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안네 프랑크의 생일파티
잠시 시간을 되돌려서 1940년 6월 12일, 독일의 소련 침공으로부터 2달 지났을 시점, 히틀러 총리의 절친한 친구인 오토 프랑크는 자신의 딸 안네 프랑크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토 프랑크의 속옷, 양말 산업은 현재 대단히 확장된 상태였으며 전쟁으로 인하여 때돈을 벌고 있었다. 하지만 오토 프랑크의 딸 안네 프랑크의 생일 파티에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은 단지 이 이유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토 프랑크의 친구 아돌프 히틀러가 생일 파티에 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오토 프랑크는 히틀러가 자신의 친구일지언정 설마 이 생일 파티에 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스 파이퍼가 자신의 부인 에밀라와 함께 파티에 방문했다. 한스 또한 히틀러를 통해서 오토 프랑크를 알고 있었던 것 이다.
"한스! 바쁠텐데 와줘서 고맙군!"
한스는 에밀라가 준비한 선물을 안네 프랑크에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한스가 안네에게 준 선물 꾸러미에는 미술 도구가 들어 있었다. 이제 11살이 된 안네는 정원으로 달려가서 자신의 언니 마르고와 페터와 놀았다.
한스는 이제 선물도 주었으니 적당할 때 빨리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처리해야 할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현재 독일군은 백군, 우크라이나군, 벨라루스군과 같이 전투를 하고 있었기에 병력은 딱히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각 사단이 이용할 전차의 수가 부족했다.
한스는 4호 전차 생산량 증가를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육군 병기국은 한스가 원하는만큼 4호 전차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30억 마르크와 12만 명의 숙련된 노동자와 특수 기능공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결국 한스는 수치를 조절해서 서류를 다시 제출한 상태였다. 한스는 최근 전선에 소련의 더 강력한 전차에 대해서도 보고 받은 상황이었다.
'로스케 전차보다 더 막강한 관통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차를 개발해야 한다! 현존하는 전차들 중에서 가장 막강한 화력의 전차로 강력한 중전차 대대를 운용하여 로스케 방어선의 가장 취약한 곳을 뚫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한다. 가장 뛰어난 정예 전차병로 이 대대를 구성하여 &%@#'
그 때,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아돌프?'
놀랍게도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부인 에바 히틀러, 딸 밀리나와 함께 안네의 생일을 축하하러 온 것 이었다. 히틀러는 엄청난 경호 속에서 오토 프랑크에게 인사했다. 오토가 외쳤다.
"아돌프! 바쁠텐데 이렇게 와주다니 정말 고맙군!"
히틀러가 말했다.
"아무리 바빠도 내 친구를 잊을 수는 없지!"
그리고 히틀러는 안네에게 직접 선물을 주었다. 안네는 이 선물을 보고는 뛸뜻이 기뻐했다. 오토 프랑크는 군납품에 관해 이야기했다.
"러시아 지역의 기후에 대해 알아봤는데 10월달 장마가 시작되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양말이 필요할걸세. 세계대전때 위생 문제로 수많은 병사들이 참호족에 걸렸듯이, 양말이 최전선에 병사들에게 충분히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네."
"물론 그 이전에 전쟁은 끝나겠지만 스탈린 놈 성격상 모스크바를 잃는다고 바로 전쟁을 포기하지는 않을걸세! 겨울에도 최전선에서 치안 안정을 해야하니 방한이 되는 양말과 속옷을@%&^"
잠시 뒤, 오토 프랑크는 안네의 생일 파티의 사회를 보러 갔고, 히틀러는 한스 옆자리에 앉았다.
한스가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 장관과의 만남은 어떻게 되었나?"
얼마 전 히틀러는 프랑스의 외무부 장관, 호베흐를 베를린으로 초청했던 것 이다. 참고로 호베흐 장관은 현재 프랑스의 극우세력인 르펜파였다. 히틀러는 연설할 때와는 달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작자가 아주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다네."
'터무니없는 요구?'
"구두로 그 작자의 요구를 거절했더니 아예 파리로 돌아간 이후에 공식적인 문서를 나에게 보냈더군."
히틀러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한스는 가끔 히틀러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다.
'아돌프는 무슨 생각이지?'
히틀러가 말을 이었다.
"올해 안에 프랑스와 불가침 조약을 체결할 수도 있을 것 같네."
'부...불가침 조약? 그렇다면 다행이군!!'
프랑스와 불가침 조약이 체결된다면 양면 전선을 형성할 일은 없을 것 이었다.
"만약 이 조약이 체결되면 우리 국민들과 육군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
한스가 말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걸세! 무슨 일이 있어도 양면 전선 형성만은 막아야하네. 물론 올해 내로는 소련과의 전쟁이 끝날테지만 말일세!"
히틀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한스가 말을 이었다.
"현재 소련과의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당분간은 경제 정책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하네!"
순간 몇 초 간 정적이 흘렀다.
'내..내가 말을 잘못했나?'
그 때, 안네의 선물 개봉식이 시작되었다. 안네는 히틀러의 선물을 뜯어보고 일기장을 발견하고는 히틀러에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히틀러는 안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현재 4호 전차 생산량에 관해 말을 했다.
"한스, 자네의 보고서를 읽어보았네. 자네가 원하는 만큼 4호 전차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
"조만간 소련은 더 강력한 포로 무장할걸세."
그렇게 순식간에 화재는 다른 방향으로 넘어갔다.
"우리 자랑스러운 독일 제국군의 계속된 선전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걸세! 한스, 자네가 오래 전부터 그렇게 주장했던 기갑군단의 기동전의 첫 장을 장식했네!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에 비견할만해!"
한스는 칭찬을 받고 기분이 좋아졌다. 히틀러가 말을 이었다.
"나는 독일 제국군에 대해서는 아무 걱정이 없네! 백군과 우크라이나군, 벨라루스군도 대단히 잘 싸우고 있네! 아직도 인종차별같은 케케묵은 사상을 갖고 있는 녀석들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군. 지금 이 상황에 예측할 수 없는 큰 변수는 이탈리아일세."
"이탈리아?"
히틀러가 목소리를 낮췄다.
"지금 쓸데없이 전선을 더 늘리는 일은 없어야하네. 만약 분쟁이 생겨서 전선이 늘어난다면 이는 경솔하고 어리석은 일일세! 얻을것이 없이 불필요하게 2중의 전선을 형성하면 동부전선에 집중해야하는 병력을 남부전선에 소모하게 될걸세. 소련의 공업생산력은 자네 말마따마 얕잡아볼 수 없네."
잠시 뒤 선물 개봉식이 끝나고 히틀러와 한스 모두 워낙 바빴기에 생일 파티에서 자리를 떴다. 그 날 한스는 업무를 마치고 자기 전에 히틀러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프랑스와 불가침 조약이 체결되면 안심하고 공세를 계속할 수 있겠지...그런데 국제 관계에서 조약이라는게 지켜진다는 보장이 있는건가?'
한스는 히틀러의 말을 더 떠올려보았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여 독일이 유럽의 패권국이 되면 유럽의 역사로 비추어봤을때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을 다굴칠 것이 분명했다.
'프랑스와의 전쟁이 10년 안에 일어날 것인가? 유럽은 결국 지정학적으로 계속된 전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건가? 젠장! 양키놈들이 부럽군!'
1940년 6월 12일 프랑스에는 샤를 에거라는 이름의 고등학생이 있었다. 샤를 에거는 프랑스 육군 장교인 아버지 엘랑 에거를 따라 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었고 지금은 군사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엘랑 에거는 1부에 등장했던 프랑스군이다. 엘랑 에거의 부모님은 동양인 혼혈 미사카를 키워주었고, 엘랑 에거는 미사카와 같이 자랐으며 둘은 서로 사랑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미사카는 자살하였고, 엘랑 에거는 독일을 증오하며 대령까지 진급하고, 이후에 프랑스의 주재무관이 되었다. '내전'편 '아쎄이 실전 훈련'편 참조.)
샤를 에거의 아버지 엘랑 에거는 실력은 대단했지만 무뚝뚝했다. 솔직히 말해서 샤를에게 아버지 엘랑 에거는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어쨋거나 샤를은 군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관학교에 입학해야 했다. 그리고 샤를은 군사고등학교에 신문부였으며, 프랑스 육군 발전에 이바지한 장교나 참전 용사를 만나서 인터뷰를 해야했다. 샤를의 친구이자 편집장인 에릭이 말했다.
"좋았어!! 샤를 너희 아버지 인터뷰하면 되겠다!"
샤를은 내키지 않았다.
"다른 사람 인터뷰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결국 샤를은 에릭과 함께 아버지 엘랑 에거를 인터뷰했다. 에릭은 이미 기사의 헤드라인을 정해놓았다.
'2대에 걸쳐 프랑스의 국방을 수호하는 에거 가문! 좋았어!'
엘랑 에거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들의 취재에 응했다. 에릭의 아버지가 신문사 편집장이었기에 에릭은 영사기까지 빌려온 상태였다. 샤를이 에릭을 부른 다음 말했다.
"무슨 영사기까지 가져왔냐?"
"이건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냐! 1940년의 프랑스의 정신을 기억할 수 있는거라고! 백년, 이백년 이전에 인류가 지금의 우리와 다른 사고방식을 지녔던 것처럼 말이야! 물론 시대가 변하고 변화하는 가치관도 있겠지만 시대에 상관없이 불변의 가치를 갖는것도 있을걸세!"
"불변의 가치?"
"예전에 군인들은 왕을 위해 싸웠지만 지금은 아니지! 백년뒤에는 민족주의가 캐캐묵은 가치관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무슨 퓰리처 상이라도 받고 싶은 것 같은데, 한가지만 충고하지. 너무 자세한건 묻지 마!"
샤를의 아버지 엘랑 에거는 단 한번도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엘랑 에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참호전에서 가장 힘든 것은 참호족일세. 참호에서 병사들의 발이 썩어 들어갔지. 양말을 갈아신으라고는 했지만 양말이 제때 보급되지 않았네."
엘랑 에거는 참호전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혹시 특수 작전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사격 솜씨를 인정받아 저격수가 되기 전에는 땅굴 파는 작업에 동원되기도 했다네. 기껏 열심히 팠는데 놈들이 폭약을 터트리는 바람에 길이 막혀버렸지."
"전쟁에 끝나도 군에 남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왜 군에 남았냐고? 그냥...일자리가 없어서였지..."
"전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오래전의 기억일 뿐이네. 총알이 쉿쉿거리고 날아다니고 포탄이 터질때마다 귀를 막고 입을 크게 벌렸지."
엘랑 에거가 화장실에 갔고 잠시 인터뷰를 쉬게 되었다. 그런데 에릭이 수근거렸다.
"너희 아버지 거짓말하시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기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네! 진짜 자기 속내를 숨기고 있어!"
에릭은 그 이유가 궁금해죽겠다는 표정이었다. 샤를은 슬슬 에릭이 불안해졌다. 잠시 뒤, 인터뷰가 재개되었다.
"저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지 궁금합니다!"
"자네들도 잘 알겠지만 저격수는 유동적으로 전투를 해야하네. 오랜 시간 참을성을 갖고 인내하는 것도 중요하네. 담배를 피우고 싶어서 잠시 자리를 비워서도 안되지."
"흡연자는 저격수가 되기 어렵겠군요!"
"그렇지. 전쟁에서는 비흡연자가 유리하다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보급받은 담배를 음식으로 교환할 수 있거든."
에릭이 물었다.
"혹시...사람 죽여본 적 있으십니까?"
에릭의 말에 샤를이 생각했다.
'저...저런 눈치없는 녀석!!!'
하지만 엘랑 에거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난 군인일세."
엘랑 에거가 동요하지 않고 대답하자 샤를이 안심했다. 솔직히 아까부터 계속 아슬아슬했다. 에릭이 물었다.
"내 총알이 적군을 맞추었을때는 어떤 느낌입니까?"
2초간 정적이 흘렀다. 샤를은 에릭이 도가 넘는 질문을 계속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그냥 인터뷰 중단할까?'
하지만 엘랑 에거가 대답했다.
"아무 생각이 안 드네. 교전 중에는 워낙 경황이 없어서 그런걸 생각할 틈조차 없네. 그냥 반사적으로 쏘는 걸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전쟁에 대한 기억 중에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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