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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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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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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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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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2부]삽질 대마법사들 이야기 10화

DUMMY

10화





시공관리국이 세워진 백년 이상 전, 거의 이백 년 전에 세워졌다고 한다. 수많은 차원들이 발전된 지식들과 무기들로 그들의 차원에 잇는 사람들만큼의 가치관과 가치관이 부딪쳤고 거대한 파멸의 불길이 전 차원계에 미쳐가고 있을 때 미드칠더를 기점으로 한 무리의 마법사들에 엔트로피로 향해 떨어져 가던 우주의 방향이 돌이켜졌다.


그들 중 가장 유명하며 아직도 세상에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 원로. 그들은 정의롭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세계의 평화에 헌신하던 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스스로의 이름을 밝히기를 꺼렸으나 그들의 별칭은 유명하다.


단지 그가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전사들은 힘을 얻고 용기를 갖고 더 정확히, 더 빠르게 적들을 쓰러뜨리게 만들었다고 하는 지도자 킹. 그 누구도 그가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음에도 적이 쓰러져 있어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성벽이라 불리던 룩. 그리고 그 어떤 마법사들도 공간을 비웃는 그의 공격을 따라잡지 못해 뛰어넘는 자라 불린 나이트.


그 외에도 비밀외교를 통해 절대로 협상하지 않으리라 생각되던 이들의 마음을 돌려 사람을 감화시켰다는 비숍이라거나 수많은 전장들 속에서 정체를 숨긴 채 가장 위험한 자들을 쓰러뜨린 폰이 있다는 말도 있으나, 위의 셋에 대한 정보에 비해 정확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전설의 세 제독이 그들의 영광을 가리기 전까지 위업을 세운 그들이 지금 정확히 어디에 있는 지 아는 자는 그들이 드물다.


“……라지만.”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빛나는 유리관 안에 든 세 개의 뇌를 본 파라곤 일리시드는 생각을 정리해봤다. 역시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다. 협박을 하기는 했지만 왠지 저 뇌들은 맛이 없어 보였다. 늙은이의 것이라고 해서 가리는 식성은 아니니.


늙은 뇌에 부담을 가게 하거나 정신을 망가뜨릴 우려가 있어 무의식을 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허나 결국 생긴 의구심에 들여다보려 했지만……


“프로텍트”


정신적인 강력한 방어막이 있었다. 결코 저들 스스로의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 아니다. 이 시공관리국이라는 요소 자체가 전 차원계의 평화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거창한 명분만 내세우고 실제로 제대로 된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것은 이미 판단. 허울 같은 거라고 했지만.


그로서도 예상치 못했다. 정말로, 정말로. 이 시공관리국이라는 오만한 이름을 가진 기관 전부가 더 거대한 ‘것’을 가리기 위한 껍데기일 뿐이라는 것은.





택시는 아직도 달리고 있다. 요금은 올라가고 있다. 운전수가 라디오를 틀었다.


“미드칠더 중앙 공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음악 쪽으로 틀어줄 수는 없겠나?”


카서스의 말에 운전수는 바로 채널을 돌렸다. 카서스는 생각했다. 아까 전의 그 공항에서 무슨 일이 터졌을 것이다. 허나, 이것은 정체된 이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비록 희생자들은 슬픈 운명이겠지만 자신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모든 걸 구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세계는 자신의 것이 아닌 것. 스스로가 관련되어 더 좋은 방향으로 간다는 확신이 없는 한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이다.


실패는 벌써 두 번. 그것도 인간이 사회를 만들고 문자를 만들어 스스로의 정보를 후세에 전해주며 발전할 수 있는 가망을 가진 곳을 파탄시켜버렸다. 그러니 조용히 있자. 자신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더 큰 사태들을 먼저 조사해봐야 한다.


이런 생각들을 떠올리면서도 어느새 공항의 상태를 보려고 하는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그 마음을 놔두면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미리 미련을 끊어두겠다고 생각한 카서스는 자제력을 발휘해 공항의 현황을 보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 벌어지기 시작한 사태를 이해할 수 있고, 막을 수 있고, 보았다면 막으러 갔을 유일한 자는 사태를 방관해버리고 말았다.





-안전장치 해제는 불법입니다.-


제스트는 통신 내용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도망치는 인간을 닮은 ‘산시체’를 포착, 마력을 발로 이동시킴에 의한 주력 증가, 순식간에 달라붙어 일섬에 적의 머리를 박살냈다.


“법이란 사람을 위한 장치였다는 건 알지 않는가.”


통신사는 말이 없다.


“저것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다.”


말을 하면서 뒤에서 기습해오는 상대에게 디바이스를 휘둘렸다. 디바이스에 깃든 물리력으로 변환된 거력에 산산이 찢겨나가는 인간이었던 것.


“저것들은 사람을 해치려 들고 있다.”


간단한 논리.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마력 데미지로는 제압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수염을 기르고 신사복을 입은 ‘산시체’가 아직 자신을 눈치 채지 못하고 여럿이 뭉쳐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능이 있다는 것은 확인. 작전을 세우고 있는 중일 것이다.


카트리지를 채워 넣는다. 전신에 마력이 감돈다.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디바이스와의 일체감. 생각한 마법을 구현하기 시작해나간다. 디바이스를 저들에게 향했다. 그리고 발포를 준비했다.


만약 저들이 단순히 정신병에 걸린 거거나 자신의 상태가 이상하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마력이 디바이스의 끝에서 감돈다. 마법진은 이미 치밀한 구성을 갖췄다.


필시 사형, 아니면 영원히 정신병동에 있어야겠지.


마법의 힘이 완전해질수록 마법진의 빛은 강해져가고 그걸 본 저 무리들이 움직이려 든다. 당황해서 마법의 범위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벗어나려 든다.


그것도 괜찮군.


섬광이 일직선으로 날아갔고 땅에 닿는 순간 폭발. 이제 그들이 정말로 인간이건 괴물이건 살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파멸.”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자 할 것을 이 손으로 부수고 있지 않은가. 문득 시야가 흐려지자 제스트는 잠시 눈을 만졌다. 눈물 같은 것이 손에 묻어나왔으나 그는 손을 저어 그 액체를 날려버리고 다음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전원 공항에서 빠져나가라는 통신이 들리기 전까지.





페이트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에 우두커니 서 있다 마력 데미지만이 깃든 탄환들을 날려 시체 같아 보이는 ‘부상자들’에게 날렸다. 부상자들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자신을 향해 달려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배리어를 치려는 순간 시야 앞에 흙으로 된 벽이 생겼다.


“기쉬 드 그라몬 씨?”


“풀네임을 부를 필요는 없어.”


냉엄해 보이는 인상이 위압감을 풍기고 있다. 잘생긴 얼굴이지만 먼 곳에 있는 뭔가에 집착하는 듯한 눈빛이 소름을 돋게 만든다.


“내가 있던 세계에서 저런 것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기는 하군.”


“저, 저게 뭐죠?”


“좀비나 언데드 같은 거겠지.”


“하, 하지만!”


기쉬는 깔보는 듯한 시선으로 페이트를 쳐다보다 한숨을 터뜨렸다.


“아마 전설이나 상식이 아니라고 할 지 모르지만 나 역시 1년 전까지는 이런 데가 상식이 아니었다고…… 차라리 언데드가 상식이었지.”


“게다가 여기는 로스트로기아라는 것도 있잖습니까?”


갑자기 난입한 목소리.


“교관님.”


“이제는 이름을 불러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벨러드는 기절해 있는 긴가를 들고 있었다.


“전투기인이라선지 겉보기보다 무겁군요.”


그러면서 페이트에게 긴가를 떠넘겼다.


“아, 어, 어째서?”


페이트는 긴가를 받으면서도 의아함을 표시했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지만 전투기인 아가씨께서는 감수성이 풍부하신지 기절하시더군요.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도 없어서 데리고 오긴 왔습니다만……”


흙벽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저 벽은 얼마나 버틸 거라고 생각합니까? 기쉬씨?”


“마력을 보내지 않는다면 몇 분 후면 무너지겠지.”


벨러드는 서포트진에게 통신을 보냈다.


“지금 사태가 어떻습니까?”


-공항 전 층에서 반시체 같은 자들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벨러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공항 안에 있는 대원들도 말려든 것 같습니까?”


-네.-


“추가 지원은 언제 올 수 있나요?”


-최소한 30분은 되야.-


벨러드는 옆의 콘트리트로 된 벽을 발로 찼다. 아주 잠깐 벨러드의 눈에서 소름끼칠 정도의 차가운 빛이 보인 것 같았다.


“적이 와이트라고 상부에 아니, 무한서고에 알려 주십시오. 그리고 레지어스 중장에게 B-24방안을 공항을 목표로 개시해달라고 해주십시오. 이건 가장 빠른 조처가 필요한 겁니다. 상부의 허가를 받을 시간을 가지지 마십시오!”


기쉬 드 그라몬이 수상쩍은 눈으로 벨러드를 보고 있었다.


“어이, 당신 어떻게 저걸 알고 있지?”


“교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봐야 한답니다.”


벨러드는 어느새 평소처럼 부드러운 표정으로 기쉬의 말에 답변하고 있었다. 기쉬는 코웃음을 쳤다. 무한서고에 바로 연락해서 알아보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 건 절대로 평범한 교관이 알 지식이 아니다.


“저, B-24방안이 뭡니까?”


페이트의 질문에 기쉬도 그건 모르는 듯 벨러드를 향해 의문을 가진 채 바라보고 있었다. 벨러드는 이미 하나의 화면을 띄운 채 공항 탈출을 위한 최단 거리를 찾고 있었다.


“저기……”


“질문은 들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벨러드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 기쉬가 따라왔고 긴가를 안은 페이트도 따라가기 시작했다.


“B-24방안이란……”


벨러드가 잠시 우물쭈물했다. 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인상이었다. 그 순간 달려오는 반시체 무리가 있었고 벨러드는 디바이스를 창의 형태로 만든 뒤 한 팔로 단 한 번 움직여 체형과 체격과 키가 다른 반시체 무리들의 머리 4개를 박살내어버렸다. 페이트와 기쉬가 입을 벌린 채 벨러드를 바라보는 걸 본인은 모르는지 무시하는 지 도망치기 시작한 남은 반시체 무리들에게 디바이스를 들지 않은 손으로 물리력이 실린 마력탄들을 날렸다. 완벽한 정밀도로 날아간 탄환들을 정확히 시체 무리들의 머리만을 공격해 박살냈다.


“아, 그, 그러고 보니……”


이래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라고 말하려던 페이트는 상대가 언데드라고 말했던 걸 떠올리고 수많은 감정이 들끓고 있는 것을 억눌렀다. 납득이 되지는 않았지만 함부로 행동할 때는 아니다. 뭣보다 아까의 창술과 탄환의 정확도는 자신과 나노하와의 훈련 때 한 번도 보지 못한 정도의 것이었다. 밑천을 드러내기는 뭘 드러냈단 말인가.


“아까의 설명을 계속하는 걸 원하십니까? 아니면 다른 걸 원하시나요?”


다른 걸 이야기하려던 페이트는 곧 공항 전체에 벌어질 지도 모르는 B-24방안 쪽을 질문하기로 했다.


“표정을 봐서는 옳은 결단을 내리신 것 같군요. 확실히 지금은……”


이번에는 디바이스를 든 반시체들이 보인다. 복장을 봐서는 시공관리국 국원이었으리라. 디바이스를 들고 사격을 해온다. 마력탄들이 날아오나 그 정확도는 정말로 형편없었다. 생전에 죽어라 훈련했을 역량을 잃고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발동시키는 듯이.


밸러드는 자신의 전면에 쉴드를 쳤다.


“기쉬씨. 제 기술은 좀 더 정확도가 높고 좀 더 빠른 것뿐입니다. 제가 뭘 더 하는 걸 보고 싶기야 하겠지만 저보다는 기쉬씨의 레어스킬을 더 보고 싶군요.”


한곳에 집중되지도 않고 공격해오는 마력탄들을 가볍게 막고 있는 벨러드를 보던 기쉬가 뭔가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국원 출신 반시체-와이트-들 뒤에서 몇 마리의 골렘이 튀어나와 기습, 쓰러뜨렸다.


“자, 이제야 설명을 할 수 있겠군요.”


여전히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벨러드는 말을 이었다.


“B-24방안은 목표의 파괴, 정확하게는 폭격을 통한 불로된 정화를 의미합니다.”


“잠시만요!”


페이트는 비명처럼 높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나 벨러드는 아무렇지 않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 공항은 오늘 정말로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말게 될 겁니다. 누군가 밀입국시킨 로스트 로기아 때문에…… 뭐, 그런 명목이겠지요.”


아무런 주저도 없이 뒷모습만을 보여 준 채 걸어가는 벨러드를 보며 페이트는 마음속에서 절망감이 터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시공관리국 국원 출신의 와이트는 자신을 와이트화한 와이트가 소멸했음을 깨달았다. 여전히 살아있는 자들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증오가 전신을 감돌고는 있었지만 그가 살해해 동족화시킨 와이트를 이끌고 하나의 우주선으로 향했다.


제법 많은 인간을 죽였기에 증오가 조금 사그라져 어느 정도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했다. 그리고 상황이 이 정도쯤 되었다면 자신들을 생포하려 하지 않고 없애려 할 거라는 것도 뻔했다. 자신이 살해한 자 중 제법 직위가 높아 보이는 와이트에게 명령을 전했다. 스스로가 죽이고 동족으로 만든 경우에는 지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나마 좋은 점인 것 같았다.


“현재 이 공항에 자동조종으로 움직일 수 있는 우주선은 있나?”


기억은 있지만 감각이 엉망진창이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자신이 만든 부하 중 누군가가 조종사 출신이라도 실제로 조종하지는 못할 것이다. 상관이었던 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현재 움직일 수 있는 우주선은?”


옛 상관은 하나의 우주선을 가리켰다. 리더급 마인드 플레이어가 타고 왔던 그 우주선이었다. 그러고 보면 검문을 할 때 시공관리국 측에서 조처를 취해서 만약의 경우 국원의 지시에 따라 조종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리더급 마인드 플레이어가 인질극을 벌여 의미가 없어지긴 했지만.


“저걸 타자. 최대한 빨리. 이 차원을 빠져 나가자.”


예전의 기술을 사용하려면 이 엉망진창인 감각에 익숙해져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인간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있으며 희생자들을 갖게 된 인간들도 그럴 거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이치니.


이 육신은 이미 죽은 것이겠지만. 아직 정신이 살아 있는 한은 발악해보도록 하자. 곧 하나의 우주선이 미드칠더 중앙 공항에서 다른 차원을 향해 움직였다.





그는 푸르스름한 빛깔을 가지고 점액질이 흐르는 피부를 가진 문어머리 같은 얼굴에 달린 네 개의 촉수를 흔들거리고 있는 약 180cm정도의 키를 가진 평범한 일리시드들을 바라보다 잠시 기력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수백에 가까운 푸르스름한 피부의 평범한 일리시드들 사이에서 키가 270cm정도에 달하며 다른 일리시드과는 달리 8개이며 또 그 길이가 덩치만큼이나 긴 촉수를 가진 자가 있었다. 그것은 ‘완벽한 자’인 파라곤 일리시드의 다음 위치에 놓이는 자, 울리사리드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그는 울리사리드 중에서도 자신에게 있는 천부적인 마법의 자질의 개발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강력한 소서러였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거대한 수조가 있었다. 그 안에는 일리시드들의 지도자로 활동해야 할 것이 있었다. 거대한 뇌에 꼬부라진 촉수들이 붙어있는 외견을 가지고 강력한 텔레파시를 발휘하는 저 일리시드 사회의 지도자, 거대한 두뇌, 엘더브레인.


울리사리드의 소서러는 한숨을 내뱉으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저 엘더브레인은 딱히 정신보호를 하지 않은 자신의 사고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보통 백 마리의 일리시드 유생체 서너 마리만이 살아남아 일리시드 성체가 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그럴 여유는 없었기에 그 시험을 통과했다.


일리시드의 수명이 다 끝나갈 때 뇌를 빼서 수많은 경험과 지식이 가득한 상태의 뇌를 엘더브레인에 결합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없었기에 성체가 된지 며칠 안 된 일리시드의 뇌를 사용했다.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자는 자신밖에 없지만 자신이 없다면 현 상태의 엘더브레인은 보호받지 못한 채 죽게 되리라. 그리고 뇌를 뺀다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의미하는데 아직 죽기에는 너무 일렀다.


그래도 불량품들이 섞이고, 아니 불량품들로만 만들어진 저 엘더브레인은 너무나도 무지했고 초능력은 있으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지시를 제대로 내리지도 못해 자신의 경험을 일리시드에게 설명시켜 교육을 돕는 형태로도 사용하지 못한다.


차라리 다른 일리시드 도시로 망명할 것 그랬나?


순간 떠오르는 후회를 지우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맡은 평범한, 아니 실제로는 불량투성이일 일리시드들은 경험도 별로 없었기에 사냥할 때마다 흔적을 남겼고 소서러는 그걸 지우러 다니기에 바빴다. 그가 익힌 마법의 비의는 철저하게 배신자나 강력한 한 개체의 적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일리시드들의 행동은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더 이상 흔적을 지우기 어려워지자 소서러는 오히려 주변의 지나가던 사람들을 지배 일부러 특정 시기에 더 거대하게 만든 흔적을 찾아내도록 한 다음 시기가 오기 전 미드칠더로 숨어들어오는데 성공은 했고 그 시기가 되었기에 인간들의 눈길은 지구로 갔기에 고비를 하나 넘겼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대로 지낼 수는 없었다.


뭔가 다른 대처 방안을 찾아내야 했다. 일단 정신파가 아니라 마법의 힘으로 인간들 몇을 지배했다. 정신파 방해기라는 물건의 위험성은 전의 인간들의 우주선에서 자신과 같은 울리사리드들이 죽을 때 충분히 확인했다. 울리사리드조차 고통스러워한다면 저 약하고 현재로서는 쓸 데라고는 정말로 없고 일일이 손을 대야 하는 일리시드들에게는 절대적인 고통을 주고 말 것이다. 그 고통에 인간들의 마지막 일격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어떻게든 뛰어나면서도 나름대로 경험이 잇는 일리시드의 뇌를 손에 넣어 저 현재로서는 짐덩어리밖에 되지 않는 엘더브레인의 힘과 지성을 강화시켜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소서러는 고민했지만 닦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 차원에 다른 일리시드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이대로 족장 행세라도 해야 되는 건가, 라며 소서러가 자포자기하고 있을 무렵 하나의 신호가 왔다. 자신이 지배한 인간이 뭔가에 의해 죽은 것이다. 그 뭔가는 느낌상 언데드였던 것 같았다. 이 세계의 영상 매체가 전달해주는 정보로는 알아낼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기에 전에 배신자나 사냥해야 할 적을 찾기 위해 익힌 마법을 사용해 자신에게 지배당했던 자가 죽은 곳 근처를 보기 시작했다. 익숙한 파장이었다.


하나의 기회가 왔다. 언데드 제작의 비의를 사용한 걸로 봐서는 누군가 조력을 해주는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파장. 그건 분명 파라곤 일리시드의 것이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가장 완벽한 두뇌. 누군지 모를 조력자가 거슬리나 조력자를 쓰러뜨리던 조력자의 눈을 속이던 하기로 했다. 마침내 엘더 브레인을 제대로 된 것을 변화시키기 위한 제물을 찾아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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