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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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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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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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06화. 진상 손님(4)

DUMMY

두 사람 다 머리는 희끗했지만, 한 남자는 마르고 키 큰 체형이고, 다른 사람은 키는 작지만 꽤 복부가 튼실해보였다.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친 양 주방장이 가볍게 인사했다.


“오셨어요?”


“예, 잘 지냈어요? 오랜만에 왔어요.”


마르고 키 큰 남자가 웃으며 양 주방장에게 아는 체 했다.


키 작고 복부가 튼실한 사람은 얼마 전 식당에서 꼬장을 부리려다 순덕에게 쫓겨 간 서지용이 사는 해동아파트 고 경비원으로, 오 경비원이 서지용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 말리던 사람이었다.


마르고 키 큰 남자는 정 경비원으로 역시 꽤 오랜 기간 해동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가볍게 인사를 마치고 뼈해장국을 주문했다.


정 경비원이 식당 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고 경비원에게 물었다.


“서지용이 그놈이 오 경비한테 사과했다며?”


고 경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해가 서쪽에서 뜨는 줄 알았어. 그놈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사과를 했는지 오히려 그게 더 불안해.”


“뭐 진짜로 사과를 했겠어, 그 성질머리에? 뒤에 뭐가 또 있는 거 아냐? 민원이 있었다든지, 오 경비 가족이 고소를 한다고 했던지···.”


식당 밖에서 오 경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순덕이 귀를 쫑긋 세웠다.


검둥이는 낮잠이 들었다.


순덕이 살며시 일어나 식당 가까이 다가왔다.


“그건 모르지, 뭐. 그런데 오 경비가 그때 그 미친놈한테 맞고 나선 앓아누웠었잖아. 화병인가, 공황장애인가 뭐 그런 거 비슷하게 와서 아예 일을 못했단 말이야. 그거, 그렇게 억울하게 쥐어 터졌는데 그 속이 온전했겠어? 그런데 관리사무소 소장 통해서 집으로 전화를 했더래. 뜬금없이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오 경비도 의심을 많이 했나봐. 또 무슨 수작인가 해서···.”


주문한 뼈해장국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잠깐 끊겼다.


뼈해장국을 받아든 그들이 숟가락을 집은 후 고 경비원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런데 소장한테 치료비로 쓰라고 전해달라고 돈을 맡겼더래. 그러면서 나오면 소장 보는 데서 정식으로 사과하겠다고, 치료 잘 받고 나오시라 했대. 그러고는 오 경비한테 정말 사과를 했어.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오죽하면 해가 서쪽에서 떴나 하고, 하늘을 다 봤을까···.”


“그래서 오 경비는 어떻게 한대?”


“고민 중이래. 다시 나오려고 해도 마음이 자꾸 두 근 반, 세 근 반 하는 모양이더라고. 왜 안 그렇겠어. 말리던 나도 그랬는데···. 에이.”


“그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오 경비가 서지용, 그 미친놈한테 당한 세 번째 경비였잖아.”


“흐흐흐. 그런데 그만 둔 이 씨를 지난주, 나 쉬던 날 잠깐 만났어. 이 씨는 부평에서 일하고 있더라고. 그런데 이 씨도 그놈한테 당해서 나간 거 아냐. 거기도 그런 전화 받았다던데?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싶다고.”


“허허허허허. 그놈, 그거 죽을 날이라도 받아놓은 거 아냐? 왜 갑자기 행동이 바뀌나? 허허허, 참.”


순덕은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로 서지용의 근황을 알 수 있었다.


- 그놈, 죽기는 싫은 모양이구먼. 그런 놈이 그딴 진상질은 왜 혀? 에잉.


순덕이 혀를 차며 다시 제가 누웠던 자리로 갔다.




연휴가 시작된 10월2일 아침 6시, 인한은 어제 순덕이 말한 대로 소고기 육포, 배, 감, 사과 등 과일, 나물무침과 막걸리, 송편 등을 조금씩 챙겨서 차 뒤에 실었다.


어제부터 날씨는 좀 흐려있었지만 오히려 해가 쨍쨍 나지 않는 것이 다니기는 더 편할 것이었다.


“할머니, 다 됐어요.”


- 그려.


순덕의 뒤로 인희와 검둥이까지 줄줄이 차에 올랐다.


드디어 인한의 차가 출발했다.


네비게이터에 위치를 입력한 인한이 길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길도 막히지 않자 인한은 콧노래까지 하면서 운전을 했다.


한 번 왔던 곳이라고 제법 눈에 익었다.


올라가는 길목에 예전에 개농장이 있던 자리가 보였다.


그 사이 손질이 되었는지 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검둥이는 제가 순덕을 만난 곳이 저 곳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


산소로 가는 산 입구에 차를 세운 인한이 인희와 함께 산소로 가져갈 물건들을 차 뒤 트렁크에서 챙겼다.


인한은 산 입구에 순덕이 시키는 대로 육포와 소주를 챙겨 한쪽에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그래도 이전에 한번 해봤다고 그다지 어색함이 없었다.


산신령에게 인사를 마친 순덕이 인한을 앞세웠다.


검둥이는 그저 신이 나서 순덕의 옆에 붙어서 졸래졸래 따라갔다.


날이 화창해서 좋았다.


마침내 방장석의 묘비가 보였다.


올 초에 왔을 때보다는 나았지만 그 사이 풀이 무성하게 산소를 덮고 있었다.


인한이 가지고 온 예초기로 산소 주변의 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검둥이는 이리 와. 다쳐!


검둥이가 인한 옆에 있다가 예초기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뒤로 튕기듯 물러섰다.


- 그러게 이리 와!


순덕이 외치자 그제야 순덕 옆으로 붙었다.


30분쯤 지나자 대충 풀이 깎였고, 깎여진 풀들을 인한과 인희가 한쪽으로 모았다.


- 됐어. 고만 하고 인희는 돗자리 좀 깔아봐.


“네.”


마침내 자리가 정돈이 되고 무덤 앞 상석에 육포와 배, 사과, 포도, 대추 등과 막걸리 등 음식을 놓았다.


순덕의 지시에 따라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리자 방장석이 슬그머니 나타났다.


검둥이가 무덤 앞에 나타난 방장석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순덕이 검둥이에게 말했다.


- 인사드려라. 내 아버지시다.


검둥이 눈이 동그래졌다.


- 아저씨 아버지요? 사람인데요? (월, 워월! 월월!)


- 그려. 어여 엎드려 인사드려.


혼란스러워 하는 눈빛임에도 검둥이가 순덕이 시키는 대로 엎드려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월월.)


- 아버지, 잘 계셨슈?


- 허허허. 내가 개한테 인사를 다 받아보는구먼. 허허허.


순덕은 검둥이의 행동을 보고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인한과 인희에게도 알려줬다.


- 할아버지 오셨구먼. 인사드려라.


인한과 인희 눈에는 뵈는 게 없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다소곳이 절을 올렸다.


- 그려그려. 얼굴 보니 고비는 잘들 넘겼구먼.


- 지가유, 검둥이 이놈하고도 말이 통해유. 아니, 지 말을 이놈이 알아들어유.


- 허허허. 니가 지금 개라 그려. 염라대왕께서 워낙 알아서 잘 안 혀 주셨겄어?


그 말에 순덕이 투덜거렸다.


- 이왕 해줄 거면 사람 몸으로 들어가야지 이게 뭐여유.


순덕의 투덜거림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장석은 앞에 놓인 음식을 흠향하느라 정신없었다.


- 흐미, 막걸리를 내가 언제 마셨더라. 아휴- 좋다. 좋아!


- 더 가져올걸 그랬남유?


- 아녀. 이거면 충분혀.


마침내 흠향을 마친 방장석에게 순덕이 물었다.


- 애들은 잘 있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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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화. 마지막 회 +16 21.08.06 251 10 12쪽
119 119화. 순덕의 귀환 (2) +4 21.08.06 186 5 8쪽
118 118화. 순덕의 귀환 (1) +7 21.08.05 188 6 7쪽
117 117화. 진범의 등장 (2) +3 21.08.04 176 5 8쪽
116 116화. 진범의 등장 (1) +7 21.08.03 176 6 7쪽
115 115화. 현수 돌아오다. (3) +3 21.08.02 172 5 7쪽
114 114화. 현수 돌아오다. (2) +3 21.07.30 173 5 7쪽
113 113화. 현수 돌아오다. (1) +3 21.07.29 168 5 7쪽
112 112화. 저, 민정이랑 결혼할래요. +6 21.07.28 173 4 7쪽
111 111화. 너희 둘만 몰라. +6 21.07.27 171 4 7쪽
110 110화. 아이들의 고민 +4 21.07.26 181 4 7쪽
109 109화 키스는 했어? (2) +6 21.07.23 170 6 7쪽
108 108화 키스는 했어? (1) +6 21.07.22 177 5 7쪽
107 107화 방장석의 경고 +4 21.07.21 186 6 7쪽
» 106화. 진상 손님(4) +4 21.07.20 176 5 7쪽
105 105화. 진상 손님(3) +6 21.07.19 170 6 7쪽
104 104화. 진상 손님(2) +4 21.07.16 173 7 7쪽
103 103화. 진상 손님(1) +6 21.07.15 185 6 7쪽
102 102화. 간식 사건 +4 21.07.14 181 8 7쪽
101 101화. 귀신이 보인다고? (2) +4 21.07.13 179 7 7쪽
100 100화. 귀신이 보인다고? (1) +6 21.07.12 188 6 7쪽
99 99화. 노래방 화재 사건(3) +2 21.07.09 174 4 7쪽
98 98화. 노래방 화재 사건(2) +4 21.07.08 181 5 7쪽
97 97화. 노래방 화재 사건(1) +5 21.07.07 178 7 7쪽
96 96화. 인한의 데이트(4) +3 21.07.06 183 7 7쪽
95 95화. 인한의 데이트(3) +5 21.07.05 182 7 7쪽
94 94화. 인한의 데이트(2) +6 21.07.02 191 8 7쪽
93 93화. 인한의 데이트(1) +2 21.07.01 188 7 7쪽
92 92화. 오빠, 현수 봤어! +6 21.06.30 20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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