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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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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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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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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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시장바닥의 대왕들(5)

DUMMY

‘확실한 건, 지저의 왕을 상대로도 마냥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래도 그를 온전한 아군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중립의 선을 지키는 존재라 여겨왔건만.

포식왕 카르발네스와의 충돌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그를 도시에 초대한 지저왕과도 적대 관계가 되었다고 봐야 했다.


지저 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 그의 눈이니, 포식왕과 마법사가 벌인 싸움에 관해서도 조만간 정보가 흘러들어갈 것이다.


‘아무래도 지저의 왕을 대면할 일이 있다면 그때도 시드를 적당히 떼어놓아야겠군. 그리고 지저도시에서의 볼일도 빠르게 끝내는 게 낫겠어.’


아, 시드.

생각함과 동시에 골치가 아팠다.


포식왕을 심문하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흘렀다. 그동안 시드가 얌전히 있었을지, 혹시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엄청나게 삐질 텐데, 그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가 걱정이다.’


적당한 방법이 어디 없을까.


고민하던 유논은 공간마력을 뻗었다.


이내 지저도시 한구석을 빙빙 돌고 있는 시드를 발견하고 혀를 찬다.


“어쩌다 저기까지 간 건지.”


멀리 떨어져 있는 제자에게 마력으로 목소리를 전했다.


[시장으로 와라.]


일단 무기부터 구매하고 뒷일은 그 다음에 해결할 생각이었다.




* * *




지저도시 외곽 구역의 시장은 단 하나뿐이다.

으레 이런 외진 곳에 있다고 상상하곤 하는 암시장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드워프들은 누구보다 자기네들의 실력과 제작품들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이들이다. 떳떳하지 않게 음지에서 시장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개된 시장을 통해 누구나 드워프들의 제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드워프제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는가 없는가는 순전히 구매자의 역량과 안목에 달려 있다.


그리고 유논은 그런 측면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난 구매자였다.


유논은 외곽 지역의 거대한 수로, 발광하는 이끼들 낀 곳마다 돌출되어 있는 구멍 속으로 몸을 던졌다.

이곳이 시장으로 통하는 입구였다.


그대로 쑥 떨어지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복도가 나타난다.

매끈한 대리석 벽면을 수놓는 마정석으로 된 푸른 불빛들.


시장을 운영하는 드워프 혹은 드워프들의 조합이 꽤나 거물인지, 척 보아도 돈을 무지하게 쏟아 부은 티가 났다.


오가는 이들이 이리 많고, 복도의 폭이 수십 미터는 될 지경으로 광활한데도 바닥에 먼지 한 톨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청소부로 고용된 소인들 수백이 혹여나 더러워질 낌새가 있다 치면 곧바로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달려 나와 광이 나도록 벅벅 닦는 모습.


유논은 오가는 다른 여느 이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거리를 걸었다.

곳곳의 점포들은 휘황찬란하고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이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력과 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자라는 사실이 인증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만큼 무기들도 전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고, 가게 주인들의 모습도 ‘진짜’ 드워프와 한없이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유논은 수많은 가게들을 제대로 둘러보기나 했을지 의심스러울 만큼 빠르게 지나쳤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다는 듯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모습.

남들이라면 눈이 돌아가고도 남을 법한 절세의 무기들을 앞에 두고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그러한 기행에 더불어 가뜩이나 보기 드문 큰 키와 흑발에 검은 눈의 소유자인지라 주위의 시선을 한껏 끌었다.

물론 유논은 신경도 쓰지 않았고, 주위 인물들도 전부 시장에서 할 일 넘치는 이들이었기에 이목이 그다지 오래 쏠리지는 않았다.


그저 누가 보아도 지상인이라는 태가 훤히 나는 모습에 수군대는 소리만 몇 번 들려왔을 뿐.


유논은 주위 드넓게 펼친 공간마력으로 진열된 무기들의 품질을 살피고 있었다.

1초마다 무기 수백 개를 내부와 겉면을 전부 살펴본다. 과연 드워프들의 지저도시 시장답게 품질 좋은 무구들이 상당했다.


‘그러나, 드워프제 무기에 비하면 명백히 뒤떨어진다.’


저만해도 비범한 물품들이긴 하나, 드워프들이 혼신의 힘을 들인 역작은 급이 다르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돈 주고도 사기 힘든 보물들이다.


지금 보란 듯 바깥에 나와 있는 것들은 아류작들에 불과했다. 수준 떨어지는 구매자들은 고작 비범한 정도의 무기들로 만족하고 돌아가라 말하는 듯한 위장.


당연하게도 유논은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다.


진짜 드워프들의 상점은 조금 더 들어가야지만 나온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는 계속해서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오가는 이들의 숫자가 적어질 지경에까지 다다랐을 때.


“······흠.”


문득 발걸음이 멈춘다.


그의 시선은 한 상점으로 향해 있었다.


겉보기에는 다른 곳과 다를 바 없다. 깨끗하고, 세련되었으며, 겉으로 내놓는 무구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저 비범한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그 안쪽의 물품들은···.


‘함부로 엿보지 말라 이건가. 아예 마력 차폐 보호막까지 만들어 뒀군.’


물론 유논의 공간감각은 겨우 그 정도에 막히지 않는다.


가게 안쪽을 제 집처럼 들여다보며 안쪽의 값어치 매길 수 없는 영웅적인 무구들을 관찰하던 유논의 손가락이 한순간 꿈틀했다.


하필이면···여기서 이렇게 만나나.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따지는 선택의 기로.

고민은 짧았다.


유논은 점포 앞쪽으로 다가섰다.


정체불명의 인물이 들어가려 하자 가게를 지키던 수문장들이 척 막아선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무기술을 극한까지 연마한 지저의 전사들. 이만한 강자들을 고작 문지기로 부릴 수 있는 드워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기계적으로 막아서며 말하는 투.


“회원제 가게인가?”


그리 묻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유논은 자연스럽게 말했다.


“주인장에게 흑색의 마법사가 찾아왔노라 전해주게. 그러면 알아들을 것이니.”


수문장들이 고민하는 듯 주춤했다.


회원제 가게이니만큼 본 적 있는 이들만 자주 오가는 곳일 터.

외관은 이색적인 지상인의 모습이고, ‘흑색의 마법사’라는 이명도 아직 지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듣지도 보지도 못했으니 수상쩍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고 무시하자니 풍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꺼려질 터.

어찌해야 할지 심사숙고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나 수문장들의 사견 따위는 애초에 중요하지 않았다.

유논은 저들에게 말한 것이 아니다.


그가 말을 전한 대상은 가게 밖의 문지기들이 아니라, 가게 안의 주인 드워프였다.


그자의 감각에 이리 대놓고 말한 것을 듣지 못했을 리 없다.


기껏해야 몇 초 지났을까.


“크흠.”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수문장들에게 하는 걸걸한 외침.


“들여보내 드려라. 내가 초대한 손님이 맞다.”


그 말 한마디에 문지기들은 지극한 공손한 태세를 취하며 앞길을 비켜주었다.


진열되어 있는 각종 무기들로 가득한 통로를 지나쳐, 가게 깊숙한 안쪽까지 들어선다.


안쪽은 의외로 소박한 정경이었다.


주인이 드워프이긴 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으로 먼지가 소복하게 쌓여 있다.

곳곳의 물건들 흐트러진 모습에 유논은 혀를 찼다.


‘예전에도 이랬지만, 변하질 않는군. 이런 녀석이 드워프들 종족 최고의 야장이라니.’


여관을 운영하던 드워프 주인장과는 천지차이의 모습이다.


그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외양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뒤이어 나타난 드워프의 모습 또한 심상치 않았다.


머리는 온통 산발이 되어 뻗쳐 있고, 덥수룩한 수염은 전혀 관리하지 않은 듯 굵고 거칠었다.

의복도 단정하지 않아 구겨진 채 더러웠다. 벌레라도 몇 마리 금방 튀어나올 것만 같다.


시드가 이런 행색을 하고 있다면 당장 잡아와 볼기짝이라도 두들겨 줬을 것이다.


유논이 껄끄러워하며 뒤로 살짝 물러서던 때였다.


“허, 이게 누구신가. 설마 했는데, 진짜 흑색의 마법사였군.”

“무슨 의미 있는 호칭이라고 사칭까지 할까.”


유논의 대수롭지 않아하는 대답에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글쎄. 지금에야 그리 된 것이지. 요즘 것들은 안목이 없으니까. 진짜 빛나는 것들을 도통 알아보지 못해, 쯧. 예전에는 그만큼 의미 있는 별명도 드물었거늘.”


요즘 같은 세상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는 옛 시대의 인물.


유논의 연배를 아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들에게 있어 유논은 까마득한 전 세대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앞의 드워프는 그러지 않았다. 유논이 어떠한 시대를 살아온 인물인지를, 그의 젊어 보이는 외관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유야 간단했다. 그는 유논과 동시대의 인물이었다. 동년배이므로 경어를 쓸 이유도 없다.


무기상의 드워프.

제국이 건재하던 시절, 제국이 흑색의 마법사를 만나 쇠퇴하던 시절, 그리고 대전쟁이 일어나고 또 세상이 멸망하던 모든 끔찍한 시기를 똑같이 경험한 과거의 인물.


파빌리안 스트라우스가 소드마스터가 된 이후 겪은 환골탈태의 효력으로 수명이 늘어나 최근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 눈앞의 저자는 종족 자체의 타고난 수명이 인간종보다 훨씬 길었다.


‘물론 나이 자체는 내가 훨씬 더 많지만···.’


다른 차원에서 보낸 시간, 시공간의 왜곡된 영역 속에서 보낸 억겁과도 같은 세월을 따지면 유논은 고대의 종족들을 상대로도 존댓말을 들어야 할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의미 없는 사실이었다. 말해줘 봤자 눈앞의 드워프는 껄껄 웃으며 ‘어쩌라고? 그래서 누가 더 먼저 태어났는데?’ 라 반문할 것이다. 그런 성정을 타고났다.

실제로 저 드워프는 유논보다 수십 년은 일찍 태어난 인물이기도 했다.


“내가 의심할 만도 하지 않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 이름’은 입에도 대지 않았던 사람이 대뜸 그리 자신을 소개하니 놀랄 수밖에.”


그 말대로, 유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를 흑색의 마법사로 소개하지 않았었다.

시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이름이 지니는 무게와 업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또한 스스로 흑색의 마법사라 소개할 만한 마법사로서의 자격이 불충분하다 생각했기에.


이제는 아니었다.

이름의 무게가 얼마나 나가든 짊어질 자신이 있었고, 스스로가 지닌 마법을 더는 부정할 생각도 없었다.


그는 의심할 여지없는 흑색의 마법사, 유논이었다.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텐데···교단 쪽에서 들려온 소문도 그렇고. 이거 혹시 왕년의 힘을 되찾기라도 한 것 아닌가? 껄껄껄.”


떠보듯 호탕하게 물어오는 그 말에, 유논은 자연스럽게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눈앞의 이자는 사실상 적에 가깝다고 봐야 했다. 이쪽의 전력을 쉽사리 가르쳐줄 이유가 없다.


그 침묵 속에 담긴 저의를 알아차렸는지, 드워프도 더는 캐묻지 않고 화제를 돌린다.


“아차, 그러고 보니 정작 중요한 건 안 묻고 별 거 아닌 것만 이야기하고 있었군. 여기까진 어쩌다 온 건가? 무기라도 사려고?”


저 질문이 마법사에게는 ‘지저도시에는 왜 왔나. 이유가 있을 텐데. 겨우 무기 사겠다고 발걸음한 것은 아니겠지.’ 라 묻는 것으로 들렸다.


거칠고 투박한 어휘 속에 속뜻을 담아 전하는 특유의 정제된 화법. 유논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곧바로 답했다.


“물론 무기를 보러 왔지. 이곳은 무기상이니까. 총알이 다 떨어진 것도 있고, 또···.”


문득 생각나는 한 가지.


“···지금쯤 잔뜩 화가 나 있을 여자애를 달래려면 줘야 할 선물도 사야 해서 말이야. 자네가 물건 만드는 솜씨 하나는 워낙 좋지 않던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찡그리는 드워프의 험상궂은 낯. 아마 지금쯤 저게 어떤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이야기인지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있을 터.


고민할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연이어 말한다.


“그러는 자네는 왜 여기에 있나?”

“···어? 뭐, 그야.”


유논이 말한다.


“왕이면 왕답게 성을 지키고 있어야지, 왜 도시 외곽까지 나와서 장사를 하고 있나, 라이칸.”


눈앞의 저 인물은 드워프 종족 최고의 야장이다.

동시에 최고의 전사며, 최고의 정치가였다.


그러한 존재를 세상에서는 종족의 우두머리, 왕王이라 부른다.


유논은 지저의 드워프 왕, 두더지들 세력의 우두머리.

대전쟁 시절의 전우, 드워프 전쟁군주라 불리던 서리망치 라이칸 프로스트Lycan Frost.


방사능의 아이들과 함께 죽지 않은 자들의 왕의 암살을 모의했다던 그에게 말했다.


“여기서 만날 사람이라도 있었나 보지?”


작가의말

만날 사람이라...데이트라도 하려 했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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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핵겨울(Nuclear Winter)(4) +8 21.02.26 600 32 13쪽
166 핵겨울(Nuclear Winter)(3) +7 21.02.25 645 30 14쪽
165 핵겨울(Nuclear Winter)(2) +10 21.02.24 655 35 15쪽
164 핵겨울(Nuclear Winter)(1) +8 21.02.23 685 31 13쪽
163 황도 카라얀(5) +7 21.02.21 698 35 14쪽
162 황도 카라얀(4) +4 21.02.19 679 32 13쪽
161 황도 카라얀(3) +4 21.02.18 685 38 15쪽
160 황도 카라얀(2) +4 21.02.16 667 33 12쪽
159 황도 카라얀(1) +8 21.02.15 688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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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벌레가 파먹은 구멍(7) +14 21.02.13 658 37 16쪽
156 벌레가 파먹은 구멍(6) +10 21.02.12 701 35 12쪽
155 벌레가 파먹은 구멍(5) +9 21.02.10 822 36 15쪽
154 벌레가 파먹은 구멍(4) +9 21.02.09 723 48 14쪽
153 벌레가 파먹은 구멍(3) +10 21.02.08 780 42 14쪽
152 벌레가 파먹은 구멍(2) +10 21.02.07 678 38 15쪽
151 벌레가 파먹은 구멍(1) +4 21.02.06 720 37 18쪽
150 지룡地龍의 소굴로(5) +16 21.02.04 734 43 17쪽
149 지룡地龍의 소굴로(4) +12 21.02.03 807 41 16쪽
148 지룡地龍의 소굴로(3) +14 21.02.02 766 40 13쪽
147 지룡地龍의 소굴로(2) +8 21.02.01 784 3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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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시장바닥의 대왕들(4) +11 21.01.26 737 3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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