 갑작스러운 당선이라 아무런 생각을 해오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모두들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입학식이 끝나고 청소를 시작하였다.


그쯤에 나의 앞에 있던 소년은 깨어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를 깨웠는데 왜냐하면 청소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깨우자 마자 상황을 이해하더니 터무니 없는 말을 하였다.


“수업은 끝났는지?”


“이제 청소하고 종례를 하면 된다.” 나는 그에게 신경을 쓰는 둥 마는 둥 하며 근처를 쓸기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 역할을 맡으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놈은 시간이 지나도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였다.


“이제 그만가자구.” 그에게서 나온 말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다들 청소하고 있잖아.”


“너도 그렇고 원래 이런 것을 하는 타입은 아니잖아 안 그래?”


“.... 그럴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입학 첫날이고 모두 낯설테니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흐음.. 과연 이번에는 너의 말에 따르도록 하자.” 그는 수긍을 하고는 빗자루를 들고 쓸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대참사를 일으켰다.


“아 그거 잠깐.”


“아 안돼.”


“잠깐 그러지말고..”


“꺄악..” 여러 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모두 복도로 나왔다.



3층 복도

‘..그렇다 나는 그의 바보력을 계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아무 곳에나 청소를 하였다.


‘쓰레기가 모여있는 장소에서 그냥 마구잡이로 빗자루를 흔들어 망쳐둔다든지.. 빗자루로 창문을 닦는다든지.. 모든 먼지를 화장실로 보낸다든지.. 계단에 흩날린다든지.. 등등..’ 여러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달리던 도중 뒤에서 무엇인가 깨닫고는 뒤돌아보았다.


그의 뒤에는 많은 학생들이 빗자루와.. 쓰레받이.. 걸레 등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뚜러뻥은 왜 가지고.. 아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비명소리가 마구 들리거나 무엇인가 부서지는 그런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아무튼 청소를 계속하였다.


그리고 청소시간이 끝나고 우리들는 담임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3-C 교실 안

청소구역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고 .. 한 명의 사람이 죽어 있었다.


그런데 왜인지 담인선생님은 그 사람이 죽은 것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단순히 나에게 양호실로 대리고 가달라고 말하였는데 그것을 왜 나에게 시키는지 의문이었지만 청소를 별로 하기 싫었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르기로 하였다.


나를 도와주러 학생 몇 명이 나왔다.


3층 복도

사람 1명이 또 다른 1명을 드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니 이놈들은 자청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어때..’ 앞으로의 청소는 남아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이놈들은 그런 것에 낭비하여도 괜찮은 것일까..’ 나는 그놈들에게 혼자하겠다고 말을 하였다.


지금도 몸에서 비명을 지른다.


‘나 혼자서는 이놈을 들 수 없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나는 왜인지 모르게 혼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이해하였는지 혹은 나의 무서운 표정에 굴복한 것인지 그들은 다시 반안으로 들어갔다.


반에서는 잠깐이지만 시끌벅쩍한 소리가 들렸다.


‘아마 청소가 다시 시작되겠지..’ 나는 그놈을 부축하며 1층을 내려왔다.


몸은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하였다.


한 손에는 계단에 있는 손잡이를 잡는다.


다른 한 손은 그 놈의 허리를 움켜쥔다.


그리고 한 발자국씩 계단을 내려온다.


몸은 지쳐갔고..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 걷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운동을 하는 탓인지 몸이 새빨게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럴때면 옆에 있던 선배들이 나를 당근이라든지, 사과라든지.. 토마토라던지 놀렸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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