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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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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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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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9화

DUMMY

19화





사고의 물결을 흘러가다 노인이 뛰어오는 기척에 현실로 시점을 돌렸다. 노인은 ‘증거’가 있는 곳에서부터 천막에 도착할 때까지 달렸는지 뺨이 붉어지고 숨이 거칠었으나 노인 스스로의 불신감을 지워줄 만한 ‘증거’를 자랑스레 보이고 있었다. 카서스는 역시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사라졌음을 알았다. 아니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하긴 기적을 일으켜야 할 자가 기적이 오기를 바라다니.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원해도 될 입장이 아님은 확실한데.


“이 서적은 최소 500년 이상 된 책이지. 책 자체의 내용에는 그다지 중요해 보이는 건 없지만.”


노인은 낡은 책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말과는 달리 보존 상태가 엄청나게 좋군요.”


그리고 카서스는 그것이 ‘위조’된 것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하지만 노인이 한 것은 아니다. 노인에게는 이런 방식의 ‘위조’가 불가능하다. 또한 미드칠더의 일류 감정인들은 노인의 말에 긍정할 것이다. 마법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없을 테니. 그리고 미드칠더식이나 베르카식의 마법사들 역시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카서스는 대강 사둔 디바이스를 꺼내 카메라 형태로 바꿔서 책을 찍는 척했다. 어차피 확인할 것은 다 확인했다.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증거였다. 결국 가짜 신분증을 5개나 만들 필요는 없었다. 카서스는 한숨을 내뱉었다.


“무슨 일인가?”


노인은 의기양양함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노인은 자신이 이 별 것 없는 논쟁에서 승리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자신의 한숨에 의해 더더욱 그렇게 받아들여진 것 같았으나 그걸 고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노인은 이제 승리감에 도취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해보라고 제스처를 취했다.


“몇 백 년 전 베르카의 성왕의 결전 병기를 아십니까?”


“‘요람’이 아닌가?”


“그것이 200여년 전 엘콰이어 제국의 황제 전용선과 거의 똑같은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요?”


“분명 엘콰이어 제국과 베르카 문명은 언어나 기타 문화에서 매우 닮은꼴이지.”


아직은 알아채지 못하겠군. 이 정도 정보만으로는 노인의 고정관념을 깨뜨리지 못할 것이다. 고정관념이 아니라도 상당한 정보가 있어야 알 내용이고. 하지만 알려준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저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시간을 때우고만 있을 따름인데.


그러고 보면 시간 때우기라도 나쁘지는 않군. 카서스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200여년 전 시공관리국의 세 원로 중 ‘나이트’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황제 전용기에 침입한 일화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건 가장 유명한 전투 중 하나지 않은가?”


“네. 그 전투에서 황제는 결국 복수를 결의한 ‘나이트’의 공격에서 도주를 성공해 전용기를 미드칠더에 놔두고 도망쳤습니다. 그 황제 전용기는 미드칠더를 압박하기 위해 미드칠더의 달들의 힘을 사용해 일정 고도 이상 뜬 상태라면 강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고 기록은 알려줍니다.”


“그게 어째서 말인가?”


“그런데 ‘요람’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야 미드칠더…… 미드칠더?”


노인은 경악해서 입을 벌린 채 굳어 있었다.


“그, 그냥 단순한 우연일 걸세.”


이미 노인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지 않았다.


“‘요람’은 분명 미드칠더의 달들의 힘으로 일정 이상의 고도에 도달할 경우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어째서 베르카의 결전병기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미드칠더에 맞도록 조정이 되어 있는지 의문이 들지는 않습니까? 또한 베르카에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요람’이 미드칠더에 묻혀 있을 거라는 건 다들 아는 사실. 그런데 그게 거기 있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문제지요.”


“자네는……자네는……”


노인이 할 말을 찾지 못하는 것에 카서스는 노인이 뭔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기로 했다.


“역사서에 서술된 내용이 조작될 리 없다고 생각하시나 보군요. 그리고 또한 최근에 나타난 ‘어둠의 서’는 분명히 베르카의 존속을 증명하고 있으며 또한 고대 베르카식을 계승한 자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 그렇네. 자네의 말은 그냥 음모론에 불과해.”


“‘어둠의 서’의 볼켄리터의 기억은 매우 손상되어 있으며 그들이 전 주인들에 가진 기억은 너무나 획일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 정도에 불가합니다. 너무나 획일적이라 실제로 그 전 주인들이 실제로는 동일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이 충분히 들 정도로 말이지요. 또한 가장 중요한 소위 ‘레어스킬’ 소지자들의 감소는 분명히 이상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왜 그 유용성에 비해 익히려 들거나 익힌 자들이 주는 지 의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노인은 카서스가 말한 말의 거대한 의미에 오히려 여유를 찾는 것 같았다.


“하, 자네의 말은 기가 차는군. 자네가 말하는 음모론이 성립되려면 최소 수십 개의 차원을 압박할 정도의 힘을 가진 자가 정보 통제를 해야겠지. 하지만 그게 될 리가 있는가? 그리고 정보 통제를 하는 자가 있어도 지독히 오랜 기간 동안 되지 않는 이상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어.”


“그 지독히 오랜 기간은 어느 정도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까?”


노인이 자리를 머리를 잡고는 생각했다.


“50년은 절대로 안 되고, 100년도 어느 정도는 걸릴 거야. 200년이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경우에도 단순한 정보통제 수준이 아니라 미리 발굴될 물건들에 로스트 로기아로 볼 수 있는 걸로 ‘위조’를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해. 그런 자가 있었다는 말도 없으며 그리고 그것은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네.”


“만약 그런 세력이 있었으며 또한 그들의 ‘위조’를 확언해 줄 세력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노인은 이제는 고개만 저으며 어이없음을 표시했다.


“자네는 다시 보니 역사가보다는 소설가가 어울리겠어. ‘위조’를 확언해 줄 세력이라니. 그런 게 어디 있겠는가?”


카서스는 간신히 미소를 감췄다. 그 확언해 줄 의미로 만들어진,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발굴에 재능을 갖게 된 일족이 바로 앞에 있지 않은가? 스크라이어 부족이라는 것이. 그리고 역사 조작에 의해 그들의 공신력은 이미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가진 자가 과연 인간이기나 하겠는가? 또한 집단을 형성할 수 있겠는가?”


그런 능력을 가진 자들로 제국을 형성한 무리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카서스는 가만히 노인의 감정이 쏟아지도록 내버려뒀다.


“그리고 로스트 로기아 같은 위험한 물건을 만든 자들은 이미 그들의 세계가 멸망할 때 모두 사라졌네. 현재 그런 능력을 가진 자들은 없어. 일부가 해석되기는 했어도 로스트 로기아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자는 없네. 단순히 기능이나 파악할 정도지. 무한 서고에 쌓인 수많은 자료들도 그냥 참고사항일 뿐이네.”


“무한서고에 가본 적이 있으십니까?”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로스트 로기아를 만든 자들의 세계는 멸망되었을 겁니다.”


“로스트 로기아 자체가 원래 그런 게 아닌가?”


“어째서 멸망되어 사라진 곳의 유산이 그다지도 많은 걸까요? 뭐 로스트 로기아의 근본적인 출처는 멸망했을 테지만 말입니다.”


카서스는 일부러 부언했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 탓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무한서고의 모든 정보들 속에서 느낀 그 모든 익숙함에 대해서도. 어쩌면 ‘은둔자’의 뒤에 있을 ‘그’는 이미 네서릴의 파멸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래서 이 기만이 가득한 물품들이 진실이 될 것임을 알고 소문을 퍼뜨린 것인가?


그리고 신이 없기에 스스로의 마법이 간섭되지 않음을 깨닫고 일부러 안전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도록 대강 만든 물품들을 세상에 뿌리며 시공관리국이라는 단체와 이제는 자신의 기원을 모르는 스크라이어 부족을 통해 수많은 차원들을 지배한 것인가?


로스트 로기아라는 미지의-그러나 카서스에게는 절대로 미지가 아니었다.- 물품과 그것을 확인해주는 부족과 그것을 처리해주는 조직과 역사의 조작. 강력한 통치자인 ‘그’가 카서스 자신의 이름이 네서릴에 펼쳐지기 시작하면서부터 행동이 뜸해진 이유는 이것이었는가? 분명 시기를 봐서는 일치한다.


카서스는 적당히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 천막의 밖으로 나왔다. DTMM. ‘은둔자’ 덴칠러 더 메드 메이지(Danchilaer the Mad Mage)의 약자. 그리고 그에게 힘을 부여받은 벨러드라는 이름의 남자. ‘은둔자’는 아마도 관리자였을 것이다. 중간관리직이었을 것이다.


‘그’는 네서릴 바깥으로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을 테니까. ‘그’가 대역을 세워 이 세계들에 간섭할 수 없는 동안 ‘그’의 대리인 격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그’이기에 그 ‘은둔자’가 움직였겠지.


카서스는 어느새 우주선들이 있는 공터에 도착했다. 카서스는 증오와 분노와 죄책감과 후회가 섞여 어째야 할지를 모른 채 하늘을 보다 다시 땅을 바라봤다.


“대체 이런 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것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에게 말하는 것일까? 카서스는 손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린 다음 다시 한 번 말했다. 이번에는 확실히 ‘그’에게 묻는 질문이었다.


“대체 당신은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올라움.”


답은 당연히 들리지 않았다.





볼테르는 자신을 부른 이의 느낌이 지금까지의 소환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며 훨씬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소환자의 의도는 지금껏 자신이 불린 이유와 완전히 상충되는 것이었으나 소환자의 강대한 힘이 여러 가지 생각을 품게 하면서도 함부로 행동할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소환자의 의지가 몸속 깊숙이 내재된 파괴충동을 불러 일으켰고 그것을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볼테르는 소환되자마자 주변의 건물을 박살내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볼테르는 거침없이 움직여 자신과 비슷한 크기의 빌딩이 있으면 마력을 모아 빌딩의 골조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그 다음 몸을 부딪쳐 쓰러뜨렸다. 발에는 인간과 인간처럼 보이나 느낌이 다른 것들이 밟혔고 거기서 나오는 체액-피-이 발에 약간의 온기를 느끼게 했다.


그렇게 얼마동안 난동을 부리던 볼테르는 저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 거대한 힘에 고개를 돌렸다. 붉은 색의 섬광처럼 보이는 강대한 뭔가가 성난 듯이 날아오고 있었다. 볼테르는 파괴충동을 넘어서는 본능적인 경고에 몸을 움직여 주변의 빌딩을 방패로 삼기 위해 옆으로 뛰었다. 그 와중에 도심에 아스팔트가 부서지면서 날아가고 자동차가 폭발하는 것은 사소한 일이었다.


그 강력한 붉은 색의 존재는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채 포효했다. 볼테르는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그것에게 달려들었다. 입에서 마력을 최대한 모아 날림과 동시에.


하지만 볼테르의 마력은 ‘그것’에게 통하지 않았다.


볼테르의 몸통박치기를 ‘그것’은 미리 피함과 동시에 강대한 손톱으로 볼테르의 날개를 찢어버렸다. 볼테르는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도 자세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볼테르의 눈에는 어느새 날카롭고 거대한 이빨이 보였다. 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터무니없이 뜨거운 불길도. 그리고 그 불꽃이 뿜어져 나옴과 동시에 볼테르는 소멸했다.





파라곤 일리시드는 지상에 도달하기 거의 직전 비행의 기술을 통해 속도를 줄이며 지상에 착륙했다. 멀리서 그레이트웜의 포효가 들렸다. 어지간한 인간은 죄다 기절했겠지. 파라곤 일리시드는 조금 속력을 내서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그 속도가 자동차와 비견될 정도기는 했지만.


그리고 걸어가던 와중에 달려드는 와이트들을 촉수를 한 번 휘둘러 십여 마리를 몸을 부서뜨리며 움직였다. 처음 봤을 때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레이트웜이 만든 와이트 중 가장 최고의 위치에 있던 것이 제거되어 중간 위치에 있던 와이트들이 서로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 게 아닌지 파라곤 일리시드는 추측했다.


그리고 움직이면서 달려드는 와이트들을 촉수로 몇 번 더 박살내자 일단은 지능이 있는 언데드들인 그들은 자신의 앞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좀 더 움직이자 의외의 ‘존재’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거, 이거-


텔레파시를 날리는 것은 오랜만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숙련도가 떨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랜만이군요. ‘완벽한 자’시여.-


극존칭을 표하는 울리사리드. 그러고 보면 저 자는 자신과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파라곤들의 감시자였었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게 확실한데.


-아아, 그러고 보면 지구의 중국이라는 곳에서 일으킨 사태는……-


-물론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일어난 일입니다.-


파라곤 일리시드는 거리를 쟀다. 죽여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일단은 어떻게든 종족을 재건하고 있는 자다. 과거의 원한으로 행동해 지금 만들어지고 있을 일리시드 사회를 엉망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필요나 명분이나 합리적이라면 당장이라도 쳐 죽였겠지만.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나타났지?-


-솔직히 전 연세가 많으신 쪽을 찾고 있었습니다만……-


순간 자존심에 금이 가는 느낌이었다.


-무슨 도움이라도 필요한가 보지?-


-아 물론입니다. 그러고 보면 앞에 계신 분께서도 도움이 되겠군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 정도는 던져줄 수도 있지.-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질문을 하나 던지지요.-


파라곤 일리시드는 순간 불쾌감과 위협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 육감에 이끌려 몸을 움직였다. 뒤에는 신장이 수 미터에 거대한 날개를 펼친 채 불꽃이 피어나는 검과 채찍을 들고 전신을 일렁이는 불로 감싼 거대한 악마가 있었다.


그것은 강대한 악마. 네서릴이 있는 토릴이나 토릴과 관련된 세계가 아니라면 마왕이라 칭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위험한 존재. 악마들의 장군.


-발러로군. 역시 뭔가 숨겨져 있다고 했는데.-


그 순간 울리사리드의 손에서 어떤 광선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마법을 비껴가게 하는 저항력이 약해졌음을 깨달았다.


-자, 질문을 드리지요. 답해주신다고 하셨기에 유쾌하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파라곤 일리시드가 발러의 칼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에도 울리사리드의 정신파는 계속 들리고 있었다.


-당신의 뇌를 엘더브레인의 어느 위치에 놓는 게 가장 현명한 행동이 될까요?-





할라스터는 실험체들과 함께 미드칠더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봤다. 마법을 통해서 보는 이도 있었고 ‘요람’이 지원하는 화면을 통해서 보는 이도 있었다.


“아, 저거.”


할라스터가 레드 드래곤 그레이트웜을 보며 탄성을 지르자 실험체들, 아니 클론들이 그가 할 말을 대신 내놓기 시작했다.


“도망친 놈이다.”


“감히 도주한 놈이다. 기껏해야 피부를 긁어내 비늘을 수집하고……”


“이빨을 산 채로 뽑고……”


“손하고 발을 잘라서 출혈을 일으켜서 피를 흘리게 한 다음 그 피를 받아내기만 하고……”


“나중에 귀찮아서 아예 죽여서 도주하는 영혼을 가둬놓고 뼈와 살점과 피와 뇌와 기타 등등을 다 추려내고 살점 하나에다 되살려놓기를……”


“그러면서 정신 제압을 걸어서 반항하지 못하게 한 놈이다……”


“죽이고 되살리기도 고작 몇 백 번 밖에 안 했는데, 죽이기 전에도 끽해야 산채로 뼈를 발라낸다거나 심장을 뽑거나 하는 정도밖에 안했는데……”


“도망친 놈이다.”


“나름대로 잘 대해줬는데 배신한 놈이다.”


“다시 잡아와서 실험에 쓰자. 팍 잡아서 드래곤이 필요한 실험들을 마음껏 하자!”


할라스터는 클론들의 동조에 순간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자신을 공격했던 자에 대해 생각이 뻗쳤다. 아직은 행동할 때가 아니다. 현재는 힘이 부족하다.


“우리는……”


그가 말을 하려 하자 다시 클론들이 뒷말들을 외치기 시작했다.


“조용히, 은밀하게.”


“세력을 모으고 모아서.”


“적의 뒤통수를 밟고 적의 영혼을 갖고 실험을 하자!”


할라스터는 떠들기 시작한 클론들을 놔두고 상황을 살폈다.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다. 직접적인 움직임으로 현 상태를 드러낸다면 적은 모든 것을 멈추고 자신을 방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클론들이 소리쳤다.


“어라.”


“저 배신자가 우리가 만들어놓은 쇼를……”


“우리의 잔치를, 우리의 실험을 방해하려 하고 있어! 방해한다고! 감히 그렇게 잘 대해줬는데 우리를 반역하는 것에 못해 적으로 인식하다니!”


그리고 레드 드래곤 그레이트웜이 볼테르의 마력탄을 마법 저항으로 그냥 무시해버리고 접근하는 것을 봤다. 볼테르가 몸싸움으로 승부를 걸려 했으나 그레이트웜은 볼테르보다 훨씬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볼테르에게 상처를 입히고 볼테르의 머리에다 브레스를 뿜었다. 그리고 볼테르가 죽는 것을 봤다. 할라스터와 클론들은 같은 소리를 외쳤다.


“““““““저런 걸 드래곤이라고 소개한 거냐!””””””””


볼테르의 약함에 루시에 부족을 소멸시키려 가려하던 클론을 제지한 할라스터는 가능한 최대로 이성을 발휘해 다른 데서 일어나는 상황을 살펴봤다.


“와이트다!”


“지능 있는 언데드들.”


“대장만 지배하면 잘 써먹을 놈들이다!”


관제탑과 시공관리국 지상본부에 소형 우주선을 충돌시키고 공터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와이트 무리들이 흩어진 채로 인간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레드 드래곤 그레이트웜의 포효에 기절한 인간들 다수가 와이트화하고 있었다.


“대장은 누구지?”


“시공관리국 국원 복장놈!”


하지만 저런 게 움직이면 우주선을 타고 도주할 인간들이 제법 많다.


“아직 시공관리국 최종권한 중 몇 개가 있다!”


“그걸 사용하면 구형의 우주선은 미드칠더에서 못 움직인다.”


그야말로 시공관리국 미드칠더 지상 본부의 최후의 카드. 할라스터는 간단하게 손에 넣었었다. 클론들의 왁자지껄하는 소리를 계속 들으며 할라스터는 생각을 계속했다. 일단 최종권한을 사용한다면 정말로 최신형의 우주선-비밀리에 만들어지는 실험 우주선-이나 시공관리국 본국 최중요인사만이 탈 수 있는 우주선을 제외하고는 가동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사용하면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한정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전력 향상을 위한 재료가 되겠지. 할라스터는 웃었다. 복수도, 지배도, 실험도. 그 모든 것이 이미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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