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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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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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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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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6화

DUMMY

“요이치?”


“......”


“요이치?”


“응?” 나는 문득 정신이 들어 옆에 있는 시즈카를 바라보았다.


“아까부터 멍하게 뭐하고 있어? 집에 나올때도 멍한 표정이니. 교문 앞이니까 정신을 차려야지.” 나는 시즈카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것 저것 생각을 하였기 때문일까..’ 어느덧 정신이 들자 우리들은 교문 언덕 앞에 있었다.


오늘은 늦게 왔는지 드문 드문 학생들이 걸어다니거나 혹은 복장을 정돈하는 모습이 보였다.


시즈카는 학생회장이므로 남들과 다르게 모범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매번 꼼꼼하게 자신의 복장을 체크하였다.


“그렇게 꼼꼼히 안봐도 되니까.. 이제 너도 3학년이잖아.” 라고 말을 하면 시즈카는 볼을 부풀리며 그래도 학생회장으로써의 행동은 해야한다고 오히려 나에게 꾸지람을 주었다.


나도 자신의 복장을 보고는 나름대로 가지런하게 정리하였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 언덕을 올라가는 길 우연히 미즈히코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와 달리 정문 앞에서 그놈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학교에 가는 것 같았다.


나와 시즈카는 미즈히코에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 미즈히코.”


“안녕.” 시즈카는 손을 흔들며 반갑게 웃어주었지만 나는 무덤덤하게 인사하였다.


그런데도 미즈히코는 나와 시즈카의 인사를 반갑게 받아주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힘들게 올랐던 미즈히코는 시즈카와 내가 있어서인지 포기하지 않은 채 올라올 수 있었다.


교문 앞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유키와 아야네가 선도부를 맡고 있던가..’ 수상하게 생긴 줄자를 가진 채 교문으로 들어오는 사람 한 명 한 명씩 검사를 하였다.


우선 머리 길이부터 시작하여 치마 길이, 교복을 단정하게 입었는가에 대해서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 때문일까..’ 오늘따라 앞문에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서 쉽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일까..’ 시즈카와 미즈히코는 그런 모습을 보고는 다시 한번 자신의 옷차림을 정돈하였다.


“......” 내가 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웃으며 보내주었던 유키는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어두컴컴하고 무서워졌다.


“유..유키?” 아야네도 그런 유키를 본 뒤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규정상 복장검사는 머리부터 시작되어 머리에서 이마까지 6cm가 넘으면 안되는데 나의 경우 정확하게 6cm였으므로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유키의 표정이 안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복장 부분이엇다.


와이셔츠의 경우 단정하게 바지 안에 넣으면 되지만 넥타이의 경우 나의 유일한 골치덩어리였다.


하지만 학교에 나오기 전 시즈카에게 부탁해서 제대로 정돈을 하고 난 뒤라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교문 뒤에 남자들이 벌을 받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넥타이 쪽에서 많이 걸린 것 같았다.


유키는 나의 목과 넥타이를 들어가며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렇게 교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미즈히코와 시즈카 그리고 벌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이 느껴졌다.


시즈카는 앞머리, 치마 길이 등을 검사하였지만 아무런 일도 없이 나왔다.


미즈히코가 문제였지만 아무리 봐도 미즈히코에게 문제가 될만한 것은 보지 못하였다.


그렇게 교문 앞에서의 검사가 끝이 나고 우리는 본교로 들어가 그대로 3층으로 갔다.


미즈히코는 우리와 전혀 반대방향이어서 그대로 헤어졌다.


“점심시간에 보자.”


“다음에 봐.” 미즈히코는 나에게 인사를 건내었고 이상하게 시즈카는 웃고 있었다.


교실


나와 시즈카는 서로 각자의 반에 동시에 들어왔음에도 여자들에게 둘러쌓이는 반면 나는 그대로 걸어서 나의 자리에 앉아서 창가를 구경하였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지만 남자가 둘러싸는 풍경을 상상하니 오히려 안오는 것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예비종이 울리고 어느덧 아침 조례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운동장에서 벌을 받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늦게 온 학생들, 선도부들이 재빠르게 본교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앞문이 열리고 시게루 선생이 들어왔다.


‘어제의 숙취때문일까..’ 오늘도 표정이 안 좋아보였다.


“차렷 경례!” 반장이 일어서서 말을 하자 우리는 시게루 선생에게 경례를 하고는 반장이 자리에 앉자 고개를 들어올렸다.


“하아..” 시게루 선생은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안 온 사람이 있는가?”


“......”


“그래 안 온 사람은 대답을 할 수 있을리가 없지. 출석을 부르도록 하마.” 그렇게 이어진 출석은 어느덧 나의 차례까지 왔다.


“뭐야 요이치 너 왔는가?”


“......”


“붙임성 없는 놈이군. 하마터면 결석으로 처리할 뻔 했는데..” 시게루 선생은 앞에 있는 학생에게 화이트를 빌려서 출석부를 고쳤다.


“흐음.. 오늘의 운수는 그렇게 좋지 않는데. 오늘 조례는 여기서 마치고 모두 수업 준비 잘하도록.” 시게루 선생은 성의없는 조례를 한 뒤 교실을 나가자 다시 교실은 시끌벅쩍해졌다.


처음부터 시작한 말 한마디는..


두마디를 만들었고..


다음은 세마디..


이윽고 누가 말하는건지 조차 알 수 없는 많은 말을 만들어내어 교실을 시끌벅쩍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1교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전까지 계속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종이 울리기 전까지 창가를 보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를 것이 없는 창가.. 사소한 점이라고 평소보다 구름이 조금 더 빨리 흘러간다는 것일까..’ 누군가 나의 옆에 와서 무엇인가의 말을 건내려던 것 같지만 곧바로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선생님이 들어왔다.


‘1교시는 과학인가..’


“산소와 수소가 결합.. 탄소와 이산화탄소가 결합....” 중간 중간에 노이즈 음이 들렸다.


의식이 흐려지고 주위가 깜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나는 그대로 고개를 엎드렸다.


........ 몇 시간 뒤..


“요이치? 요이치?”


“....”


“....”


“요이치?” 누군가가 날 부르고 있는 것 같다.


‘나와 아는 사람일까..’ 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은 대개 나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수업 도중 선생님이 나에게 질문이라도 한 것일까.. 이대로 자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요이치?”


‘시끄럽다.. 시끄러워..’ 나는 조금 더 자려고 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로 하였다.


‘어쩌지.. 답을 모르는데..’


“......” 내가 처음 본 것은 햇빛이었다.


뜨겁고 따가운 빛 덕분에 눈을 자연스레 찡그리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나를 부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칠판 앞에 선생님도 없었고, 학생들도 없었다.


‘이대로 수업을 마친 것일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누가 나를 부른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뒤를 돌아본 순간 시즈카가 있었다.


“지금 집에 가는 시간이야?”


“아니 지금 점심시간인데?”


“그렇구나. 그런데 시즈카는 왜 여기에 있는거야?”


“에?”


“......?”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시즈카를 쳐다보았다.


시즈카는 평소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친하기 때문에 매번 점심시간이 되면 여자들에게 끌려가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반에 남아 있었다.


“아! 그렇구나. 벌써 밥을 먹은거구나?” 시즈카는 나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잊은거야?” 나는 아침에 있었던 일을 곰곰이 떠올렸다.


' 미즈히코를 만났고.. 교문 앞에 유키와 아야네.. 그리고..' 그 뒤부터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시즈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르켰다.


거기에는 조금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미즈히코가 있었다.


잔뜩 움츠러 들어서일까 평소보다 눈에 띄지 않았다.


“미즈히코 뭐하고 있어?”


“아니.. 그냥 남의 교실은 낯설어서 ..” 미즈히코는 어쩔줄 모르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다른 교실에 와보는 것은 처음이야 ?” 미즈히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그런데 미즈히코는 이곳에 왜 온거야?” 미즈히코는 시즈카를 바라보았다.


“요이치도 참. 아침에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잖아.”


“아 그랬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디로 갈까? 식당은 이미 사람이 많을꺼고.. 1층 근처에도 시간이 지났으니 사람이 많을텐데..”


“그럼 학생회실로 갈까?”


“이 시간에는 보통 열려있지 않잖아 ?”


“뭐 그렇긴 하지만 미즈히코 혹시 괜찮은데가 있을까? 사람들이 많이 없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시즈카의 물음에 미즈히코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보였다.


“옥상은 어떨까?”


'옥상이라..' 옥상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방을 하거나 하는 곳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열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건지도 모른다.


“옥상에 문이 열려있던가? 어때 요이치?”


“글쎄..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가볼까.. 그런데 매점에 가서 뭐라도 사올까?”


“으응 괜찮아. 나와 미즈히코가 들고 왔으니까.”


“에? 미즈히코도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거야?”


“응.. 취미로 요리를 하고 있어.” 미즈히코는 웃으며 말하였다.


“그런가.. 그러면 나의 몫만 사올게 . ” 그대로 매점에 갈 생각이었지만 시즈카가 나를 붙잡았다.


“괜찮아. 오늘 평소보다 많이 가져왔으니까.”


“....” 시즈카와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라 별 수 없었다.


시즈카는 어릴 적부터 무엇인가를 말하거나 소유하고자 할 때는 포기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시즈카가 그럴 때마다 포기하였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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