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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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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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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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26화

DUMMY

26화





카서스는 사람들이 긴급히 움직이다 부서뜨린 걸로 추측되는 공원의 벤치들과 다른 조각품등이 부서진 것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공원 전체가 그런 흔적들로 덮여있음에 한숨을 내뱉고는 여기 모인 사람들의 수가 최소 7만에서 12만 사이일 거라고 판단했으며 그중에서 10만에 가까울 거라고 판단했다. 이것은 정확했다.


카서스는 다시 공중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도시 중앙보다는 덜하지만 어둡다. 분명 지금은 낮인데. 그는 다시 마법사들의 행적을 떠올렸다. 할라스터 블랙클록은 그 마법사들이 모였을 때 특수한 마법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이들을-볼켄리터라고 하던가, 그들에 대한 기록은 스크라이어 부족의 장로인 노인과 대화할 때 떠올렸기에 바로 생각이 났다.- 순식간에 지워버리고 당황한 야가미 하야테-볼켄리터의 같이 수록되어 있었다.-와 상심한 소녀의 정신을 지배했을 것이다.


한 쪽은 마음이 약해져 있고 한쪽은 당황했기에 저항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바로 효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안 그렇다면 애써 모은 인간들이 마법사들의 상태에 당황해서 움직이기 시작했을 테니까. 카서스는 다수의 사람들이 공원을 향해 들어온 발자국은 있으나 밖으로 나간 발자국이 없음을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적당히 볼켄리터가 사라진 이유를 대도록 말하게 했을 것이며 주변이 위험한 것을 이유로 전송 주문을 사용한다고 했을 것이며 시민들은 그것에 불만을 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표했다 해도 아직 아이를 찾지 못했다거나 등의 가족의 행방불명 관련에 대해서였겠지만 근처에 숨어있던 할라스터 블랙클록은 때마침 와이트를 보여줘 불만을 억눌렸을 것이다. 카서스는 한 구석에서 사람들이 몰려있다 급격히 뒤로 물러선 흔적을 보며 판단했다.


그러나 할라스터가 직접 나서지 않고는 저 인구를 이곳에 있었을 미드칠더의 마법사들만으로 옮기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할라스터가 나설 리 없다. 그러나……전송은 분명히 되었다. 전송을 시작할 위치할 전송이 될 위치 그 두 군데에서 동시에 주문을 사용하는 식으로. 그리고 전송은 반드시 실패했을 것이다. 전송이 될 위치의 인물들은 할라스터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하기는 어렵다.


양복의 남자의 정신을 들어봤을 때 그 관련으로 이슈가 나지는 않았음을 알았다. 그렇다면 전송 실패를 가장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사람들을 이동시킨 할라스터는 그 외에도 전송이 될 위치의 인물들에게 모종의 처치를 했을 것이다. 죽여서겠지. 카서스는 하루가 지난 전송 주문의 흔적을 더듬었다. 역시 시간이 지나선지 정확하게 어디로 전송됐을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물론 주목이 될 것을 각오한다면 바로 찾아낼 수 있지만. 현재 자신은 드러나서는 안 된다. 존재야 알려졌겠지만 위치까지 파악당한다면 골치 아파질 테니까.


그러나 그 정도의 수를 함부로 전송할 수는 없다. 최소한 원래라면 전송이 완료될 위치에 있던 자들의 지휘자는 수많은 이들이 나타나도 상관없도록 공터를 준비할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드칠더의 수도 클라나간에서 클라나간으로 움직여도 위험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수로 차원도약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송이 가능한 위치는 한정되었다. 카서스는 이제 원래라면 어디서 전송이 완료되었을 지를 파악했다. 전송에 관한 기술이 뛰어날 걸로 여겨지는 곳이어야 하며 그 전송이 성공한다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이해타산이 맞는 곳. 그리고 공터를 확보할 재력이 있는 곳. 카서스는 바로 이동하려다 그곳 근처에서 함부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눈을 몇 번 깜빡이다 방향을 정했다. 클라나간에서 제법 떨어진 구획에 도달했다. 그곳의 하늘은 청명했으나 클라나간 중심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어둠이 하늘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클라나간으로 향하는 것을 방해받고 있는 차들로 인해 수도인 클라나간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막히다시피 했으며 인도에서 농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니까 대체 뭐가 일어난 거냐고?”


성격 급해 보이는 남자가 투덜대고 있었다.


“오늘 거래가 있습니다만 이래서는……”


어떤 중년의 남자가 누군가와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기, 저 안에 가족이 있는데……”


가장 앞쪽에 있는 여자가 길을 막고 있는 시공관리국의 국원들에게 하소연하는 와중이었다. 국원들의 인솔자로 보이는 자가 거듭 사죄를 하며 고개를 숙이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불평을 터뜨리면서도 다른 행동을 일으켜 사태를 악화시킬 것 같지는 않았다.


카서스는 그들을 무시하며 클라나간이 있는 곳과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마침 길을 돌리는 택시를 잡았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프라임 시, 정확하게는 DTMM재단의 지부로.”


택시는 이미 클라나간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도로에 있었기에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카서스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 이미 일어난 혼란과 앞으로 일어날 혼란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하르케기니아에 있었을 때의 자신은 네서릴의 파멸로 인한 충격에 다소 정신이 나가 있었던 게 확실하다고 느끼면서. 그는 택시의 의자의 감촉을 느끼며 미터기를 보지 않았다. 택시 운전수가 미터기를 몰래 조작하는 것을 눈치 채면서도.





나이가 많은 쪽과 젊은 쪽의 파라곤 일리시드들과 울리사리 소서러와 레드 드래곤 그레이트웜은 주변을 둘러봤다. 어느 차원에 있는 건지 위치를 종잡을 수 없는 우주정거장에 도착해서 우주선에서 내린 다음 네서릴의 마법사들의 감시 속에서 인도된 곳은 투명한 구 형태의 방들이 여러 개 있는 거대한 홀이었다. 아무런 장식도 없었지만 그 안에 있는 강력한 마법들은 약간의 감각만 있어도 알아차릴 정도였다.


마법사 중 한 명이 손짓을 하자 투명한 방들 중 4개의 문이 열렸다.


“그럼 각자 원하시는 곳으로 들어가 주시길.”


“거부권은 없나?”


그레이트웜이 말했으나 마법사는 고개를 저었다.


“저희는 마법을 자랑하는 부류가 아닙니다만 저항하신다면 마음껏 펼쳐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레이트웜은 이를 갈다가 방 중 하나를 선택했다.


“뭔가 편의시설은 없나?”


그레이트웜은 방에 발 하나만을 집어넣으며 물었고 그 순간 방에는 수많은 책들과 가구들과 인간용의 차와 과자들이 나타났다. 젊은 측의 파라곤 일리시드가 들어간 방에는 고릴라들의 뇌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그다지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대우를 해 주실 것이니까요.”


울리사리드 소서러와 노회한 측의 파라곤 일리시드는 방에 들어가기를 망설였지만 마법사들 중 하나가 입으로 뭔가를 속삭이기 시작하자 어쩔 수 없이 각자의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언제 풀어줄 거지?”


그레이트웜은 소파에 앉은 채 질문을 던졌다.


“일단 상관께서 직접 오시고 나서 결정될 일입니다. 아직 알 리가 없는 일이지요.”


그레이트웜은 테이블 위에 놓인 티포트에서 차를 한 잔 따르며 밖에 있는 마법사들에게 말을 걸었다..


“뭐 할라스터 블랙클록에게 시달릴 때에 비해서는 천국과 다름없군.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나.”


그리고 그레이트웜은 아직 뜨거운 차를 한 번에 벌컥 마신 다음 책장에서 책을 고르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대들의 상관은 누구지?”


마법사들의 표정에 웃음이 섞였다. 미묘하기는 했지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직속상관의 이름을 들어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소만.”


“그렇다면 그대들의 지도자는 누구지?”


“크, 크. 하하하”


마법사 중 한 명이 노골적으로 소리 내어 웃었다. 그레이트웜은 기분이 상했지만 인내력을 발휘했다.


“뭐, 좋소. 곧 알게 될 테니. 그분께서 여기에 직접 오실 일은 어지간해선 없겠지만.”


그레이트웜은 뭔가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가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레이트웜은 손에 잡힌 책을 만지작거리며 마법사가 말하길 기다렸다.


“이올라움.”


그레이트웜은 손에서 책을 떨어뜨렸다. 젊은 파라곤 일리시드는 고릴라의 뇌를 잡으려던 촉수에 힘이 빠져 잡지 못했다. 울리사리드 소서러와 노회한 파라곤 일리시드는 눈을 크게 떴다.


그레이트웜은 한숨을 내뱉었다.


“말년을 평온히 사는 건 꿈이려나.”


그렇게 말하곤 소파에 푹 주저앉았다. 운도 참 없군, 이라고 여러 번 중얼거리면서.





유노 스크라이어는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들이 들렸다. 기억의 한 구석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들리던 것들. 그리운 사람들의, 그리고 안전하고 믿을 만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시야가 조금씩 뚜렷해지면서 예전보다는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얼굴들을 한 어른들과 예상 이상으로 키가 자라거나 덜 자란 아이들이 걱정과 감격이 섞인 시선들로 바라보고 있는 것에 유노는 미소 지었다.


그러다 기절하기 전의 상황이 떠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가방이 자신이 누운 침상의 옆에 놓여 있으며 열린 흔적도 없음을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주변 사람들이 걱정스레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미드칠더에서 난리가 났던데?”


“유노 형, 어디 아픈 거야?”


“유노 오빠, 대체 뭐가 벌어지는 건지 이야기 좀 해줘.”


쏟아지는 질문에 유노는 자신의 입을 가리켰다. 입이 하나기에 다 답할 수 없다는 말이지만 그걸 다르게 해석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어이, 당장 먹을 것부터 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배가 고파서 기력이 없는 것 같은데.”


아니, 그건 아닌데. 그렇게 반박하려던 유노는 새삼스럽게 허기를 느꼈다. 잠시 뒤 인스턴트식품들을 갖고 오는 아이에게 뭐라고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잠깐 웃고는 침상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기력이 없었기에 오히려 넘어져 다시 걱정스런 시선에 노출되었다. 왠지 얼굴이 따가워졌다.


“저, 죄송한데 저에 관해 무슨 연락은 없었습니까?”


목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았다. 평소라면 명확하게 들릴 목소리가 단순한 중얼거림처럼 나왔다. 알아들었을까 의심스러웠지만 의심대로 뭐라는 건지 물으려는 이들 말고도 확실히 알아들은 이들도 있었다.


“얘 힘도 없는데 말 시키지 말고, 일단 이곳에 연락은 없더라.”


“기동 6과에서 온 소식은 없었나요?”


유노는 가장 걱정스런 일에 대해 말했다. 어른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것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아니면, 기동6과에 대한 이야기나 시공관리국 관련 이야기라도.”


순간 사람들이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에 유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곳으로 도주해야 했을 때부터 한참 잘못되긴 했지만.


“저, 이야기를.”


양복을 입은 남자가 유노에게 손바닥을 내밀어 어느새 일어서려 하던 유노의 움직임을 막았다.


“우선 기력부터 회복해야 할 거야. 식사부터 해.”


그동안에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했는지 몇 가지의 소화가 잘 되는 음식들이 쟁반에 실려 오고 있었다. 유노는 불길함을 느꼈지만 빨리 식사를 하지 않는 이상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는 힘겹게 음식들을 입에 집어넣었다. 최대한 빨리. 그런 그를 보고 양복의 남자는 걱정스런 시선으로 유노의 움직임을 살피다 고개를 저었다.





카서스는 프라임 시에서 휴대용 디바이스로 간단히 요금을 계산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 운전수는 매우 유쾌한 기분을 하고 있었다. 속여서 이득을 많이 취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속아준 것이라고는 알아차리지 못하겠지. 택시 운전수는 기분 좋게 그리고 크게 인사를 했다.


“안녕히 가십시오.”


카서스는 적당히 손짓을 해주고 바로 앞에 보이는 DTMM재단의 지부 시설을 봤다. 재단의 지부는 길고 높다란 담장으로 가려져 보통의 사람들로서는 내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택시를 타면서 입구까지 움직이는 동안 본 담장의 크기로 봐서는 DTMM재단의 가장 중요한 시설 밖에 사람들 10만 정도를 어떻게든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단.”


DTMM재단의 정원까지는 상관없을 것이다. 몰래 들어가는 것도, 그다지 위력이 없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미드칠더의 마법사들이 근무하는 것이 느껴지기에. 그리고 확실히 이곳이 여기의 계획대로라면 그 전송마법이 완료되어 사람들이 왔어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 마법이 사용되었던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미드칠더의 마법사들에게는 분명 대규모였을 주문의 행사도. 안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분명히 전송마법을 사용했다. DTMM재단의 위신을 세우기 위해서. 시공관리국을 없애거나 유명무실해지게 만드는 게 그들의 계획일 테니.


카서스는 벽을 향해 걸었다. 벽이 다가옴에도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그리고 벽에 부딪쳐야 할 시점에서 그는 벽을 통과해버렸다. 카서스는 저 멀리에 있는 건물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중간에 들어올 침입자들을 막기 위해 평상시에는 정원과 공터에 숨겨뒀을 트랩들이 해제되어 한구석에 몰려있는 것을 살폈다. 정원은 담 주변과 공터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었다. 보기 드문 조형이었다.


그 다음 카서스는 감각을 극대화시켰다. 희미하게 피비린내가 났다. 그쪽으로 다가갔다. 시체는 없었다. 그러나 카서스는 할라스터 블랙클록이 야가미 하야테를 이용해 이들과 연락한 후 여러 가지 이야기로 이 지부의 감독자를 납득시켜 하나의 전송식을 여러 명의 미드칠더의 마법사들이 이루어내게 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위험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을 전송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발동하고 있는 상태에서 중간에 개입해서 마력이 부족한 이들의 힘을 끝까지 긁어내게 만들어 몸을 폭발시켜 죽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카서스는 추측했다. 그리고 야가미 하야테는 피는 흘렸겠지만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외의 다른 소녀 마법사도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은 고통을 겪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했지만. 아직 그렇게 비관할 수는 없다.


카서스는 주변을 계속 살폈다. 중간에 모래로 보이는 것이 있었으나 그걸 만져본 카서스는 즉시 이것이 인간의 죽음의 형태라는 것을 알았다. 마법진을 발동한 자와는 다른 위치에 있는 자다. 그리고 정리가 되긴 했지만 여기에 가루가 되어 죽은 이 말고 다른 한 명이 죽었을 거라고 판단했다. 풀이 굽어진 채 펴지지 않았고 색깔이 약간 변색되어 있엇다. 그리고 이 두 명은 네서릴의 마법사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DTMM재단의 명목상 주인인 ‘은둔자’ 덴칠러 더 메드 메이지에게 능력을 부여받은 자로서 이곳에 있는 마법사들을 지휘하기 위해 온 것이리라. 그리고 두 명이 왔다는 것은 하나는 다른 한 명을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한 명의 전투계의 능력을 선사받았을 것이다.


그 전투계열의 인물이 어떤 성격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드물게 하는 이였을 것이다. 가루가 된 자가 늦게 죽은 것은 확실하다. 카서스는 디바이스로 프라임시의 어제의 날씨와 풍향을 체크했다. 그리고 가루가 날린 방향과 확산 상태도 체크했다.


그는 정확히 바람과 가루가 된 자의 움직임을 파악했으며 먼저 죽은 자가 어지간해서는 전투계열의 능력자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그가 소리 없이 죽었을 것인데도 한동안 가루가 된 자가 움직이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 유의했다. 가루가 확산되기 시작한 점은 전투계열로 추측되는 남자와 제법 떨어져 있었다. 전투계열의 남자가 말을 하는 편이었다면 이 전송으로 인한 여파에 대해 상담을 할 가능성은 높으며 그게 아니라도 대화를 하는 게 보통이나 전투계열로 추측되는 남자가 죽은 지 상당 후에 움직였을 것이기에 전투계열의 남자가 말이 드물거나 아예 하지 않거나 애초에 할 수 없는 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카서스는 가루로 변한 것이 확산된 위치 근처의 풀과 발자국들로 인해 가루가 된 자가 뒤를 돌아봤다는 것과 보통 사람의 경우 손에 닿는 나뭇가지들이 약간 움직인 것을 봐서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뒤 살해당했음을 알아차렸다. 누군가는 할라스터 블랙클록이겠지.


카서스는 그리고 세 원로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려 전투계열로 판단된 자가 가만히 있는 자, ‘룩’일 것이고 가루가 된 자가 ‘킹’이지 않을까 추측했다. ‘킹’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행한 마력의 파동이 느껴지는 곳의 중앙에 있었고 전승에 의한 ‘킹’으로서의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 합리적이니까.


카서스는 잠깐 쉬었다. 경비병들이 달려오는 기색은 없었다. 그리고 가루가 된 자의 손이 만지작거려서 움직인 걸로 추측되는 나뭇가지들로 봐서 가루가 된 자의 키를 다소 추측할 수 있었고 그가 본 시선이 어딘지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함부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남아있는 마력의 잔재들이 숨겨서 다른 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만 사용해야 했고 그건 사실상 최대한 마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 카서스 자신의 지성과 관찰력을 이용해 상황을 추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가루가 된 자, ‘킹’이 주목했을 위치로 움직여 거기서 전송진에 간섭했을 마법에 대해 파악했다. 그리고 클라나간의 공원에서의 전송진에 대해서도 떠올리곤 가만히 놔두면 대규모의 전송사고로 여겨질 수많은 이들이 향했을 위치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할라스터 블랙클록이-그것이 본인인지, 클론인지 확인은 할 수 없지만 클론일 확률이 높았다.- 분명히 DTMM재단의 지부 시설 내부로 가려다 그만뒀을 거라고 추측했다.


카서스는 이제 모든 사실을 확인했다. 그 역시 저 DTMM재단 지부 내부로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함부로 행동하기에는 상대가 너무 거대하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찔러보긴 어렵다. 카서스는 이제 다시 재단의 정원과 공터들을 한 번 보다가 재단 지부의 벽을 다시 통과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할라스터가 사람들을 납치했을 위치에 대해 생각해봤다. 무한서고에서 얻었던 지식들 중 일부가 떠올랐다. 카서스는 뒷목을 잡았다.


정말로 최악으로만 나아가는군. 이래서야. 솔직히 베르카가 실존한 건지 아니면 엘콰이어 제국이 만들어진 건지 관심이야 없지만 귀찮은 상황이 확실하게 발생했다.


“‘요람’이었나……”


그 시설. 숨겨지고 거대하며 또한 약간의 개조만으로 대량의 실험설비를 갖출 수 있는 곳. 말 그대로 최상의 조건. 그곳에 프로젝트 F가 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쓴 자는 하나뿐. 할라스터 블랙클록.


“하아.”


카서스는 한숨을 내뱉었다. 태어날 때부터 네서릴이 가장 혼란한 시대였는데.


“대체 인생이 왜 이 모양인 거지.”


카서스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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