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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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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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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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9화

DUMMY

9화





레지어스는 기동6과의 브리핑 룸에 앉은 채 얼마 안 되는 시간동안 짠 계획과 지시를 숙고했다. 15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그리고 여기는 마인드 플레이어를 말살하기 위한 부서였지 협상하기 부서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뒤를 칠 생각이기는 하나 가능할 것인가. 상대는 마인드 플레이어 중에서도 리더급이라 칭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존재다. 1년 전 볼켄리터 전원이 덤벼 패배를 한 상대. 그리고 정신파 방해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근접해 있는 자를 세뇌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되었다.


볼켄리터는 지금 자리를 비웠다. 도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볼켄리터가 아니고서는 접근전은 무리라고 봐야 한다. 그들이 시간 내로 도착해도 그 전투 이후로 고작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이 저 리더급을 제압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포격에 뛰어난 나노하 역시 볼켄리터와 같이 있다. 그리고 리더급이라 칭하는 마인드 플레이어에게는 어지간한 위력의 마법은 도달조차 하지 못한다. 필시 강력한 반(反)마법의 뭔가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마도사의 공격은 무의미. 현재 쓸 만한 패는 자신의 오랜 지기인 제스트 그란가이츠, 페이트 테스탈로사 하라오운, 전투기인인 긴가, 저격수 바이스 그란세닉, 기쉬 드 그라몬, 그리고 벨러드인데. 전부다 접근전 아니면 중거리 계열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유일하게 예외인 저격수 바이스 그란세닉이 사용하는 무기로는 괴물의 피부를 뚫을 수 없다는 계산은 이미 나왔다. 순간 타카마치 쿄우야라는 인물도 잠깐 머리에 떠올랐지만 정식으로 소속된 인물도 아닌 이를 인질극 같은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일에 투입할 수는 없다.


리더급 마인드 플레이어에게 부상을 입힌 것은 현재는 입장 상 배치할 수 없는 쿄우야의 아버지 시로라는 인물의 비기밖에 없었다. 그건 철저하게 물리적인 일격.


“그래서 사용할 수 있는 패는……”


기본적으로 기동6과에 소속되기 위해 조정이 된 전투기인은 볼켄리터처럼 마인드 플레이어의 정신 지배가 통하지 않을 거라는 보고를 들었다. 그리고 그 공격 수단은 물리적. 허나 적이 가만히 맞아줄 리도 없다. 우선 인질을 확보하고 난 다음에는 적을 추살해야 할 것이나 볼켄리터가 시간 내로 올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결국 빈틈을 노려 긴가의 공격을 먹여야 하는데 순수한 공방으로 될 리는 없기에 환술의 달인이기도 한 벨러드를 제일 먼저 투입시켜 그만의 비기를 사용할 준비를 시켰다.


“이 가정 자체가 희망적인 것이지만……”


일단 소위 전투태세를 명하기는 하고 방침은 정했다. 나포된 우주선이 올 위치는 정황상 정해져 있다. 만약 거기가 아니라도 공항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우주선은 있다. 공항의 승객들에게는 양해를 구하도록 조처를 취했다. 아마도 차원진이나 기후 변경에 의한 뭔가로 핑계를 대겠지만.


화면이 하나 잡혔다. 모습은 나오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귀에 익다.


“벨러드입니다.”


아직까지 구호도 하나 못 정했군. 설립부터 이렇게 일이 터져서야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지시대로 제일 먼저 미드칠더 중앙 공항에 도착했습니다만……”


가서 다음 지시를 내릴 때까지 대기하라거나 하지는 않았고 역탐지 당한다거나 할 염려는 없으니 뭐라고 지적은 못하겠군.


“자,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지?”


“저, 아무래도 아직 방침이 안 정해져 있는데……”


곤혹스러워한다. 분명 현장에서 보고 원거리에서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보다 더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만. 아직 저 공항은 현장이 아니다.


“혹시 자네 혼자 리더급 마인드 플레이어를 상대할 수 있는가?”


“제가 환술과 근접전의 달인이라고 하지만,”


내용이 추측되는 말이다.


“그래.”


“아니, 협상하실 겁니까?”


낙담어린 목소리에 어떻게 할지를 파악한 것 같다. 인질은 죽어나가고 있을 것이고 가능성 있는 퇴치방법은 나오긴 했지만 팀워크를 위한 훈련도 안 되어 있고 그렇다고 저 환술이라는 레어스킬을 사용하는 벨러드가 어떻게든 상대-제압이 아니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진짜로? 전에도 달에서 전례가……”


그건 상층부 쪽이 당연히 더 잘 아는 바다.


“미드필더는 우리의 영역이야. 달에서처럼 그것들이 미리 준비한 곳이 아니네.”


말하는 스스로 역시 불안을 지우지는 못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시간은 빠르게 가기만 하고 있다. 그리고 옆에 하나의 떠올랐다.


“자, 인간 제군들. 자네들이 넉넉히 생각을 할 동안 난 즐겁게 포식을 했지.”


일부러 묶어둔 붉은 머리의 미형의 남자 옆에 몇 구의 시체가 쌓여 있었다.


“요구할 건 그다지 없어. 그쪽이나 나나 이 일의 파장을 크게 만드는 게 피차간에 안 좋다는 건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


떠올려보면 상대는 고등 지성체이기도 하다.


“알겠네. 요구 조건은 뭐지?”


영상 속의 괴물은 인간의 손과 유사한 손에 달린 손가락을 흔들거리다 촉수를 움직였다.


“현명한 결정이야.”


그리고 타협이 시작되었다. 절대로 공존할 수 없는 두 집단의.





페이트는 한 척의 우주선이 공항의 한 구석에 정박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목표가 탄 것이 확실하다. 어떤 위화감이 떨어지지 않지만 그것을 고려할 여유는 없다.


거의 우주복차림의 남자들이 정신파 방해기의 출력을 최대로 한 채 우주선의 앞에 다가갔다. 염동력이라 불리는 계열의 마법사로서 가능한 거리를 벌린 채 인질들을 운송시키기 위해.


“덥군.”


옆에서 제스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밤이라 서늘한 편인데.


“꼭 전장의 불길 같은 더위가 느껴지는군.”


대놓고 불길한 말을 하지 않는가.


목표가 내려온다. 묶어놓은 붉은 머리의 남자를 들고. 뒤에는 생존자들이 시신들을 안고 내려온다. 목표 주변에 몰려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공격 불가.


“저기 저 시체들 중 몇 구는 어째 말라서 가죽이 뼈에 붙은 것 같은데? 특히 저 신사복 입은 노인 말이지.”


저격수인 바이스 그란세닉이 말했다. 눈이 좋은 것 같았다.


“뇌만 먹는 거 아니었나?”


아무리 담당이라해도 그런 말은 별로 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목표 근처에 하나의 소형 우주선이 내려진다. 우주선에 나온 사람들은 재빨리 목표와 최대한 거리를 벌리기 위해 달려가 우주복 차림의 마법사들 뒤로 갔다. 목표는 잠시 서 있다 자신이 직접 업은 묶여진 붉은 머리의 남자와 네 명 정도의 인질들을 뒤따르게 한 채 들어갔다. 소형 우주선의 문이 닫혔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일단 추적장치는 작동되고 있는 거 맞지요?”


어째서 묶을 필요가 있었지? 정신을 조작하는 존재가?


“곧 목표가 탄 우주선에 대한 추격에 들어갈 테니 모두들 준비를……”


“잠시만요!”


페이트는 소리쳤다.


“이상해요. 이건 분명……”


폭음이 들렸다. 인질을 회수하기 위해 사람들이 있던 곳에서 소란이 발생했다.


“함정이 맞았어. 정말로……”


제스트는 목소리에 담긴 증오를 숨기지 않았다.





움직이는 소형 우주선 안에서 묶여져 있는 척 환영마법을 걸고 있던 레드 드래곤 그레이트 웜에게 파라곤 일리시드는 물었다.


“언데드 제작의 비의를 아실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정말로 의외였다. 그냥 놀면서 어느새 손에 넣은 마법의 힘만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 예전에 인간 모험가 무리가, 물론 네서릴에 속한 녀석들 말고. 몇 번 와서 죽여서 뜯어먹었는데 여러 번 오니까 먹기도 그렇고 브레스 날리다 모아놓은 보물이 상하는 것도 싫었고 말이지. 그리고 일일이 오는 녀석들 때려잡기도 귀찮고 해서 모험가 시체를 어떻게 사용할까 하다가 근처에 사는 검은 녀석이 조언해주길 언데드 하나 몰래 근처 마을에 침입시켜서 마을 하나 전부 언데드화해서 모험가 녀석들 보급로를 없애면 조용해진다고 해서 익혔지 뭐.”


역시 드래곤은 게을러. 그러고 보면 그 블랙 드래곤 나중에 일루판에서 온 성직자가 언데드를 원래대로 돌려보내고 군대를 조직해서 살해당한 걸로 기억나는데…… 예전에 배웠던 지식을 떠올리던 파라곤 일리시드는 저 앞의 드래곤이 수백 년간 할라스터에게 정신 지배를 당했다는 것을 다시 떠올렸다. 그러고는 우주선 내부를 봤다. 인질들은 어느 정도 움직일 동안의 식량으로 삼기로 하자.


“일단 인질을 태울 걸 이야기했으니 원거리 폭파장치 같은 건 없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걸 작동시키기 전에 이 우주선을 버릴 테니까 상관도 없고. 조종을 하는 ‘먹이’를 보면서 일리시드는 생각했다.


“이제 한동안 귀찮은 일하고는 멀리 떨어지겠군요.”


“그래.”


드래곤은 웃으며 말했다.


“우선 인간과 접촉하면 폭발하도록 살아있는 놈들한테 조처를 처했고 사체는 와이트(Wight)로 만들었으니 이제부터 벌어질 상황에 대처하기도 바쁠 와중에 얼마나 여력이 있겠나? 그 나약한 무리들에게.”





인질에게 다가가 몸 상태를 확인하려는 의사들 사이에 폭발이 있었다. 순간적인 폭발이라 아주 잠깐 눈부심과 함께 굉음만이 나타났다. 주변의 의사와 근처의 몇몇 마법사가 폭발과 함께 생긴 압력에 찢겨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그런 이들을 향해 누군가가 움직였다. 갑작스런 폭발에 공황상태에 빠져있던 사람들 중 의사 한 명이 다른 대원이 도우려 온 줄 알고 인기척을 향해 움직였다. 섬광에 의해 사라졌던 시야가 회복되자 몸 내부의 근육이나 다른 구성요소가 어느 정도 사라진 듯 가죽과 수염만이 뼈에 붙어있는 듯한 얼굴과 오랜 세월에서 사막에서 방치라도 된 것처럼 건조한 피부가 잘 만들어진 신사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의사는 그 사체가 한 때는 기품이 넘치는 노신사가 아닐까 생각했다가 저것이 인기척을 냈고 그 때문에 자신이 다가갔다는 기억해냈다.


그 사체는 광기와 적의가 섞인 눈으로 의사를 빠르고 신속하게 팼다. 의사는 충격을 느낌과 동시에 몸에서 온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사체는, 아니 전설 속의 언데드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의사 대신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이들에게 달려갔다. 의사는 기력이 빠져나갔고 의식이 어둠에 묻히는 것 같았다.


10초 정도 암흑 속을 방황하던 그는 다시 눈을 떴다. 자신을 처음 공격했던 언데드가 명령을 내렸고 의사는, 아니 의사였던 충직히 그 명령에 복종했다. 인간들을 향해, 살아있는 것들에 대해 줄어듣지 않는 적의를 가득 담은 주먹질을 하면서. 그렇게 한 의사는 한 와이트가 되어버렸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폭발의 중심지에서 간신히 벗어나 있던 대원 중 한 명이 말했다.


“그 마인드 플레이어가 정신조작을 한 것 아닐까?”


“하지만 정신파 방해기가……”


“리더급이고 우주선에는 없었으니 조작이 가능했는지도 모르지. 일단 어떻게든 싸움을 막자.”


그렇게 대원들은 달려가 사람들에게 주먹질을 하는 사람들을 봤다.


“저거 왠지 시체 같은데?”


“시체가 어떻게 움직이겠나? 그놈의 마인드 플레이어가 수작을 부린 거겠지.”


그 말과 함께 시체처럼 보이는 ‘생존자’에게 마력공격 속성으로 마력탄을 날렸다. ‘생존자’는 넘어졌다.


“심하게 했나?”


대원은 시체에 가까운 그 ‘생존자’의 상태를 생각하며 말했다. 그 옆으로 폭발의 근처에 있었던 안면이 있는 대원이 다가왔다.


“아, 너야? 잘 됐네. 저길 맡아……”


대원은 명치에 주먹을 맞았다. 맞는 순간 온기가, 아니 생명력 같은 것이 빨려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뭐, 뭘 하는 거야!”


몸에서 힘이 풀렸다. 단순히 주먹에 맞았다고 이럴 것 같지는 않은데, 라고 의구심을 품었다.


“어이, 나라고!”


자신을 공격한 대원의 피부는 말라있었다. 공황상태인가? 전투훈련을 과도하게 해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건가? 그렇게 여러 가지 의문을 던지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몸의 앞부분에 방어막을 전개했다. 단순한 주먹으로는 뚫지 못할 것이다.


“아, 너로구나.”


눈빛이 이상했다. 뭔가 증오심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하긴. 시체인지 생존자인지에 폭발물을 설치했을 마인드 플레이어에 대해 증오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군.


“일단 저 난장판을 어떻게든 해야겠지?”


목소리가 다소 이상했고 피부도 말랐으나 화상 탓이겠지. 대원은 방어막을 풀었다. 그러고 보니 여전히 어느 정도의 공황 상태 탓인지 공격해왔던 그 녀석은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디바이스를 사용 안 하고 뭐해?”


디바이스를 꺼내들긴 하는데 마치 처음 쓰는 것처럼 행동이 굼떴다. 역시 후유증인가, 이러면 후방으로 돌려보내야하겠는데. 대원은 자신을 한 번 공격했던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명치를 주먹으로 맞았다.


“너……”


몸에서 모든 기력이 사라져 나갔다. 고통을 겪는 것 이상으로 생명에서의 중요한 것들이 사라져간다고 파악했으나 힘이 나지 않는 육신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포기해. 아무리 길어도 30초 안이면 너도 우리와 동족이라고.”


광기와 증오가 가득한 눈이 대원을 쳐다보며 말했다.





제스트는 무기를 들었다.


“페이트라고 했나?”


“아. 네.”


“자네는 공항 쪽으로 가서 벨러드와 기쉬에게 상황을 전달하도록.”


지시가 내려진 순간 페이트는 배리어재킷으로 갈아입고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바이스 그란세닉.”


“저격 포인트로 가서 제압용 탄환을 쓰라는 겁니까?”


“잘 알고 있군.”


제스트는 디바이스에 카트리지를 채웠다.


“마력 데미지로 날려버리시려는 겁니까?”


바이스가 질린 얼굴로 말했다.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타격을 주기야 하겠지만 저 난장판이 지속되는 것보다는 나을 걸세.”


제스트는 바이스의 눈을 보며 말했다.


“내 공격의 범위를 벗어난 자들을 제압해주게.”


그리고 제스트는 날아갔다. 서포트진이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좀 더 있어야겠지. 그 전까지는 이 방법이 최상일 것이다.


공중에서 소란의 가운데로 돌입. 장전된 카트리지가 사용되면서 주변 수십 미터를 빛으로 덮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충격에 의해 쓰러졌다. 제스트는 시체와 시체 같은 안색을 한 채 움직이고 있는 이들을 보며 혀를 찼다. 조금 과했나?


뒤쪽.


전장에서 단련된 육감의 소리. 본능적으로 따랐다.


“뭐지?”


자신의 경험상 저런 건 있을 수 없다. 시체가 움직일 리는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부상 때문에 죽음과 생의 경계에 있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구원을 구하려고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설프게 본 잡지에서 머리에 도끼가 끼인 채 병원까지 가서 수술을 받고 살아났다거나 뇌의 반이 날아갔는데도 생존해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으니까.


하지만 인간이 저런 몸으로 이 정도의 속도를 낼 수는 없다. 어떻게 된 건가? 리더급의 정신 제어 능력은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건드리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마치 산 시체 같은 이 무리들은 그런 게 아니다.


제스트는 자신을 향해 달려와 주먹질을 해대는 ‘인간’을 향해 다시 한 번 마력을 분출시켰다.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마력을 부여했기에 몇몇이 날아가기까지 했다.


“이런.”


저래서야 즉사다. 아직 저 시체 같은 게 뭔지 정체를 모른다. 그냥 피해자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자기보호를 위해서 한 행동이라 쳐도 시말서 정도로 끝나지는 않겠군. 그래도 빨리 조치를 취하면 살아있을 수……


“허어.”


죽었거나 기적적으로 살아있어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 인간의 전력질주와 비슷한 속도로 공항의 민간인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저기-


통신이 들어왔다. 바이스다.


-제압용 탄환이 전혀 소용없습니다. 저건-


주저하고 있다. 다음 말이 이어지기 전까지 제스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을 피해 다른 쪽을 움직이고 있다.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건가. 지능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절대로 인간이 아닙니다.-


“그렇군.”


제스트는 짧게 답변하고는 디바이스의 안전장치를 풀기 시작했다.





공항 게이트와 활주로를 차단하던 관리국 대원들의 통솔자는 조금 전에 현재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다는 연락을 들었다.


“좀 있으면 차원진이 소멸할 것 같다는 군요.”


“아, 너무 늦은 것 같은데.”


“오, 그래요? 생각보다 빨랐네?”


“그러니까 차원진이 뭐라니까? 설명을 해달라고.”


가지각색의 반응이 나온다. 통솔자는 인질들 중 상당수가 내려졌고 나머지 인질은 나중에 구해질 거라는 내용의 통신을 받았다.


“저, 저기”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 밤중이라 활주로의 불빛이 있긴 해도 눈에 띄는 빛. 폭발인가?


“무슨 일이지?”


무심코 염화가 아니라 직접 서포트진에게 연락했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저, 그게.-


아직 파악 못한 건가. 무능, 아, 이 경우는 무능이라고는 못하겠군. 통솔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우주선들이 있는 쪽을 보았다. 몇 번 더 번쩍 거리는 섬광이 타나났다. 그 중 두 번은 유난히 컸다.


“어찌 되고 있는 거야?”


“뭐, 뭐야. 저건?”


골치 아프게 됐군. 이제 여기서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건 다들 알게 되겠지. 일단 자기 책임은 아니니 직급이 내려간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진급 시험 때 불이익이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통솔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둠 속을 뚫어지게 봤다.


마력이 없기에 마법 계열로는 성공이 불가능한 그로서는 이런 데서 쌓는 불명예가 큰 타격이다. 가만히 이대로 상황을 방관한다면 말이지.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있으니까 현재 같은 상황에서 정확한, 아니 정확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실행한다면 예정 이상으로 빠른 출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회라고 들떠서도 안 된다.


그는 방탄도 충분히 되는 강화플라스틱-정확한 명칭은 모르지만-너머의 광경을 주시했다. 누군가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적은 리더급 마인드 플레이어 하나였다.


그리고 사람들을 조종해서 움직여도 공항으로 올 바에는 다른 우주선 쪽으로 가겠지. 그러니까 저들은 그것에 관련된 자들이 아니다.


게다가 조금씩 보이는 윤곽을 봐서는 부상자인 것 같았다. 그리고 확실히 체형이 인간의 것이었다.


“문을 열어.”


어차피 언론에 어느 정도 공개될 게 뻔해진 이상 부상자 치료에 빨리 손을 썼다는 평판을 받는 게 좋다. 강화플라스틱 문이 열렸다. 그리고 달려 들어오는 몇몇의 인간들.


저거 인간인가?


몸의 내부의 일부가 사라진 듯 가죽이 뼈에 바로 달라붙은 외양의 움직이는 시체들로 보이는 괴물이 보였다. 그리고 그 괴물이 자신의 목을 향해 주먹을 뻗는 순간 그는 후회했다.


그것이 그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후회였다.


















와이트는 그냥 달리고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지치지도 않으며

물어뜯기보다는 때리기로 전염시키는 좀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맞아죽은 희생자 역시 와이트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24초라는 무시무시한 상황이지요.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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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85 아디오르
    작성일
    08.06.07 00:43
    No. 1

    무한증식 와이트개때부대를 보게될꺼같군요.....
    역시 사태가 심각해지는것은 그것을 종식시킬만한 능력을가진자가 아무런 신경을쓰지않기때문인것...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조수니
    작성일
    08.06.07 11:33
    No. 2

    약간 글이 어지러워진 느낌이에요.. 나만그런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6.07 12:52
    No. 3

    원래 내용 자체가 혼란을 노리고 그 틈을 타서 움직이는 이들이 많은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혼란스런 내용을 던져서 웬만한 사람은 혼란에
    먹히게 되도록 했지만......독자분들까지 혼란해지는 건........
    죄송합니다. 제 필력의 문제입니다. 살려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6.07 13:04
    No. 4

    아디오르님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슬프게도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키리샤
    작성일
    08.06.07 13:29
    No. 5

    와~ 킹왕짱이네요!! 작가님 만세!!!!!! 만만세!!!!!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Artist
    작성일
    08.06.07 13:35
    No. 6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sydm
    작성일
    08.06.07 21:42
    No. 7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빛의추적자
    작성일
    08.06.08 00:04
    No. 8

    리플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힘이 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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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5화 +1 08.06.13 526 3 19쪽
7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4화 +8 08.06.12 526 3 19쪽
7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3화 08.06.12 472 3 19쪽
7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2화 +1 08.06.12 470 3 20쪽
6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1화 +5 08.06.11 587 2 20쪽
6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0화 08.06.11 345 2 19쪽
6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9화 08.06.11 392 2 19쪽
6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8화 +5 08.06.10 584 2 19쪽
6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7화 08.06.10 411 2 19쪽
6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6화 08.06.10 556 2 20쪽
6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5화 +5 08.06.09 598 2 19쪽
6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4화 08.06.09 426 2 19쪽
6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3화 08.06.09 462 2 19쪽
6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2화 +7 08.06.08 529 2 19쪽
5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1화 +1 08.06.08 511 2 19쪽
5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0화 08.06.08 442 2 19쪽
»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9화 +8 08.06.07 494 2 20쪽
5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8화 +2 08.06.07 389 3 19쪽
5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7화 +2 08.06.07 546 2 19쪽
5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6화 +6 08.06.06 478 3 19쪽
5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5화 08.06.06 470 2 19쪽
5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4화 +5 08.06.06 544 3 19쪽
5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화 +2 08.06.05 479 3 19쪽
5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화 +4 08.06.05 635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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