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대가 된 하이에
현재 독일군은 소련군이 거점으로 쓰던 5층짜리 건물을 점령한 상태였다. 하지만 소련군은 주요 거점인 이 건물을 탈환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었다. 오토가 몰던 4대의 T-34 전차들은 소련군의 대전차 지뢰, 대전차 소총에 의해 모두 기동불가가 된 상태였다. 그리고 유선을 통해서 구난 소대가 올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젠장!!!'
이 5층짜리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 안에는 모래 주머니를 쌓아둔 박격포 진지가 있었다. 독일군은 계속해서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었다.
"포신이 과열되었습니다!!!"
그 말에 집행유예 부대의 하이에가 재빨리 오줌을 누어 박격포를 식혔다. 이를 본 오토도 질 수 없어서 재빨리 오줌을 누어서 다른 박격포를 식혔다. 엄청나게 과열된 박격포에 오줌을 누자 김이 펄펄 났지만 제법 열이 식었다.
"계속 발사해!!"
그 때, 3시 방향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다.
쿠과광!! 콰과광!!!
오토는 재빨리 옥상으로 올라가서 3시 방향을 관찰했다.
"안돼!!!"
소련군 보병의 RPG-1에 의해 오토 소대의 T-34들이 모두 격파당한 상태였다. 4대의 T-34들은 뚜껑이 날라간채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보병 소대장이 이 사실을 유선으로 본부에 보고했다.
"현재 기동 가능한 전차 없음!!!"
하지만 유선은 이미 끊어진 상태였다.
"통신이 두절되었다!!"
오토는 재빨리 스코프가 달린 소총을 하나 챙기고는 5층으로 올라가서 벽에 망치로 구멍을 뚫고는 자리를 잡았다. 요하네스가 페리스코프를 들고는 다른 쪽 창문으로 가서 소련군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2시 방향에서 이 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발!!"
소련군은 골목에서 골목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빗줄기 때문에 시야가 제한되었기 때문에 오토는 제대로 소련군을 조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럴때 최소한 겁이라도 줘야 한다. 오토는 소련군이 숨어있는 골목 쪽을 향해 저격총을 발사했다.
타앙!!!
오토가 발사한 총알은 건물 벽에 박혔다. 그리고 반대편 골목에서 소련군이 독일군이 점령한 건물을 향해 따발총을 발사했다.
따닥! 따다닥!! 따다닥!!!
"으익!!!"
그렇게 엄호해주는 틈을 타서 소련군 한 개 분대가 빠른 속도로 접근해왔다. 소련군은 서로를 번갈아가면서 엄호해주고 전진하는 방식으로 점점 이 건물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맥스 등 저격수들과 독일군은 접근해오는 소련군을 향해 기관총과 소총을 발사했다.
드득 드드득
탕!! 타앙!!
총을 맞은 소련 병사는 바닥에 엎어졌지만 그 외에 다른 소련군들은 약간 오합지졸 같이 허둥지둥 움직이면서도 차근차근 건물로 접근해오고 있었다.
페리스코프를 보고 있던 요하네스가 외쳤다.
"T-34 한 대 발견!!!"
"좆됐다!!!"
잠시 뒤, T-34는 도로 한 가운데에 서서 독일군이 점거한 건물을 향해 유탄을 발사할 준비를 했다. 다들 구석에 엎드리고 귀를 막았다.
티잉!!!
쿠과광!! 콰과광!!!
건물에서 콘크리트 파편과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고 책장이 바닥에 넘어졌다. 오토의 머리 위로 온갖 먼지와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콰과광!! 쿠구궁!!!
한 독일군은 엉덩이에 포탄 파편을 맞고 울부짖었다.
"나 맞았어!! 나 맞았어!!!"
이렇게 소련군이 T-34로 고폭탄을 발사하는 동안 소련군 보병들은 담벼락까지 접근했다. 루크는 날을 잘 갈아둔 자신의 야전삽을 꺼냈다.
'좋았어!!!'
에밀, 요하네스, 마티아스, 알프레트는 T-34에서 탈출하다가 소총만 챙기고 탈출한터라 백병전에서 쓸 야전삽이나 단도가 없었다.
"야전삽 납는거 없냐!!"
"이런 시발!!"
제 아무리 강력한 티거의 전차병이었지만 오토를 제외하고는 소총 한 자루씩만 들고 있었기에 다들 불리한 상황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
잠시 뒤, 소련 병사들이 1층을 향해 한 번에 수류탄을 던졌다. 오토와 전차병들은 발 밑에서 10kg가 넘는 대구경 포탄이 폭발하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쿠과광!! 콰과과광!!!
그리고 소련군은 수류탄이 폭발하자마자 1층으로 진입했다. 독일군은 미리 1층과 2층 사이에 커다란 구멍을 여러 개 뚫어둔 상태였고, 독일군은 이 구멍을 통해 1층으로 수류탄을 던졌다.
콰과광!!!
소련군은 천장을 향해 따발총을 긁었다.
따다닥!! 따다다닥!! 따닥!!!
그 다음 소련군은 1층 각 방을 샅샅이 수색했다.
"2분대는 2층으로!!"
소련군 보병들은 천장, 모서리, 문 등을 빠르게 눈으로 스캔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각각 나뉘어 진입하는데 구석에서 하이에가 튀어나와서 MP40을 긁었다.
탕! 탕! 탕! 탕! 탕!
2층 천장에 뚫린 구멍에서 루크가 뛰어내리며 소련군 보병 소대장의 목과 어깨 사이에 날카로운 야전삽을 박아넣었다.
퍼억!!
그야말로 참혹한 백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책상 밑에 엎드려있던 저격수 맥스는 반대편 복도에서 걸어오는 소련군의 발목을 맞췄다.
타앙!!
탕! 타앙! 탕!
드륵 드르르륵
따다닥!! 따다다닥!!!
순식간에 건물 2층은 뿌연 먼지로 가득 찼고 사방에 총소리가 들려서 피아식별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사방팔방에서 총소리가 메아리가 쳤고 두개골이 울리는 것 같았다. 복도 전체가 안개라도 낀듯해서 반대편에 아군이 있는지 적군이 있는지 구별조차 어려웠다.
오토는 알프레트에게 2층에 뚫린 천장 구멍으로 수류탄을 던지라고 명령했다. 알프레트가 2층으로 수류탄을 던졌다.
쿠과광!! 콰과광!!!
소련군은 수류탄이 폭발한 곳에서 최대한 맞은 편으로 피했고, 오토는 그 방향을 향해 바닥에 따발총을 긁었다.
따다닥!! 따닥!! 따다다닥!!!
따다닥!! 따닥!! 따다다닥!!!
여기저기서 수류탄이 터지고 난리가 났다. 오토는 복도 끝에 자리를 잡고는 팔만 내밀어 따발총을 긁어댔다.
따다닥! 따닥!! 따다다닥!!
반대편에 있던 소련군 또한 이 쪽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
탕!! 타앙!! 탕!!
연기 속에서 불꽃이 번쩍거렸다. 오토는 원반형 탄창을 재장전했다. 그 때, 페리스코프를 보고 있던 요하네스가 외쳤다.
"아군 지원이다!!!"
'우리 중대인가?'
두 대의 4호 전차와 Sd.Kfz가 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잠시 뒤, Sd.Kfz에서는 SS들이 내렸다.
"친위대다!!"
"조금만 더 버텨!!"
친위대는 건물 1층으로 우르르 진입했다. 그렇게 치열한 백병전 끝에 독일군은 거점 건물을 지키는 것에 성공했다. 하이에는 소련군 20명을 사살하는 전공을 세웠다. 헤어만이 외쳤다.
"아주 훌륭해!! 이는 내가 보고서로 올리겠네! 앞으로 전공을 조금만 더 세우면 사형을 면제받을 수 있을걸세!"
헤어만 중대장은 앞으로도 하이에를 이용할 생각에 싱글벙글했다. 주저앉아서 물을 마시는 하이에에게 오토가 약을 올렸다.
"자네는 독일 제국군에 충성을 다했음에도 두 번이나 집행유예 부대행을 받았군."
하이에의 주먹이 떨렸다. 사면이고 나발이고 오토의 아굴창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에밀이 쑥덕거렸다.
"집행유예 행 두 번이라니 정말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마티아스가 말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라니...진짜 죽고 싶을만큼 끔찍하겠다!"
"저는 집행유예 부대행은 한 번으로 족합니다!"
오토 또한 죽어도 다시 집행유예 부대에 갈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오토는 여태 세운 전공 만으로 중대장 자리에 올랐어야 했다. 하지만 오토가 집행유예 부대형을 받는 바람에 여태까지 중위에 머물렀던 것 이다. 그래도 그 이후로 세운 전공이 많기에 조만간 진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토는 기대했다.
'나는 네 놈과는 달리 앞으로 탄탄대로일거다!!'
그 때, 193센치, 100kg 거구의 친위대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오토 슈코르체니였다.
'슈...슈코르체니?'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는 슈코르체니의 위엄은 다들 들어서 알고 있었다. 슈코르체니가 하이에를 보고 말했다.
"이번 전투에서 큰 전공을 세웠다고 들었소!"
슈크르체니는 헤어만 중대장과 한참 동안 무언가를 의논했다. 오토는 불길함을 느끼며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뭐...뭐지?'
슈코르체니는 하이에가 이번 전투에서 세운 전공에 대해 자신이 직접 증명서를 써준다고 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집행유예 부대원이 사형에서 면제되기 위해서는 두 명의 장교의 증명서가 필요했고, 슈코르체니 뿐 아니라 이번 전투에 참여한 친위대 장교 또한 이 증명서를 작성해준다고 했다. 헤어만이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결국 슈코르체니의 말에 동의했다. 슈코르체니가 하이에에게 말했다.
"자네처럼 훌륭한 전투력을 지닌 사내가 필요했소! 앞으로 내 부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이오!"
슈코르체니는 목소리를 낮추고 하이에에게 물었다.
"혹시 집행유예 부대에 자네말고 쓸만한 녀석이 있나? 내가 특별히 빼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놀랍게도 하이에는 루크를 지목했다. 다들 이 광경을 보고는 기겁했다.
'하...하이에 저 녀석 무슨 생각이지?'
'루크 저 새끼가 잘 싸우는건 맞는데 저런 폭탄을 집행유예 부대에서 내보낸다고?'
그 날 저녁, 페를라스카 소대(기존 하이에 소대)원들이 하이에를 찾아와서는 축하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싸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페를라스카 소대의 고참들은 하이에가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하이에를 신뢰하고 있었던 것 이다. 하이에가 말했다.
"나 또한 그대들과 싸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네!! 앞으로도 독일 제국을 위하..."
하이에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전쟁 끝날 때까지 살아남게. 돌아가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페를라스카 소대의 고참들이 하이에에게 경례를 했고, 하이에 또한 이들에게 경례를 했다. 바르크호른은 이 광경을 보며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이에는 바르크호른을 무심히 쳐다보고는 슈코르체니에게 걸어갔다. 친위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이들은 건물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하며 악마의 노래를 부른다. 한 소총수가 불가 강가에 서서
그에 맞춰 나직이 흥얼거린다. 우리는 시민들과 황실을 수호하며! 온 세상은 우리를 향해 비판하거나 찬양할 수 있다! 그들이 얼마나 마음에 드느냐에 따라서!"
마티아스가 친위대의 노래를 들으며 빈정거렸다.
"망할 친위대 새끼들..."
"우리가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전진 뿐 이고 적군은 이를 보고 그저 웃는다.
하! 하! 하! 하! 하!
우리는 독일을 위해 싸우고, 우리는 세계를 위해서 싸운다!
빨갱이들은 결코 안식을 취하지 못하리라!
빨갱이들은 결코 안식을 취하지 못하리라!
빨갱이들은 결코 안식을 취하지 못하리라!"
여전히 연료는 도착하지 않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구멍이라도 뚫린 것 마냥 거세게 비가 오고 있었다. 노획 T-34 전차들도 소련군에게 모두 격파당하는 바람에 지금은 기동 가능한 전차도 없었다. 오토는 하루빨리 대위로 진급하고 싶었기에 전공을 세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망할 놈의 장마...'
오토는 자신의 따발총을 점검했다. 원반형 탄창도 두 개나 있어서 앞으로도 오래 쓸 수 있을 것 이었다. 오토의 소대에는 MP40도 있었지만 솔직히 이 따발총이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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