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최근연재일 :
2008.06.14 03:08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57,709
추천수 :
229
글자수 :
692,919

작성
08.06.05 00:10
조회
478
추천
3
글자
19쪽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화

DUMMY

3화





기동6과. 그것에 대한 제의는 오랜 전부터 있었다. 로스트로기아라는 존재는 거의 언제나 위험한 사태를 불러일으켰으며 그것을 전담하기 위한 최정예들로 된 팀을 구상하자는 생각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들렸으나 그렇게 정예를 모아 하나의 일을 처리할 바에 다른 팀에 흩어놓아 여러 군데의 일을 처리하는 쪽이 효율이 좋은 게 확인되었기에 여러 번 기각된 사항.


“상층부가 받아줄 것 같지는 않은데?”


“조금의 로비가 필요하겠지.”


단언하는 유노를 보며 크로노는 역시 세상은 변하고 그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일을 주도하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다소 무리를 하는 편이기는 했어도. 그 1년 전까지는. 아니, 1년 전의 사건이 그를 저렇게 만든 것인가.


“로스트로기아 전담보다는 특수 사태 전담이라고 해야겠지. 일리시드라는 외계생명체들을 대적하기 위한.”


확실히 나노하들은 분명 전투 경험이 있으며 능력 역시 뛰어남을 증명해보였다.


“명분에서는 허가가 되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인원으로만 포섭한다면 사설 조직을 형성하는 걸로 판정될 텐데?”


그래서야 허가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별로 상관은 없어. 전함 수십 척으로도 제대로 끝을 못낸 세력들이야. 수를 많이 모집함으로서 그런 염려는 벗어날 수 있어.”


“사람이 많으면 다른 세력이 들어올 게 뻔한데?”


유노는 웃었다.


“그거야말로 바라는 거지 않아? 우리는 어차피 제대로 된 정보도 없어. 스칼리에티의 중얼거림이나 장부 조사나 기록 조사로 얻은 정보는 어차피 물증이 되지 못해!”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그것은 확실하다. 현재로서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제일 스칼리에티. 그러나 그는 현재 영웅시되는 위인 중 한 명이다. 또한 연구나 그 외의 활동 때문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다소 물의를 빚고 있는 예산 문제로 인해 어느 정도 공격을 할 수는 있으나 그 뿐이다.


최우선인 것은 어떤 명분으로 믿을 만한 이들로 된 팀을 만들어 비밀리에 내부 감사 등의 행동으로 현재 벌어지는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것. 그리고 유노가 말한 그 명분이라고 할 만한 것은……


“일단 세력 형성에 관한 건 넘어가고 중요한 건 시간이야.”


세력 형성에 관한 모의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하고 감사를 받아 지위가 떨어진다거나 불명예제대를 당하는 조치를 받기에 차고 넘칠 일이다. 일단 방을 폐쇄해두었고 이해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 비밀회의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시간을 너무 끌 수는 없다. 그리고 이 회담이 끝나고 나서부터 기동 6과 창설을 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들여서는 안 된다.


“최대한 빨리 조직해야만 타 군벌들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어.”


비록 타 군벌의 정보를 손에 넣기 위해 일부러 어느 정도는 개방시킬 생각이나 상대에게 시간을 넉넉히 준다면 분명 전문가들이 들어와 정보를 빼앗기는 것은 이쪽이 될 것이다. 유노 스크라이어가 무한 서고의 사서장인 이상 상당한 정보가 먼저 들어오겠지만 유노의 지위는 아직 매우 불안하기에 신뢰하기는 어렵다.


“아무튼 레티 제독과 어머니를 통해서 의견을 전달한다면……”


그녀들은 그 사건의 관련자이며 여전히 본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티 제독의 경우 상층부에서는 나쁘게 보고 있지만 마인드 플레이어에 관한 안건을 제출한다면 무시할 수 없다.


“새옹지마라……”


유노의 중얼거림. ‘그 12일의 사건’이란 명목을 사용한다면 친분이 있는 게 확실한 자들이 모이는 것에 대한 반향을 줄일 수는 있으리라. 전의 나쁜 일이 다른 일을 돕는 것임은 확연하나 과연 이것이 좋은 일인 것인가?


“그나저나 의견이 받아들여져 기동6과를 창설하기로 결정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일단 내가 사서로서 얻은 인맥과 우리가 친분을 가진 제독들의 친분을 동원해도 최소 반년은 걸리지 않을까하는데.”


반년이라. 길지도 짧지도 않은 어중간한 시기다. 짧게 걸리면 짧을수록 좋고 길게 걸려도 나름대로의 이점은 있지만.


잠시 침묵이 감돈다. 확실히 장애는 대강 생각해도 많다. 자신들은 너무 젊다. 특히 앞에 있는 유노는.


“차라도 한 잔 하겠나?”


침묵을 잠시 깨보도록 하자. 유노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하러 몸을 움직였다. 순간 하나의 화면이 허공에 펼쳐졌다.


“뭐지?”


크로노는 선 채 화면을 주시했다. 어지간한 사태가 아닌 이상은 사용자의 의사 없이 디스플레이가 커지는 경우는 없는데.


“이건……”


유노가 침음했다.


“정말로 새옹지마로군.”


크로노는 자신의 목소리에 증오가 서려있음을 깨달았다.


“휴.”


잠깐의 한숨 소리.


“아마도 기동 6과 설립에 대한 찬성의견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을 것 같네.”


크로노는 고개를 끄덕였다.


“길어야 일주일 정도나 될까.”





타카마치 쿄우야는 공중에 뜬 거대한 화면을 보았다. 소리는 나지 않았다. 아직 개발도상차원인 지구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지만 가끔씩 허공에다 화면이 떠지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 규모로 사용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려야겠지만 긴급속보 같은 중요정보를 보낼 때 공중에 거대한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뜰 때가 있었다.


“음성은 안 나오네.”


이 근처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것이거나 이 근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아니라는 소리일 것이다. 경고를 해야 할 경우 소리까지 나게 되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그놈의 마인드플레이어들!”


벤치에 앉아있던 노인이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고함친다. 평상시라면 인상을 썼겠지만 오히려 자제심을 내팽개치고 저 순수한 감정의 발로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화면에 나온 영상의 대다수가 모자이크처리가 되어있었지만 그것이 정확히 뭔지를 구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1년 전부터 대화제가 되어 온 것들의 희생자들. 머리 부분이, 특히 사람의 두개골 부분이 부서져 나가 있고 그 안에 들어 있을 부분, 즉 뇌가 사라진 시신들.


너무나도 많은 시신들. 수천에서 어쩌면 만까지 이른 시신들이 화면에 잡혀 있었다.


“킥.”


무력함이 느껴졌다. 정부에 대한 분노가 느껴졌다.


“중국이 사람 수가 많긴 해도 어떻게 저런 걸 눈치 못 챈 거야?”


옆에서 투덜거리는 목소리. 떨림이 있다. 애써 불만을 표현하지만 감춰지지 않는 두려움이 느껴지는 목소리. 그 정신 상태에 대해 비판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지했다. 그는 자신이 아니다. 그는 적이 아니다. 적은 그저 하나뿐.


자신의 가족을 납치했던 것들.


자신의 가족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것들.


한번 무너질 뻔했던 안식처를 다시 무너뜨리려 했던 것들.


소중한 이들을 사라질 뻔 하게하고 누군가의 소중한 이들을 살해한 것들.


“마인드 플레이어!”


손에 쥐어진 검 모양의 펜던트가 빛을 발한다. 그의 분노가, 강렬한 감정이, 순수한 증오가 마법의 힘을 일깨운다. 펜던트의 크기가 커지며 검에서는 백색의 빛이 나기 시작한다. 주변의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겁에 질려 사라지는 자들. 호기심에 이끌려 다가오는 자들.


몸이 반사적으로 행동을 취하려고 하나 이성이 그것을 붙잡는다. 다가오는 사람 중 거대한 체격을 가진 사람의 움직임이 수상하다고 생각하나 분노가 이성이 판단한 일을 대신 수행 적이 아님을 일깨운다. 그렇게 정련된 분노와 냉정한 이성이 함께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손에는 검이 쥐어져 있었다. 마법을 발하는 강력한 힘의 검이.


그 날, 타카마치 쿄우야는 마법사가 되었다.





서무계열의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여자는 회백색의 복도를 지나 하나의 금속질문에 섰다. 겉보기에는 강철이나 저것이 고작 강철 일리는 없다. 문 옆에는 패스워드를 치기 위한 인터페이스가 있었다. 기억을 끌어내 손가락을 패스워드를 친다.


패스워드를 확인함과 동시에 지문을 조사하며 마지막으로 마력패턴의 검사까지 완료된다. 과연 중요시설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들 중 하나. 자주 오면서도 그 놀랄만한 처리속도와 보안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녀는 천천히 열리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문에 들어가자마자 열리는 속도와는 정반대로 급속도로 닫히는 문. 이번에는 동공을 검사. 두 번째 문을 통과한다. 처리 속도가 늦었다면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그녀는 의문을 하나 떠올리다 업무를 위해 움직인다.


넓은 공동이 펼쳐지고 안에는 세 개의 거대한 유리관이 있다. 조명은 다소 어두우나 유리관 내부만은 그 안의 액체 속에 속한 발광체 탓에 뚜렷하다. 그 안에는 시공관리국 창립 시절의 주 멤버이며 육신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스로의 사명을 지키기로 한 과거의 영웅들이 있다. 비록 뇌와 척수만이 남아있지만.


그들은 그곳에 있으면서도 많은 양의 정보들을 수신하고 발신하는 게 가능하나 스스로의 뇌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했으며 중요 안건에 대해서 역시 외부의 믿을 수 있는 자와의 만남 후에 결정하기로 되어 있었다.


단순히 뇌만 있는 상태로서는 그들의 명령을 받는 쪽이 단순히 잡생각을 한 건지 정말로 확실히 결정을 내려서 한 건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제법 있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 중 하나.


보수는 좋은데 올 때마다 기분이 나쁘네.


반사적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확실히 뇌만 있고 어두운 분위기의 이 장소는 꼭 공포물에서의 괴물이 서식하는 지역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특히 1년 전부터는 더더욱 그런 감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저 세 원로들의 뇌세포가 괴사하고 있기에 그걸 보충하기 위해 대량의 뇌를 이송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저 어둠 어디선가 그 마인드 플레이어가 그들을 조종하고 있진 않을까하는 피해망상까지 생기고 있었으니까.


-용건은 뭔가?-


인간의 발성기관이 아닌 곳에서 나온 소리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정기적인 검진이나 보고가 아닌 이상 제법 큰일이겠군.-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곤 디바이스에서 정보를 보냈다.


-그럼 우리는 지상본부를 대표해서 마인드플레이어를 상대할 정예부대 창설을 동의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면 된다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있었다. 저 세 두뇌의 주인은 염화와 비슷한 종류의 텔레파시를 사용해 의견을 교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허가한다고 정하게. 아니, 미드칠더 지상본부는 전력을 다해 지원해주겠다고 말일세.-


“아, 알겠습니다.”


일이 일인 이상 동의는 해줄 거라고 했지만 저 정도의 지원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공관리국과 지상본부의 불화를 떠올린 그녀는 의아함을 지우지 못했다.


-또 다른 용건이 있나?-


“아, 아닙니다. 그, 그럼 좋은 시간되시길.”


그녀는 그렇게 문 밖으로 나갔다.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 조용히 기척을 지우고 있던 하나의 무언가가 일어섰다. 보랏빛 피부에 180cm정도의 신장을 가지고 문어와도 같은 머리를 한 존재가. 인류의 보편적인 외계인 상 중 하나를 가졌으며 1년 전 사건을 일으킨 마인드 플레이어들의 리더로 추정되는 존재가.


-어째서?-


스피커를 통한 음성이 다 끝나기 전에 그 존재는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 나약한 바보들은 너무 큰 흔적을 남겼지. 덮기에는 늦었다는 것은 뻔히 알고 있을 텐데?”


어느 샌가 익숙해진 음파를 통한 의사 전달. ‘완벽한 자’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대들이 생각하는 건 그 다음의 일이겠지만 아까 전의 설명으로 약간의 이유 정도는 잡아냈을 거라고 생각한다만?”


고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다.


“역시 그대들은 합리적이지 못해. 자신의 뒤처리도 못하는 것들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그대들의 종족이 만든 어설픈 이론에서조차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실제로는 조금 더 이유가 있지만. 그 ‘먹이’의 섭취의 ‘찌꺼기’의 양을 봐서는 그 증오스런 감시자는 이미 하나의 무리를 재건했겠지. 아무리 과식을 한다고 해도 단 한 개체가 1년 만에 그 정도의 ‘먹이’를 먹지는 않는다.


또한 그 자 역시 혼자라면 그런 증거를 만들 리가 없다. 어딘가에서 손에 넣은 일리시드의 유생체들을 이용해 만든 무리를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일리시드들의 뇌로 만들어진 거대한 뇌의 형태를 한 지도자, 엘더브레인의 도움이 없을 테니까.


어쩌면 엘더브레인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시간으로 봐서는 정련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것이다. 원래 일리시드의 유생체 100마리 중 한 둘 만이 제대로 된 일리시드가 되겠지만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 일리시드들의 뇌로 만든 엘더브레인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리라.


뇌 자체가 하급에다 시기로 봐서는 제대로 된 경험도 없는 백치들의 뇌를 뭉쳐봐야 제대로 된 지도자의 힘을 보이겠는가? 그 자는 바보 같은 짓의 반복으로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비록 강한 힘이 있어도 스스로 자멸해가는 바보를 도울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 자와 자신과는 악연. 이왕이면 죽어버리는 쪽이 좋다. 그렇기에 새로운 부대의 창립에 도움을 주도록 지시를 내렸다.


하긴 이곳의 ‘도구’들의 수준을 봐서는 어느 쪽이 당할 것인지는 이미 정해진 것이지만.


“아무튼 아까 그 ‘도구’는 제법 감이 좋더군. 뭐 단순한 정신병인지도 모르겠지만.”


잠깐의 침묵 후 그가 말한 내용을 알아차린 듯 유리관 안의 존재 중 하나가 말을 걸었다.


-그녀를 어떻게?-


“자네들은 재미있고 유용한 ‘도구’이네. 그대들과 상당한 면식이 있는 자를 어지간한 이유로 ‘먹이’로 삼지는 않을 테니 안심하게.”


-그렇다면 동족을?-


약간의 추론만 하면 알 수 있는 이유를 물어보는 건가. ‘도구’들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처리 중 하나다. 이곳의 나약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디바이스 정비와 같은 개념이다. 그런 걸 파악하지 못해 자신의 응답을 구한단 말인가?


자신이 너무 자비를 보인 게 아닌지 ‘완벽한 자’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솟아오르는 분노에 몸을 맡겨볼까 생각하던 그는 하찮은 일에 감정의 변화를 보인 점에 냉소를 했다. 그래, 이 정도는 답해줘도 될 것이다.


“간단한 답이지.”


‘완벽한 자’의 탁한 눈에서 하나의 확신이 떠올랐다.


“그것이 합리적이니까.”


단 하나의 온화함도 없는 냉엄한 목소리였다.





유노 스크라이어는 무한 서고로 향하면서 아까 전의 일을 상기했다. 기동 6과에 관한 기본적인 초안은 예전부터 완성되어 있었기에 상층부에 제출하기만 하면 됐다. 예전부터 적당한 타이밍만 노리고 있었으나 그게 보이지 않았기에 인맥을 동원한 구실을 만들려 했지만.


인선은 크로노가 어떻게든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파벌이 아닌 쪽이 당연히 참가해 오겠지만 다행스럽게도-또한 불행스럽게도- 빠른 대처를 요구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기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무한 서고 사서장인 자신은 새로 만들어질 기동 6과에 합류하기보다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주거나 상층부에 불리한 정보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쪽이 효율이 좋을 것이다.


“뭐”


일단 기동 6과 설립에 대한 초안은 확실히 통과할 테니 그것에 크로노는 안심하고 있을 것이나.


“훗.”


고생 좀 해보라지. 부려먹은 일의 대가는 받아낼 생각이었으니까. 크로노와의 접촉의 명분으로서의 면도 크기는 했지만 무한서고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여 있었으니까.


지금쯤 그 크로노는 기동 6과 건으로 안심했다가 따로 제출된 유급 휴가와 급료 및 보너스 상승에 간한 서명서와 탄원서에 놀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멍하니 서서 어찌 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책상에 앉아 자신에게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일을 처리할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에 스트레스가 조금 사라져갔다.


천천히 계속 걷자 차원공간의 모습이 보였다. 우주공간과 흡사한, 아니 우주공간의 모습은 억누르지 않은 감수성으로 바라본다면 황홀하다고 해도 될 만한 광경이었다. 그것에 취해 주변을 둘러보던 유노의 시선이 하나의 구조물에서 멎었다.


도넛을 상하로 세운 것 같은 모양의 구조물. 금속질로 된 네 개의 거대한 조각이 뭉쳐진 것처럼 보이며 그 도넛 같은 모양의 공간 사이가 km단위가 넘는 그것에 유노는 미소를 지웠다.


“내친 김에 저것도 조사해보고 싶지만.”


저것이 안전하다고는 전문가들이 발표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도 확실히 파악했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상상 속에서도 나타날 수 없는 어떤 일이 터지지 않는 이상 저것은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세상은 안 그래도 바쁘게 변하고 있다. 저것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세상은 얼마나 더 빠르게 변화해 버릴 것인가. 아직 어리고 변화에 익숙하며 영리하다는 평까지 받는 자신도 가속해가는 세계의 속도를 따라잡기 힘든 판에.


“저건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지 않은가?


아니, 이제 막 12세가 되어 창창한 미래와 앞으로의 발전을 기뻐해야 할 나이임에도 노인처럼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닌가.


“세상이 미쳐 돌고 있는 건가? 내가 미친 걸까?”


유노는 씁쓸히 웃은 채 그 구조물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을 내뱉었다.


“대체 어떻게 그들은……”


저것을 만들 기술을 손에 넣었는가? 질문을 떠올리는 순간 답은 나왔다. 그러자 다시 하나의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대체 어떻게……”


질문을 끊어버렸다. 그건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이미 넘쳤다.


“DTMM”


시공관리국이 세워졌을 때부터 있던 재단. 저 구조물들의 제작자들. 유노는 인상을 썼다. 자신은 어쩌면 정말로 별 거 아닌 것만 수사하려고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저것을 어째할 권한이 없다.


“DTMM”


미련 섞인 말을 중얼거리고는 유노는 몸을 돌렸다. 이제는 무한서고로 갈 시간이다. 기동6과의 완성이 될 때까지 쌓이고 쌓인 일들을 정리하며 기회를 노려야 할 시간이다. 기동 6과가 완성될 때에는 정리된 자료를 떠넘겨야 할 것이다. 기동 6과가 돌아갈 때는 대원들의 신분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일은 많고 앞으로도 일은 많다. 포기하고 쉬는 것은 간단하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은 지켜보고만 있는 자에게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 테니까.



















제목에 중요한 변화가 생겼음을 유의해 주세요.

그럼 좋은 밤 되시길.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정규 - 미정 (bn_794)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6-20 11:04)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삽질대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최종화 +9 08.06.14 899 3 21쪽
7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0화 08.06.14 416 2 20쪽
7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9화 +2 08.06.14 531 2 19쪽
7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8화 08.06.14 394 3 19쪽
7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7화 +8 08.06.13 502 3 19쪽
7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6화 +1 08.06.13 460 2 19쪽
7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5화 +1 08.06.13 526 3 19쪽
7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4화 +8 08.06.12 526 3 19쪽
7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3화 08.06.12 472 3 19쪽
7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2화 +1 08.06.12 470 3 20쪽
6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1화 +5 08.06.11 587 2 20쪽
6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0화 08.06.11 345 2 19쪽
6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9화 08.06.11 391 2 19쪽
6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8화 +5 08.06.10 584 2 19쪽
6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7화 08.06.10 410 2 19쪽
6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6화 08.06.10 555 2 20쪽
6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5화 +5 08.06.09 596 2 19쪽
6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4화 08.06.09 424 2 19쪽
61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3화 08.06.09 462 2 19쪽
6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2화 +7 08.06.08 528 2 19쪽
59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1화 +1 08.06.08 511 2 19쪽
58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0화 08.06.08 440 2 19쪽
57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9화 +8 08.06.07 493 2 20쪽
56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8화 +2 08.06.07 389 3 19쪽
55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7화 +2 08.06.07 546 2 19쪽
54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6화 +6 08.06.06 478 3 19쪽
53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5화 08.06.06 468 2 19쪽
52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4화 +5 08.06.06 544 3 19쪽
»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3화 +2 08.06.05 479 3 19쪽
50 [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화 +4 08.06.05 634 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