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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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o
작품등록일 :
2019.04.01 18:13
최근연재일 :
2021.09.14 14:39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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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652

작성
19.04.0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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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5화

DUMMY

화단

그렇게 빠져나와 내가 향한 곳은 본교 밖에 있는 화단이었다.


경치가 좋은 이곳은 꽃이라든지 벤치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모두 밥을 먹은 뒤 주로 여자아이들이 많이 온다.


나는 늘 앉던 벤치에 앉았다.


꽃들은 막 피어나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감상하려고 하였지만 그런데 화단에는 선객이 있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앉아서 꽃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마치 처음본다는 듯이..’ 진귀한 표정으로 감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조금 먼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표정을 고치고 옷을 정리하며 말을 하였다.


나는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이 학교의 학생인가?”


“네 저는 1학년입니다. ”


“과연..” 나는 그녀의 넥타이를 보았다.


넥타이는 빨간색으로 새것과 같이 보였다.


“점심은 먹었어?”


“아니요. 배가 고프지 않아서요.” 그녀는 거절하듯 손을 저었다.


“그렇구나.” 나는 소녀에게 조금전 산 빵을 건내주었다.


“아 괜찮아요.” 그래도 나는 강요하였다.


결국 소녀는 빵을 받았다.


“이제 곧 사람이 많아질꺼니까.” 그렇게 말을 하자 학생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또 보자.” 나는 그 혼잡에 섞여 사라졌다.


“아. 잠시만요.. 감사합니다.” 소녀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렇다.. 이름이라도 물어볼걸 그랬나..’ 나는 그대로 화단을 벗어나 교실로 향하였다.


“얘 조금 전의 사람 아는 사람이야?”


“으응 아니 처음 보는 사람.” 여자 아이들이 한 여자를 감싸고 돌았지만 괴롭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 나는 또 남자친구인줄..”


“선배였던 것 같아. 검은색 넥타이를 한 것을 보니.”


“그렇구나..”


“앞으로 자주 만날 일도 없겠구나. ”


“에? 너 그 선배 마음에 들었던거야?”


“아니 얘도 참 그냥 볼 수 없다는 뜻이지.”


“그런데 왜 볼이 빨개져?”


“아무튼..” 그런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종이 울리고 5교시 수업이 시작되었다.


교실 안

5교시의 수업은 시작된다.


신스케 앞자리의 남자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매번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출석부의 이름을 부르다가 나의 이름 근처가 되면 교사들은 나의 눈을 쳐다본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책을 보는척 하거나 혹은 밖으로 시선을 외면한다.


그럴 때면 앞에 있는 반장에게 질문을 하고 그 여자도 대충 얼버무리는 것으로 끝난다.


교사는 난감한 표정을 짓지만 어떻게든 수업은 시작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덧 청소시간이 되었다.


“신스케.”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렀는데, 나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았지만 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보통 한정되어 있었다.


내가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지금까지 오지 않았던 남자가 와 있었다.


“어제 잘 들어갔어?”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청소를 하였다.


“잠깐. 어제는 미안했다고. 조금 흥이 돋았을 뿐이야.” 그는 내가 용서 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말은 나에게 해서 되는 말은 아니었고 반 전체의 아이들에게 해야하는 말이었다.


“그것은 나 이외의 사람에게 하는 것이 좋아.” 나는 차가운 말을 보내었다.


“에? 그게 무슨 소리야?”


“나 혼자만이 피해본 것이 아니야. ”


“그러면? 나는 너가 나의 일에 말려서 나를 양호실로 대려가준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지만..”


“누구에게 부탁받아서 한 것이고 너에게 의리가 있어서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두고 싶은데.”


“그런가. 그렇다면 사과를 하자.” 그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리고 청소시간이 끝나기 전 그 남자는 반 아이들에게 찾아가서 사과를 하였다.


청소시간에는 민폐였지만 모두들 시원스럽게 받아주었다.


한 명이 지나고.. 다음 두 명.. 모두 얼떨떨하거나 받기 싫은 표정이었지만 그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다가 결국 웃으며 받아주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웃기거나 하는 것이 아닌 동료로써 인정하는 듯한 그런 웃음이었다.


나는 그 웃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에게도 그런 웃음을 지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아마 앞으로는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놈은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어느 의미로 나는 이 놈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윽고 종례 시간이 되어 담임 선생에게서 그의 이름이 불렸다.


“미즈히코. 방과후에 교무실로 와주고. 다른 사람들은 이제 가도 좋아 문단속은 시즈카에게 맡긴다.” 그렇게 종례 시간은 끝났다.


“아 담임과 면담인가. 너 기다려줄 수 있어?” 그는 그렇게 말을 하였다.


나는 모른 척하고 일어서려고 하였지만 그가 내 손을 붙잡았다.


나는 그의 눈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어차피 나는 할일도 없었다.


대학이 정해지거나 일자리가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무의미한 상태.


어느곳에도 기댈 수도 없고 기댈 수 있는 곳도 없었다.


남는 것이 시간이었으므로 그에게 교제 해주기로 하였다.


시간을 보낼 곳은 딱히 없었다.


학교 근처는 산으로 놀만한 곳이 없었고 시내까지 나와야만 놀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그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되었다.


‘하지만 언제 끝날 것인지는 모르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았지만 성미에는 맞지 않았다.


도서관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동아리동

나는 어제 왔었던 폐쇄된 건물을 들르기로 하였다.


입구에는 노란색으로 쳐져 있는 출입금지 표시가 되어 있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한 채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조용하였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전 사용하였던 동아리방 문을 열려고 하였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오늘 누군가 문을 잠군 것일까..’ 나는 그대로 돌아가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문득 이상한 것을 눈치챘다.


동아리방 문 앞에는 작은 유리가 있다. 살며시 잘 들여다 봐야 보이지만 그곳을 보게 되면 안의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바퀴벌레나 쥐같은 것이 나올 것 같았던 교실이 어느정도 정리 되어 있었다.


‘누군가 이곳을 다녀간 것일까..’ 나는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걸었지만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본교

그대로 나는 교무실 근처로 갔다.


수업시간이 끝난 학교는 폐교한지 얼마 안된 학교처럼 조용하였다.


떠드는 사람은 없었고 동아리 활동마저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 동아리 활동은 금지되고 지금은 홍보만 할 수 있는 상태였다.


홍보는 점심시간만 허용 되고 학교가 끝난 뒤에는 홍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학교 앞에서 전단지 활동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요즘 그렇게 홍보를 열심히 하는 부는 찾기 힘들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동아리가 사라지고 있는 상태였지만 학교의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아리 활동에 관심이 줄어들고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아리 활동은 의무적이었다.


그러나 교장과 교감이 바뀌기기 시작하면서 점차 동아리 활동은 줄어 들었다.


동아리 활동비도 적게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새로운 교감과 교장은 방과후 학습

을 주도하였다.


학생들은 반발하였지만 학부모들은 찬성하였다.


그리고 그런 것에 대한 반발로 학생들은 방과후 활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이 그 결과였다.


학교를 마치면 학교가 텅비게 되고 전등은 하나 둘씩 지워져 간다.


그리고 7시가 될 무렵 학교의 문은 닫힌다.


이전의 내가 다니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동아리 활동이 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다가 10시가 다 되어서야 학교에 나가곤 하였는데 그보다 더 늦게 활동하는 동아리들도 있었다.


그런 동아리들은 동아리 담당 선생이 동행을 하거나 혹은 특별한 허가가 취한 동아리만이 허용되었다.


우리 부의 경우 선생님에 의해서 10시까지만 허용이 되었고 그 이후에는 절차를 밟아야되었다.


서류절차는 복잡하였는데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될 정도로 어려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쯤 뒷뜰에서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뒷뜰에는 교장의 취미로 식물들을 기르고 있었지만 일반 사람이라면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소리가 나다니..’


뒷뜰

나는 무엇인가에 끌리듯 그곳으로 향하였다.


그곳에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화분에 물을 주었다. 일부 꽃들은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반면 완전히 시들어 버린 꽃들도 있었다.


그런 꽃들은 다시 때가 되면 열리기 때문에 적당한 영양분과 수분을 주면 된다.


반대로 지금 막 피어나는 꽃의 경우 손질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봄에는 곤충들이 많이 올라올 뿐만 아니라 꽃이 피어나게 되면 꽃들 또한 민감한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쉽게 꽃이 질 수도 있었다.


반대로 과한 관심 또한 꽃을 쉽게 질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들은 사람과 같이 복잡한 생물이다.


그런 생물들 앞에서도 소녀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은 채 물을 주었다.


방금 생각이 난 것이지만 교장이 뒤에 있는 화단을 매우 소중히 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소문 같은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단정지을 수 없지만 이렇게 잘 정돈된 화단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고보면 지난번에..’ 그것은 체육시간때의 일이었다.


당시 우리는 반끼리 붙는 축구시합이 있었고 우연히 공이 화단쪽으로 간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화단에 공을 주우러 가자 거기에 교장선생님이 물을 주고 계셨고 공을 보자 그 학생에게 매우 화를 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벌로 축구시합은 종료되고 2개의 반은 학교 주변을 청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때가 분명히 여름이었고 한창 더운시기였는데 때마침 에어콘이 고장나서 땀냄새가 자욱한 교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일까 그때 청소를 한 2개의 반 학생들은 이 화단에 가기조차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소녀는 화단 근처에서 지금 죽도를 흔들고 있다.


“핫! 하아앗!” 화단주변에는 소녀의 소리만 가득하였다.


이따금 우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다른 사람과 대결이나 그런 종류의 상황이 있을 경우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생각을 하는 훈련방식인데 그것이 그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뛰어난 운동선수 일수록 상대를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이른바 허상을 사용한다. 그 허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토대로 만드는데 실제로는 아무런 힘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 환상을 만들어낸 사람에게 있어서는 넘어야 되는 벽이며 통과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지금 이 소녀는 그 허상을 재현해내고 있다.


‘아마 그녀의 뇌속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싸움을 하고 있겠지.’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래..’ 예전에 저런 적이 있었다.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하곤 했었다.


‘동작.. 패턴..’ 등을 분석하며 떠올리곤 했었다.


그러나 실제 대결에서는 아무런 필요가 없었는데 대부분 내가 떠올렸던 생각들과는 다르게 경기가 진행 되었다.


그러나 꼭 필요가 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어림짐작이지만 다음에 무엇이 올지 예상이 되었고 완전히 피한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흘려 데미지를 최소화 하였던 것 같다.


‘그런 것을 보면 이 소녀는 경험자인거 같은데..’ 나는 조금 더 의식을 집중하기로 하였다.


......


.....


‘여기는 어디인가..’ 주변은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의식을 집중하였다.


‘탁.. 탁..’ 짧고 갸느다란 무엇인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의식을 더 집중한다.


그러자 나의 앞에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화단앞에서 연습을 하던 여자였고 다른 한사람은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신장은 앞에 있는 여자보다 더 커보였다.


연습을 하던 여자의 얼굴에는 약간의 공포가 보였고 그보다 더 큰 성별을 구별할 수 없는 사람은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 이미 많은 시합을 하였는지 주변에는 뜨거운 공기가 나오고 있었다.


‘보통 이런 공간에서 열기가 나거나 하지 않지만 이 소녀는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였다.


내가 본 순간부터는 키가 큰쪽이 경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이따금씩 여자가 공격을 하지만 쉽게 흘려보내고 새로운 공격을 보내었다.


그러면 여자는 그 한타를 맞기 직전에 이르러서야 피하였다.


‘반사신경이 느린 것일까..’ 그와 반대로 키가 큰쪽은 여자의 공격을 능숙하게 흘렸다.


사실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느정도 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피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피할 때 피할 수 있는가와 만약 피하지 못하였을 때의 데미지는 실수로 그냥 맞는 것보다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기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되면 시합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데미지를 피하거나 맞기보다는 흘려보내어 최소한의 데미지를 입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잘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 피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키가 큰 사람은 목검을 조금 높이 들어올렸다.


.....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이 소녀는 버틸 수 없는 것일까..’ 나는 더 이상의 집중을 그만두고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소녀는 거친 호흡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근처의 자판기에서 주스를 사와서 어느새 의식이 돌아온 그녀에게 주었다.


“괜찮습니다.” 소녀는 거절을 하였다. 그러나 두 세 번 권유 끝에 결국 주스를 받아 마셨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소녀는 나의 넥타이를 보고 말하였다.


“그런데 검도는 누구에게서 배운 거야” 나의 말에 소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다 보고 계셨던거에요?”


“우연히 지나가다 말이야. 그런데 이곳은 교장 선생님이 관리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너는?”


“아 자기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아야미네 시라네라고 합니다.


어머니와 교장 선생님과는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이고 저 또한 교장 선생님 집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꽃을 좋아하는 것을 아시고는 화단의 관리를 맡기신 것입니다.”


“신스케?” 어디선가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신스케가 선배의 이름인가요?”


“아 응 미안 더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누군가 나를 찾는거 같네. 다음에 또 와도 되겠지?”


“네 화단은 저와 교장 선생님이 관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고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다.


학교 정문 근처

“아 도대체 어디간거야.” 미즈히코가 혼자서 투덜 투덜 거리고 있었다.


“미안 잠시 시간을 때운다고.. 가 아니라 너가 늦은거겠지.”


“그렇지 미안. 음.. 그런데 뭐를 하려고 했더라.”


“너가 남아달라고 했겠지.”


“아 그렇군 그래.. 음.. 우선 밥을 먹으러 가자. 시간도 되었고.” 나는 오른쪽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은 5시 4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오래 되었네. 이미 우리는 4시에 마쳤는데 말이야.”


“그러게.”


“가 아니라 너가 늦은 탓이겠지.” 나는 그를 때렸다.


이상하게 때리고 싶은 놈이었다.


미즈히코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줄 알았지만 나에게 반격을 해왔다.


나는 그것을 흘리듯 피하였다.


“그렇지만 말이야. 담임 선생이 남으라고 한 것이고.. 나의 의지가 아니란 말이지. 안가서 혼나면 신스케가 책임질 거야?”


“뭐 그건 그렇지만..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있어.”


“에.. 그건 비밀. 밥이나 먹으러 가자구.” 그는 나의 손을 잡으려고 하였다.


학교 밖

“너 게이인가?”


“에? 보통 남자들 끼리 그러지 않아?”


“너는 어느 세계에서 살다왔어?” 나는 미즈히코와 조금 멀리 떨어져서 걸었다.


“에.. 신스케 너무 떨어져 있지 않아?”


“이정도가 적당하다.”


“그런가.. 남자들은 원래 이렇게 걷는 것인가.. 길은 잊어버리지 말라구. ” 그렇게 말을 하고는 우리들은 걷기 시작하였다.


어느정도 지났을까.


허름한 식당이 나왔다.


식당 안

“여기서 먹는 것인지?” 나와 미즈히코는 허름한 식당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왠지 못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즈히코가 나를 끌고 갔다.


“뭐 맛은 괜찮으니까.” 안에 사람 은 마치 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없었다.


미즈히코는 잠시 어디로 가더니 사람을 대리고 왔는데 60~70대로 보이는 노인이었다.


“아아 미즈히코냐?”


“네 할아버지. 돈까스 정식으로 2개 주세요.” 미즈히코는 나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혼자 결정하였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아니 잠깐 적어도 메뉴는 상의해야겠지. 너가 살 생각인가?”


“아? 원래 그럴 생각이었지만..” 그는 할아버지가 두고 간 차를 마셨다.


“아휴..” 나도 그를 따라 차를 마셨다.


차의 색깔은 초록색으로 녹차의 종류라고 생각하였지만 녹차보다는 달콤하고 쓴 맛이 있지만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괜찮은데?”


“그렇지? 이것을 먹으러 온다니까. ” 미즈히코는 웃으며 말을 하였다.


“밥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었던가? ”


“아 그렇지 그것도 있지.” 미즈히코는 돈까스 정식이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차를 마셨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돈까스 정식이 테이블에 도착하였다.


“자자 많이들 먹거라.” 할아버지는 양손에 돈까스가 가득 담긴 접시를 가지고 왔는데 돈까스가 너무 큰 나머지 접시가 작아보였다.


“아니 이거 조금 많은거 아닌지?” 나는 작은 목소리로 미즈히코에게 말을 하였다.


“괜찮아 괜찮아. 이정도는 먹을 수 있다구.” 미즈히코는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여 잘게 잘게 썰은 뒤 돈까스를 한 입 베어먹었다.


“맛있네.” 미즈히코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계속하여 먹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를 따라 어쩔 수 없이 돈까스를 잘게 썰어서 한입 베어먹었다.


돈까스에서는 돈까스 특유의 담백함과 튀김의 바삭함이 느껴졌다.


그것만 생각하면 일반적인 돈까스지만, 소스의 맛이 다른 곳과는 조금 달랐다.


약간 시큼하거나 달짝지근한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의 돈까스 소스는 부드럽고 상쾌해서 샐러드 소스와 비슷한 맛이 났다.


그래서일까 돈까스에서 나는 기름 특유의 느끼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맛은 어디서 느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서..’ 나는 계속하여 돈까스를 먹었다.


어느덧 배가 차오를 쯤 미즈히코는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잠깐 미즈히코.” 미즈히코는 돈까스를 다먹었지만 속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아니 그러면 적게 먹으면 되겠지.”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는 말을 하다가 잠들어 버렸다.


“아휴..” 나는 다시 돈까스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었다.


그리고 나의 배가 찰 때까지 시간이 지났음에도 미즈히코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벽에 무엇이라 작게 적힌 글씨가 보였는데 거기에는 이상한 글자가 적혀 있었다.


‘반찬을 남기지 마시오.’ 그것은 평범한 글자였다.


‘그런데 왜 피로 얼룩져 있는 것일까..’ 나의 말을 들은 미즈히코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아 이거 말을 안했구나. 입구는 편하게 들어왔지만 출구는 나가기 어렵다구? 에.. 왜냐하면... 그래! 할아버지가 검사를 했던 것 같아.” 어느샌가 미츠히코가 자리에 일어나 있었다.


“.. 몇 번 오지 않았던가?”


“에.. 온 지 꽤 되었으니까.. 사실 망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있을 줄이야.”


“아휴..” 나는 미즈히코의 행동에 기가 막혔다.


“아무튼 서둘러 먹어. 곧 식는다구 .”


어느덧 돈까스는 약간 딱딱해지기 시작하였는데 여러 의미로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돈까스 정식을 다먹었다.


“야야 젊은이들 돈까스를 다 먹었구먼. 그럼 이거라도 드시게.” 할아버지는 차를 내왔다.


이번에는 빨간색으로 물들인 차였다.


“잘 마시겠습니다.” 나와 미즈히코는 동시에 말하고는 마셨다.


“음?”


“!!” 차의 맛은 새로웠다. 달콤하면서도 차가웠다.


일반적으로 차는 뜨거웠지만 이번 차는 차갑고 무엇이라 표현하지 못할 여러 가지의 맛이 섞여 있었다.


그 맛은 중독적이었고 어느틈엔가 우리는 주전자에 든 차를 다 마셨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다 마신 것을 확인하고는 계산서를 보여주셨다.


미즈히코가 지갑을 꺼내어 돈을 지불하고 우리는 가게를 나왔다.


“아아 잘 먹었지?”


“뭐 나쁘지는 않은데.. 이제 어디로 가는거지?”


“음.. 밤이 되었고 이제 돌아갈까. ”


“에? 더 노는거 아니었어?”


“나랑 더 놀고 싶은거야?”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뭐 그러니 내일 보자.” 미즈히코 는 그대로 어디론가 가버렸다.


‘나는 어디로 가면 될까..’ 늘 가던 놀이터로 가기로 하였다.


보통 저녁은 도시락으로 충분하였다.


‘오늘은 나에게 포상을 했다고 해야하나..’


‘뭐 아무튼 맛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특히 차가 나의 입맛에 맞았다.



놀이터

저녁이 된 놀이터에는 사람이 없다.


보통 나는 저녁이 되면 도시락점에 들러 도시락을 사와서는 흔들거리는 그네에서 밥을 먹곤 하였다.


집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오는 것을 반겨주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밖에 있고 싶었다. 그것이 오히려 편하였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그네를 몇 번 탄 뒤에서야 나는 집에 가곤 하였다.


그렇게 하면 밤 10시가 된다.


밤 10시가 되면 아버지는 어디론가 가버린다.


그리고 나는 매번 그 시간 집에 들어와 씻고 잠드는 것이 나의 일과였다.



‘딸칵..’ 집에 들어와 거실 불을 키자예상대로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옷을 갈아입은 뒤 샤워를 하고는 그대로 잠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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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19.04.10 22 0 7쪽
16 16화 19.04.09 21 0 10쪽
15 15화 19.04.09 20 0 9쪽
14 14화 19.04.08 21 0 8쪽
13 13화 19.04.08 22 0 7쪽
12 12화 19.04.05 17 0 13쪽
11 11화 19.04.05 29 0 9쪽
10 10화 19.04.04 24 0 9쪽
9 9화 19.04.04 21 0 10쪽
8 8화 19.04.03 27 0 23쪽
7 7화 19.04.03 22 0 28쪽
6 6화 19.04.02 39 0 30쪽
» 5화 19.04.02 51 0 23쪽
4 4화 19.04.01 57 0 14쪽
3 3화 19.04.01 63 0 8쪽
2 2화 19.04.01 80 0 10쪽
1 1화 19.04.01 266 0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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