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다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4:39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183
추천수 :
0
글자수 :
289,652

작성
19.04.15 18:58
조회
25
추천
0
글자
8쪽

23화

DUMMY

이대로 방치하여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릴 수도 있었다.


실수로 자버렸다는 변명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나는 그대로 자리에 누웠다.


바닥은 차가웠고 창문 사이 사이로 햇빛이 지나가는 느낌이 좋아서 이대로라면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살며시 눈을 감으려고 하였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잠은 오지 않았다.


“후......” 나는 한숨을 한번 크게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창고로 갔다.


“콜록 콜록..” 창고에 들어가자 처음 나온 소리였다.


안 그래도 어두컴컴한 곳이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먼지가 자욱하여서 걸을 때마다 먼지가 보일 정도였다.


“어디였더라..” 나는 손으로 벽 여기저기를 건드리며 걸었다.


나의 키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위치에 스위치가 보여서 스위치를 건드렸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들어왔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전등의 수명이 다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 오히려 불을 끄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관리인은 이곳의 존재를 몰랐던 것일까..’ 애초에 알았더라면 검도에 관련된 도구들을 저렇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말그대로 보이는 곳만 관리를 한 것일까..’ 애초에 너무 큰 건물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석에 있는 쓰래받이와 빗자루를 쥐고 큰 봉투를 열어놓고 주변을 쓸기 시작하였다.


환기구와 창문조차 없는 이 창고는 너무나 많은 먼지 탓에 빗자루로 한번만 쓸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침이 나왔다.


기침이 기침을 불렀고 기침이 먼지를 기침이 먼지를 불렀다.


나는 잠시 창고를 빠져나와 호흡을 재정돈 했다.


그래도 곰팡이가 가득 있는 이곳이 공기는 더 좋았다.


이곳은 그래도 창문이 있어서 환기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나는 창문을 활짝 열고 잠시 밖을 감상하였다.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문득 주머니에 이전부터 넣어두었던 손수건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나의 예상대로 다린지 한참 오래된 손수건을 펴고 마스크를 만들었다.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가 쓰래받이와 빗자루를 사용하여 먼지를 쓸고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밑에 깔린 먼지를 다 쓸어내고 선반이나 위를 보는 순간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대로 창고를 나왔는데 그것은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오자 곰팡이가 가득한 죽도와 검도 용품들이 널려 있었다.


‘미리 어느정도 정리라도 해두었더라면 기운이 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고 조금 전 들어갔던 창고에 다시 가야 되었다.


아마 청소도구 같은게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절망감을 동시에 가진 채 다시 들어갔다.


차곡히 물건이 쌓인 선반에는 먼지 또한 가득 있었다.


그것을 장갑을 낀 채 조금씩 털어내어 형체만 파악한다.


나의 기억으로는 이 근처에 알코올과 물을 섞은 스프레이와 솔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조금 더 깊숙히 찾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조금 더 안쪽을 조사하였다.


가장자리에 스프레이와 솔이 있었다.


위치를 볼 때 높은 곳에 있다가 무언가의 힘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


스프레이와 솔을 가지고 나오자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주변이 어두컴컴해져서 나는 불을 켰다.


전등이 깜빡 깜빡거려서 하마터면 불이 켜지지 않을 줄 알았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간신히 불이 켜졌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창문 근처에 실루엣이 움직였다.


불은 한번에 켜지는 것이 아니고 서서히 켜지기 시작하였다.


3개의 전등이 있었는데 3개 모두 수명이 다 되었는지 불빛이 약하였다.


불이 점점 켜지고 어느샌가 실루엣이 보였다.


살며시 부는 바람에 휘날리는 흑발과 차갑게 식은 눈 그리고 불빛에 비친 오똑 한 코.. 금방이라도 무엇인가 집어삼킬 것 같은 입술은 그녀를 더 강한 여자로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았다.


“미안 늦었지.” 담담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말에 나는 할말을 잃었는데 어이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울리지 않은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너.” 그녀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웃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나는 휴대폰을 켜서 나의 얼굴을 쳐다보았는데 나의 얼굴은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나는 잠시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한동안 손과 얼굴을 담구고 있었다.


그러다가 시게하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서 앞에 있는 거울을 쳐다보자 조금 전에 보였던 팬더와 같은 모습은 사라졌고 평소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른 곳과는 달리 밤에도 검도부에는 불빛이 있었다.


‘시게하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검도부 내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도구들은 같은 도구끼리 일렬로 정렬되어 있었다.


시게하는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왔구나 음.. 이제 괜찮네.” 시게하는 나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았다.


“뭐하고 있는거야?”


“상태와 개수를 세고 있는거야.” 시게하는 검도용품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어떻게 해야할지 세세하게 메모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아도 열 댓 개 가 되어 보이지만 정작 쓸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이전 1학년때도 그렇게 많은 부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마 여분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의 예산을 관리하였던 사람은 이미 동아리 폐부와 함께 졸업을 한 상태였다.


“대충 이정도면 될까..” 시게하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게하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총 14셋트중 청소를 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은 7셋트가 되었고 나머지는 청소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적어두었다.


‘아마 7개는 사용하지도 않고 쭈욱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만 되어 있었던 것일까..’ 시게하는 스프레이로 검도부 용품들을 향해 뿌리기 시작하였다.


곰팡이가 곧바로 사라지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무엇인가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비닐봉지에서 걸레와 곰팡이 제거제를 꺼내었다.


“자 여기.” 시게하는 나에게 곰팡이 제거제와 걸레를 주었다.


걸레라고 하기는 새거였지만 아마 이번 것을 청소한 뒤 곧바로 버려야할 것 같았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시게하는 분무기를 뿌리고는 걸레로 여러 번 손질을 하였는데 곧바로 깨끗해지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곰팡이가 없어지는 것 같았다.


나도 시게하를 따라 스프레이를 뿌렸는데 어느틈엔가 손수건으로 만든 마스크는 없어져 있었다.


‘아마 청소를 하면서 떨어트린 것일까..’ 시게하가 나의 얼굴을 보며 웃을 때부터 없었으니까.. 아마 창고에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청소는 밤이 되어서도 계속되었다.


반정도 하였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학생회의 멤버이자 검도부의 멤버인 유키와 아야네 그리고 왠지는 모르지만 미즈히코 등등 내가 아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 시즈카와 시게루 선생이 먹을 것을 가지고 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타임 패러다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30화 19.04.23 49 0 11쪽
29 29화 19.04.22 49 0 11쪽
28 28화 19.04.19 54 0 12쪽
27 27화 19.04.18 45 0 9쪽
26 26화 19.04.17 46 0 10쪽
25 25화 19.04.16 47 0 10쪽
24 24화 19.04.15 37 0 7쪽
» 23화 19.04.15 26 0 8쪽
22 22화 19.04.12 20 0 8쪽
21 21화 19.04.12 19 0 7쪽
20 20화 19.04.11 23 0 7쪽
19 19화 19.04.11 19 0 8쪽
18 18화 19.04.10 24 0 8쪽
17 17화 19.04.10 22 0 7쪽
16 16화 19.04.09 21 0 10쪽
15 15화 19.04.09 20 0 9쪽
14 14화 19.04.08 21 0 8쪽
13 13화 19.04.08 22 0 7쪽
12 12화 19.04.05 17 0 13쪽
11 11화 19.04.05 29 0 9쪽
10 10화 19.04.04 24 0 9쪽
9 9화 19.04.04 21 0 10쪽
8 8화 19.04.03 27 0 23쪽
7 7화 19.04.03 22 0 28쪽
6 6화 19.04.02 39 0 30쪽
5 5화 19.04.02 50 0 23쪽
4 4화 19.04.01 57 0 14쪽
3 3화 19.04.01 63 0 8쪽
2 2화 19.04.01 80 0 10쪽
1 1화 19.04.01 266 0 2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