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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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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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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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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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DUMMY

현수가 갑자기 사라진 후 경수는 비로소 제게 친구라고는 현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을 했다.


현수가 하자는 대로 하던 경수였기에 현수가 사라지자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의논할 상대가 없었다.


현수가 사라지고, 경수는 현수 병풍을 하던 병호, 근대, 병렬 등과 잠시 어울렸지만, 병풍들은 곧 다른 패거리에 합류하거나 취직을 했다.


그리고 저에게 별 도움 안 되는 경수를 언제부턴가 피하기 시작했다.


- 야, 너하고 놀다보면 일을 못해. 나 잘리면 네가 먹여 살릴 거야?


- 야야, 너는 일자리 안 구해? 야, 끊어. 사장님이 부르신다.


- 야, 우리 물주가 너는 안 된단다. 아닌 말로 너, 여자 물고 오는 재주도 없잖아?


현수를 제외한 다른 애들은 경수와의 관계를 끊은 것이다.


“개새끼들, 의리도 없는 새끼들···. 나 잘 될 때 아는 체만 해봐. 다 밟아버릴 테니까.”


병풍들을 욕하던 경수 역시 살려면 알바라도 해야 했다.


그렇게 알바를 전전했고 몇 달 되지 않아 잘리기를 반복했다.




딱히 갈 곳이 없어 길을 헤매던 경수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주머니 속에서 엄마가 준 돈이 만져졌다.


밤이 깊도록 거리를 한참 배회하던 경수는 배가 고팠지만, 집에는 들어가기 싫어 애꿎은 돌맹이만 찼다.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밴드 자유스타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잘 지내니 나는 요즘 그냥 살아~’


경수의 핸드폰 액정에 떠오른 이름이··· 응? 현수?


경수가 얼른 전화를 받았다.


“현수? 현수니?”


- 그래, 새꺄. 오랜만이다.


“야! 너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내가 너한테 얼마나 전화했었는지 알아?”


경수의 목소리가 흥분에 젖어 톤이 올라갔다.


- 미국에 유배 갔었다, 씨발.


“뭐? 유배? 무슨 소리야?”


- 꼰대가··· 나 사고 쳤다고 보낸 거야.


“사고? 무슨 사고? 그럼 혹시 그··· 영종도 빨간 반츠? 그거 너였어?


- 그래! 나다, 임마! 흐흐흐흐흐흐.


“너 지금 어디야? 내가 갈게.”


- 여기? 올래? 여기가 어디냐면···.


“알았어. 딱 기다려. 40분! 아니다 30분만 기다려. 근데··· 나 돈 없다.”


- 오기나 해, 새꺄.


전화를 끊기도 전에 경수가 뛰기 시작했다.


“택시! 택시!”


***


경수는 택시를 타고 현수가 알려준 대로 영종도에 있다는 현수네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 앞에는 두터운 모자를 쓴 중년남성이 두꺼운 패딩을 입은 채 경수를 기다리다가 경수가 내리자 택시비를 지불했다.


“올라가세요. 2층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경수는 인사를 꾸벅 하고는 날듯이 뛰어 들어갔다.


2층 창가에 있는 소파에는 현수가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양주병과 얼음이 놓여있었다.


“어서와.”


현수가 자신에게 다가온 경수를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인사했다.


경수 역시 현수를 꼭 안고 등을 두들겼다.


“야! 그렇게 사라지는 게 어디 있어! 내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경수의 말에 현수가 피식 웃었다.


“왜? 물주가 없어져서?”


경수가 어색한 얼굴로 답했다.


“물론 그게 크지···.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지.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일단 앉자.”


자리에 마주보고 앉자 현수가 경수 앞에도 술을 따라서 밀어주었다.


경수가 제 술잔에 얼음을 집어넣으며 물었다.


“아니, 왜 깡술을 마셔? 안주 없어?”


현수가 고갯짓으로 냉장고를 가리켰다.


“먹을래? 그럼 저 안에 뒤져봐.”


경수가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물과 치즈 외에 있는 게 없었다.


경수가 씽크대 찬장을 뒤지자 라면이 보였다.


“현수야, 너도 라면 먹을래? 내가 끓여줄까?”


“그럴래? 그럼 끓여.”


“오케이.”


경수가 라면을 끓여서 그 안에 치즈까지 넣어 가져왔다.


“아까 그 아저씨는 뭐야? 여기 관리인?”


“응, 그런 거지.”


둘은 라면을 먹으며 간간이 술잔을 들었다.


“그런데 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라면을 먹던 현수가 잠깐 멈칫하고는 입을 열었다.


“나, 내놓은 자식이잖냐. 미운털이니 치운 거지.”


“누가 너희 아버지가?”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치우긴 꼰대가 치웠는데, 그 꼰대 몰래 날 불러들인 건 엄마라는 여자.”


“야-아, 그래도 너희 엄마 능력 있다. 그래, 자식한텐 엄마가 최고지.”


라면을 먹던 현수가 손을 멈추고 현수를 올려보았다.


한참 라면을 먹던 경수가 현수의 눈길에 멈칫했다.


“왜?”


“그럼 좋겠다, 네 말대로.”


“··· 그럼, 아니야?”


“거래야, 거래. 자식한테 거래를 하는 엄마가 너는 엄마로 보이니, 새꺄?”


“무슨 말이야?”


현수가 다시 라면을 입에 가득 물고는 씹어 삼켰다.


“···.”


경수가 얼굴을 굳힌 채 현수를 바라보았다.


현수가 피식 웃더니 경수에게 물었다.


“경수야, 너 정말 내 친구 맞냐?”


현수의 질문에 경수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야, 임마, 나도 내가 능력 없는 거 알아. 하지만 너를 물주로만 생각한 건 아니다. 씨발, 너 사라지고 나서 다른 놈들 다 나 피하더라. 내가 너한테 정말 많이 의존했었구나. 싶었다.”


현수가 클클거리며 웃었다.


“나, 미국에 유배 갔을 때 느낀 게, 딱 네가 지금 느낀 그 기분이다. 너 말고는 생각나는 놈도 없었어. 어차피 이제는 다른 놈들 챙길 여유도 없고.”


“네가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나를 인정해준 건 너 뿐이었다. 현수야, 이제 어디로 사라지지 마라, 응?”


경수의 말을 들은 현수가 경수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 너 믿어도 되냐?”


“야, 새끼야! 물을 말이 있고, 아닌 말이 있지. 내가 언제 너 물 먹인 적 있어? 엉?”


씩씩거리며 일어선 경수의 이마에 굵은 핏줄이 섰다.


현수가 다시 킬킬 대며 손으로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경수는 못내 현수의 말이 서운했는지 벗어두었던 윗옷을 챙겼다.


“씨발, 잘난 너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라.”


아래층으로 향하는 경수를 현수가 불렀다.


“경수야, 앉아.”


“됐어!”


결국 계단 앞까지 간 경수를 현수가 잡았다.


곧 울기라도 할 것처럼 경수 눈이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꾹 다물린 입술과 눈빛에 현수를 향한 섭섭함이 드러났다.


현수가 다시 피식 웃었다.


경수를 끌어다 소파에 앉힌 현수가 진지한 얼굴로 경수에게 말했다.


“그럼 나, 너 믿고 다 얘기한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진 경수가 현수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


밤이 늦어서야 현수네 별장을 나온 경수가 콜택시에 올랐다.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경수는 현수의 말을 떠올리며 얼굴을 굳혔다.


현수가 경수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돈 많은 것들은 그렇게 사나?’


경수에게 떠오른 생각이었다.


경수는 현수가 한 이야기를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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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2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7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9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7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7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2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4 5 7쪽
»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9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3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1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106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6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1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80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9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5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9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3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2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8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2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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