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상흔의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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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대화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5
최근연재일 :
2023.02.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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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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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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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2)

DUMMY

“상황은?”


벨로나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8소초 건물 밖에 나와 있는 시거든 소초장에게 그렇게 물었다. 거의 주저 앉다시피 허리를 숙인 채 숨을 골라야 할 정도로 체면이 말이 아닌 상태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첫번째 불꽃이 올라온 뒤 쉴틈 없이 뛰어 왔음에도 그 사이 불꽃이 2번이나 더 올라왔을 정도로 시간이 지난 뒤였기 때문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요. 저희 소대원들이 일단 정찰을 나갔으니..”


“2번째 불꽃과 3번째 불꽃이 터진 시간 간격이 길어 변종 인형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상황은!”


숨을 몰아 쉬면서 벨로나가 그렇게 말을 뱉었고, 시거든은 그때서야 사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통상 첫 인형 감지이후, 일정 거리 이동시 마다 사제들은 불꽃을 쏴 올리기 때문에 그녀의 말대로 시간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이동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뜻했다. 신체향상을 기본으로 하는 적들이기 때문에 이동이 느리다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는 말이었다.


“1조, 2조로 각각 10명씩 나눠, 현재 1조가 산개하여 정찰 중에 있습니다.”


수색대 편제상 전투 사제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월영시 사제들의 적감지 신호 이후, 수색대는 직접 눈으로 인형을 찾아야 했다.

따라서 통상 정찰조와 대기조로 나누고, 정찰조는 산개하여 적을 수색, 적 발견시 신호탄을 발사하여 대기조 포함 모든 병사들이 합류해 격멸 시키는 것이 정석적인 방법이긴했다.


“2조 또한 다른 방향으로 산개하여 정찰토록 합니다. 1조, 2조 모두 전투는 무조건 피하며, 오직 적 규모만 파악한 뒤 월영시 외각 성벽으로 후퇴하도록.”


하지만 변형 인형이 있을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인형이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자칫 정석대로 공격을 했다간 소대 전체가 한번에 전멸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월영시 외각 성벽 인근에서 방어진을 구축하고 전투 사제의 지원하에 전투를 벌이는 것이 옳았다.


“명령 받들었습니다.”


시거든은 자신의 명령에 고집을 부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특히 전투에 관해서는 벨로나 단장을 전적으로 믿었기에 그는 곧바로 2조에 집합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소초에서 나머지 병력들이 튀쳐나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벨로나는 문득 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부인솔자는?”


“부하들 말로는 벨로나 단장님을 찾다 1조 뒤를 따라 갔다고 했습니다.”


벨로나는 그 말을 듣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는 이제 완전히 안정을 찾은 숨을 천천히 내쉬며 출동 준비를 마친 병사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인형 편제 및 이동 경로만 확인하고 불필요한 전투는 피하도록 합니다! 모두 신체향상을 2번 했으니 이점 명심하시고, 구름은 꼈지만 혹시 모를 반사광 조심하십시요!


시거든조차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을 할 정도로 깔끔하고, 명확한 벨로나의 명령을 뒤로한 채, 2조 또한 인형 수색에 나섰다.


수색은 벨로나를 중심점으로 양쪽에 각 5명이, 병사들 간격은 백 보폭씩으로 하여 총 천 보폭의 그물망 형태로 전개 되었다. 수색대원들은 일렬 횡대를 유지한 채 훈련된 동일 속도로 이동이 가능했고, 또한 사제들의 불꽃 신호는 그 색깔별로 외각 성벽에서의 거리까지 알려주었기에 인형을 놓칠 가능성은 없었다.


즉, 반드시 누군가는 인형과 조우한다는 뜻이었고, 그 생각에 벨로나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미 마법 억제제에 대한 생각은 접어둔지는 오래였고, 오로지 손에 쥐어진 검의 무게, 나무와 나무사이를 가득한 어둠, 그리고 그 어둠의 경계를 무너뜨릴 움직임에만 모든 신경을 쏟고 있을 때였다.


그 순간 월영시 방면에서 팡 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 빛이 올라왔다. 그 빛은 인형들이 외각 성벽에 천 오백보폭 이내로 접근했다는 것을 뜻했다. 그렇게 적의 대략적인 위치가 파악 되자, 벨로나는 지체 없이 그 지점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곧 마주할 적을 위해 검집에서 칼을 뽑아든 채 나무들 사이 사이를 재빠르게 헤치면서 나아가던 벨로나는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외침에 잠시 질주를 멈춰야 했다.


“단장님!”

자신의 왼편에 있었던 병사가 달려오더니 거친 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좌익으로부터 전달입니다. 1조, 적 부대 확인. 자폭인형 포함 11기!”


“·········”


벨로나의 예상대로 기형 인형이 포함된 편대였다. 그것도 자폭 인형이라면 기형 인형 중 최악에 속했다. 자폭 인형의 몸속에서 내재 된 마법을 억제하지 않은채 수색대만으로 제압을 할 경우, 최소 1개 소대는 잃을 각오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대기하다 우익 병사들과 함께 외각성벽 방향으로 이동하십시요. 그리고 시거든 이십인장을 보거든 전투 사제 지원 요청 및 벨로나 단장이 6소초에게도 집결 명령 내린다고 전달 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명령을 내린 뒤 벨로나는 다시 멈추었던 질주를 시작했다.

적 예상 지점에 가까워 질 수록 8소초 인원들의 모습이 자주 보였고, 그만큼 그들에게서 전달되는 정보 또한 최신의 것들이었다.


“적, 마법 사용가능!”


“마법가용 인형 3기로 파악!”


"마법 수준 중상이상!"

그렇게 정보가 쌓일 수록 적 전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벨로나는 다시 한번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월영시 외각 성벽으로 재집결 합니다! 집합 신호탄으로 한 사람도 빠트림 없이 집결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전투 사제와의 합류는 필수 사항이었다. 더 이상의 추격보다는 인형들의 공격 지점을 예상해 방어선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편재를 갖춰야 했다.

거점 방어 작전 경험이 풍부한 수색대원들 또한 자신과 동일한 판단을 했을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자신도 물러설 때라고 생각한 그 순간 벨로나의 머리속을 뒤흔드는 외침이 들려왔다.


“부인솔자, 인형과 전투중! 후퇴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카니엘..'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벨로나는 남아 있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두 후퇴! 부인솔자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 외침과 동시에 공기가 폭발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뒤 저 먼치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또한 숲을 가득 메웠다.


‘각인진 부작용’


카니엘과 인형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명백한 소리였기에 벨로나는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신체향상 구슬을 꺼내어 각인진에 체흡했다.


그렇게 벨로나는 3번째 신체향상을 한채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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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4장 - 개벽(開闢)_1화_ 선고 (1) 20.06.05 68 4 10쪽
34 3장 - 효시(嚆矢)_5화_전조_(2) +2 20.06.04 69 4 12쪽
33 3장 - 효시(嚆矢)_5화_전조_(1) 20.06.03 65 3 12쪽
32 3장 - 효시(嚆矢)_4화_구금소 (2) 20.06.02 60 3 7쪽
31 3장 - 효시(嚆矢)_4화_구금소 (1) 20.06.02 65 3 9쪽
30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3.끝) +2 20.06.01 63 3 9쪽
29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2) 20.06.01 64 3 11쪽
28 3장 - 효시(嚆矢)_3화_만인의 적이 지나가는 길(1) +2 20.05.31 68 4 8쪽
27 3장 - 효시(嚆矢)_2화_하늘층 회의(2) +1 20.05.29 73 4 12쪽
26 3장 - 효시(嚆矢)_2화_하늘층 회의(1) 20.05.29 75 4 7쪽
25 3장 - 효시(嚆矢)_1화_무언 마법사의 조우 20.05.28 79 4 10쪽
24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끝) 20.05.28 84 3 11쪽
23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4) +1 20.05.25 90 5 10쪽
22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3) 20.05.25 88 4 9쪽
»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2) +2 20.05.22 92 6 7쪽
20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8화_일체일념(1) 20.05.22 99 5 8쪽
19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7화_ 별빛과 망루(2) 20.05.21 111 5 10쪽
18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7화_ 별빛과 망루(1) +1 20.05.21 106 7 7쪽
17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6화_ 거점 투입 20.05.19 117 5 11쪽
16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5화_담소 (談笑) +1 20.05.18 134 6 10쪽
15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4화_월몰 기도식 20.05.18 123 6 9쪽
14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3화_스승과 제자(2) 20.05.16 134 5 10쪽
13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3화_스승과 제자 20.05.15 178 8 9쪽
12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2화_흠결 20.05.15 178 6 7쪽
11 2장 - 일체일념(一體一念) _1화_만인의 죄인 20.05.14 284 7 12쪽
10 1장 - 악몽(9) 20.05.14 249 6 12쪽
9 1장 - 악몽(8) 20.05.13 261 6 11쪽
8 1장 - 악몽(7) 20.05.13 291 7 8쪽
7 1장 - 악몽(6) 20.05.12 301 7 7쪽
6 1장 - 악몽(5) +2 20.05.12 403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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